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책이건 정말 좋아해 본 사람은

언젠가 좋은 책도 좋아하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 C. S. 루이스, 세상의 마지막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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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피를 흘리며 서울역 안으로 들어오는 노숙자 노인으로부터 시작되는 영화. 곧 노인은 좀비로 변했고, 그렇게 우리가 영화 부산행에서 봤던 전대미문의 사태가 시작된다.

 

     ​이 혼란의 와중에서 돌아다니는 주인공 혜선은 집을 나와 남자친구인 기웅과 함께 여관에서 살고 있는 캐릭터. 돈 문제로 싸우고 헤어진 두 사람은, 곧 각각의 자리에서 좀비들과 맞닥뜨리면서 서로를 애타게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여기에 집 나간 딸을 찾기 위해 나타난 아버지까지 등장.

 

     ​상황은 점점 심각해지고, 서울역 부근은 좀비들에게 점령된 상태. 두 사람은 과연 이 지옥 같은 도시를 빠져나가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2. 감상평 。。。。。。。

 

     일단 애니메이션의 그림체가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있다. 약간은 부자연스러운 동작들, 그리고 거친 느낌을 주는 움직임이 눈에 좀 거슬리는 건 사실.(근데 이건 감독의 전작인 사이비돼지의 왕같은 작품들에서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주연인 세 캐릭터의 성우를 전문 성우들이 아니라 류성룡, 심은경, 이준 같은 배우들이 맡은 것도 약간 어색하게 들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 확실히 더빙은 그냥 연기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

 

     그런데 이 애니가 더 불편한 건 역시 작품 속 등장하는 인물들의 성격에 있지 않을까 싶다. 어린 나이에 집을 나와 여관에서 남자친구와 동거하고 있는 주인공. 남자친구라는 녀석은 빈둥거리다가 돈이 떨어지니 여자친구를 성매매 알선하려고 나서다가 싸우고 욕이나 한다. 시야를 조금 더 넓혀도 불편한 건 마찬가지. 사태가 어떤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은 채 시민에게 총을 겨누는 경찰이나, 좀비 떼들을 막기 위해서라지만, 족히 백 명은 넘는 시민들이 골목에서 나오지 못하게 차벽을 치고 물대포를 쏘는 모습(, 이거 어디선가 봤던 그림이구나!)까지.. 어디 하나 마음을 줄 만한 캐릭터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영화는 불안하게 진행되고, 불안하게 고조되다가, 불안한 결말을 맞는다.

 

 

 

 

     갑자기 온통 사람들이 좀비로 변한 세상은 정말 무서울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 이미 서울이라는 도시는 충분히 무섭다. 노숙자가 피를 흘리며 걸어가는데도 신경을 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오로지 동료 노숙자 한 명만이 이리저리 뛰어다니지만, 그 역시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한다. 경찰은 시민들을 향해 물대포와 총을 겨누고(난 현재의 귀족들의 정부는 자기들의 재산과 특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시민들에게 발포하라는 명령을 내리고도 남을 것 같다), 가출소녀를 애타게 찾는 건 아버지가 아니라 포주였다.

 

     서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사라져버린 도시는, 그 자체가 지옥과 같을 뿐. 이런 곳은 결코 안전하지 않을뿐더러,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점점 좀비로 변해 서로를 물고 뜯으러 다니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현실적인 애니메이션.

 

 

 

 

     영화 부산행의 프리퀄로 소개되고 있지만, 내가 아는 프리퀄의 정의와 맞는지는 모르겠다. 시점 상 부산행의 공유가 서울역에서 KTX에 타기 전 이야기를 다룬다고 해야 할 텐데, 서울 시내 한 복판에 수방사가 출동해 통제권을 행사하고 있는 마당에 영화 부산행속 공유가 그렇게 편안하게 열차에 오를 수 있었을까?

 

     그리고 어떤 기사인가에서, ‘부산행의 첫 장면에 열차로 뛰어들어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던 소녀가 이 영화의 주인공 혜선이라는 내용을 봤었는데, 그렇게 되면 더더욱 두 영화는 이어지지 않는다. (이미 모델하우스에서 좀비로 변해버린 혜선이 어떻게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열차에 뛰어들 수 있단 말인가.) 결국 영화는 좀비라는 소재를 공유하면서, 거의 근접한 시점(물론 서울역이 약간 이전 시기인 듯은 하다)에 서로 다른 곳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룬 두 작품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이게 프리퀄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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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에 세게 한 대 맞은 듯..
온몸이 무겁고, 머리는 지끈지끈.
하루종일 정신이 없었다...

환절기면 늘 비슷하게 앓는 증상이긴 한데..
할 일이 많으니 올해는 좀 사양하고 싶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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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그들의 자발적인 선택이라기보다는 그 이외의 선택지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고립 상태에 놓인 청년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상담할 상대가 아무도 없기 때문에 고립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현실적이다.

 

- 니시다 료스케, 구도 게이, 무업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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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일제강점기 다양한 무장투쟁을 벌였던 의열단. 의열단원인 김우진(공유)는 조선인 출신 일본 경부에까지 오른 이정출(송강호)의 감시망에 들어왔고, 두 사람은 서로를 이용하기 위해 서로 접근한다. 이 과정에서 이정출은 일종의 이중첩자로 포섭되어, 상해에서 만든 대량의 폭탄을 한성으로 반입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자꾸만 어디선가 새는 정보로 점점 위기에 몰리게 되는 의열단원들. 그리고 이정출을 볼 때마다 정체성의 혼란을 느끼는 관객들. 감독은 저 위에서 그런 모습을 즐기고 있다.

 

 

 

 

2. 감상평 。。。。。。。

 

빠른 전개를 통해 지속적으로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줄 아는 감독이다. 뭐 이 자체가 새롭거나 특별한 건 아니지만, 아무튼 명절을 맞아 즐기기 위해 극장을 찾은 사람에겐 확실히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일 것이다. 이중첩자라는 흥미로운 소재에, 요새 유행이기도 한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 그리고 송강호, 공유라는 화제성 있는 배우들이 출연하기까지 했으니 어지간해서는 흥행이 되지 않기가 어려운 환경. (영화 후반부작업에도 제법 공을 들인 것 같았다.)

 

배우들은 열심히 연구를 했고, 뻔하지 않은 스토리를 만들기 위해 감독도 고민을 많이 했다. 다만 영화 속 인물들의 고민이 많이 느껴지지 않았던 점은 아쉬운 부분. 사실 상황이 이 정도면 그 안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은 엄청난 고민 속에서 한 발 한 발을 내딛였을 텐데, 너무 무거워질 것을 염려했던 것인지 영화는 그 정도까지 가지는 않는다. 오히려 심각한 상황 속에서 살짝 덧뿌린 유머가 좀 더 두드러진다.

 

 

 

 

일제강점기가 우리민족의 중흥기였다고 주장하는 정신 나간 뉴라이트의 자칭학자들의 헛소리와는 달리, 이 시기 우리나라는, 그리고 우리 민족은 끝없는 수탈과 압제 속에서 힘겹게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었다. 식민지의 경제기반시설은 착취를 위한 것이었고, 일제에 협력하지 않는 조선인들의 자율적인 모든 행위는 감시의 대상이 되었다. 그 시대는 암흑의 시대였고, 우리 민족의 주체적인 발전을 한참 뒤로 밀어낸 시기였다.

 

최근 들어 이 시기를 배경으로 여러 영화들이 나오고 있는 것은, 이 시기에 대한 국가적 왜곡이 점점 도를 더해가는 것과도 관련이 있지 않을까 싶다. (물론 현재의 기득권층 모두가 친일과 친미에 뿌리박고 있는 건 아니겠지만) 친일과 친미로 상징되는, 강한 권력에 순응하는(종종 순응을 넘어 빌붙는) 삶을 통해 현재의 성공을 이뤄낸 이들로서는 이런 식으로 자신의 과거를 미화하려는 욕심이 날만도 하다. 문제는 이게 단지 개인의 기억, 혹은 추억의 왜곡, 허세 정도를 넘어, 하나의 공식적인 기록으로 남았을 때이다. 희생 대신 기회주의가 칭찬받는 사회에 무슨 희망이 있을까.

 

이런 영화들은 계속해서 우리로 하여금 그 시대를 잊어버리지 않도록 만드는 나름의 방식이 아닐까 싶다. 힘 있는 자들이 아무리 역사를 왜곡하려 해도, 누군가는 부끄러운 행동을 가리켜 계속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해야 하고, 과거를 억지로 묻어버리려는 시도에 대항해 계속 그것을 언급하고 되새기면서 잊어버리지 않도록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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