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무엇이든 의식적으로 ‘열심히‘ 하는 것은 꼭 좋은게 아니다. 자연스럽지 않은 ‘열심‘은 글에도 묻어난다. 부담스러울 뿐이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되니잘하기 어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작위적인 느낌 때문에 공감을 끌어내기 어렵고 설득력도 떨어진다. ‘열심히‘ 하지 말고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 - P101

많이 쓰기보다 많이 사랑하기가 더 중요하다. 그래서 언제라도 꺼낼 수 있는 절실한이야기로 가슴속을 채워 두어야 한다. 그래야 글을 잘쓸 가능성이 있다.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 광산에서나오는 것이지 석탄 광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 P104


"제 생각으로는 ‘어떻게든 날마다 쓰겠다‘는 결심보다 ‘글로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생각을 만드는 게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면 지금까지 가보지 않은 곳을 방문해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보는 건어떨까요?  - P109

 바깥세상과 접점을 늘리고 깊은 애정을 가지고 바라볼 때, 내 자리가 어디인지, 내가 어떤사람인지, 내가 무엇을 사랑하는지 더 잘 알 수 있다.
걸어 나가 보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게 안 된다면 책을통해서든 비디오를 통해서든 SNS를 통해서든 밖을 보라. ‘창문을 열어야 좋은 공기를 마실 수 있고, 기분도좋아진다는 것을 잊지 말자. 글 쓴 사람의 기분은 글에도 담긴다. - P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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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충격적일지 모르지만, 인간 언어의 기원을 살펴추론해 보면 인간 언어는 ‘진실을 표현하기 위해 발명된게 아닌 것 같다. 질서를 내면화하기 위한 의미를발견하고 그것을 전달하는 도구였을 뿐이다. 그러니까오감으로 느낀 것을 ‘그대로‘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은애초에 불가능한 바람이다. 언어는 눈으로 본 것을 묘사하려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 P62


이렇게 만들어진 한국어를 쓰면서도 여전히 ‘우리말‘로 써야 한다는 사람들이 있다. 좋다. 그러면 하나씩 짚어 보자. 우리말은 어떤 것인가? 가끔 순우리말이라고도 하는데, 재미있는 것은 앞에 붙인 순이 한자말이다. 토박이말이라고도 하는데 이때 ‘토‘는 ‘본토本土‘의 준말이다. 고유어는 아예 한자말이다. 표기도 마찬가지이고, 한자漢子말을 빼면 논의시작하기 어렵다. - P70

지 않다. 예를 들어 ‘토시‘나 ‘에누리‘와 같은 말을 일본말의 잔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렇지 않다. 한국 고유어이다. ‘구라‘도 그렇다. 일본말의 잔재가 아니다. 어원이 애매하긴 하지만, 여기서 ‘애매‘라는 말도 일본식 한자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 P79

그것도 그렇지 않다. 《조선왕조실록》에서 〈태조실록>에 나오는 단어다. 한중일 다 같이 사용했던 단어였던것이다. 한자어에는 그런 게 많다. - P80

순수한 문화 같은 건 없다. 뒤섞이면서 풍부해지는것이다. 한국어의 강점은 순수해서가 아니라 소리글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어떤 문화의 언어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데 있다. 영어가 그랬듯이. - P87

문화와 언어는 흐르고 뒤섞여서 바다를 이루는 것이다. 언어는 더욱더 그렇다.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기도하다. 그런 의미에서 순수한 일본제 한자어 같은 것은없다. 일본에서 번역한 한자어가 일본제이니 쓰지 말라는 소리는 무식하기 짝이 없는 소리다. 배은망덕하고 후안무치하다.
개가 사람을 문다고 사람도 개를 물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그들이 쇼비니스트라고 우리도 쇼비니스트가 되어서는 안 된다. 쇼비니즘은 자멸하는 길이다. - P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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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잘 쓰기 위해서는 절대 독서량이 필요하다.‘ 거의 모든 작가들이 동의하는 사실이다. 하지만 노력할일은 아니다. 무슨 책을 읽든 즐겁고 재미있게 읽어야제대로 독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곡해한다. 작가는 작가가 되기 위해 독서를 한 것이 아니다.
독서가 즐겁고 행복한 일이어서 그만둘 수가 없었을뿐이다. 많이 읽다 보니 쓰게 되었다. - P33

성장 환경에서 집에 책이 많았던 작가도 있고 없었던 작가도 있다. 나는 책이 한 권도 없는 집에서 자랐다.
계기나 과정은 알 수 없지만 그런 환경 속에서도 책을얼마나 좋아했는지 모른다. 독서는 내 삶 그 자체였다.
그런 독서라 해도 필요조건일 뿐 충분조건이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분명한 것은 아무리 많이 읽어도 좋은 글을 쓰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는 것. 작가의독서에 대해 굳이 말해야 한다면 정독과 다독의 경험이필요하다는 정도다.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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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가장 지적인 자도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찰스 다윈이 했다고 알려진 말이다. 유효 기간이 지난지식은 버려야 한다. 어떤 이론이나 지식, 심지어 원칙도 그 시대와 사회의 편견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지난날의 원칙에 얽매여 있다면 글을 잘 쓰기는 어렵다. 삶의 환경이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에 맞추어 글쓰기 원칙 역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 P9


1990년대 말에 언어학을 공부하고 나서야 이오덕의
‘바로 쓰기‘는 실천 불가능한 꿈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 세상에 고유어(겨레말)로만 이루어진 언어는 없다. - P10

철저하게 닫힌 사회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교역하면문화를 주고받는다. 새로운 단어와 어법, 사고방식도주고받을 수밖에 없다.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 당연히 언어도 뒤섞인다. 다른 문화에서 들어온 말을 고유어로 완벽하게 번역할 수 없기에 그렇다. - P11

소설가 스티븐 킹은 ‘부사‘를 쓰지 말라고 한다. 형용사가 아니다. 영어 소설이나 에세이에서 형용사를뺀다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부사는 쓰지 않아야할까? 꼭 그렇지 않다. 헤밍웨이의 절제된 문장을 보면 적절한 형용사 부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앞에서 말했던 그대로다. 형용사 부사든 필요한 자리에 적절한 단어를 잘 골라 써야 한다. - P13

•직유하지 말고 은유하라거나, ‘만연체는 나쁘다‘거나. ‘진부한 표현보다 참신한 표현을 써라‘라는 말도업데이트되어야 한다. 은유가 나을 때도 있고 직유가더 나은 경우도 없지 않다. 그냥 다른 종류의 표현법인것이다. 만연체 역시 마찬가지다. - P14

‘말하는 것처럼 쓰면 된다.‘ 이 말도 바뀌어야 한다.
말하는 것처럼 써 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아직 해보지 않은 사람은 해 보면 안다. 글은 말과 달라서 말하는것처럼 쓰면 안 된다.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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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시라고 해서 나쁜 시가 아니며 어려운 시라고 해서 좋은 시는 아니다. 시가 쉬워서 독자들과 소통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공감할수 있어야 소통이 되는 것이다. 독자들과의 소통을 위해서 시가 쉬워지는 것은 오히려 시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므로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 P123

문학이란 결국 삶에 대해 끝없이 질문을 던지고, 존재에 대해 깊이 성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인들이란 삶을 너무 과식해서 배탈이 난 자들이지만 그 배탈을 시로써 치유하며 독자들을 구원하고자신도 구원하는 것이다. 그때의 구원은 소통에서 온다. 소통이란 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하는 것이다. 소통에도 마음이 없으면 통하지 않는다.  - P124

등산을 하면서 깨닫는 것은 시든 사람이든, 산이든 그 사이에는적당한 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사물과 나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둘 때 사물이 더 잘 보이게 되고, 모든 사물에게서 생명력을 탐•색하는 상상력을 갖게 되는 것 같다. 그렇게 될 때 좋은 시를 쓸 수있다고 생각한다. 그 거리가 주관을 객관화시켜주기 때문이다.
- P127

시를 쓸 때는 무엇을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미지가 선명해지려면 소리를 듣는 것보다 사물을 눈으로 보는 것이 낫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인식이 달라지고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된다. 그러나 그 놀라운 시간도 그리 길지는 않다. 자신과 영혼이 교감되는순간은 찰나처럼 지나가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릴케는 말테의 수기에서 ‘나는 보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했고, 니체는 『우상의 황혼 - P130

에서 ‘사람들은 보는 것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고 했을까. 그래서시인은 설명하지 않고 대상을 우리 앞에 보여주는 것일까. - P131

봄이 겨울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침묵으로부터 오는 것이라면여름은 봄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초록의 전율로부터 시작되는것이 아닐까 싶다. 그처럼 여름은 초록으로 꽉 찬다. 나무들을 보면서 나는 문득 인생의 목적은 자신을 아는 데 있고, 글쓰기의 목표는글 속에 햇빛을 반짝이게 하는 데 있다고 한 말을 곰곰 생각해본다.
그때 나는 시인도 온몸으로 꽃을 피우는 저 나무들처럼 살아 있는말의 거부(巨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P135

시의 완성은 7의 영감과 3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데 7의 영감도3의 노력 없이는 완성되지 않는다. 3의 노력이란 공부를 말한다. 공부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말과 같다. 공부란 마음 공부, 자연 공부,
책 공부, 인생공부, 사람 공부 등등이다. 시야말로 가장 순수한 형태의 정신감응이다.
- P137

누구나 시를 쓸 수 있지만 아무나 좋은 시를 쓸 수 없듯이, 누구나살고 있지만 아무나 잘 살 수는 없을 것이다. 잘 산다는 것은 나를 살리고 내 삶을 살린다는 뜻이다. 내가 생각하는, 생활에서 실천할 수있는 잘 사는 방법은 우선 매일 아침 처음 하는 말을 좋은 말부터 시작하고, 헛말 헛소리를 되도록이면 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시한줄이라도 읽는다면 하루의 시작은 푸른 나무 한 그루를 보는 것과 같을 것이다. - P146

나에게 시는 무엇이며 시를 통해 내가 찾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본다. 시가 밥 먹여주는 것도 아니고 시가 나를 편안하게 해주는 것도 아닌데 무엇이 왜 나를 이 고통스럽고도 피 말리는 일에 등을 떠미는 것일까 생각해보게 된다. 생각만 바꾸면 다른 직업을 가질 수도있고 다른 직업을 가진 적도 있었는데 왜 시인으로만 살려고 하는지자신에게 묻게 된다. 그때 나는 주저없이 잘 살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어떤 일을 해도 시만큼 나를 살려주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시인된 지 올해로 오십 년이 되었지만 시를 못 쓰고 산 얼마 동안은 살고있어도 사는 것 같지 않았다.
- P149

산을 오르는 사람에게는 어떤 책보다 산 자체가 교과서이고 참고서이겠지만 시를 쓰는 시인은 무엇보다 시로써 평가된다는 사실을잊어선 안 될 것이다. 그러므로 시는 시인보다 위대하다고 했을 것이다. 시인에게 시쓰는 일은 시작도 끝도 없고 처음과 마지막이 없다.
시인에게 시는 초발심(初心)으로 쓰는 세계이며, 시를 쓰는 순간에만 살아 있는 것이다. 그래서 시를 쓸 때 마음속에 늘 시의 나라가 세워지고 파괴되는 것이다. - P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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