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나이스
버나드 로즈 감독, 클로에 세비니 외 출연 / 디에스미디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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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영국 웨일즈 지방의 한 작은 탄광 마을에서 태어나 옥스퍼드에 입학한 하워드(미스터 나이스). 졸업 후 잠시 교사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이내 마약밀매로 부유한 삶을 살고 있는 친구를 따라 일에 동참하게 된다. 경찰에 체포된 친구를 대신해 본격적으로 마약상이 된 하워드. 아시아와 유럽, 미국을 넘나들며 엄청난 양의 마약을 유통시킨 그는, 결국 미국에서 체포되어 교도소에 수감된다.

 

     몇 년 후 가석방으로 출소한 그는 사람들 앞에서 공권력을 조롱하고 자신의 마약판매 이력을 영웅적으로 윤색해 강연하는 인기 있는 연사로 활동한다.

 

 

2. 감상평    

 

     마약사범을 영웅적으로 그려낸 영화. 세계를 누비며 마약을 밀매하는 건 결코 멋진 일도, 그렇게 번 돈을 가지고 흥청망청 술 퍼마시고, 섹스하고, 럭셔리한 삶을 사는 건 화려하다고 동경해야 할 일도 아니다. 아무리 심각한 범죄자라도 (아니 오히려 크고 무거운 범죄를 저지르면 저지를수록) 인기 있는 자서전 한권으로 인생 세탁이 되는 것처럼 또 박수를 치고 영웅시하는 어이없는 서양인들의 성향이 잘 드러나는 영화.

 

     영화는 매우 거칠다. 설명은 적고, 그저 이리저리 배우들의 움직임을 따라다니기 바쁘다. 감독 자체가 그런 걸 즐기는 인물이라고는 하는데, 덕분에 영상은 세련되지 못하고, 영화는 매우 산만하게 느껴진다. 영화 내내 마약 밀매하고 테러리스트들과 접촉하는 주인공의 삶을 멋지게 설명하려는 시선까지 보이니, 갈수록 배가 산으로 올라가는 느낌이다.

 

 

 

     왜 만들었는지 이해할 수 없는 영화. 이런 영화에 찬사를 보내고 상까지 주는 인간들도 제정신은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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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1907년. 일본의 전쟁광들이 우리나라를 한창 침탈하고 있을 무렵, 일본의 한 산골마을에서 살고 있던 오싱네 가족 역시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고 있었다. 전범국이라고 해도 전쟁의 열매로 흥청망청 댈 수 있는 건 소수일 뿐이니까. 결국 오싱의 아버지는 이제 일곱 살 난 딸을 이웃마을의 식모로 보내기로 한다. 이제 고생문이 열렸다.

 

     식모살이가 어찌 쉬울까. 하지만 온갖 고생과 수모를 견디면서 오싱은 어느덧 한 뼘만큼 자라고 있었다.

 

 

 

2. 감상평    

 

     여주인공 역을 맡은 하마다 코코네의 열연이 돋보이는 영화다. 물론 아직 어린 배우이니 깊은 내면연기까지는 기대하기 어렵지만, 당돌하게 보일 정도로 또박또박 말하는 대사처리나 추운 겨울 눈밭에 뒹구는 것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모습까지, 말 그대로 열심히 연기를 하고 있다. 어린 아이스럽지 않는 모습이 약간 걱정되는 면도 없지 않아 보이지만, 염려는 일단 좀 더 미뤄도 좋을 것 같고.

 

     전체적인 작품의 느낌은, 영화의 배경이 되는 시대 자체도 그렇지만, 우리나라 근대소설들을 보는 듯했다. 전쟁을 배경으로 가난한 가정, 어린 나이의 식모살이, 그 과정에서의 수모와 곤경들.. 감독은 다뜻한 시선으로 어린 오싱 앞에 펼쳐진 도전들을 극복해 가는 과정을 응원하고 있다.

 

 

     영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새하얀 눈의 세계다. 영화의 초중반을 지배하고 있는 이 백색은 오싱의 가족이 처한 가난이라는 어려움을 더욱 두드러지게 만드는 동시에, 새하얀 백지 위에 자신만의 가능성을 현실로 바꿔가고 있는 오싱의 첫 도전의 배경이 되는 도화지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20세기 초반 일본의 전시 상황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감독은 전쟁에 대한 찬양보다는 반전(反戰)이라는 메시지를 담는다. 특히 영화 속에도 등장하는, 전쟁에 끌려간 동생을 그리워하는 요사노 아키코의 시 ‘그대여 죽지마오’가 인상적이다. 다른 책을 통해서 접했던 시를 이렇게 또 다른 스토리의 영상 위에서 다시 듣게 되니 좀 다른 느낌이다. 볼만 했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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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놀 2014-01-09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원작소설도 읽어 보시면... 더 깊이 감동하시리라 생각해요.

영화라고 하더라도
저 어린 아이가 얼음물에 손을 담가 빨래를 하고 물을 긷는 모습은
참 아릿아릿합니다.

노란가방 2014-01-09 17:00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위에도 썼듯이 어린 아이 같지 않은 느낌이 들 정도로..
 

 

"이 어리석은 친구,

잘 속아 넘어가는 것은 교육받은 독자예요.

우리의 어려움은 다른 사람들에게서 온다 이거지.

신문을 믿는 노동자를 만난 적 있어요?

노동자들은 신문 기사를 모두 선전이니 하고

머리기사들은 건너뛰지요.

‥‥‥

하지만 지적인 주간지를 읽는 교육받은 사람들은 개조할 필요가 없지요.

그들은 이미 괜찮으니까.

그들은 뭐든 믿거든."

 

- C. S. 루이스, 『그 가공할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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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위한 기독교 변증 - 물을 건 묻자
조쉬 맥도웰.데이브 스테럿 지음, 오세원 옮김 / 국제제자훈련원(DMI.디엠출판유통)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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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닉은 어린 시절 교회에 출석해왔지만, 대학에 들어가면서 자신이 믿어왔던 것들이 사실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품게 된다. 페터슨 교수의 종교학 관련 강의를 들으면서 닉의 그런 의심은 점점 확실해져갔고, 결국 그는 무신론자로 점차 변해간다.

 

     하지만 우연히 만난 대학원생 조교 자말을 통해, 닉은 기독교인들의 믿음이란 게 단지 충동적인 감정에 근거한 환각이 아니라 이성적으로 또 논리적으로도 변호될 수 있는 무엇임을 서서히 인정하게 된다.

 

     공동 저자들은 이런 소설 속 인물들의 입을 통해, 성경의 신뢰성, 예수라는 인물의 역사성, 부활의 실재라는 중요한 교리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증명하고, 입증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2. 감상평    

 

     아, 이런 책인 줄 몰랐다. 먼저는 책의 형식이 소설의 외향을 띄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고, 또 이 한 권의 책에 이렇게 깊고 다양한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었다는 점도 몰랐다. 책의 첫 장을 열고부터 마지막 페이지를 읽을 때까지 지루한 감이 전혀 없이, 그러면서도 차분하고 체계적으로 주제를 펼쳐내고 있다.

 

 

     복잡한 주제를 소설의 형식을 빌려 전달하려는 시도 자체는 많이 있어 왔지만 대부분 ‘내용’을 전달하려는 욕심이 과해서 ‘이야기’의 측면은 그다지 완성도가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들은 제법 이야기다운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이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은 물론 가공의 캐릭터들일 것이다. 하지만 책 속에 인용되고 있는 다양한 책들과 저자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이라는 부분이 중요하다. 저자들은 이 책을 쓰기 위해 정말 다양한 자료들을 검토하고 그것들을 적재적소에 삽입해서 자연스럽게 주제를 강화하는 근거자료로 사용하고 있다. 나도 학교 다니면서 제법 들었던 F.F. 브루스나 메츠거 같은 학자들의 이름을 여기에서 들을 줄이야. 덕분에 독자들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제들에 대한 좋은 참고도서 목록을 얻게 된 셈이다.

 

 

     기독교는 감정의 종교가 아니라 확신의 종교다. 확신은 맹신과는 다르다. 이 책은 자신들의 지적 틀 안에 들어가는 것만 실재한다고 믿는 극단적인 자연주의자들의 아집이나, 기독교이 교리 중에서 기적과 부활 같은 것들을 애써 제거하면 사람들에게 좀 더 쉽게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자유주의자들의 낭만적인 착각에 대한 좋은 답변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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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일본 간사이 지방을 운행하는 한큐전차. 영화 속에는 이 전차 노선 주변에 살면서 오고가며 함께 전차 안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3년간 사귀다가 결혼을 앞두고 직장 후배와 바람이 난 약혼자의 결혼식에 웨딩드레스를 입고 참석했다 돌아오던 쇼코(나카타니 미키), 얼굴은 잘 생겼지만 아무 때나 화를 쏟아내는 똘아이 남친과 살고 있는 미사(토다 에리카), 늘 떼로 몰려다니며 비싼 음식 먹는 걸로 소일하며 잘난 척 하는 학부모회의 진상 아줌마들 때문에 고민하는 야스에(미나미 카호) 등등..

 

     오고 가는 열차 속에서의 짧은 만남을 가운데 서로 주고받는 간단한 위로와 격려를 통해 상처를 회복하고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인물들의 이야기.

 

 

 

 

2. 감상평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해 만든 영화란다. 그 때문일까, 제법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각각의 캐릭터들이 나름 확실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서로 헛갈리지 않는다.(사실 외국 영화 보면 인물들의 얼굴을 구분하는 게 쉽지 않잖던가.)

 

     영화는 전체적으로 일본영화 특유의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들을 담고 있다. 전차 안에서 만난 사람들끼리 서로 짧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그 과정에서 지금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조언을 듣게 된다는 설정은 철저한 개인주의에 매몰된 요즘 사람들에겐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이전의 미덕’이다. 지하철을 타면 90% 이상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서 쳐다보느라 다른 사람들의 삶에 관심을 둘 여유 따위가 없는 삶은 좀 갑갑하지 않은가.

 

 

 

     현실이 워낙에 팍팍하니 이런 ‘사람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영화가 그리워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재개발을 한다며 용역이라는 완장을 차고 나온 폭력배들에 의해 평생을 살아온 동네에서 쫓겨나는 사람들을 누군가 도울라 치면, ‘제3자 개입금지원칙’같은 어이없는 조항들을 가져와 서로 돕는 걸 막는 게 2014년의 대한민국이니까.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 돕고, 위로하고, 힘을 모으고 하는 건 ‘가진 분들’에겐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법이니, 그들에 의해 만들어지는 법에선 당연히 서로 돕는 건 막아야 했던 게다.

 

     물론 영화 속 인물들은 자신들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는 의식 같은 걸 갖고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주변 사람들에게 작은 관심을 보여주고, 조금 여유를 내서 가고 있던 전차에서 내려 승강장 벤치에서 잠시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반창고를 붙여주고 하는 작은 도움을 줄 뿐이다. 하지만 그런 도움들이 상대의 태도를 바꾸고, 그의 인생과 그가 속한 작은 세계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었으니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것도 작은 행동에서 시작한다는 말씀.

 

 

     과하게 힘을 주지 않은 감독의 선택은 적절했다. 영화다 보니 인물들이 서로 중첩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있을 법한 공간에서 있을 법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그려지는 게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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