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세상은 끝내준다.
오리를 잃어버렸다고 말하면 닭발을, 닭을 잃어버렸다고 말하면 오리발을 잘도 내민다. 약간 머리를 회전시켜 오리와 닭을 다 잃어버렸다고 말하면 꿩발을 내민다. 졌다.
그래도 나는 물들지 말아야 한다. 억울하다고는 생각지 말아야 한다. 모든 것이 부질없다.
지금까지 교과서에 배워온 것들을 모두 버리기로 한다. 모조리 거짓말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마음 그 자체이다.
나는 자연스럽고 싶다.
또는 자유스럽고 싶다.
세뇌받은 진리는 결코 진리가 아니다.
교육받은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고 싶다.
그러나 학문 그 자체는 좋은 것이다. 비록 항문이라고 발음되기는 하지만 결코 똥을 누기 위한 도구는 아닌 것이다.
그런데도 똥 같은 소리나 하면서 살아야 하는 학자들은 얼마나 가련한가. - P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