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낙원 서문 정본 C. S. 루이스 클래식 21
C. S. 루이스 지음, 홍종락 옮김 / 홍성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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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 요약 。。。。。。。

     존 밀턴이 쓴 장편 서사시 실낙원을 읽기 위한 일종의 예비적 고찰을 담고 있는 책.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전반부(1~9)에서는 서사시라는 장르에 관해 길게 설명하면서, 이런 장르의 글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 루이스의 시대에도 이런 종류의 장편 서사시를 어려워하는 사람이 있었던 덕분인지, 루이스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차근차근 특유의 분석을 시도한다.

 

     후반부는 몇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실낙원 본문을 직접 인용하면서 설명한다. 밀턴에게 영향을 주었던 아우구스티누스에 관해서, 또 그 안에 담겨 있는 신학적 요소들, 일부의 우려들(밀턴의 작품 안에 이단성이 있다는)에 대한 답변 등이 소개 된다.

 

 

2. 감상평 。。。。。。。

     “실낙원을 읽어보지 못했던 나 같은 독자에게도 (그 책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게 하는 책. 시라는 장르, 그것도 장편 서사시라는 장르가 워낙에 어렵게 다가오곤 했기에 실낙원 같은 작품은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종류의 작품들은 그것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규칙들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제대로 감상할 수 있기 때문. , 고전적인 작품들의 경우 오늘날에는 일반적으로 알지 못하는 선이해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고.

 

     다른 영역들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실낙원 같은 종류의 작품들은 아는 만큼 더 많은 게 보이기 마련이다. 하지만 대개 해설서들은 따분하고, 지루하고, 해설서를 위한 해설이 필요할 정도로 어려운 경우도 많아서 생각만큼 큰 도움이 되지 않곤 한다. 또 국내에는 이런 종류의 인문학적 연구가 많지 않은 터라, 선택의 여지 자체가 별로 없기도 하고.

 

     이런 상황에서 루이스의 이 책은 실낙원을 읽기 전, 혹은 읽은 후 좀 더 깊은 이해를 얻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꼭 실낙원이 아니라도 비슷한 종류의 다른 장편 서사시들을 읽는데도 유익을 주지 않을까 싶고. 오독(혹은 문학비평에서의 실험”)과 함께 영문학자로서의 면모를 잘 보여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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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수단을 동원하는 싸움은 이미 출발부터 불리하다.

적의 가장 강한 곳을 공격하는 셈이다.

만약 데이비드 베컴과 맞서야 한다면,

축구장에서 붙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체스로 싸운다면 그를 이길 수도 있을 것이다.

독재자를 제압하기 위해 무기를 드는 것은 어리석다.

- 스르자 포포비치,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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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동명의 일본 소설,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 초등학생 아들 지호와 단 둘이 살고 있는 우진(소지섭)은 세상을 떠난 아내 수아(손예진)에 대한 그리움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수아가 지호에게 직접 만들어 주었던 동화책 속 이야기처럼 장마가 시작되던 그 날 수아가 나타났다.

 

     우진도, 지호도 기억하지 못하는 수아가 좀 이상했지만(사실 그보단 수아가 그 자리에 서 있다는 것 자체가 믿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그녀가 함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그런 질문을 지우려고 하는 두 사람.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셋은 가족의 행복을 만끽한다.

 

     ​하지만 장마가 끝나고, 돌아가야 할 때가 되었음을 깨달은 세 사람. 그렇게 한 여름의 짧은 환상이 끝나는가 싶었지만, 수아가 남기고 간 편지에는 더 큰 감동을 이끌어 내는 반전이 있었으니...

 

 

 

2. 감상평 。。。。 。。。

     오래 전 동명의 일본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갔었다. 당시 마음에 들었던 상대와 함께 가기도 했던 차라 영화의 내용이 더욱 감동적(?)으로 와 닿았었다. 영화 포스터에도 등장하는 해바라기 밭과 십 수 년이 지난 아직도 떠오르는 배경음악이 주는 인상이 꽤나 강렬했던 작품이었다.

 

     리메이크 작이지만 영화를 보면서 예전에 그 영화를 봤던 기억이 조금씩 떠올랐다. 사실 영화의 결말부의 반전은 살짝 까먹고 있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서 ~ 그랬었지하며 감탄했다. 사실 이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다시 봐도 감탄이 나올 만큼 기발하고, 인상적이었다.

 

 

     어떤 것을 만들 때 보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모범이 있다는 건, 일반적으로는 좋은 일이다. 앞선 이들의 고민을 바탕으로 방황을 줄일 수 있고, 좀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시간과 재원의 여유를 얻게 될 테니까. 하지만 그게 영화 같은 창작물이라면 자칫 상상력을 제한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이건 만드는 사람에게도, 그 결과물을 보는 사람에게도 적용되는 부분) 물론 딱 원작 정도의 감동과, 원작의 수준을 반복 재생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크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이 작품의 감독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부 소소한 설정상의 수정이 있긴 했으나 전반적으로 원작을 따라가는 데 만족하지 않았나 싶다. 여전히 감성은 충만하지만, 그렇다고 또 억지로 눈물을 짜내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일본에서 제작한 전작을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추억도 살짝 소환될 수 있을 것이고, 그게 아니라도 적당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듯.

 

 

     영화가 끝날 때 즈음 드는 아쉬움은, 위에서도 언급했던 일본작의 해바라기 밭 같은 인상적인 장면이 부족했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억에 남는 배경음악이 없었다는 것. 전반적으로 여느 멜로영화에서 봤음직한 장면들과 음악들. 일본 영화가 거뒀던 정도의 흥행까지는 어렵지 않을까 싶은 부분. 영화에서 이 두 가지가 얼마나 중요한 부분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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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그리 붐비지 않는 어느 골목 카페를 중심으로 하루 동안 이뤄지는 네 건의 만남을 옴니버스식으로 구성한 작품.

 

     ​이제는 유명한 배우가 된 유진(정유미)는 전 남자친구를 만나러 아침부터 카페에 나온다. 둘은 무슨 이유 때문에 만났을까. 또 헤어진 두 사람은 무슨 이야기를 나누게 될까. 시간이 갈수록 눈치 하나 드럽게 없다는 생각이 드는 전 남친을 향한 유진의 표정은 점점 일그러져 간다.

 

     두 번째 만남의 남녀는 뭔가 미묘한 분위기다. 오랜만에 만난 두 사람은 좀처럼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이야기를 이어나가는데, 눈만이 아니라 마음마저도 서로 마주치지 않는 듯한 대화가 오고간다. 마침내 감정의 폭발이 일어나고, 그제야 남자는 여자에게 속마음을 털어 놓는다.

 

     ​세 번째는 두 여자의 만남. 젊은 여자와 나이가 든 여자 사이에 오고가는 묘한 대화. 젊은 여자는 뭔가를 부탁하고 있고, 이전에 서로 만나보지 못한 것 같은데도 찰떡같이 상대의 말을 알아듣고, 요구사항을 적고 묻고 하는 대화 속에서 또 기묘한 분위기가 형성된다.

 

     ​마지막 만남은 어느덧 밤. 결혼을 앞두었던 옛 여자친구와 만난 남자. 그런데 여자는 도발적인 제안을 한다. 남자친구가 외국에 나갔다 돌아올 때까지 자신과 바람을 피자는.(이건 마치 엄정화 감우성 주연의 결혼은 미친 짓이다를 떠올리게 한다) 남자의 대답은 무엇일까.

 

 

  

 

2. 감상평 。。。。 。。。

     같은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네 가지의 다른 만남이라는 소재가 재미있다. 각각의 만남은 시간을 서로 달리하는데, 오전부터 한밤중까지의 서로 다른 시간은, 그 시간대에 카페에 나오는 사람들의 성격과도 관련되어 있다. 아침 시간의 잠이 덜 깬 듯한 시간에 나온 남자는 정말로 잠이 덜 깼는지 눈치 없는 말만 반복하고, 오후로 접어든 시간에 만난 사람들은 뭔가 중요한 거래, 혹은 제안을 한다. 한밤중의 만남은 좀 더 끈적하고 농밀한 말들이 오고가고.

 

     시간만이 아니라 테이블 위에 놓인 음료의 종류도 대화의 성격과 관련되어 있다. 누군가는 아침부터 맥주를 마시고, 누구는 급히 우러나는 홍차의 향을 즐긴다. 라떼아트가 올려져 있는 커피를 앞에 두고 한쪽은 각설탕을 넣어, 또 한쪽은 그냥 입으로 옮긴다.

 

 

 

     ​사실 뭔가 의미를 전달하기 보다는 기분과 느낌,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신경을 더 많이 쓴 작품 같다. 실제 촬영도 겨우 일주일 남짓 진행되었다고 하니 순간적인 느낌을 포착해 그려내는 데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을 터. 하지만 짧은 촬영기간에도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했던지라 분위기는 제대로 만들어 낸다. 특히 대화가 진행되면서 변해가는 인물들의 감정선을 어쩜 이렇게 잘 표현해 내는지..

 

     오직 대화로만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면서도 긴장감을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는 건 재능이다. 다음엔 좀 더 큰 작품에서 만났으면 하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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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실 언니 - 권정생 소년소설, 개정판 창비아동문고 14
권정생 지음, 이철수 그림 / 창비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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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일제의 가혹한 식민지배가 끝나고 마침내 해방을 맞은 조선 땅. 하지만 서민들의 삶은 여전히 팍팍하기 그지없었다. 가난한 남편 정씨를 떠나 몽실을 데리고 야반도주를 한 밀양댁. 하지만 새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서 영득이 태어나면서 몽실은 금세 찬밥신세가 된다. 견디지 못하고 고모를 따라 홀로 집으로 돌아온 몽실. 얼마 후 새 어머니를 맞이하고 동생이 태어난다. 그새 몸이 약한 새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고, 마침 6.25가 일어나 아버지마저 징병을 당해 떠나버렸다.

 

     졸지에 갓 난 동생을 업고 전쟁을 온몸으로 겪어내게 된 몽실. 어쩜 하는 일마다 이렇게 안 풀릴 수 있을까 싶지만, 그 조그만 몸 어디서 나오는 용기인지 설움을 삼키면서 자신의 앞에 주어진 인생의 어려움을 묵묵히 견디며 앞으로 나아간다.

 

 

2. 감상평 。。。。。。。

     몇 번이나 한 번 읽어보라는 권유를 받다가 이제야 책을 손에 들었다. 아동문학작가인 권정생 선생님의 대표작이다 보니 기본적으로 어린이 독자를 상정하고 쓴 책이다. 복잡한 묘사나 미묘한 심리를 설명하는 문장들 보다는 직설적으로 속내를 표현하고, 상황에 대한 묘사 역시 어린이들이 딱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만 이루어진다. 읽기 쉬운 책이고, 일이 있어 어디를 다녀오던 지하철 안에서 금세 다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수월하게 읽힌다고 해서 단순한 이야기는 아니다. 해방 직후의 가난하고 혼란한 시대부터, 전쟁을 온몸으로 겪어내고, 전후 극심한 피폐기를 어린 나이에 겪어내야 했던 몽실의 이야기는 우리나라 근현대 역사의 아픔을 요약해 놓은 모양이다. 여기에 몽실이 그 시대를 어디 쉬엄쉬엄 살아오기라도 했던가. 책장을 그냥 담담하게 넘기기 어려운 작품이다. 어쩌면 그 때문에 더욱 문장을 빨리 읽어내 버렸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전쟁, 가난, 질병 같은 재난은 늘 몽실 같은 약자들을 먼저 덮치고, 더 오래 괴롭힌다. 어리고, 약하고, 소외되어 있는 이들은 늘 문제의 최전선에 나가 있으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 한 발 뒤에서 상황이 돌아가는 것을 지켜볼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이들은 피해를 최소화시키면서 그 가운데서도 이익을 뽑아내곤 하고.

 

      이런 세상에 익숙해지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새 계산적으로 사람을 대하고, 거래를 통해 유리함을 취하려는 태도가 몸에 배기 마련. 어느 순간 사람들은 그런 삶의 방식을 처세의 지혜같은 말로 꾸미기 시작했다. 그런 지혜를 통해 더 나은 삶의 환경을 쟁취해내고, 더 큰 성공을 얻어내는 것이 인생의 성공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이 소설 속 몽실은 그런 통속적 성공의 길에서 벗어나 있다. 몽실은 계산하지 않고, 평가하지도 않는다. 일견 순응적인 모습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 작품 안에서 몽실 만큼 강한 인물도 없다. 나이는 늘 어린 축에 속했지만, 주변의 어른들에게도 뭔가 다른 것을 보게 만들어주는 몽실의 매력은, 그렇게 부드러우면서도 강한 성격에서 나오는 것 같다. 그녀는 약한 이들을 긍휼히 여길 줄 알았고, 온갖 이유를 대며 틀린 것을 옳다고 억지를 부리는 어른에 대항해서는 나름의 방식으로 단호하게 저항한다. 천국은 이런 이들의 것이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이야기의 결말이 좀 서둘러 마무리된 듯한 느낌이다. ‘그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싶은 캐릭터들이 몇몇 보인다. 30년 후 몽실의 모습으로 바로 넘어갔던 것도, 그리고 30년 후의 모습도 좀 아쉽고.(물론 이건 몽실이 좀 더 나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세속적 기대 때문이리라) 하지만 이 이야기가 어린이를 위한 것이었음을 기억한다면, 이 또한 나쁘지 않다. 본문 내내 잔뜩 비비 꼬아놓다가 결국에는 권선징악이더라는 식으로 어설프게 마무리되는 이야기들과는 달리, 이 작품의 마무리야 말로 착한 결말이라고 부르기에 적합한 내용이다.

 

     우리 주변에 여전히 많을, 오늘날의 몽실이들이 좀 더 힘을 내주기를. 그리고 그들을 위해 우리가 좀 더 신경을 써 주고 베풀 수 있는 여유를 가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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