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권리가 존중되어야 하는지 여부가 아니라

좋은 삶에 대한 정의를 내리지 않으면서

권리를 확인하고 정당화할 수 있느냐이다.

- 마이클 샌델, 왜 도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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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고구려를 정복하기 위해 20만 대군을 이끌고 온 당 태종 이세민(박성웅). 서전에서 고구려의 기마무사들을 물리치고 기세를 올린 그들을 막아선 것은 양만춘(조인성)이 이끄는 안시성이었다. 하지만 안시성의 군사는 5천 여. 여기에 연개소문이 일으킨 쿠데타에 동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배신자 취급을 받고 있었던지라 지원군조차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결사 항전의 결의로 적들을 맞서 싸우는 안시성. 엄청난 물량을 동원하며, 성을 위협하는 적들의 침입을 차례로 막아내지만 그 사이 희생도 늘어만 갔다. 마침내 성보다 높은 토산을 쌓는 적들을 앞에 두고, 마지막 반격을 준비한다.

 

  

2. 감상평 。。。。。。。

     최근 수 주 동안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인기 있는 영화. 일단 주인공이 조인성이라는 부분에서 불안감을 가지고(키도 크고 참 잘생긴 배우지만, 그의 고질적인 발음문제는 유명하다) 들어갔다. 여기에 포스터에도 나오듯 치열한 전쟁에서도 제대로 투구조차 쓰지 않고, 갑옷도 판타지 게임에나 나올 것 같은 모양이었으니 고증 쪽도 거슬렸고.

 

     ​물론 이런 우려들은 금세 현실화 되었지만, 영화의 백미인 대규모 전투신은 그런 약점들을 작은 문제로 만들어 버린다. 영화의 초반부터 후반까지 쉴 새 없이 등장하는 전투장면은 이제까지 우리나라 영화에서 잘 볼 수 없었던 수준의 물량과 비주얼을 자랑한다. 특히 영화는 영상미에 꽤나 집중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고속 카메라를 이용해 핏방울이 사방으로 튀기는 장면을 잡아내거나, 아크로바틱한 움직임으로 적들을 공격하는 장수들의 모습 등 볼꺼리는 확실히 만들어냈다.

 

 

     다만 그게 좀 지나쳐 보이게 흠이라면 흠. 채 몇 보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도 화살을 몇 대씩이나 날려서 적들을 쓰러뜨리거나, 공중으로 던진 기름 주머니를 불화살로 쏴서 정란을 불태우는 게 몇 번씩 연속되거나 하는 모습은 멋있기는 하나 실소를 자아낸다. 어떻게 보면 무슨 게임 영상을 보는 듯도 한, 캐주얼 한 액션 영화?

 

     오락영화로서는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하다. 다만 제법 하드코어 한 장면들도 나오니 어린 자녀들과 같이 볼 땐 살짝 당황스러울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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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에 본 책과 영화


3일 - [영화] 상류시대

4일 - [책] 진실이 말소된 페이지

6일 - [책] 불화실의 시대 오직을 말하다

7일 - [영화] 보통사람

8일 - [책] 유사과학 탐구영역 1

10일 - [영화] 서치

12일 - [책] 톱밥향기

13일 - [책] 좀도둑 가족

15일 -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16일 - [책] 완벽주의에 작별을 고하다

17일 - [영화] 물괴

21일 - [책] 그리스인 이야기 2

22일 - [책] 사랑,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24일 - [영화] 협상

25일 - [책] 말하지 않아야 할 때

26일 - [책] 지식인의 옷장

29일 - [영화] 더 타이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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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조선 말, 세도정치가 정점을 달리던 시기, 왕보다 더 큰 권세를 가지고 있던 김좌근(백윤식)은 아들 김병기(김성균)와 함께 정국을 주도하고 있었다. 이 부와 권력을 가문 대대로 갖기를 원했던 그는, 왕실의 묘를 훼손하면서까지 천하에서 가장 좋은 명당을 찾아 조상의 묘를 쓰려고 애쓴다.

 

     ​왕실의 잘못된 묏자리를 지적했다가 김좌근 일당의 눈에 띄어 큰 화를 입게 된 천재지관 박재상(조승우)은 복수를 다짐하며 김좌근이 조상의 묘를 쓴 자리를 알아내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그의 앞에 왕실의 유명한 망나니 흥선군(지성)이 나타난다.

     세도가를 물리치기 위해 의기투합한 두 사람. 그러나 이 대에 걸쳐 천자가 날 수 있다는 명당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사건은 또 다른 방향으로 흘러간다.

 

 

2. 감상평 。。。。。。。

 

     ​제법 기대가 되었던 영화지만, 생각만큼 빠르게 관객이 늘지 않고 있다. 우선 가장 먼저 지적할 수 있는 건, 예상과는 달리 주제가 매우 묵직하다는 점. 명당이라는 조금은 이색적인 주제를 가운데 두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영화는 권력을 손에 쥐려는 권력투쟁을 그리고 있다. 물론 실제 역사를 배경으로 한 역사물인 만큼 선지식의 유무에 따라 영화를 얼마나 깊이 볼 수 있느냐가 달라지기는 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좀 지루하고 어려운 느낌을 줄 것 같다.

     보통은 이런 지루함을 만회하기 위해 화려한 볼꺼리를 삽입하곤 하는데, 일단 잘 생긴 배우들이 나와서 칼을 부딪치며 싸운다던지, 시대를 좀 앞서가는 화려한 복색과 장식 등이 그런 예. 하지만 이 영화에는 그런 부분에 딱히 신경을 쓴 티가 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인물을 비추는 카메라의 각도가 인상적인 것도 아니었고, 무엇보다 이야기 자체가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마저 주니까.

 

     ​소위 역술 3부작으로 불렸던 관상, 궁합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인데, (그 중 궁합은 그냥 망작이었고) 내용상 관상과 명당은 거의 비슷한 흐름을 따라간다. 관상을 이용해 왕위를 차지하려는 수양대군과 명당을 이용해 왕을 능가하는 자리를 지키려는 김좌근(그리고 또 흥선군)은 거의 겹치는 느낌이고, 이들이 보여주는 분위기마저 비슷해 보인다. 백윤식이라는 배우가 두 작품 모두 출연했기에 (물론 캐릭터는 반대였지만) 이런 기시감은 더욱 높아지는 듯하고.

 

 

      개인적으로는 역사물을 좋아하는 편인지라, 위에서 지적했던 부분이 딱히 문제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마지막 자막이 나올 때는 사실과 허구를 적당히 버무려서 용케 말이 되게 만들었구나 하면서 살짝 웃으며 보기도 했고. 다만 영화 자체에 팍 하고 오는 임팩트가 부족했던 건 사실.

 

     ​조승우, 김성균, 백윤식, 지성, 그냥 이름만 대도 어느 정도의 작품을 보여줄지 기대가 되는 연기파 배우들이 잔뜩 출연해 연기력을 뽐내기는 했지만, 생각했던 것만큼 치열한 두뇌싸움이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주인공은 너무 평면적인 캐릭터였고, 극중 가장 입체적인 인물이었던 흥선군은 보조인물에 머물러 있는 동안, 백윤식의 빌런 캐릭터 구축 과정이 그나마 가장 눈에 들어왔다. 김성균이 왕이 되기로 결심하고 벌인 사건(명당자리에 아버지를 묻기 위해 직접 살해를 한다)에선 살짝 놀랐지만 딱 거기까지.

     나름 잘 만들었는데, 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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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가까운 미래, 지구는 환경오염과 이전 세대의 파괴(아마 핵전쟁이라도 난 듯)로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 되어가고 있었다. 과학자 콜링우드(톰 윌킨슨)는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 개척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은 자연환경이 문제였고, 그는 매우 색다른 방식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로 한다. 일종의 인위적 진화를 통해 타이탄에서 생존할 수 있는 인간을 만들려고 했던 것.

 

     ​주인공 릭(샘 워싱턴)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한 (전직?) 군인이었고, 그 대가로 아내와 아들은 나토의 군 기지 안에서 살 수 있게 된다. 이 모든 게 인류의 미래와 자신의 가족을 위한 일이라고 믿고 있는 릭. 그러나 실험이 계속되면서 함께 참여했던 동료들에게 이상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실험의 부작용으로 하나둘 죽어가거나, 폭력성이 강해져 죽임을 당하는 동료들을 뒤로한 채, 마침내 마지막 단계까지 이른 릭. 그러나 그의 모습은 더 이상 인간 같지가 않았다.

 

  

2. 감상평 。。。。。。。

     사실 영화의 완성도만 두고 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먼저 주인공의 특징이 썩 잘 묘사되지 못했고, 사건의 경과는 지나치게 직선적이다. 인물들의 행동에는 질문을 찾아보기가 힘들고, 유일한 질문자인 릭의 아내 애비(타일러 쉴링)는 궁금증은 별다른 파동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사그라든다. 이야기가 진행되다 말고 갑자기 끝나는 장면도 보이고, 엔딩은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싶을 정도로 의아함을 불러일으킨다.

 

     ​그런데 이런 졸작에서 제법 묵직한 주제를 던지고 있다는 건 아이러니. 이제까지 인류의 우주 진출을 그린 영화는 많았다. 당장 지구가 치명적인 수준으로 망가질지 모른다는 뉴스가 매주 쏟아지고 있으니, 사람들의 눈은 자연히 지구 밖을 바라볼 수밖에. 하지만 우주는 인류의 생존에 매우 적대적인 상황이다. 아직까지 인간은 특별히 제작된 우주복을 입지 않고서는, 지구 대기권 밖에서 1분도 생존할 수 없다.

 

     이제까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대적인 환경을 인류 친화적인 환경으로 개선시키는 쪽에 기술이 집중되었다. 우주선이나 우주기지는 그 작은 모델이고, 어떤 영화나 소설에는 지구화된 외부행성의 모습도 등장한다.(다만 아직 우리는 한 지역 수준의 기후나 환경 변화도 완벽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고, 행성단위는 상상조차 못할 수준)

     사실 이건 정확히 인류가 지구에서 살아온 내내 해 왔던 일이다. 우리는 우리에게 적대적이었던 환경을 개선시켜서 오늘날처럼 안심하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깊은 숲은 베어졌고, 온갖 동물들은 추방되었고, 그 자리는 경작지로, 또 이제는 높은 빌딩들로 채워졌지만, 어쨌든 인간에겐 살기 좋은 곳이 된 것만 같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전에 행했던 최적화 과정이 실은 환경을 파괴하는 일이었음을 뒤늦게 깨닫고 있다. 어지간한 나라의 영토만큼 커져버린 태평양의 플라스틱 섬부터, 지구적인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등등.

 

 

     그런데 이 영화는 일종의 발상전환을 제안한다. 환경이 인류에게 적대적이라면, 환경을 깨부수는 대신, 우리가 환경에 맞게 적응(나아가 진화)하면 어떨까. 앞서의 방법이 개발주의자들의 생각이라면, 이 두 번째 방식은 일종의 생태주의자들의 방식을 과학이라는 도구를 이용해 좀 더 확장시킨 모습이다.

     문제는 이 새로운 방식도, 영화 속에서는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는 점.(영화 마지막의 어이없는 엔딩은 논외로 하자) 문제의 원인은 지나치게 빨리 적응하려고 과도한 변화를 가했다는 점. 영화 속에선 충분히 다뤄지지 않고 있지만, 실험을 주관한 콜링우드 박사의 고집은 개발주의자들의 그것과 딱히 달라 보이지 않는다. 차이가 있다면 환경을 파괴하는 대신, 인간 자신을 파괴하고 있다는 점 뿐.

      영화를 보는 내내 저렇게까지 해서 인류가 계속 살아야 하는 걸까하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 건, 이 실험에서 어떤 숭고함도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사의 말을 철썩 같이 믿고 있는 주인공의 순진함을 관객들에게까지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살아남기 위해서 인간성을 잃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거기에서 살아남은 존재는 누구(혹은 무엇)인 걸까.

 

 

     인류를 진화시키겠다는 욕심은 여전히 현재진행중이다. 일명 사이보그는 인간과 기계가 결합된 존재로서 미래 환경에 적응하겠다는 새로운 진화모델인데, 그건 꼭 사지의 일부가 금속화된 형태가 아니라도, 예를 들면 몸속에 나노 로봇을 삽입해 질병을 진단, 치료하는 식으로 나아가고 있다. 나중에는 뇌기능까지도 보조(그게 보조기능으로만 머물까?)하게 될 상황에서, 인간의 인간다움은 어디까지라고 해야 할까.

     인간이 누구인가 하는 인간론의 문제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아무리 확장(영생)의 기술을 갖게 되더라도, (지금과 같은) 인류의 삶은 언젠가 중단될지도 모르겠다. 영화 속 주인공의 마지막 모습은 이 점을 잘 보여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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