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미쳐서라도 지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있어

그리고 아이를 위해 미칠 수 있는 사람은 엄마뿐이야.”


히가시노 게이고인어가 잠든 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팀 켈러, 고통에 답하다 - 예수와 함께 통과하는 인생의 풀무불
팀 켈러 지음, 최종훈 옮김 / 두란노 / 2018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통이라는 주제는 오래 전부터 사람들을 고민하게 만들었다사랑하는 이들의 죽음이라든지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수많은 상실과 슬픔은 우리를 크게 흔든다이 문제는 또한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도 큰 벽으로 다가온다특별히 기독교에서는 바로 이 문제즉 악과 고통이 가득한 세상과 선하시며 전능하신 하나님을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를 두고 특별한 논리적 건축이 진행되기도 했다바로 신정론(theodicy)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결적으로 신정론은 실패한 것으로 밝혀졌다우선 그것은 우리가 삶에서 겪는 모든 경험들을 다 설명할 수 없고고통의 상황에서 신의 입장을 변호하는 일은 좀처럼 먹혀들어가지 않는 일이다(심리적으로). 이런 상황에서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을 고통이라는 주제로 낸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플란팅가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신정론과 변론 사이를 구분한다. ‘신정론은 악과 고통이라는 현실을 선하고 전능하신 하나님이라는 교리에 맞추려는 시도이다필연적으로 고통에도 하나님의 선한 계획이 있다는 식으로 전개되는데 이게 좀처럼 와 닿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다인간이 하나님의 계획과 생각을 모두 알 수는 없는 법이니까.


     반면 변론은 악과 고통의 문제가 선하고 전능하신 하나님과 양립할 수 없는 게 아니라는 걸 입증하는 데 중점을 둔다앞서의 주장과 비슷해 보이지만 전체적인 구조가 확연히 다르다신정론이 선하고 전능하신 하나님이 왜 악을 허용하는가를 입증해야 하는 책임을 방어 쪽이 진다면변증에서는 왜 하나님과 악의 존재가 양립할 수 없는가를 공격자측이 입증해 내야한다저자가 이 책에서 시도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변증이다.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첫 번째 부분은 고통이라는 문제가 다양한 철학과 신앙들 가운데서 어떻게 설명되고 있는지그리고 기독교 이외의 사상에서 이 문제를 설명하는 데 어떤 한계를 지니고 있는지를 설명한다.


     두 번째 부분은 앞서 설명한 기독교적 변증’ 부분이다이 부분은 흔히 생각하는 신정론과는 다른 식으로 진행된다고통에 관한 기독교적 설명의 핵심은하나님이 직접 인간의 고통 속으로 들어오셨고먼저그리고 함께 그 고통을 겪어내심으로 우리에게 살 길을 보여주셨다는 점이다.


     세 번째 부분은 이제 기독교인들이 어떻게 고통을 받아들이고 극복해 나가야 하는지에 관한 내용이다고통을 무조건 피해야 할 것으로 여기는 현대적 관점과 달리성경은 하나님과 함께 그 자리를 걸어가기를 요구한다저자는 고통 속에서 우리의 감정과 지성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를 세심하게 안내한다.

 


     개인적으로는 이제까지 읽어봤던 팀 켈러의 책들 중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한다책의 전체적인 구성도 탄탄하고담겨있는 내용도 기억해 둘 만한 부분이 많아 보인다조금은 지루해 보이는 초반의 예비적 고찰도 전체의 완성도를 놓고 보면 꼭 필요한 부분이었고어떻게든 하나님을 변호하려는 입장(신정론대신에고통과 하나님 존재의 양립 가능성을 설명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은 매우 인상적이다오히려 일반적인 주제들을 담고 있던 3부가 조금은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그래도 고통의 시간이 다가오기 전 미리 지적인 준비를 해 놓을 필요가 있다는 제안 같은 건 흥미로웠다.


     고통에 관한기독교적 답변의 백과사전이라고 해도 좋을 듯한 책어떻게든 서둘러 고통을 우리에게서 지워버리는 것이 능사라고 생각하는 현대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조금은 묘한(하지만 곱씹어 보면 인정하게 되는만족감이 떠오른다고통이라는 주제에 관해 다른 책들의 설명들에 만족하지 못했다면이 책을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양이 여덟 마리와 살았다
통이(정세라)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골 마을로 이사한 후우연히 만난 동네고양이와의 인연을 만화로 그려낸 책이다같은 이름의 웹툰이 SNS에서 크게 인기를 얻어서 출판으로까지 이어졌다고 하는데그 쪽은 본 적이 없다사실 이 책을 구입한 건 그냥 제목에 고양이가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 구입하고 한참 만에 펴보는 지라이번에야 만화책인 걸 알았다.


     일단 그림이 너무 귀엽다굵은 선을 중심으로 화려하지 않은 2D스타일의 채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배경이 되는 시골 풍경에 귀엽게 생긴 고양이와 강아지들이 뛰어다니면서 만들어 내는 시트콤 같은 상황이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등장한다이런 이야기는 그냥 고양이를 키운다고 떠오르는 건 아니고그만큼 작가가 좋은 관찰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게다.


     SNS에 연재되던 작품이다보니 하나의 이야기가 긴 호흡을 지니고 이어지는 식은 아니다한두 페이지에 걸쳐 완성되는 단편들인데책으로 엮으면서 적당히 시간 순으로 재배열한 게 아닌가 싶다편하게 끊어서 읽을 수도 있다는 얘기.


     일곱 마리의 새끼를 낳고어느 정도 자라니 쿨 하게 떠난 어미고양이(인근의 다른 동네에서 잘 살고 있다는 후문), 그리고 일찌감치 독립을 한 네 마리의 새끼들작가의 집에 남은 세 마리가 서로 토닥거리며 벌이는 일상들이 잔잔하면서도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든다.


     즐겁게 볼 수 있는 이야기책장에 두고 몇 번은 더 꺼내볼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위 정치적으로 올바르다는 대학 강의는 

학생들을 자유롭게 해주어 스스로 생각할 수 있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도취적 반동주의의 핵심 요원으로 만들어

순간의 유행을 좇는 변덕스러운 공론가에게 

언제라도 지령을 받을 태세를 갖추게 한다.


- 낸시 피어시완전한 확신』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회심 (양장본) IVP 모던 클래식스 9
짐 월리스 지음, 정모세 옮김 / IVP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짐 월리스의 책을 세 권 째 읽는다첫 번째는 하나님의 정치였고두 번째는 부러진 십자가그리고 세 번째가 이 책인 회심이다시간적으로는 이 책이 1981년에 출판되었다는 이 책이 훨씬 더 먼저지만(2005년판 새로 쓴 서문에 하나님의 정치』 출판 홍보에 관한 이야기도 실려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순서가 썩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하나님의 정치는 매우 인상적인 책이어서 더불어 작가에 대한 관심을 더 불러일으켰고그 덕분에 비슷한 주제를 담고 있는 나머지 두 권의 책도 읽게 되었으니까.


     잘 알다시피 짐 월리스는 믿음의 고백을 중요하게 여기는 보수적 기독교인들과 사회적 참여와 행등을 중요하게 여기는 진보적 기독교인들 양쪽으로부터 동시에 호불호가 갈리는 인물이다한쪽에서는 이 양편을 적절하게 통합해냈다는 호평을 받는가 하면(나도 이쪽에 속한다), 다른 편에서는 월리스가 어쭙잖게 자신들의 믿음을 깎아내린다는 불평을 사기도 한다하지만 그가 실제 삶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으나적어도 책으로만 보면 제대로 균형을 잡고 있는 것 같다이 책도 마찬가지다.

 


     저자가 이 책에서 강조하는 건 회심이다그리고 이 회심은 죄로부터의 돌이킴(회개)으로 시작해서우리 삶의 모든 부분을 변화시키시는 하나님에 대한 믿음으로 정의된다저자는 반복해서 믿음의 역사성을 강조하는데이는 믿음이 추상화형해화 되어버린 상황에 대한 적극적인 반박이다저자에 따르면 믿음이란 단지 개인의 신념이 바뀌는 것에만 머물 수 없다그것은 온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관심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모습으로 나타나야 한다.


     책은 오늘날 세계에 만연한 불의그 중에서도 빈부격차의 문제를 지적하면서그리스도인들이 이 문제를 외면하는 것이 신학적으로 얼마나 잘못된 일인지를 차근차근 지적한다교회는 이 문제에 관한 제대로 된 비전을 세워야 하는데이 비전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교회가 처음부터 가지고 있었던(그러나 잊혔던것이다.


     책 말미에서 저자는이 모든 현실적인 관심과 도전과 함께 전통적인 예배와 기도찬양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이건 기독교의 근원에 해당하는 것으로이런 의식들을 통해 기독교인들은 새로운 힘을 얻고앞서 언급한 하나님 나라 비전을 실천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는 것.

 


     오늘날 교회는 개인주의와 물질주의라는 덫에 깊이 걸려있다교회가 듣고 있는 많은 비난들은 대개 이 두 문제와 얽혀 있다아마도 가장 큰 문제는교회가 이런 문제들과 너무 달라붙어서 이것이 문제라는 의식 자체를 하지 못하는 경우일 것이다월리스가 깊이 느끼고 있던 미국식 복음주의의 문제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그래도 오늘날에는 이 문제와 관련해 좀 더 나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물론 이건 확증편향일 수도 있다계속해서 그 쪽에 관련된 사람들의 생각과 글들을 읽다보면 생길 수 있는). 다만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서 교회가 가지고 있는 공동체와 나눔이라는 가치는 더욱 빛을 발할 수 있을 텐데아쉽게도 이 부분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고 있지는 못한 것 같다좀 더 젊은 세대가 주류가 되면 상황이 달라질까 싶지만의외로 젊은이들도 완고한 개인주의자인 경우가 많으니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교회가 세상에 어떤 질문도 던지지 못할 때복음전도 역시 쇠퇴한다는 문장이 인상적이다세상을 너무나 닮아버린 교회는 더 이상 아무런 질문도 불러일으키지 못할 것이다그렇다고 의식적으로 무조건 세상과 반대로만 행하는 청개구리가 되라는 말은 아니다우리의 몸이 딛고 있는 땅을 부정할 수는 없으니까다만 그 을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은 세상에서 배울 것이 아니라는 건 기억해야 한다.


     기독교의 총체적 복음을 담은 고전읽어볼 만하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카스피 2021-05-29 0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한국읙 경우 대형 교회의 사적 대물림이 가장 큰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노란가방 2021-05-29 07:53   좋아요 0 | URL
네 그 문제도 있죠.
크게 보면 그 역시 개인주의와 물질주의의 결과가 아닌가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