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하는 쪽이 훨씬 편하다.

'사랑받는 쪽'은 '사랑하는 쪽'이 요구하는 것들을 들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또 '사랑받는 쪽'은 상대가 어떻게 해주길 바라는지 눈치 빠르게 이것저것 생각해야 한다.

영화관에 데려가 달라는 건지, 밥을 사달라고 하는 건지 등등.

그러나 '사랑하는 쪽'은 그저 자신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할 뿐이다.

 

그러니 여로 모로 '사랑하는 쪽'이 편하다.

이것저것 생각하지 않고 마음껏 사랑만 하면 되니까.

 

- 기타노 다케시, 모두들 하고 있습니까』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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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몇 년 전의 폭행 사건으로 20세 이후의 모든 기억을 잊어버린 크리스틴(니콜 키드먼). 매일 아침 깨어나면 그녀는 바로 어제 있었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녀의 옆에서 그녀를 돌봐주는 남편 벤(콜린 퍼스)가 출근하고 나면 매일 아침 걸려오는 전화 한 통. 수화기 건너편에서는 크리스틴이 몇 주 전부터 상담을 시작했다는 정신과 의사 내쉬(마크 스트롱)가 옷장 속 디지털 카메라를 보고 어제의 기억을 되살리라고 말한다.

 

     그렇게 하루하루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기 위해 애쓰던 크리스틴. 조금씩 잃어버렸던 과거의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주변 사람들 누구도 안심하고 믿을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게 분명했고, 그 거짓말에 선의, 혹은 악의 중 어떤 것이 담겨 있는지 알아내는 것도 온전히 그녀의 몫. 진실은 무엇인가.

 

 

 

2. 감상평 。。。。。。。  

 

     꽤나 몰입감 있는 도입부를 보여준다. 잠에서 깨어난 여주인공은 바로 옆에 알 수 없는 남자가 누워있는 것을 발견하고, 정신을 차리자 그는 자신이 남편이라고 이야기한다. 사고로 기억을 잃어버린 여주인공의 시선을 따라 모든 걸 의심하기 시작하다보면, 어느 순간 어떤 게 진실인지 도무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물론 예상이야 이렇게 저렇게 하겠지만, 그래서 결론이 짐작이 되느니 어쩌느니 하겠지만, 글쎄.. 감독은 결론부에 이르기 직전까지 어느 쪽으로도 완전한 혐의를 두기 어렵게 만들어 나간다. (내쉬와 벤 중 누가 나쁜 놈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전개라는 말이다)

 

     이런 종류의 심리극은 확실히 배우들의 연기력이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이 작품에서 주연급의 세 배우들은 모두 괜찮은 수준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어서 다행. 덕분에 그렇게 길지 않은 상영시간 동안 충분히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영화는 인간의 삶에 있어서 기억이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잃어버린 기억을 대신할 도구로 디지털카메라가 등장하긴 하지만, 그건 매우 제한된 도구에 불과하다. 카메라가 꺼져 있는 동안 생긴 일들은 담아낼 수 없는 거니까.(실제로 영화 속에서도 크리스틴이 남편 벤을 믿고 의지해야겠다고 기록을 남긴 직후 벤에게 폭행을 당하지만, 다음날 깨어난 크리스틴은 카메라에 녹화된 메시지만을 보고 벤을 의심 없이 받아들인다) 갈수록 더 많은 부분들을 기계와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존하기 시작한 우리들은 언젠가 중요한 부분에서 큰 구멍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재미있게 볼만했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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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왕따에 빵셔틀로 생활하다가 서울로 전학을 온 우기명(주원). 이번 생은 완전 망했다고 생각하는 그의 앞에 새로운 학교의 퀸카 혜진(박세영)이 나타난다. 하지만 미녀 옆에는 그에 걸맞은 간지남원호(안재현)가 있었으니.. 이 관계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간만에 엄마가 선물로 사준 비싼 패딩은 알고 보니 짝퉁이었고, 따지러 찾아간 소규모 공장에서 만난 남정(김성오)를 통해 간지의 세계에 입문하면서 그의 삶에도 비로소 빛이 비춰지기 시작한다.

 

     마침내 서바이벌 형식의 패션 감각 오디션(?)에까지 참여해 원호와 대결을 펼치게 된 기명은, 치열한 관문을 뚫고 마침내 결승까지 진출한다.

 

 

 

 

2. 감상평 。。。。。。。  

 

     웹툰을 그것도 개그라는 장르를 가지고 있는 인터넷 만화를 영화로 옮기는 게 생각만큼 쉽지는 않았겠다 싶은 느낌이 들었다. 웹툰의 특성상 표현과 설정이 상당할 정도로 자유로운데, 이걸 아무리 자유롭다고 해도 확실히 어떤 틀을 가지고 있는 스크린으로 옮긴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만화의 당황스러울 정도로 자유로운 설정은 언뜻 이 영화를 B급 영화 정서로 이끌어 가는 듯하지만, 뭐 그런 부분은 처음부터 개그로 받고 들어가면 또 아주 못 받을만한 부분도 아니다. 이 작품의 근본적인 문제는 그렇게 나름 ‘B급 간지를 유지하며 나갔던 뚝심을 영화 후반부까지 유지하지 못하고 급격하게 무너져버렸다는 점이다.

 

 

 

     영화 종반부에 쉴 새 없이 치고 나오는 황당한 설정 기명이 학교폭력의 가해자도 아닌데 그의 동영상이 공개되면 무슨 엄청난 일이나 일어날 것처럼 울고불고 하는 어머니나, 오디션 1등하겠다고 오토바이 강도를 동원하는 원호, 또 피 철철 흘리면서 굳이 오디션에 기어들어가는 기명 자신까지 은 초반부의 황당함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사실상 이야기의 틀을 흔드는 당혹스러움을 주니 말이다. 덕분에 영화는 진정한 B급 영화로 거듭나고 말았다.

 

     감독의 전작인 이별계약을 상당히 좋은 느낌을 봤는데, 이번 작품은 확실히 아쉽다 못해 실망스럽다. 감독 본인과 잘 맞지 않는 옷이었던 걸까. 박세영을 비롯한 여러 조연들과 까메오가 잔뜩 등장했지만 대부분 겉돌다가 묻혀버렸다. 전작을 생각해 보면, 어쩌면 감독은 주인공에 확실하게 집중하는 쪽이 더 잘 어울리는 쪽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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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은 죽음을 다르게 설명한 것이 아니다.

부활은 죽음이 타도된 것이며,

죽음에 의존해서 권력을 휘두르던 자들이 타도된 것이다.

 

- 톰 라이트, 마침내 드러난 하나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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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 - 그리스도교 신앙시 100선
조지 허버트 외 지음, 최애리 엮어 옮김 / 버드내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1. 요약 。。。。。。。     

 

     중세 문학을 전공한 편역자가 오랜 시간 동안 모아온 서양 시 100편을 번역해 책 한 권으로 모았다. 보통 이런 모음집은 한두 가지 주제를 부여하기 마련인데, 이 책의 경우 기독교 신앙을 가진 시인들이 자신들의 신앙을 담아 노래했던 시들을 묶었다. 역자는 총 일곱 개의 항목으로 시들을 분류했는데, 각 항목의 제목을 잘 알려진 찬송가의 제목에서 따왔다는 점이 재미있다. 전체적으로 잘 정돈된 느낌을 준다.

 

     내가 사랑하는 C. S. 루이스나 그의 스승격이었던 조지 맥도널드의 시도 있고, 그 외 나처럼 이런 시에 조예가 없는 사람들도 이렇게 저렇게 한두 번은 들어봤을 만한 작가들의 이름도 보인다.

 

 

2. 감상평 。。。。。。。   

 

     ​어렸을 때부터 시 쪽은 젬병이었다. 학교에서 배우는 시는 금방 읽어버릴 수 있어서 편하기는 했지만(그 땐 뭐든지 많이 읽는 게 당면 과제였다), 그것을 음미해본 적이 없었고, 성경을 읽을 때도 시편 부분이 그렇게 지루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확실히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변하는 건지, 이제는 종종 시를 읽으며 뭔가 느껴지기도 한다. 시어의 함축성과 그 형태 자체가 주는 운율의 재미 같은 것들이 조금씩 눈에 들어온 달. 물론 여전히 대하기엔 약한 문학 장르이긴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의 경우도 솔직히 백 편 모두로부터 감동을 받지는 못했다. 인상적인 시편은 이십여 편 남짓, 그리고 특별히 기억하고 싶은 시는 정확히 네 편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나머지 시들이 별로였다는 뜻은 아니고, 지금 시를 읽는 내 상태에서는 그랬다는 의미다. 편역자가 마치 보석 악세서리를 모으듯 한 편, 한 편 수집을 하듯 정성껏 수집해 놓은 시들은 깊은 신앙적 묵상이 묻어나온다.

 

 

     책의 짜임새도 좋다. 책장의 왼편에는 뽑은 시가, 오른 쪽에는 그 시와 관련된 간단한 해설이 실려 있다. 또 책 뒤편에는 각각의 시들의 영어 원문이 실려 있어서, 원문을 통해 운율을 느껴보고 싶은 독자나, 이 번역이 원래는 어떤 단어로 표현되어 있는지 궁금한 사람들이 찾아보기 쉽게 되어 있다. 또 각 시인들의 간략한 일생이 영문 이름순으로 실려 있기까지 한 걸 보면, 정말 책을 급하게 대충 만든 게 아니라는 게 보인다.

 

     다른 시간, 다른 상황에서 읽어보면 또 다른 부분에서 깊은 인상을 받을 것 같은 책. 사실 시의 특성이란 게 그런 것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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