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주식 공부해야 한다 1 : 실적개선주 편 - 아들에게만 전하고 싶었던 부자 아빠의 평생 투자 법칙 아들아, 주식 공부해야 한다 1
박민수(샌드타이거샤크) 지음 / 페이지2(page2)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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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가끔 유튜브도 활용하고 있지만 역시 책으로 읽어야 내 공부가 된다. 지난 3월에 주식투자 단타전략과는 대비되는 내용인 장기투자의 관점을 다루고 있다. 부제에도 있는 것처럼 아들에게만 알려주고 싶은 부자 아빠의 평생 투자 법칙을 담았다. 저자는 36세에 독학으로 가치투자의 기본을 쌓고 나서 약 7년 만에 3천만 원을 8억 원으로 만들었다 한다. 주요 언론사와 여러 방송 매체에 출연하여 가치투자 실천법을 알려주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마흔 살에 시작하는 주식 공부 5일 완성, 한 권으로 끝내는 테마주 투자, ETF 책인 부의 시작등이 있다.



내용의 구성은 1장 아들아, 투자에 앞서 마음가짐을 다져라 2장 아들아, 매매 전에 기초지식은 알아두자 3장 아들아, 주식투자는 실적에 투자하는 거란다 4장 케이스 스터디로 배우는 실전투자 레슨 5장 실적개선주 핵심만 분석하는 5단계 종목분석표 6장 아들아, 배당주, ETF, 스팩, 리츠로 리스크를 최소화 하려무나 7장 아들아, 돈을 벌려거든 이렇게 마음잡아라 라는 이야기로 되어있다.

 


1장에서는 주식투자에서 사람들이 실패하는 이유를 비롯하여 투자 시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조언하고 있다. ‘주식투자란 세상 사는 이치다라는 말에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주식투자는 결혼 상대를 고르는 것과 같다, 돈 잘 버는 자식이 효도도 잘하는 것처럼 주식투자에서도 돈 잘 버는 실적개선주가 배당도 많이 한다, 호재와 악재를 구분해 낼 기초지식과 공시와 뉴스를 리뷰할 상식만 쌓으면 될 정도로 투자를 쉽게 생각하라고 했다. 영화도 관심이 모여야 관람객이 모이고 천만 영화가 되듯이 주식도 관심이 모여야 주가가 오른다고 했다. 세상의 모든 이벤트가 투자와 연결되어 있다고 말하면서 하루도 빼먹지 말고 뉴스를 읽는 습관을 들이라고 했다. 또 하나 공감했던 얘기는 3처럼 공부하고 준비해라라는 말이었다. 노력 없이 저절로 되는 행운은 없다면서 치열하게 공부해야 돈을 벌 수 있다고 말한다.

 


2장에서는 비대면 증권계좌를 만드는 방법 등 매매 전에 알아야 할 기초지식을 알려준다. 주식시장 호가접수와 매매거래 시간, 주식을 주문하고 예약주문과 관심종목 관리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빨간색 양봉과 파란색 음봉은 올랐다고 해서 언제나 빨간색이 아니고 내렸다고 해서 언제나 파란색은 아니다. 차트 캔들을 보면서 그게 참 의아하고도 알쏭달쏭했었는데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 양봉은 종가가 위에 있고 음봉은 종가가 아래에 위치한다고 했다.

 


3장은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분량으로 다루고 있으며 실적에 투자하는 다양한 예시를 보여주며 오랜 경험의 노하우를 쏟아내고 있다. 사이사이 원포인트 투자레슨코너를 두어 투자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실천하도록 권하고 있다. 예를 들면 증권사 리포트 분석표에 들어갈 항목과 세부내용을 기록하는 방법이나 투자 노트를 쓰도록 조언한다. 투자 일지, 주식 잔고, 재산 현황 등 버킷리스트를 적으라는 내용도 들어있다. 나도 간략하게 투자 일지를 기록하고 있기에 매우 공감이 갔다. 욕심 때문에 팔거나 살 기회를 놓친 적이 많다. 그런 내용을 투자 일지에 적으며 반성하기도 하고 투자의 자세를 바로잡기도 한다. 마음처럼 잘 되는 건 아니지만.



3장의 핵심 내용은 저자의 경험으로 실적에 투자하는 것이 제일이더라는 얘기다. 잃지 않으려면 적자기업은 사지 말라고 했다. 기업에 대한 실적이 어떤지 알아보지도 않고 덮어놓고 주식을 사놓고 오르기를 기다리다니. 역시 고3이 공부하듯 배워야 한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주식용어는 생소하고 어렵다고 생각되었는데 저자가 아들에게 알려주듯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얘기를 따라 읽다 보니 이해하기 쉬웠다. PER, PBR, EV/EBITDA 등 수치로 실적개선주를 체크하는 방법을 자세히 알게 되었다. 평소에 자주 들여다보던 네이버 증권에 나오는 화면 자료여서 친숙했고 몰랐던 활용법을 알게 되어서 더욱 좋았다. 그리고 단타매매를 그만둬야 마음이 편하다는 말에 엄청 공감했다. 단타 투자를 해 보려고 시도했으나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마이너스가 된 종목을 바라보는 것이 마음이 쓰라렸다. 절대로 손절하는 것은 올바른 투자 방법이 아니라는 말에 얼마나 위로가 되었던지. 그만큼 종목을 분석하는데 공을 들이고 공부한 다음 자신의 믿음대로 장기투자를 하라는 말이었다.

 



주식투자에 도움이 되는 내용이 가득 들어있지만 내게는 5장의 내용이 너무나 유익하고 좋았다. 실적개선주 핵심만을 분석하는 5단계 종목분석표를 소개하고 있다. 실적, 배당, 주요비율, 공시/뉴스, 투자전략 이렇게 다섯 가지 사항을 분석하며 투자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 표 자료이다. 네이버 증권의 종목 자료를 예시로 들고 있어서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익힐 수 있어서 좋았다. 실적 체크를 위한 항목은 당기순이익, PER, PBR, 시가총액, 미래 실적 기준 PER을 직접 계산하는 방법까지 자세하게 알려준다. 점검해야 할 주요비율에는 부채비율, 당좌비율, 유보율, ROE, EV/EBITDA, 영업활동 현금흐름, 잉여현금흐름(FCF, Free Cash Flow), 이자보상배율, 매출채권회전율, 재고자산회전율, 지분율이 있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용어들이 표 자료와 함께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참고로 ROE에 대해 언급하자면, ‘Return On Equity’의 약자이며 자기자본이익률이라고 한다.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자본)으로 나눠준다.


ROE = 당기순이익/자기자본


ROE는 높을수록 수익성이 좋다고 한다. 업계 평균이나 동종기업 ROE와 비교해 높을수록 좋다. 워런 버핏은 장기간 ROE20% 이상 유지되는 기업들을 좋아했다고 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행복한 투자를 오래 계속하기 위해 지켜야 할 마음의 자세와 처세를 정리하고 있다. 건강하게 오래 살아라, 버킷리스트로 행복하게, 절박한 마음으로 노력해라 등 주옥같은 도움말이 가득하다. 쉽고 빨리 단기간에 벌고 싶은 욕망이 빚투를 일삼는 등 투자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잃어서는 안 될 돈이라고 했다. 급등주 단타매매를 하다 보면 불안하고 본업에 집중하기 힘들다고 했다. 내가 딱 그랬다. 투자를 해서 수익을 내고 싶었는데 반대로 움직이는 주가를 보며 스트레스가 컸다. 이 책을 읽고 깨달았다. 1%씩 수익이 쌓이다 보면 언젠가는 스노볼 효과(Snowball Effect)를 맛볼 수 있다는 것, 장기투자가 답이라는 것을. 마음 편안한 주식투자를 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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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입문자라면 최소 3년은 배당주 위주로만 투자해야 한다. 3년이 지루할지도 모르나 주식투자 안전운행을 위해선 필수다. 초기에 배당주에 입문하라는 이유•는 첫째, 크게 잃지 말라는 거다.  - P329

5가지 영역을 압축하면 ‘실적개선과 그에 따른 배당‘이라고 할 수 있다. 돈 많이버는 회사가 실적개선, 돈 많이 주는 회사가 배당이다. 돈을 많이 벌어 배당을 많이주는 좋은 회사만 고르자는 거다. 그 기본 로직에 충실한 투자대상이 위 5가지다. - P394

포인트 적립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라

인간의 머리는 유한하다. 생각이 너무 많아지면 머리에 과부하가 걸린다. 소탐대실(小), 사소한 일상에만 집중하는 건 좋지 않다. 아빠는 일부러 열심히 포인트를 쌓지 않는다. 가격비교도 촘촘히 하지 않으려 한다. 아껴 쓰고 절약하는 삶에 집중하지 않으려 한다. 나무만 보다 보면 숲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축소지향적 삶이 투자에 방해가 된다.  - P418

불안감은 시세판에서 나온다

급등주 단타매매를 하다 보면 불안해진다. 불안함에 연신 시세판에서 눈을 떼지못한다. 시세판을 안 보면 불안함에 어쩔 줄 모른다. 이쯤 되면 시세판 중독이라 할정도다. 계속 시세판만 보다보니 본업에 집중하기 어렵다. 주식시장이 끝났어도 내일장 걱정이 크다. 종목선정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지다 보니 일상이 망가진다. 주말에도 쉬는 것 같지가 않다. 가격 급등락은 감정 기복을 일으킨다. 불안감을 줄여야만일상이 편안해진다. - P428

•지키는 투자로 손실 보지 말아라

이기기 위해선 안전운전이 필수다. 무리한 투자로 손실을 보지 말고 내 돈을 지켜야 한다. 큰 수익보다 잃지 않는 것에 집중하라. 좋은 기업을 골라야만 잃지 않는다. 돈 잘 버는 기업과 돈 잘 주는 기업만 선택하자. 돈 못 버는 적자기업은 무조건탈락이다. 적자기업에 투자하는 건 요행을 바라는 것이다. - P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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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Copper)는 경기 사이클에 민감하다. 경기가 살아나기 전 구리 수요가 먼저움직인다. 구리는 반도체, 전기차 등 모든 제품에 들어가는 필수 원자재다. 이때 역발상 투자가 필요하다. 경기와 연동성이 높다면 구리 가격을 뒤집어보자. 구리 가격이 높을 때가 매도정점, 구리 가격이 낮을 때가 매수적기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보자. 경기 사이클은 돌아온다. 구리는 원자재이기에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면 가격이 오른다. - P206

반도체, 전기차는 모든 국가 정부가 밀어준다

전 세계 모든 정부가 사활을 걸고 싸우는 기술분야 정책이 핵심이다. 반도체, 전기차 부문이 대표적이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IT산업에 대한 규제 일변도인 중국도반도체, 전기차, 태양광 등에는 적극적이다. 미국도 반도체 공장 유치에 대통령이나서고 있다. 미국 내 멈춰선 파운드리 공장 재건을 위해서도 힘쓴다.  - P217

테마 길목을 미리 선점하자

학습효과 경험치가 많이 쌓여 있다면 투자법은 간단하다. 첫째, 무관심 구간을노린다. 무관심에 사서 관심에 판다. 무관심 구간은 거래량도 적고 주가도 주춤한다. 반면 관심 구간은 거래량 쏠림에 주가도 급등한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방식이다. 둘째, 테마도 적자 부실기업은 투자대상에서 제외한다.  - P256

고배당주 투자법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고배당주도 실적개선주와 분석방법이 다르지 않다. 고배당주 분석도 5단계 종목분석표를 활용해서 분석해 보면 좋다. 고배당주도 실적과 배당에 더욱 집중해서보자. 실적 좋은 기업이 배당도 많이 한다. 돈을 많이 버니 넘쳐나는 돈을 주주에게나눠준다. 고배당주는 실적이 좋은 우량기업이다. 악재보단 호재가 많고 체크할 리스크 사항도 상대적으로 적다. 시간적 여유가 없다면 1~2단계만이라도 분석해서투자해 보자. - P288

당기순이익은 발생주의에 따라 손익계산서에 작성한다. 외상매출이 실제 현금유입이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선 현금흐름표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확인해 봐야 한다. 당기순이익이 늘어나면 영업활동 현금흐름도 같이 증가해야 좋다. 외상매출만 잔뜩일으키면 외상값 회수 여부가 나중에 문제될 수 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플러스인 경우가 좋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당기순이익보다 작을 경우는 현금흐름표를열어서 구체적인 이유를 확인해 봐야 한다. - P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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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주 실적이 받쳐줘야 버블이 유지된다

성장주라도 실적 체크는 필수다. 성장주는 미래 기대감에 주가버블이 심하다.
버블 주식을 무작정 매수해선 안 된다. 합리적인 근거가 있어야 한다. 미래 실적 기대감이 버블 원인일 텐데 그 실적은 시간이 지나면 검증이 된다. 보통은 2~3년 내실적 성장성을 보여줘야 한다. 예측치만큼 실적이 따라줘야 그 버블이 계속 유지된다. 성장주 주가는 실적 시즌마다 출렁인다. 예측에 부합하지 못한 결과가 나오면주가가 급락한다. 버블이 껴있는 만큼 그 낙폭도 크다. - P125

투자전략

  ‘불황에 사서 호황에 팔아라‘가 들어맞는다. 사이클 산업인 반도체2~3년 주기(그 주기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호황을 기다려야 한다. 불황에 선점하고 기다리면 된다. 실적 피크아웃에 매도하는 센스도 필요하다. 사이클 산업은 6개월 후를내다보는 선구안이 필요하다. 뉴스나 증권사 리포트를 지속적으로 체크해야 하는이유다. - P143

유상증자는 악재지만 설비투자 목적이면 호재일 수 있다. 주가희석보다 매출증가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유상증자 공시에는 그 목적을 기재한다. 설비투자 목적인지 확인해 보자. - P147

 ③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자금을 끌어오는 활동과 관련이 있다. 재무상태표의 부채 및 자본과 연결되어 있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플러스(+)인 편이 좋다. 영업이익이 늘어 회사가 건실하다는 증거다. 반면 투자활동과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마이너스(-)인 편이 좋다. 영업이익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투자와 주주친화적 활동(배당지급, 자기주식 매입) 등에 쓰기 때문이다. - P155


주식투자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주식이 싸지면 사질•못한다. 오히려 비싸질수록 더 사는 경향이 있다. 역발상 마인드가 필요하다. "고맙다. 손해가 오히려 좋아!"라고 외쳐보자. 실적개선주 손해를 즐기는 거다. 백화점 바•겐세일처럼 보다 싸게 매수할 절호의 찬스다.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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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열린책들 창립 30주년 기념 대표 작가 12인 세트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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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16년 가을, 나에게 선물한 열린책들 30주년 기념판 중 한 권을 이제야 읽었다.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어린 시절 친구에게 자기 자신을 평생 먹여 살릴 수 있는 책 한 권 쓸 생각이라는 전설적인 이야기를 했다는데, 과연 이 책으로 그 꿈을 이룬 것 같다. 1985년 출간된 후 49개 언어로 번역, 전 세계적으로 2천만 부 이상 팔렸다는 베스트셀러다. 부제로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가 붙어있다. 향수 이야기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제목이지 않은가. 작품의 배경은 18세기 프랑스를 무대로 벌어지는 이야기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 향수가 생긴 유래는 악취를 감추기 위해서라는 얘길 들었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다. 파리의 궁전은 물론 악취로 진동했던 구석구석의 모습이 세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그 시대에는 혐오스러운 천재들이 꽤 있었다고 하는데 장바티스트 그루이야말로 가장 혐오스러운 후각의 천재였다.

 



장바티스트는 악취가 풍기는 시장의 생선 좌판에서 태어난 사생아다. 다섯 번째로 그르누이를 낳은 엄마는 경찰에 체포되어 수차례에 걸친 영아 살인죄 판결을 받아 참수된다. 여러 유모의 손을 전전하며 자랐고 죽을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면서도 끈질긴 생명력 덕분인지 살아남았다. 무두장이 그리말의 조수가 되어 일하는 중에 향수의 장인 발디니의 집에 심부름을 갔다가 그곳은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라는 걸 깨닫는다. 그르누이의 천재적 재능은 다시 발디니에게 커다란 부를 안겨주고 유럽에까지 명성을 떨치게 되는 등 이례적인 성공을 거둔다. 그르누이의 냄새에 대한 천부적인 재능 덕분이었음에도 그르누이 자신은 그것을 드러내지 않는다. 오히려 영악할 정도로 무지막지하게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의 시샘이나 의심을 사지 않도록 안심시키는데 소질이 있었다. 어쩌면 후각 덕분에 생긴 삶의 처세인지도 모른다. 살아남기 위해 무엇이 중요한지, 언제 어디로 떠나야 할지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토록 예민한 후각을 가졌다니 한순간 부러운 마음도 들었다. 어릴 때는 유모가 잃어버린 돈을 찾아주기도 한다. 보통 사람들보다 몇십 배나 후각이 발달했기 때문이었다. 다른 사람의 체취는 물론이고 인간의 악취가 싫어서 그것을 피해 동굴 속에서 7년을 살았고 살아남았다. 그런데 신체 기관 중 냄새를 맡는 코만 발달했다. 사람과의 관계, 언어, 감정 표현 등 공감 능력은 전혀 없었다. 더구나 그르누이는 체취가 없었다. 그로 인해 사람들은 그를 무서워하고 섬뜩한 기분을 느꼈다. 그냥 보통의 후각으로 살아가는 편이 행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향기를 소유하려고 궁리하다가 살인을 저질렀다. 아직 피어나지도 않은 소녀들을 스물다섯 명이나 죽였다. 날아가면 그만인 향기를 붙잡으려고 했다니.

 



아름다운 향기를 맡을 때만 살아있음을 느낀 그르누이, 그에게는 향기가 삶의 전부였다. 그것에 집착하고 향기를 채취하기 위하여 꼭 살인을 저질러야만 했을까. 기이할 정도로 예민하게 발달한 후각을 좋은 일에 썼다면 그르누이의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까. 재미로만 읽고 그치기에는 여러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르누이가 붙잡을 수 없는 향기에 집착했듯이 우리는 영원히 소유할 수 없는 것을 뒤쫓느라 중요한 것을 놓치며 살고 있지 않은지. 비현실적인 이야기지만 작가의 뛰어난 상상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역사학을 전공한 그의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묘사하고 있기에 18세기의 풍경이 눈앞에 선했다. 독일 소설은 어렵다는 편견을 갖고 있었는데 이 작품을 읽으며 고정관념이 깨졌다. 쥐스킨트의 다른 작품은 어떨까. 벌써 기대감으로 부풀어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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