놓인 메이슨앤드햄린 업라이트 피아노 앞에서 나는 날마다 몇 시간씩 연습했다.먼저음계와 아르페지오를 치고 연습하는 곡들 중 아무거나 연주했다. 바흐 인벤션,
쇼팽 녹턴, 베토벤 바가텔, 모차르트 소나타 나는 연습(practice)이라는 단어의 뜻을 생각해보지 않았다. 내가삶이란 온전히 ‘실천‘(practice)이라는 것을 비로소 이해하게 되기까지는 긴 세월이 지나야 했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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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눈을 크게 뜨고 있으면 진정한 스승을 만날수 있다. 그들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된다. 버지니아 울프는 나의 스승이다. 나는 그녀를 어느 작가의 일기의 형태로 가까이 둔다. 가끔 이 책을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나보다 앞서서 이 길을 걸었던 동류의 영혼을 만나고,
나와 그녀의 상황은 확연히 달랐지만 그녀는 나를 이 세상에서 덜 외롭게 느끼도록 해준다. 우리가 방에 혼자있을 때에도 우리의 악마, 내면의 검열관과 더불어 선생들은 이토록 애쓰는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고 말해준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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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앉아서 글을 쓴다는게 선물이나 다름없다는 걸 기억하려고 애쓴다. 오늘 하루를 틀어쥐지 않는다면 잃어버릴 게 분명하다. 세상을떠난 존경하는 작가들을 생각한다. 여기 있다는 단순한사실이 작업을 시작해야 할 일종의 책임이라고, 도덕적인 책임이기까지 하다는 걸 받아들인다. - P81

한 명의 독자는 꼭 아는 사람이 아니어도 된다. 살아있지 않아도 되고, 실존 인물이 아니어도 좋다. 보니것은 일찍 세상을 떠난 누이를 위해 글을 썼다. 작업을 공유할 수는 없지만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작가에서 독자에게로 뻗어나가는 선은 단 하나다. 작가는 홀로 글을쓰고, 독자는 고독 속에서 읽는다.  - P82

나는 늘 한 사람의 독자를 특정하고 글을 쓴다. 나의유일한 독자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바뀌었는데, 처음에는 돌아가신 아버지였다. 나는 시공간을 뛰어넘어 아버지에게 닿고 싶었다. 아버지에게 내가 어떤 여성이 되었는지 알려주고 싶었다. 가끔은 엄마를 향했다. 내 문장하나하나가 애원같았다. 제발나를 이해해주세요. 나중에 나의 유일한 독자는 남편이 되었고, 여전히 그렇다.
지금, 단 한명의 독자에는 내 아들도 포함되어 있다. 언젠가 내 책들에서 자기 어머니를 발견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 P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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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무리 말해도 모자라다.
가르쳤던 학생들 중에 전일제로 일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은 심리학자이자 에이즈 연구원이자 두아이의 어머니로 새벽이 오기 전 첫 소설을 썼다. 한 학생은 편집자였는데 매일 출근하기 전 방해받지 않는 귀중한 한 시간을 할애해 첫 소설을 작업했다. 이처럼 집중력을 쏟는 한 시간 동안 많은 걸 이룰 수 있다. 그 시간이 일상의 한 부분이 되고 신성한 리듬으로 자리할 때특히 그렇다.
- P75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다른 일들처럼 실천해야 한다.
글을 쓰고 싶을 때까지 기다렸다면 내 이름이 박힌 소책자 하나가 겨우 나왔을 것이다. 글을 쓰고 싶은 기분을 누가 느낄 수 있을까? 마라토너가 달리고 싶은 기분이 될 때까지 기다리나? 교사가 가르치고 싶다는 욕구로 가득 차서 일어서는가? 잘 모르지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추정컨대 오직 행위만이 생산적이다.  - P76

작가의 마음속 언저리 무언가가 자꾸 괴롭힌다. 이작가는 오늘 저녁식사를 위해 수프를 끓여야 할까? 그는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기 직전(그러면 전부 사라져버릴 것이다)이지만, 기다린다. 그리고 갑자기 기억해낸다.
지금이 자신의 한 시간(혹은 두 시간이나 세 시간)이라는 것을. 이게 작가의 습관이며 일, 규칙이다. 발레 바 앞에 선 무용수를 생각해보자. 플리에, 엘르베, 바트망 탕뒤. 실천과 예술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걸 알기에 무용수는 실천하고 있다. 실천이 곧 예술이다.
- P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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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일어난 모든 일이 없다면 우리는 누구일까?
우리가 작가라면, 자신의 역사적 토대 없이 어떤 작업을 할 수 있을까? 플래너리 오코너(Flannery O‘Connor)는 언젠가 유년 시절에서 생존한 이라면 누구나 평생 지속되는 소재를 갖고 있는 법이라고 말했다. 이 씨앗들이 소재다. - P64

뒤엉킨 잡초로 자라더라도, 기억만으로도 슬픔과 피할수 없는 상실의 고통이 야기되더라도, 내가 붙잡아야 할그 씨앗들의 내부에는 세계가 담겨 있다.
- P65

 우리는 삶을 위해, 글쓰기를 위해 모습을드러낸다. 우리는 스스로 용감하다고 느껴지지 않을 때조차도 용감한 사람처럼 행동한다. 그렇게 우리는 한 단어씩 내려놓는다. 우리는 페이지를 단어들로 채운다. 미켈란젤로에게는 기적의 대리석 덩어리들이 있었고, 나카시마는 목재의 내부와 교감했는데, 우리에게도 비슷한 것이 있다. 우리는 물속에 반쯤 몸을 담갔고, 수면 아래 단어들이 있다.
- P68

너무 많이 생각하지는 말도록. 나중에도 생각할 시간은 충분하니까. 분석은 소용없다. 우리는 끌질을 하고 있다. 우리는 목재를 손으로 쓸어 본다. 이제 페이지는 더이상 비어 있지 않다. 거기에는 뭔가 있다. 그게 언젠가상을 받을 물건이 될지, 서랍 속에서 먼지나 쌓이게 될지 지금 알 필요가 없다. 이제 우리는 나무를 깎기 시작했다. 대리석에 끌질하기 시작했다. 시작되었다.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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