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동네 닭갈비집에 가서 식사를 했다. 숯불닭갈비라고 써 있긴 했는데, 점심에는 안 한다고 한다. 하는 수 없이 점심특선 철판닭갈비 세트를 주문했다. 강남 한복판 테헤란로 오피스 건물이 즐비한 동네인지라 점심이면 직장인들이 동시에 쏟아져 나와서 그런지, 조리는 거의 끝난 상태로 음식이 나왔고 그냥 살짝 데워 먹는 수준. 뭐 음식 맛은 나쁘지 않았지만...

점심 시간 끝물에 식당에 들어가서인지 우리 테이블까지 포함해서 네 테이블만 차 있었다. 식당 주인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금세 음식을 가지고 나왔고 불 위에서 몇 번 휘저으시면서 친근하게 말을 거신다. 그런데 내용이 좀...ㅋㅋ

요지는 최저임금에 주휴수당까지 줘야 해서 장사를 해 봐야 남는 게 없다는 거다. (그걸 갑자기 왜 나에게...) 그렇게 자꾸 임금을 올리면 차라리 장사 시간을 줄이는 게 이익이라고, 그래서 자신은 주말에도 가게 문을 열고 싶은데 열 수가 없단다.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일하는 사람에게도 (돈 벌 시간이 줄어드니) 손해가 아니냐고 열변을 토하신다. 내가 반응이 썩 미지근 했는지, 다른 테이블로 가서 또 같은 이야기를 쏟아내신다.(자연스럽게 정치 이야기로도 옮겨간다)

최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대충 봐도 내가 누구 월급 줄 사장처럼 생기지는 않았을 텐데, 굳이 나에게... 그런데 생각해 보면 여기 강남 한복판에서 가게를 열어 장사를 하시려면 대충 임대료도 다른 데에 비해 어마어마하지 않을까? 가게 수입감소가 과연 최저임금, 주휴수당 때문에 감소하는 거 맞나? 임대료가 훨씬 문제일 것 같은데? 그리고 최저임금 아직 시간 당 만원도 안 되지 않나?

어차피 이 동네는 주로 직장인 장사를 하는 곳들이고, 주말이면 대부분 사무실들은 문을 닫아서 직장인들이 올 필요가 없다.(실제로 주말엔 동네가 평화롭다) 문을 열었다고 해서 놀러오는 사람들이나 동네 주민 조금 있을 텐데, 뭔가 놀려고 한다면 굳이 선릉역쪽보다는 강남역이나 삼성역 쪽을 선택하지 않나. 애초에 상권 분석을 어떻게 하고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대충 계산을 해봐도 좀 허술하다.

문제는 그러니까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안되고, 이재명이 되면 안되고로 이어지는 사고회로를 돌리신다는 건데.... 아.. 이런 분들도 한 표를 갖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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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는 하나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모든 기록을 볼 때,

그분이 우리를 꾸짖고 책망하신 적은 자주 있지만

우리를 경멸하신 적은 한 번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분은 가장 깊고 가장 비극적이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으로 우리를 사랑하여,

황송할 정도로 극진한 대접을 해주셨습니다.


- 캐스린 린즈쿡, 『C. S. 루이스와 기독교 세계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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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의 시절 간도사진관 1
류은규.도다 이쿠코 지음 / 토향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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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간도에서 태어나 일본의 형무소에서 20대에 생을 마감한 시인 윤동주에 관한 책이다. 책 제목에 있는 ‘동주’는 바로 그를 가리킨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사진집이다. 특히 윤동주가 태어나고 자랐던 간도 지역의 20세기 초중반의 여러 모습들이 담긴 흑백사진들이 잔뜩 담겨 있다.


책은 그의 출생부터 죽음까지의 주요 시기들을 시간의 순서에 따라 배열하는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앞에서 말한 것처럼 그 각각의 시대에 찍은 간도의 여러 인물과 풍경 사진이 배치되어 있다. 처음엔 이게 다 윤동주와 그의 가족, 이웃의 사진인 줄 알았는데, 꼭 그런 건 아니었고, 그 시대의 윤동주가 살던 지역 인근의 여러 사람들이 보인다. 물론 이 책의 작가가 직접 찍은 건 아니고, 이런저런 경로로 수집한 사진들을 모은 것.


그리고 그 사이사이에는 윤동주가 쓴 시기들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배치해두었다. 우리가 잘 아는 ‘서시’나 ‘별 헤는 밤’ 같은 유명한 시들도 있고, 그보다 앞서 쓰인 동시들도 제법 많이 실려 있다. 흥미로운 건 책에 오늘날 맞춤법이 아닌 (아마도) 당시 윤동주가 썼던 그대로의 말법을 따라 적어둔 부분이다. 좀 더 현장감이 느껴진 달까.


윤동주의 인생을 쭉 따라가며 옮긴 사진이지만, 또 하나 간도를 중심으로 한 사진집이기에, 그가 경성이나 일본으로 넘어가서 보냈던 학창시절의 이야기는 생략되어 있다. 간도를 떠난 이야기 다음에 바로 그의 죽음과 그 이후의 이야기들이 이어진다. 저자는 아주 담담하게 이 스토리와 사진들을 배치해 나간다.


윤동주의 시들을 좋아한다면, 그리고 20세기 초 힘겨운 삶을 살았던 조선인들의 삶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볼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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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23-01-30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보고 싶긴하지만 책값이 장난 아니군요.ㅠ

노란가방 2023-01-30 16:29   좋아요 0 | URL
네 사진집이라 그렇겠죠... 저는 동네 도서관에서 빌려봤습니다. 강남도서관에 곧 반납합니다 ㅋ
 



1월도 다 지나버렸네요. 이달의 마지막 책 소개 영상입니다.

한국을 사랑하는 독일 언론인 숄츠가 쓴 "한국인의 이상한 행복"이라는 책을 소개해 봤습니다.

재미있게 보신 후엔 좋아요 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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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불태우다 - 고대 알렉산드리아부터 디지털 아카이브까지, 지식 보존과 파괴의 역사
리처드 오벤든 지음, 이재황 옮김 / 책과함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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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서관의 역사에 관한 책이다. 하지만 비슷한 주제를 다룬 다른 책들과 중요한 차이가 있는데, 책 제목에도 나와 있듯 ‘파괴된 도서관’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잇다는 점이다. 저자는 도서관 파괴의 역사를 훑어보면서, 이 야만적 행위가 일으킨 피해가 얼마나 컸는지, 나아가 도서관이 갖는 사회적, 문화적 의미가 무엇인지를 짚어간다.



가장 먼저 등장하는 건, 세계 최초의 도서관으로 알려진 아시리아의 왕 아슈르바니팔이 세운 도서관이다. 참고로 이 왕의 이름은 구약성경에도 딱 한 번 등장한다. 흔히 고대 도서관 하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떠올리지만, 시기상으로는 이쪽이 훨씬 오래됐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지배했던 신아시리아 제국 말기의 마지막 전성기를 구가했던 아슈르바니팔이 세운 이 도서관에는 쐐기문자가 잔뜩 새겨진 점토판이 소장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 도서관은 그 다음 지배자인 바빌로니아의 정복 과정에서 파괴되었다. 적들의 지식을 파괴하는 것은 그들을 약하게 만드는 하나의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한 민족이나 국가가 가진 지적 자산을 파괴해버리면 그 사람들은 쉽게 일어나지 못한다.


두 번째 등장하는 파괴된 도서관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잘 아는 바로 그 도서관으로, 그리스인들이 세운 이집트의 마지막 왕조인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초기에 세워진 시설이다. 이 도서관의 파괴에 관해서는 다양한 설들이 전해져 오는데, 카이사르가 관련되어 있다는 소문도 있고, 기독교인, 혹은 무슬림들에 의한 파괴라는 설도 존재한다.


저자는 이에 대해 좀 다른 견해를 제시하는데, 오랜 시간에 걸쳐 국력이 쇠퇴하면서 도서관에 대한 관리와 지원이 부족해지면서 서서히 쇠퇴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도서관은 스스로 알아서 유지, 성장하는 게 아니다. 적절한 금전적 지원이 없으면 언제든 무너질 수 있다. 특히나 책값이 적잖이 오르고 있는 이즈음, 공공도서관에 관한 좀 더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과 지원은 평범한 시민들의 교양수준을 높이는 데 꼭 필요한 일이다.





이 외에도 책은 다양한 이유로 파괴된 도서관들의 이야기가 더 등장한다. 종교개혁의 와중에서 많은 책들이 사라졌고, 1814년 그 유명한 워싱턴 방화사건 당시 영국군에 의해 미국의 수도 워싱턴이 점령되는 과정에서 많은 공공시설들이 불에 타버렸고, 그 중에는 의회도서관도 있었다.(이 도서관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토머스 제퍼슨이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6천 권 이상의 책을 당시로서는 거금인 2만 4000달러에 팔아먹는 수완을 보이기도 했다)


비슷한 사건은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에 의해 두 번이나 파괴된 벨기에의 루뱅도서관에서도, 1990년대 일어난 발칸 전쟁 당시 세르비아인들에 의한 사라예보에서도 일어났다. 또 제국주의 시절 영국과 프랑스 같은 열강들은 아프리카의 여러 식민지들에서 자신들의 통치에 필요하지 않은 많은 기록들을 파괴하고, 또 중요한 기록들은 자신들의 나라로 약탈해 가기도 했다.


특히 시대가 변하면서 최근에는 디지털 형태의 자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데, 이쪽을 어떻게 보존하고 관리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제대로 된 해답을 찾지 못한 것 같다. 그러는 동안 임의로 파괴되거나 사라지는 자료들도 적지 않다는데, 당연히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에게 유리한 일일 터.





개인적으로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들 중 하나로 도서관이 꼽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앞에 문자와 종이, 언어와 건축술 같은 다양한 선행 발명들이 있어야겠지만, 그렇게 생성된 지식을 한데 모아서 서로가 시너지를 일으키고,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참고해 다음 단계의 연구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엄청난 일이었다.


도서관이 파괴되고 사라지는 일은, 그래서 단순히 어떤 건물과 그 안의 자료들이 사라지는 물질적인 영역에서의 피해만이 아니다. 그건 한 공동체의 역사와 문화, 사회적 공동가치 및 미래의 성장역량까지 파괴하는 일이다.


도서관이 하는 일은 단지 책을 구입하고 분류해 저장, 대여하는 것만이 아니다. 책 말미에 저자는 오늘날 도서관이 할 수 있는 일을 다섯 가지로 정리한다. 첫 번째는 교육기능이고, 두 번째는 지식과 사상의 다양성을 제공하는 일, 세 번째는 다양한 자료를 보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시민의 자유로운 삶과 행복을 뒷받침하는 것이고, 네 번째는 진실과 거짓을 가릴 수 있도록 하며, 마지막 다섯 번째는 한 사회의 문화적 역사적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다.


물론 오늘날에는 도서관의 기능과 역할이 이전에 비해 많이 축소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도서관이 존재해야만 가능한 일들이 많다. 하지만 이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적어지는 것만 같다. 아쉽게도. 책은 휴대폰 따위가 가져다 줄 수 없는 무엇을 가지고 있다는 걸, 우리는 영영 잊어버리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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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2-07 20: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