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당장에라도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뛰어난 수영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이리저리 사고 치다가 결국 학교에서 쫓겨난, 그러면서도 고기라면 사족을 못 쓰는 원일(서인국). 그리고 엘리트코스만을 밟아오며 올림픽대표까지 오르지만 까칠하기가 이를 데 없는 우상(이종석). 그리고 초등학교 때부터 둘의 친구였던 정은(유리).

 

     원일과 우상이 같은 학교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되고, 둘은 라이벌 구도를 잠시 형성하는 듯하나, 천성적으로 유쾌한 원일로 인해 제대로 싸우기보다는 친구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정은을 두고 두 사람의 신경전이 잠시 벌어지는 듯 했지만, 이런 ‘청춘 하이틴물’에서 그런 싸움이 심각해지면 안 되는 법. 정은을 두고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가 승부를 겨루는 아름다운(그러나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결을 펼치기로 한다. 결국은 둘이 함께 올림픽에 출전한다는 멋진 마무리까지.

 

 

 

 

 

 

2. 감상평   

 

     뭐 영화에 대한 평이 좋지 않다. 물론 영화에 깊이가 있는 건 아니다. 무게를 잡아줄 만한 에피소드도 없고,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연기 내공이 쌓인 배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수영이라는 소재가 좀 독특하기는 하지만, 스포츠를 주 소재로 만든 영화가 한두 작품인 것도 아니니까.

 

     그러면 이 영화가 나쁜 영화냐,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착한 영화에 가깝다. 사실 영화 전체에 과장된 악역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주인공을 억지 고난에 빠뜨리는 꼴사나운 전개도 아니다. 말 그대로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수준이고, 주제면에 있어서도 확실히 나쁘다고 보기엔 어렵다. 요새 잘 나가는 배우들이 잘빠진 몸매를 자랑하니 눈요기꺼리는 되는 영화.

 

 

 

 

      그냥 딱 명랑만화의 실사판 정도로 생각하면 어떨까. 좋은 영화와 착한 영화는 분명 어감의 차이가 있는데, 이 영화는 후자 쪽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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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이 얼마나 심하게 타락했는지 더 잘 알게 될수록,

하나님의 사랑의 놀라운 모습이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러므로 죄에 대한 바른 교리는 우리를 낙담케 하기보다는,

모든 신학 중 가장 긍정적이고 마음을 고양시키는 진리인

은혜의 교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 제임스 스피글, 『풍선껌, 자전거, 도마뱀, 그리고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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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가 메리에게 정본 C. S. 루이스 클래식 14
클라이브 스테이플즈 루이스 지음, 이종태 옮김 / 홍성사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1. 요약     


     1950년부터 63년까지 약 십수년에 걸쳐 C. S. 루이스는 미국에 사는 메리라는 여성과 편지를 교환한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만나 본 적은 없지만, 편지를 통해 서로의 고통과 어려움을 공유하고, 특별히 루이스는 신앙적인 조언을 (그리고 나중에는 물질적인 후원가지) 해준다.

 

     만년의 루이스의 인간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편지 모음집.



2. 감상평   


     이번엔 좀 편하게 읽을 수 있는 루이스의 서간집이다. 편지의 횟수나 거기에 적힌 날짜들을 볼 때, 루이스와 편지를 주고받았던 메리의 성격이 충분히 짐작된다. 끊임없이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어 하는 나이 든 노부인. 말과 글을 많이 하고 써야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집요하게 사태를 과장하고 반복적으로 많은 말을 하는 사람들을 상대하는 게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루이스는 그 많은 편지들에 일일이 직접 손으로 답장을 쓰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대단한 인내심이다.(메리를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다.)

 

     골라놓은 편지가 아니라 일상적으로 주고받은 편지들을 모두 엮어 놓았기 때문에 특별한 내용이 없이 그저 안부만 묻는 경우도 많이 있다. 하지만 역시 루이스 특유의 인생과 죽음에 관한 탁월한 통찰들이 담긴 편지들도 적지 않다. 편지를 양 편이 모두 이제 인생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었고, 다양한 육체적 노화로 인한 질병과 통증들로 괴로움을 당하고 있었기에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볼 수도 있겠다.

 

     지금보단 좀 더 나이가 들어 있었을 때 더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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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남아메리카 대륙의 서쪽 해안 거의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길쭉한 나라가 바로 칠레다. 1970년대 군대를 동원해 쿠데타를 일으켜 십 수 년 간 고문과 납치, 반대파를 숙청하며 권력을 장악해 온 독재자 피노체트였지만, 국제사회의 압박으로 또 다른 8년간의 통치를 받아들일 것인가 자유투표를 할 것인가를 두고 찬성(Yes, Si)과 반대(No)를 두고 국민투표를 실시하게 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찬성과 반대 측이 각각 15분씩 선거 전날까지 홍보영상을 텔레비전과 극장을 통해 방송할 수 있도록 했고, 야당 측은 잘 나가는 광고 기획자였던 르네(레네)를 영입한다. 반대 측 광고가 생각보다 큰 반향을 이끌어 내자 피노체트 측은 야당 측 홍보 영상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을 공개적으로 미행하고 협박 전화를 하는 등 전형적인 공작을 시작한다. 과연 그들의 캠페인은 성공할 것인가?

 

 

 

2. 감상평    

 

     피노체트 하면 박정희와도 매우 가깝게 지냈던 독재자로 알려져 있다. 자신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경찰봉과 물대포를 사용해 탄압하고, 공식적으로 학살당한 사람들의 숫자도 어마어마하지만, 불법적인 체포와 구금을 통해 그대로 행방불명된 사람들의 숫자고 그 못지않게 많았다. 독재자들은 끼리끼리 통하는가 보다. 누구처럼 영구집권을 꾀했던 피노체트였지만, 결국 국제사회의 공조로(사실 피노체트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 수 있었던 건 바로 칠레에 친미정권이 세워지길 원했던 미국의 지원 때문이었다. 하지만 도를 넘는 인권유린의 증거 앞에서 미국도 대놓고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던 것.) 집권연장 여부를 두고 선거까지 실시하게 된다.

 

     이 영화는 ‘반대(No)' 투표를 위한 텔레비전 캠페인을 제작하던 팀을 그리고 있다. 주제가 좀 무겁고 일종의 정치영화라고 볼 수도 있지만, 실은 대중문화의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광고가 어떻게 제작되고 있는가가 중심이 되고 있는 꽤 흥미로운 영화다. 좀 오래된 느낌의 영상은 세련미는 덜하더라도 나름 80년대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한 몫을 하고 있고, 배우들의 연기력도 크게 흠잡을 만한 데가 없었다.

 

 

 

     피노체트는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해 국민투표를 실시했고, 그 결과에 따라 자유선거를 통해 자리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슷한 예로는 4.19가 있었고, 6월 항쟁이 있었다. 이승만 정권의 경우 4.19로 스스로 퇴진했고, 정권의 시작 자체는 민주적인 선거를 통한 것이었으니 조금 다르다고 하더라도, 전두환놈 같은 경우는 피노체트와도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권력을 잡았고, 국제사회의 압력과 전국적인 국민의 저항으로 결국 자유선거를 수용했다는 데까지 비슷하다.

 

     문제는 칠레의 경우 선거를 통해 민주화 세력의 승리로 끝났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김영삼의 변절로 3당 합당이 된 후 또 다른 군부세력인 노태우가 대통령이 되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졌다는 차이가 있고..(이건 단지 한 번의 선거뿐만 아니라, 부마항쟁 등으로 전통적인 민주화 세력의 근거지이기도 했던 영남지방을 수구정치세력의 본거지로 만드는 끔찍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

 

 

     선거, 정치, 캠페인에 관한 좋은 영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제작되었다면, 아마 영화관에 걸리기 어렵지 않았을까 싶은 작품. 시간이 갈수록 퇴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정치 상황에도 시사점이 많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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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어린 시절 준석(주상욱)을 무지하게 괴롭히던 창식(양동금). 결국 준석의 여자친구를 강간하고는 그녀를 자살로 몰아넣고 만다. 사건의 충격으로 결국 자퇴하고 만 준석은, 도리어 학교폭력의 피해자인 그를 색안경을 끼고 보는 세상 때문에 좀처럼 제대로 된 일자리 하나 얻기 어려웠다.

 

     그러던 어느 날 입사 면접을 망치고 나오던 중 창식을 보게 되고, 복수를 계획하기 시작한다. 모든 걸 잃어버린 피해자가 모든 걸 가지고 있는 것 같은 가해자를 상대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하나, 미치는 것 뿐.

 

 

 

 

 

2. 감상평    

 

     요새도 심심치 않게 뉴스에 등장하는 학교 내 집단 괴롭힘. 대개는 누구 한 명이 크게 다치거나 죽지 않는 이상 이슈가 되지도 않을 정도로 이젠 흔해져버렸다. 그리고 크게 문제가 되더라도 사건의 당사자들(특히 가해자)이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초범이라는 이유로, 반성문을 몇 장 썼다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이 내려지기 일쑤. 심지어 부모가 돈도 좀 있고, 괜찮은 직업군에 종사하고 있으면 당연하다는 듯 가벼운 징계로 끝나곤 한다. 자연히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좀 더 강하고 무거운 처벌을 요구하지만, 법은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물론 어린 나이에 무거운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겠지만, 이미 성인들 머리 꼭대기에 올라서 제도를 조롱하고 있는 어린 악당들에게, 그럼 뭐가 있을까.

 

     법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생각나는 건, 역시나 힘에 의한 해결이다. 이 영화 역시 그런 단순한 해결책을 선택한 주인공을 보여준다. 하지만 복수가 진행되어도 주인공의 기분이 그다지 나아지는 것 같지 않다. 상대가 지칠 때까지 맞기만 하는 방식 자체가 그닥 유효하지 않았을 뿐더러, 그렇게 한다고 해서 그 자신의 인생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오히려 그의 인생은 점점 더 복수의 대상에 대한 강한 집착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 준석의 팍팍한 삶에 잠시나마 여유를 찾고 숨을 돌릴 수 있게 한 건 창식을 궁지로 몰아넣었을 때가 아니라, 그런 준석을 이해하고 같이 있어주려고 했던 편의점 아가씨 현주(나현주)와 함께 있을 때였다. 하지만 그가 이를 깨달았을 땐 너무 늦어 버렸다. 준석의 캐릭터는 처절한 복수를 할 만큼 충분히 모질지 못했고, 영화 역시 복수와 치유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다가 약간은 허무하게 마무리 되고 만다.

 

 

 

 

 

     배역의 배분이 좀 아쉽다. 약간은 어리숙한 듯 느릿느릿 복수를 해 나가는 준석 역의 주상욱은 그 동안의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인지 전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했고, 양동근은 냉혈한을 연기하기엔 표정이나 뭐나 독기가 부족해 보인다. 미스캐스팅이라고 밖엔..

 

     프랑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복수에 관해 그의 작품 속에 이런 구절을 넣어 둔 게 있다.

 

비너스를 복수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

복수란 자기의 온 시간을 바쳐서 해야 하는 일인데,

그녀는 지금 남에게 해를 끼치느라고

시간을 낭비할 겨를이 없다.

-『천사들의 제국』중

 

 

     어쩌면 주인공 준석은 복수를 하느라 더 중요한 시간과 기회를 낭비해 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그의 복수 실패는 단지 본인이 죽었기 때문만이 아니라, 복수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악한 힘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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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3-11-22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을 바꿨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모노폴리에서의 어리버리한듯 하면서 치밀함은 오히려 복수를 위해 미치려는 모습에 더 어울리지 않을까요?

노란가방 2013-11-22 18:35   좋아요 0 | URL
양동근, 주상욱 크로스체인지도 한 방법이었을 것 같긴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