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이아이피 (2disc)
박훈정 감독, 장동건 외 출연 / 에프엔씨애드컬쳐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미국과 한국의 정보기관의 협력으로 기획 탈북을 한 북한 유력자의 아들 김광일(이종석). 그런데 이 자식에게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으니, 타고난 사이코패스에 잔혹함까지 갖춘 연쇄살인범이라는 것.

     잇따른 범행에도 범인이 잡히지 않자, 경찰은 진돗개처럼 한 번 물면 놓치지 않는 채이도(김명민)를 수사의 책임자로 투입했고 그는 금세 범인의 실마리를 잡아낸다. 이렇게 되니 급해진 국정원의 박재혁(장동건)과 미국측 요원은 김광일을 빼내기 위한 작전에 나서고, 여기에 북에서 김광일을 쫓아 온 리대범(박희순)까지 가세하면서 상황은 어지럽게 전개되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얼마 전에 봤던 영화 마녀의 박훈정 감독의 전작이다. 그보다 앞선 대호는 보지 못했지만 신세계까지 이 감독이 만들었다니, 감독이 다시 보인다. 이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은 영화 속 캐릭터들의 성격을 잘 만들어 낸다는 점 같다. 이 영화에서도 굉장한 주연급 베테랑 배우들이 세 명이나 등장했는데, 각자에 맞는 옷을 입혀서 영화 내내 이들이 과도하게 얽히거나 충돌하지 않도록 배치하면서 동시에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데 적절하게 이들 캐릭터를 사용하는 기술을 보여준다.(특히 채이도와 이대범 캐릭터를 이용하는 방식에선 살짝 감탄을 하기도...)

 

     다만 이런 영리한 캐릭터 사용에 비해, 주연급 이외의 역할들은 그저 도구처럼 쓰이고 버려진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많은 영화들에서 조연들이 그렇게 사용되곤 하지만, 워낙에 주연 캐릭터들을 다루는 솜씨가 뛰어났기에 좀 다른 식으로 전개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여기에 캐릭터 구축에 힘을 기울인지라, 역설적으로 영화가 가지고 있는 다른 이야기들, 예컨대 국정원과 CIA의 관계, 또는 남과 북의 요원들 사이의 긴장 같은, 좀 더 큰 배경을 재료로 한 구도가 충분히 표현되지 못하지 않았나 싶다. 문제는 이런 배경이나 구도가 크게 중요해 보이지 않아도, 캐릭터의 행동에 좀 더 몰입하게 만들어 주는 요소라는 것. 쉽게 말해 캐릭터들은 신나게 놀고 있는데, 그들이 그렇게 뛰어다니는 이유가 잘 와닿지 않는다는 말이다.

 

 

 

 

      영화 속 악역인 김광일은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처벌을 지속적으로 피해가는 인물이다. 그 이유는 그가 알고 있는 정보때문. 하지만 이 모든 일에 대해 그 자신은 아무런 죄책감이나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 그를 보는 사람들의 분통을 터뜨리게 만든다.(딱 한 사람, CIA 요원은 빼고)

     수많은 사람들을 잔혹하게 살해하고도, 그 자신은 아무런 벌을 받지 않는 상황. 그런데 이와 비슷한 상황은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많이 일어난다. 권력이나 돈을 동원해 마땅히 받아야 하는 일들을 피해가는 이들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자신이 저지른 일에 비해 훨씬 가벼운, 그저 갇혀 있기만 하다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사회로 나오는 감상주의적 법집행에 관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인권을 운운하면서 사형제를 반대하고, 심지에 저지른 일에 걸맞은 처벌까지도 막으려 애쓴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인권은 순전히 그들 머릿속에서 개발된 논리일 뿐이다. 물론 적절한처벌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정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문제는 이런 애매함의 틈을 타서 감상주의적 주장이 남발되고 있다는 점.

     이런 면에서 벌은 고통스러워야 하며 진정한 회개는 벌에 상응하는 것이라야 한다는 손봉호 교수의 주장은 곱씹을 만하다. 그는 형벌이란 단지 행복을 줄이는방식이 아니라 고통을 늘리는방식이 되어야 한다고도 말한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범죄를 저지른 이들의 고통을 줄여주는 것이 인권보장이라는 착각이 사방에 넘쳐난다. 이미 고통을 받은 사람들의 고통은 어쩔 수 없으니, 아직 고통을 받지 않은 가해자의 고통이라도 줄이는 것이 옳다고 여기는 걸까? 갈수록 잔혹한 범죄가 늘어나고, 범죄자들의 연령이 점점 낮아지는 것(그리고 아무런 반성도 보이지 않는 것)에는 이런 감상주의자들의 근본 없는 실험도 한 몫을 했다고 본다. 이런 사회에서는 갈수록 김광일 같은 이들은 늘어나기만 할 것이다.

 

 

     스타일리시한 감독의 터치는 기억에 남을 듯하다. 다만 과도해 보이는 폭력 또한 기억에 남을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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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분노를 표출하는 것이
감정을 다루는 건강한 방법이라는
자기계발서의 조언이 옳은지
묻는 내담자들이 있다.

하지만 나는 표출이 분노의 감정을 강화하고,
더 큰 갈등을 키우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대답한다.

- 일자 샌드, 『서툰 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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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엔 출퇴근 길에 아파트단지에 살고 있는

길고양이 두 마리를 봤습니다.

한 녀석은 출근 길에 만난 짙은회색?이었는데

눈에 봐도 병색이 완연하더군요.

잔뜩 마른 데다가

털에 윤기도 하나도 없고, 털도 좀 빠진 것 같은..

사람이 지나가는 데도 바로 앞을

거침 없이 가로질러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게

거의 생의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아무 것도 신경쓰지 않겠다고 하는 느낌...

또 한 녀석은 그 다음 날 퇴근 길에 만났는데요

등은 검고 발 부위만 하얀, 일명 양말입니다.

흥미롭게도 입에 쥐를 한 마리 물고 있더군요.

사냥을 했나 봅니다.

처음엔 살짝 흠짓했는데,

생각해 보니 사냥을 할 정도면 건강한 녀석이겠더라구요.

쥐 같은 거 잡아 먹고 그러면 병엔 안 걸릴까 살짝 걱정이 되긴 했지만

뭐 옛날부터 고양이는 쥐 잡아먹는 동물이었으니까요.

퇴근길이긴 하지만 아직 밝은 시간인지라 사람도 많이 지나다니는데

나름 살짝 경계하면서 얼른 저쪽으로 달려가네요.

사람들이 쥐 물고 있는 거 보고 해코지나 하지 않을까 살짝 걱정도..​

(건강하게 잘 살아라)



이번 주에도 텀블벅에서 고양이 관련 후원에 참여했습니다.

​이번 후원엔 예쁜 무궁화와 고양이가 함께 그려진 뺏지가

리워드로 얹혀 있네요.

후원금 일부는 길고양이 개인 구조자분들에게 전달된다고 합니다.

 

 

관련 페이지 링크

https://www.tumblbug.com/neul_iroom1


우리 동네 고양이들도 건강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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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워라밸
가재산.장동익 지음 / 당신의서재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1. 요약 。。。。。。。

     최근 유행하는 말인 워라밸을 주제로 한 책. 책의 약 절반은 왜 워라밸이 필요한지, 그것이 회사에 어떤 유익이 있는지(개인에게가 아니라)를 산발적으로 설명하는 데 할애되어 있고, 나머지는 어떻게 하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지에 관한 단편적인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2. 감상평 。。。。。。。

     책 제목을 보면 어떤 생각이 떠오르는가. 내 경우에는 현명하게 워라밸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으로 읽혔다. 하지만 이건 책의 내용과는 전혀 상관없는 예측이었고, 실제로 이 책은 기업 입장에서 어떻게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까라는 목표의식 아래, 그 한 가지 도구로서의 워라밸을 간략하게 소개하는 데 그친다. 이쯤 되면 책 제목이 영 잘못 붙여진 것처럼 보인다.

 

     사실 책 내용으로 들어가더라도 책 제목에도 붙어 있는 워라벨은 전체 비중 상 대단히 제한된 비중으로 다뤄진다. 내용의 대부분은 업무효율을 높이고 개인의 생산성 증가를 위한 마음가짐, 시스템 설계 같은 것이니까. 그나마 다른 책들에서 봤던 내용들이 많고, 수십 가지 짧은 항목들 좀 새로운 단어 몇 개를 소개하는 것 그 이상이 아닌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기업 컨설팅을 해 왔다는 내공이 잘 느껴지지도 않고.(그런 건 돈을 내야 알려주는 건가)

     더 큰 문제는 책의 구성에 논리적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제목과 내용의 불일치도 문제지만, 뜬금없이 보편적 복지정책을 비판하면서 더 열심히 일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오는 건 뭔지. 애초에 일과 생활의 밸런스가 중요하다는 제목을 붙여놓고 말이다. (, 어쩌면 이 책에서 말하는 밸런스8 : 개인생활 2” 정도의 비중이었던 걸지도) 더구나 두 명의 공저자가 따로 썼던 건지 책 안에서도 서로 논리가 충돌하는 게 보이고, 온갖 비유들 중에는 영 어색한 내용들도 발견된다.(예컨대 새끼를 위한 수컷 황제펭귄의 희생을 과보호 부모에 비유하며 비난하는 식은 한숨이 나올 정도. 93)

     군데군데 흥미로운 통찰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애초의 독서 목적과 전혀 다른 내용의 책이 재미있게 읽힐 리 없다. 물론 내가 아직 경영자의 입장에 서 있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여튼 지금은 그리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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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쇼 미더 머니’ 6수생인 학수(박정민). 나름 클럽에서는 인정받으며 화려한 모습으로 공연을 하지만, 그의 일상은 편의점 아르바이트, 발렛 파킹 아르바이트 등 돈이 되면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면서도, 좁은 고시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랫동안 잊으려고 했던 고향에서 온 전화 한 통. 아버지가 뇌출혈로 쓰러지셨단다.

     좀처럼 내키지 않는 발걸음으로 내려온 고향에서, 그가 왜 그렇게 아버지를 만나기 싫어했는지가 밝혀진다. 예기치 않은 일에 휘말려 고향을 떠날 수 없게 된 학수 앞에 나타난 두 여자, 선미(김고은)와 미경(신현빈), 그리고 어린 시절 학수에게 당한 일을 복수(?)하려고 나타난, 조금은 순진해 보이는 양아치 용대(고준)까지...

 

     뭐 하나 마음먹은 대로 제대로 되는 게 없어 보이는 팍팍한,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

 

 

 

 

2. 감상평 。。。。。。。

     주인공의 캐릭터가 독특하다. 래퍼라는 직업이 요새는 꽤나 유망해 보이기도 하지만, 영화에서 그런 일을 하는 주인공이 등장했던 기억은 별로 없다. 우선 감독은 여기에서부터 전형성을 살짝 비틀기 시작한다. 래퍼를 중심에 세움으로써, 영화는 형식면에 있어서 좀 더 다양한 내용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예컨대 학수가 부르는 랩의 가사를 통해 그가 처한 상황과 그의 심리를 (꽤나 무겁고 어두운 내용임에도) 비트에 맞춰 산뜻하게 드러낼 수 있었다.

     사실 작품 속 등장하는 다양한 소재들이 아주 새롭지는 않다. 학수와 선미 사이의 연애 이야기, 학수와 그의 아버지와의 재결합된 가족 구조, 갑작스러운 조폭의 등장과 뻘밭에서 벌어지는 소위 사나이의 대결등등. 하지만 감독은 이런 소재들을 그저 전형적으로만 그려내지 않고, 조금씩 변주를 주면서 새로운 틈을 연다. (평범한 영화는 전형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배우들만 소진시킬 뿐이지만, 좋은 영화는 그것을 넘어선다) 이 영화가 단순히 연애담이나, 가족 신파극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실 이 영화의 중심에는 청년이 있다. 막막하고, 뭐 하나 뜻대로 되는 게 없는. 래퍼로 성공하고 싶어 나갔던 방송에서는 늘 고비를 넘지 못하고 떨어져 버리고, 마음에 드는 상대는 방해꾼의 등장으로 관계가 이어지지 못한다. 여기에 증오하면서도 피로 맺어진 관계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고. , 사랑, 가족 모든 면에서 답답한 상황.

     그는 어떻게 이 난관을 풀어갈까. 여기에 가 있다. (영화 속에서 래퍼는 시인의 다른 이름이다.) 랩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쏟아내고, 주변을 새롭게 보게 된다. (여기에 선미의 도움이 있다) 물론 절대적인 환경이 변한 건 아니지만, 자신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면서 돌파구가 열리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시는 단지 자신의 눈만 열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 시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다른 이들의 눈 또한 열게 만드는 힘이 있으니까.

     이런 면에서 영화가 멋있다. 영화 밖 현실은 좀 더 암울할 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화 속에서도 울상만 짓고 있으라는 법은 없으니까. 서로를 의지하면서 조금씩 앞으로 나가는 연습을 (비록 그게 모험처럼 보이더라도) 해 나가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말미 결혼식은 인상적이다. 결혼이야 말로 이런 시대에 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모험중 하나가 아니던가.

 

 

 

      젊은이들이 늘 방황하고 좌절만 하는 게 아니다. 그들도 삶 가운데 있고, 대개는 어떻게든 난관을 헤치고 살아간다. 그래서 화면 속에서도 그들을 방황하게 만들기 보다는, 그냥 그들에게 좀 더 박수를 쳐주고, 그들의 노래와 시에 귀를 기울여주는 이런 영화가 좀 더 자주 보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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