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이명박 서울 시장 재직 당시, 호주의 맥쿼리라는 투자회사는 지하철 9호선과 우면산 터널구간의 공사와 운용에 대한 권리를 취득한다. 계약은 최소운영수입보장이라는 일방적으로 민간회사측에 유리한 조항이 삽입된 채 이루어졌고, 그 결과 대주주인 맥퀴리 측은 비열한 장부조작으로 117억원의 연간 이익을 내고도 도리어 적자를 봤다며 세금 한 푼 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손실보전을 이유로 시민들의 세금을 훔쳐가기에 이른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이후 맥쿼리는 전국 13개 민자사업에 투자를 해(그 중 12개가 최소운영수입보장 방식) 한해 천 억이 넘는 이익을 뜯어가고 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고작 몇 년 사이에 이토록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을까?

 

 

 

 

2. 감상평 。。。。。。。   

 

     흥미로운 소재의 다큐멘터리 영화다. 도로와 터널, 지하철 같은 사회간접자본은 그 본질상 공공재의 성격을 띠고 있는데도, 이명박 정부 들어서 그 모든 것들을 민간 자본에 팔아넘기거나 운영권을 민간회사에 넘겨주는 일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수십 년에 달하는 운영기간 동안 손해가 나면 전액 세금으로 보전해주겠다고 약속까지 하면서. 과연 이런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을 맺은 것은 우연이라고 생각해야 하는 걸까. 이런 식의 ‘닥치고 민영화’는 효율성이니, 경쟁을 통한 보다 나은 서비스니 하는 뻔히 속보이는 핑계 뒤에 뭔가 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바탕으로 영화는 진행된다.

 

     하지만 달랑 감독 한 명에 카메라맨 한 명이 나선다고 해서 순순히 협조할 이들이 아니었고, 결과적으로 영화는 의혹제기 수준 그 이상을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하고, 이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답답함만 느끼게 만들 뿐이었다. 사전에 정말로 인터뷰를 할 수 있을만한 사람들을 선정할 수는 없었을까 싶은 생각이 절실했다. 영화 초반 감독이 자신을 돈키호테에 비유하는 장면도 등장하지만, 의혹탐사보도는 돈키호테의 저돌성만 가지고 있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맥쿼리가 정확히 어떤 부분에서 한국 사회전체에 피해를 끼치고 있는지를 다각적으로 분석해서 설명해내는 능력도 좀 아쉬웠고, 마이클 무어식의 블랙 유머까지 넣기엔 아직 역량이 부족해 보인다. 전반적으로 최소운영수입보장제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것이 좀 두드러져 보였을 뿐, 완성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야 없는 법이니까.

 

 

     이제 임기 말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우리의 대통령님께서는 민영화라는 이름으로 온갖 국가의 재산을 민간 기업에 팔아넘기려고 애쓰시는 중이다. 근데 어지간히 급하셨는지 여기저기 의혹이 될 만한 사항들까지 흘리다 못해 쏟아내고 있는 지경이고. 그런데도 임기 초부터 일찌감치 언론을 장악해 놓아, 몇몇 진보성향의 신문들이나 온라인 매체들을 빼고는 이런 의혹들을 제대로 탐사보도하는 걸 찾아 볼 수 없으니 선견지명 역시 대단하시다. 그런데도 여전히 자기 돈 새고 있는 걸 모르고 위대한 대통령님을 칭송하며 자기도 그 분처럼 뭔가 떡고물 좀 얻어먹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사람들이 천 만 명이 넘는다니, 딱 그 수준에 맞는 지도자를 가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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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인 까닭에 - 21년차 인권활동가 12년차 식당 노동자 불혹을 넘긴 은숙씨를 선동한 그이들의 낮은 외침
류은숙 지음 / 낮은산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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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오랜 시간 동안 인권운동을 해 온 저자가, 자신의 삶과 경험들을 섞어 인권운동이라는 큰 항목 안에 들어 있는 다양한 얼굴들을 이야기로 풀어낸다.

 

 

2. 감상평 。。。。。。。   

 

     책 전체에 걸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용어가 있다. 바로 ‘연대’라는 단어다. 생각해 보면 인권운동이 필요한 사람들은 이제까지 그 당연한 권리를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던 약하고 소외된, 그래서 누군가와 함께 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목소리조차 제대로 낼 수 없는 처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일 테니, 연대라는 가치야말로 인권운동을 하는 데 있어서 꼭 필요한 요소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걸 다른 말로 하면, 만약 우리 사회가 원래부터 이 연대라는 것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면 굳이 인권운동 같은 것이 필요 없게 될 것이라는 뜻이다. 즉, 우리 사회의 연대가 깨어졌기에 누군가는 소외되고,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종종 공격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는 것. 문제는 이러한 상황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연대를 가로막는 이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지난 용산 참사를 보자. 정부에서는 재개발을 이유로 원래 그곳에서 살던 사람들에게 쥐꼬리만 한 돈을 쥐어주고는 내쫓으려 했다. 쫓겨나기를 거부한 사람들은 농성을 시작했고, 이에 공사를 맡은 민간회사들은 돈을 주고 깡패들을 고용해 농성자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이쯤 되면 누가 강자고 약자인지 뻔히 그림이 나온다. 그리고 우리가 어렸을 때 배운 바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강자들이 만든 법에 따르면 ‘제 3자’가 여기에 개입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니면 끼어들지 말고 그냥 네 갈 길이나 가라는,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선택을 강제하는 법이다. 왜? 그래야 강자들의 이익을 좀 더 손쉽게 달성할 수 있으니까. 약자들이 똘똘 뭉치지 못하도록 하는 게 다루기 쉬우니까.

 

     결국 그들이 원하는 대로 사회적 연대가 완전히 사라져 버리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근대 이후의 역사발전은 시민들이 자신들의 정체에 대해 각성하고 함께 뭉치기 시작하면서 일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왕과 영주들이 자기들 마음대로 세금을 거두지 못하도록 하더니, 나아가 지도자를 투표로 선출할 수 있게 되고, 그 권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로 확산되었다. 노동자들은 조합을 만들어 비인간적인 대우로부터 자신들을 지키고 경영자들과 당당하게 협상할 수 있는 자리에 이르게 되었다. 이 모든 게 다 연대의 열매였다. 연대를 막는 이들이 노리는 건 그러니까 정확히 이 과정을 역으로 되돌리려는 것이다. ‘런닝맨’에 등장했던 초능력자가 되고 싶었나보다. ‘시간을 거스르는 자!’.

 

 

     꼭 무슨 ‘운동’이 아니라도 우리 사회의 햇볕이 잘 들지 않는 곳들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책이다. 여기에 연대의 가치에 대해서도 한 번쯤 더 생각해 보게 하고. 다만 책의 내용은 사실과 감상, 논리적 전개와 저자의 개인적 느낌이 한데 엉켜 있어서 내용이 명확하게 와 닿지 않는 경우가 제법 보인다. 확실히 실제로 그들과 얼굴을 마주하며 일하면서 글을 쓰다보면 냉정함을 찾는다는 게 말처럼 쉽지만은 않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좀 더 이론적인 내용과 저자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한 감상들을 아예 구분해서 교차 배열하는 구성 같은 것도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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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1985년. 군부정권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정부는 반정부 투쟁을 벌이던 김종태를 불법적으로 구금한다. 집요한 폭행과 학대 속에서도 북한과의 연루설을 부정하던 그를 처리하기 위해 고문기술자 이두환이 나섰고, 견디기 힘든 고문 속에서 김종태는 서서히 내부로부터 파괴되기 시작한다.

 

     오랜 세월이 흘러 세상은 바뀌었지만, 장관까지 된 김종태는 여전히 이두환의 휘파람 소리의 환청을 듣고 있다.

 

 

 

 

2. 감상평 。。。。。。。   

 

     지금은 타계한 김근태 전 의원의 일화를 영화적으로 각색해 만든 작품이다. 영화를 찍은 배우들 모두가 고생을 많이 했겠다 싶었다. 고문을 당하는 김종태 역을 맡은 박원상은 물론, 그를 고문하는 역할을 맡은 이경영이나 명계남 같은 배우들 역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상했겠다 싶은 영화. 고문이란 게 그것을 가하는 사람이나 당하는 사람 모두를 망가뜨리는 무엇이니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서전인 『운명이다』를 읽다보면 이런 구절이 등장한다.

 

“세상이 바뀌긴 했는데 좀 이상하게 바뀌었다. 군사정권은 남의 재산을 강탈할 권한을 마구 휘둘렀는데, 민주정부는 그 장물을 되돌려 줄 권한이 없었다. 과거사 정리가 제대로 안 된 채 권력만 민주화되어 힘이 빠진 것이다. 부당한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한테 더 좋은 세상이 되어 버렸다.”

     대한민국 현대사의 가장 심각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이다. 세상이 바뀌었는데, 여전히 과거 나쁜 놈들은 떵떵거리며 잘 산다. 돈 있고, 권력을 소유하고 있으니 틈만 나면 과거를 미화하고 심지어 그 돈과 권력을 동원해서 호시탐탐 정치적 영향력까지 얻어 버린다. 그러다보니 통치자와 국가를 동일시하고, 정부와 나라를 같은 것으로 여기는 전체주의적이고 독재적인 발상을 가지고서도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넘쳐나게 되었다. 한심한 일이다.

 

     여전히 ‘위대한 영도자 박정희 수령님’이 아니었다면 대한민국이 이렇게 발전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가 저지를 불법적인 권력찬탈과 수많은 시민의 자유를 억압하고 그들의 삶을 파괴한 악랄한 일들을 미화시키는가 하면, 전두환이 물가 하나는 잘 잡았다며 경제논리에 모든 걸 종속시키는 어용학자들도 적지 않게 존재하는 나라. 그리고 깊은 생각 없이 여기에 동조해 함부로 투표하는 시민들이 넘쳐나는 나라.

 

     오늘 아침 특별 당비로 2억인가를 바치시고 여당 무슨 위원장 자리에 앉으신 아주머니께서는, 제1야당을 향해 공산당 운운하는 발언으로 본인의 텅 빈 머리를 산뜻하게 보여주시니.. 이건 뭐 저 북쪽의 독재 국가랑 사상적이고 정치적인 면에서만큼은 어쩜 이렇게 닮아있는지. 같은 민족이라는 건가.(그나저나 그 아주머니 북쪽 가시면 반동 꽤나 때려잡으실 기세. 붉은 깃발이 잘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고. ㅋㅋㅋ)

 

 

 

 

 

     우리나라의 민주화는 그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게 아닌가 싶다. 과거사에 대한 제대로 된 정리 없이 그저 화해와 통합부터 외친 게 문제였다. 민주화 된지 20년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정부기관에서 도청과 사찰, 그리고 여기에 이어지는 고소 고발을 통해 공안정국을 조성하며 자기 멋대로 설칠 수 있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여기에 있을게다. 과거에 대한 일그러진 이해는 이렇게 오늘 우리들의 삶 또한 망가뜨리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간 미국이 관타나모를 비롯한 전세계 수용소에서 그러고 있는것처럼, 언제 또다시 국가 안보를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이 땅에서 고문이 다시 자행될지도 모르겠다는 우려도 든다. 역사를 공부한다는 게 단지 과거를 아는 것만이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기도 하다는 걸, 사람들은 언제쯤 알게 될까.

 

 

     영화가 좀 무겁기도 하고, 이야기 구조 자체가 정교하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지만, 한 번은 볼만한 영화. 어두운 과거는 그냥 감추고 외면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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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마는 자기 뜻이 꺾이기 전에는 전쟁터에 나갈 수 없다.

마구간에서 가장 세고, 빠르고, 재주가 많더라

일단 깨지기 전에는 싸울 수 없다.

그 말은 마구간에 남아 있

재주가 덜한 다른 말들이 전쟁터에 나간다.

깨지는 것은 약해지는 것이 아니다.

권위에 대한 복종과 상관있는 것이다.

 

- 존 비비어, 『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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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면역 - 우리가 변화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
로버트 케건 & 리사 라스코우 라헤이 지음, 오지연 옮김 / 정혜 / 201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1. 요약 。。。。。。。     

 

     모두가 변화를 원한다.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이 책의 저자들은 일련의 임상실험과 연구를 통해서 사람들이 진짜 변화를 경험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것을 어떤 과제를 수행하는 기술적인 차원의 무엇으로 여기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실 변화란 어떤 것을 수용하는 일이며, 새로운 것으로부터 자기를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면역체계가 작용하기 때문에 변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사람들이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숨겨진 요구들을 드러내고, 그 저항적 요소들을 뒷받침 하는 대전제들을 교정한다면 진정한 변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책의 내용이다.

 

2. 감상평 。。。。。。。   

 

     변화를 막는 것은 결국 ‘마음의 문제’라는 분석이 흥미롭다. 어떤 사람의 능력을 재고시키고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무슨 자격증을 취득하고, 어떤 시험에서 몇 점 이상을 얻어내고 하는 것 따위가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 속 변화와 발전을 가로막는 문제가 무엇인지를 찾아내 교정하고 훈련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말인데,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나올 수 있는 해답이다.

 

     역시 앞서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에 비해 스펙 따위에 목매는 우리나라는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 건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서울대 나온 사람들이 잔뜩 포진하고 있는 우리나라 정치계와 법조계가 얼마나 변화에 무감각하고 시대를 읽지 못하며, 심지어 윤리적으로도 형편없는지만 봐도 정말 중요한 건 과업 달성에 성공했느냐 그렇지 못했느냐가 아니라는 걸 쉽게 알 수 있는 건데, 여전히 전근대적인 교육이념과 목표를 제시하는 사람들이 교육정책을 결정하고 있으니 갈수록 경쟁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

 

     한편으로는 책으로 쓰기 위해 이론적인 정리가 필요했겠다 싶으면서도, 이런 ‘정리’가 또 일종의 기술적인 솔루션으로 전락되는 건 아닌가 하는 작은 우려도 든다. 변화라는 건 이 책에 나온 네 가지 항목(면역지도)을 작성하고 그에 따른 기술적인 조치들을 하는 것으로 모두 해결될 수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저자들은 기본적으로 인간을 ‘변할 수 있는 존재’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자연주의자들의 결정론과는 좀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인간 유전자 안에 모든 것이 다 기록되어 있고, 인간은 그저 그 명령과 지배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일 뿐이라고 설명하는 것보다는 인간에 대해 좀 더 바르고 적절한 이해가 아닐까 싶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변화의 근본적인 동인을 인간 개인 내부에서 이끌어내려는 시도 자체가 분명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 책의 내용이 변화와 자기계발에 대한 공허한 외침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별히 변화가 필요한 조직을 이끌고 있거나 그런 곳에 몸담고 있다면 한 번쯤 읽어봐도 후회하지 않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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