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요나라 이츠카
이재한 감독, 나카야마 미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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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줄거리 。。。。。。。       

 

     언젠가는 수천, 수만 대의 비행기를 날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야심만만한 젊은 항공사 직원 유타카. 3개월 후 결혼을 앞둔 그였지만, 태국 방콕에 새로 만들어진 지사로의 발령을 기꺼이 수용한 것도 다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 만난 매력적인 여인 토우코의 적극적인 유혹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았다. 고국의 약혼자 미츠코의 애정 어린 전화를 받을 때마다 죄책감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눈앞의 토우코와의 관계를 쉽게 정리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토우코와의 관계를 동료에게 들켜버리고 만 유타카는 결국 약혼자인 미츠코에게 돌아가기 위해 토우코와의 관계를 끝내고 돌아간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흐르고,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회사의 부사장 자리까지 오르게 된 유타카는 수익성 악화로 인해 자신의 젊은 시절을 쏟아 부었던 동남아 지사를 정리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방콕을 찾아가게 되고, 그곳에서 잊지 못했던 토우코와 재회하게 된다.

 

 

 

 

2. 감상평 。。。。。。。        

 

     에쿠니 가오리와 함께 대표적인 과잉감정인 인물들이 등장하는 작품을 쓰기로 유명한 츠지 히토나리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원작 작가의 명성에 맞게 이 영화에서도 온전히 감정 중심의, 나아가 감정 과잉의 인물들이 잔뜩 등장한다. 약혼녀를 두고도 외국에서 만난 여자와 바람 난 남자 주인공은 수십 년 뒤에 아내를 두고 젊은 시절 만났던 여자를 찾아 가고, 결혼을 코앞에 둔 남자를 유혹해 즐겼던 여자는 그 남자를 만나겠다고 아무런 연락이나 약속도 없이 수십 년을 그 자리에서 기다린다. 여기에 남자의 마음에 딴 여자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조용히 여자 쪽을 정리하더니 애까지 낳고 오랜 세월을 살아온 남자를 보내면서 태연하게 자신은 죽을 때 사랑한 기억을 떠올리고 싶다는 시나 읊조리는 아내도 자신만의 감정에 취해 있기는 마찬가지.

 

     반면 영상은 한 없이 아름답다. 태국 현지의 약간은 독특한 이국적 풍모와 거리들, 화려한 옷과 쏟아지는 태양, 선남선녀의 화보 같은 데이트 장면 등등. 하지만 뮤직비디오 찍는 게 아닌 이상, 그림만으로 좋은 평가를 받기는 어렵지 않을까.

 

 

 

 

     사랑이면 뭐든 게 가능하고, 정당화 될 수 있다는 근거 없는 확신은 결국 자신의 감정을 충족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자기숭배의 다른 말일지도 모른다. 과도한 자기애가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되는 건 자연스러운 결과고.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사랑이라는 말이 자주 사용되는데도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는 사람들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가 아닐까.

 

     과함은 모자람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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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한 무리의 아이들이 공원에 모여 있다가 한 녀석이 따로 떨어져 나온다. 그리고는 막대기를 들어 무리 중 한 소년을 후려친다. 모든 일의 발생. 곧 두 소년의 부모가 만나 일의 원만한 해결을 시도한다. 품위와 교양 있는 합의점을 곧 찾나 싶었지만, 은근하게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려는 태도와 말꼬리 잡기, 비꼬는 투는 서서히 서로의 감정을 상하게 만든다. 수시로 울리는 휴대전화와 술 한 잔이 더해지면서 사태는 점점 더 뒤죽박죽으로 변해가더니 결국 각 부부 사이의 다툼마저 튀어나오는 상황이니, 누가 이걸 정리할 수 있을까?

 

 

 

2. 감상평 。。。。。。。          

 

     영화 전체가 하나의 집 안에서만 진행되는 독특한 구성. 마치 연극과도 같은 주인공들의 쉴 새 없는 말 주고받기. 당연하게도 볼거리나, 사건의 전개, 심지어 주고받는 말의 내용보다는 그냥 그 상황 자체의 어이없음이 가장 중심에 있는 영화다. 연속적으로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잠시 딴 생각을 하면 흐름을 놓칠 수도 있지만,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다. 어차피 주고받는 말의 내용이나 논리 따위는 처음부터 살짝 덮여 있었던 것뿐이고, 실은 네 사람 모두가 그저 자기 말만 계속하고 있는 거니까.

 

 

     쏟아지는 말의 홍수 속에서도 정작 영양가 있는 말을 찾기 어려운 현실은, 다양한 풍자적, 혹은 확장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 점잖음을 가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인간 내부의 이기적인 모습들, 또는 늘 말만 앞서면서 정작 내용은 없는 정치인들의 행태, 혹은 끊임없이 뭔가를 쏟아내고는 있지만 딱히 취할 것이 없는 텔레비전과 매스미디어들, 그리고 중립을 가장하지만 실은 지극히 편향적인 의견들만 다루며 그것도 딱히 정말로 중요한 건 전혀 담아내지 못하는 언론들까지. 뭐 생각하기 나름.

 

     감독은 그 모든 것들을 그냥 우스갯거리로 전락시킨다. 그냥 냅둬도 햄스터는 마음껏 풀밭을 뛰어다니며 먹이를 찾는 거고, 아이들은 다시 화해를 하고 함께 놀 텐데 뭔 호들갑이냐는 것. 일상의 경험으로 봐도 불필요한 말은 오해를 낳고, 오해는 다시 충돌을 일으킬 뿐이다. 때론 그냥 내버려 두고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해결될 수 있지만, 현대인들의 팽창된 자아는 그 기다림의 시간을 좀처럼 못 견뎌 하니까..

 

 

     80분 정도 되는 짧은 런닝 타임. 하지만 워낙에 지겨운 말싸움이었던지라 생각보단 길게 느껴졌다. 두루두루 부담 없이 볼 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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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볼 때 우선순위의 왜곡도 일어난다.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에이즈로 죽어가는

많은 사람을 방치하면서도

서구에서는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해서

애쓰고 있는 것은 역겨운 일이다.

 

- 레이 모이니헌, 앨런 커셀스, 『질병판매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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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 러브스토리
마이클 무어 감독 / 파라마운트 / 2010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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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식코라는 영화로 미국의 의료보험 제도의 문제점을 파헤치며 결국 자본주의라는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했던 마이클 무어 감독이 이번에는 자본주의라는 경제 철학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감독 특유의 유머와 비꼬기 기법이 잔뜩 담겨 있는 다큐멘터리로, 집을 담보로 대출받아 하는 투자를 장려해 놓고는 개인투자자들이 파산을 당하자 집을 강제로 빼앗아 가는 은행들의 부도덕성으로 시작해, 직원들이 죽으면 고용주 앞으로 막대한 보험금이 배당되도록 해 놓은 ‘일명 죽은 일꾼(Dead peasant) 보험', 소년원마저 민영화 시킨 후 판사들을 매수해 수천 명의 아이들을 무조건 가둬놓고는 막대한 세금을 받아먹는 민간 기업, 수천 억 달러의 세금(공적자금)을 아무런 조건이나 규제도 없이 그저 은행들에게 쏟아 붓도록 만드는 대단한 로비력을 소유한 투기은행들의 만행 등을 차례로 그려낸다.

 

     결국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얻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스스로 싸워야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자본주의’라고 표기되는 금권주의, 혹은 귀족정체를 무너뜨리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답일 것이라는 강렬한 주제를 던진다.

 

 

2. 감상평 。。。。。。。       

 

     툭하면 나오는 ‘자본주의’라는 용어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영화 초반에 등장하는 자본주의에 대한 정의는 상당히 단순하면서도 명쾌하다. 자본주의란 누가 무엇을 생산할지를 투표로 정하는 제도라고. 즉, 민주주의라는 정치제도를 경제 영역에 구현하기 위한 도구라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데, 이 경제제도의 기본적인 법칙은 뭔가를 갖고 있는 사람이 다른 걸 얻기도 쉽다는 것. 때문에 이 제도의 맹점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뭘 해도 돈을 벌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한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자본주의가 민주주의를 조정하는, 일종의 역전현상이 일어난다.

 

     오늘날 전 세계가 맞닥뜨리고 있는 문제점이 바로 이것이다. 돈은 얼마든지 정치인들을 지배하는 유효한 도구가 되었고, 이건 법과 원칙까지도 얼마든지 돈을 위해 봉사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말이고, 다시 더 많은 돈을 벌게 된다는 것이다. 누구도 깨뜨릴 수 없는 악순환의 연속. 영화 속 시티그룹의 내부문서는 이런 현실을 잘 보여준다. 미국은 이미 상위 1%가 95%의 부를 독차지 하게 된, 금권주의 혹은 귀족정체로 전환 중이라는 것. 여기에는 딱 한 부분의 약점이 있는데 바로 투표권이라는 문제다. 여전히 99%의 표는 약자들이 가지고 있으니까. 자본주의를 탄생시킨 것이 민주주의였듯이, 그것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힘도 민주주의에서 나온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위의 대다수들은 자신들도 언젠가는 부자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꿈을 꾸면서 이 상황을 유지시키고 있으니..

 

     영화 말미에 등장하는 한 에피소드가 인상적이다. 1936년 미시건 주의 한 작은 도시에서 44일간의 공장점거가 있었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경찰과 ‘구사대’라고 불리는 용역 깡패들이 난입해 유혈사태가 발생했고, 주지사는 당시 대통령인 루즈벨트의 재가 아래 주 방위군을 출동시켰다. 어디선가 자주 봐왔던 장면인데, 놀라운 것은 그 다음의 상황. 출동한 주 방위군은 노동자들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고 그 자리를 지켰다는 것. 자본주의는 결코 민주주의와 동등한 선에 설 수 없으며, 후자에 의해 적절하게 통제되어야 하고 통제 될 수도 있다는 좋은 예.

 

 

 

     2009년에 만들어진 이 영화는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에 뭔가 대단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보여주지만, 현실은 그동안 봐 온 것과 같이 막강한 로비력으로 무장한 돈의 힘이 이미 워싱턴 정가를 지배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면적인 개혁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상황이다. 좀 더 많은 사람이 깨어서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분별하게 되고, 적절한 수단으로 돈의 지배에 저항할 때만이 문제 해결은 시작되겠지만, 허영심이 사라지지 않는 한 그게 쉬울 것 같지 않다.

 

     식코와 함께 꼭 한 번 봐야할 영화. 대선을 앞둔 이즈음 우리나라에도 제대로 한 번 개봉했으면 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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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폭력적인 남편을 피해 아들(안데르스)과 함께 새로운 곳으로 이사를 온 안나. 하지만 아무리 해도 안심이 되지 않았던 그녀는 베이비 콜(일종의 무전기와 비슷한 기기)을 사기로 마음먹는다. 어느 날 밤, 갑자기 베이비 콜을 통해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잠을 깨 서둘러 달려갔지만, 다행히 아들에게서 나온 것은 아니었다. 우연히 채널이 같아서 인근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섞여 들어온 것. 본능적인 불안감이 점점 안나를 집어삼키기 시작했고, 아동보호국 직원들은 끊임없이 그녀를 방문하고, 아들은 좀 수상한 친구와 어울리기를 좋아한다. 안나와 안데르스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갖가지 이상한 일들의 비밀이 점차 밝혀져가기 시직한다.

 

 

 

2. 감상평 。。。。。。。        

 

     익숙한 공식이었다. 남편의 폭력으로부터 아들과 함께 도망쳐 나온 안나라고 소개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피해자이자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야 하는 여주인공인 안나 자신에게도 뭔가 편하지만은 않은 비밀이 있다는 것이 조금씩 드러난다. 영화 전체를 통해서 남편은 한 번도 직접 등장하지 않고, 그저 막연하게 안나에게 불안감을 주는 요소로만 그려지고, 안데르스에게 생긴 새 친구는 말 그대로 신출귀몰, 그리고 안나는 기억상실증을 호소하기까지.. 나름 긴장감을 형성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긴 했는데, 환각과 유령이라는 소재로 마무리를 한 건 약간 흐지부지 끝난 듯한 느낌도 준다.

 

     안나 역의 누미 라파스는 밀레니엄 시리즈 세 편을 통해서 낯이 익은 배우라 반가웠다. 앞서봤던 영화들과도 한편으로는 비슷하면서도, 이번에는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어머니라는 불안한 캐릭터를 잘 소화하고 있다. 배우의 연기와는 별도로 극에서 뭔가 부족함이 느껴지는 건 조금은 밋밋한 연출 덕분이라고 해야 할까나.

 

 

 

 

     덧. 공교롭게도 이 영화에서도 ‘밀레니엄 시리즈’에서 봤던 비슷한 장면이 등장한다. 밀레니엄에서는 자신이 담당하는 여자를 강간하는 보호관찰관이 있었는가 하면, 이 영화에서도 역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안나를 성희롱 하는 아동보호국 직원이 나온다. 높은 국민소득을 바탕으로 복지사회를 지향하던 북유럽 국가들의 정책이, 자칫 공권력의 비대화와 그로 인한 개인의 인권유린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우려들이(실제 어떤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담겨 있는 것 같다. 국가가 국민들의 일상 전반의 안전과 편의를 보호하고 조정해야 한다는 건 역으로 그들 삶의 중요한 결정들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논리도 되니까. 복지사회를 지향해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고민해 봐야 할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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