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 [책] 여성은 인간인가?

3일 - [영화] 아워 바디

6일 - [영화] 겨울왕국 2

8일 - [책] 성경적 여성으로 살아 본 1년

10일 - [영화] 신의 한수: 귀수편

15일 - [책] 나니아 연대기의 모든 것

17일 - [책] 시오노 나나미의 국가 이야기

20일 - [책] 메시야의 이름들

23일 - [영화] 트루먼 쇼

28일 - [책] 수피즘

30일 - [영화] 백두산

31일 - [책] 오리지널 에필로그



2019년 한 해 동안

84권의 책과 45편의 영화를 본 듯.

얇은 책을 종종 섞어도 100권을 보기는 힘들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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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루먼 쇼 - [할인행사]
피터 위어 감독, 에드 해리스 외 출연 / 파라마운트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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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나도 많이 알려져서, 영화를 직접 보지 않았더라도 대략적인 내용을 알고 있을 만한 영화인 트루먼 쇼. 한 섬을 무대로 삼아, 주인공 트루먼의 출생부터 성장, 결혼과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과정을 실시간 방송 프로그램으로 만든다는 스토리다. 주인공의 삶은 철저하게 세트 안에서 살도록 유도되고, 혹 미리 세팅된 상황을 벗어나려고 하면 제작진의 개입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진다.(이 개입이라는 게 꽤나 살벌해서, 종반부에는 폭풍을 일으켜 배를 뒤엎기까지 한다

 

 

 

 

     모든 종류의 작품들이 그러하듯, 이 작품 역시 20년 전 처음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기발한 아이디어쪽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즐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안에 담긴 메시지가 묵직하게 다가온다. 처음에는 저런 일이 어디 있어싶었던 상황이지만, 어느 샌가 우리는 몇 초마다 한 번씩 온갖 카메라에 찍히는 세상에서 살고 있으니...

 

     물론 또 한 편으로는 각종 SNS의 발달로 영화 속 트루먼과 같은 고립된 상황에는 빠지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당장 중국이나 일본만 하더라도 진실에 눈을 뜨지 못하도록 하는 대규모의 정보통제와 조작들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니 안심하기엔 이르다. 이미 우리는 크고 작은 여론 조작에 휩쓸리는 대규모의 무리들을 보는 게 익숙해졌다. 말하자면 시대를 앞서간 영화랄까.

 

 

 

 

     비단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이들에 의한 조작이 아니라도, 우리는 얼마든 다른 사람의 삶을 우리의 뜻대로 조종하고 싶은 욕구를 가질 수 있다. 사실 영화에서 가장 끔찍했던 부분은, 트루먼의 삶을 브라운관으로 보며 울고 웃으면서도 대다수가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점이었다. 늙은 노인 자매들도, 일본의 가족들도, 평범한 경비원들도... 

 

     ​무서운 건 매우 자주 그런 식의 조작 충동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너를 내가 사랑하는(즐기는) 대가로 뭔가를 얻고 있으니, 너에게 내가 무슨 욕을 해도 그건 감당해야 한다는 식의 헛소리도 비슷한 사고구조다. 내가 어떤 이를 사랑하는 건 그를 위해 나를 내어준다는 것이지, 나를 위해 그를 이용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우리의 삶이 누군가에게 즐거움과 기쁨을 준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걸 위해 진실에 눈을 감거나, 망상에 빠져 머무는 건 악한 일이다. 문제는 오늘날 대중문화를 통해 값싸게 뿌려지는 많은 즐거움들이 (영화에서처럼) 이런 식의 망상과 조작된 관계를 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문화에 오래 빠져 있을수록, 우리는 좀 더 자극적이고, 좀 더 즉각적이고, 좀 더 강렬한 관계를 찾아 헐떡이게 될 것이다. 사람을 도구로 전락시키는 악한 문화에 우리는 저항해야 한다. 반대로, 진실하고 정직한 삶을 통해 전해지는 기쁨은 느리고, 은은하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건 좋은 차()의 향기가 오래 남는 것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깊어지는 기쁨을 줄 것이고.(우리 사회는 이런 종류의 기쁨을 거의 잊어버린 듯하다)

 

     제대로 된 관계는 조작과 통제가 아니라, 진실과 희생을 통해 이루어진다. 여기에서 벗어나는 것들은 거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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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아의 이름들 - 대림절에 알아보는
월터 브루그만 지음, 이옥용 옮김 / 기독교문서선교회(CLC)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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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력에는 대림절이라는 기간이 있다. 크리스마스 이전의 한 달(4)를 가리키는데, advent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예수의 출현 또는 오심을 준비하는 기간이다. 교회력을 그리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대부분의 개신교단들에서는 거의 잊히긴 했지만, 일부 교단들에서는 여전히 이 날을 기념한다.

 

     그 이름에서부터 이 기간은 철저히 예수 그리스도의 출생을 기다리며, 그분을 묵상하는 절기다.(사실 기독교회는 모든 날을 그분과 연결지어 생각해야 하지만) 이 작은 책은 대림절의 4주간 한 주에 하나씩 묵상할 수 있도록, 이사야 96절에 등장하는 그리스도의 네 가지 별명을 분석하고 설명한다.

 

     기묘한 모사, 전능하신 하나님, 영존하시는 아버지, 평강의 왕이라는 네 가지 칭호는, 각각 예수 그리스도를 설명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그 각각의 칭호가 어떻게 예수의 사역과 연결되는지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적이 드문 듯하다. 저자는 이 작업을 수행하면서, 우리가 너무 금방 지나쳐버린 그 칭호와 예수의 사역 사이의 연결고리를 깊이 묵상해 볼 수 있도록 돕는다.

 

     개인적으로는 예수를 아버지라고 부르는 일이 얼마나 (신학적으로) 어색한 일인지, 그리고 평강의 왕이라는 용어 또한 이사야 시대를 살아갔던 사람들의 기대와 얼마나 큰 차이를 보이는지를 지적하는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그 짧은 구절(9:6)이 탁월한 저자의 손에 들리면 얼마나 아름답게 풀려나오는지를 볼 수 있는 책이다.

 

 

     아쉬운 건 그리 분량이 얼마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번역과 편집 과정에서 오타가 몇 개나 나오고 있다는 점.(세 개는 찾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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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죽을 때까지 자밀라를 잊지 않을 수 있을 거야.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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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오노 나나미의 국가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 지음, 한성례 옮김 / 북스코리아(북리그)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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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오랜만에 책을 읽다 말고 내던졌다.(물론 정말로 책을 던졌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빌린 책은 소중하게 보고 반납해야 한다) “로마인 이야기로 유명해진 작가의 이름을 전면에 내걸고, 그녀의 국가관에 관한 이야기를 편하게 듣는 식으로 편집된 책인데, 실은 이 책을 위해 새로 쓴 글도 아니고, 일본의 어느 잡지에 기고한 에세이 형식의 칼럼들을 로마인 이야기의 일부 내용과 우리나라의 어느 잡지(신동아)와 했던 인터뷰 내용, 그리고 로마인 이야기속의 인용구들과 더해서 엮어낸 책. 이쯤 되면 사실상 창조된 수준이고, 저자인 시오노 나나미는 그냥 앉아서 돈을 버는 셈이다.

 

 

     뭐 로마인 이야기에 관해 여러 말들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 로마사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기도 하니, 또 나 역시 그 책들로 로마사에 대한 윤곽을 잡았으니 그 공은 인정해야 할 듯. 물론 종교 쪽(특히 기독교)만 넘어가면 갑자기 균형감을 잃고 욕을 퍼붓는 수준의 부족한 이해를 드러낸다는 점과, 태생이 일본인인지라 군국주의에 묘한 친화감을 드러내는 식의 불편함 등이 보이긴 했는데, 뭐 일단 당장은 우리와 직접 관련이 없었던 먼 지역에서 일어난 역사를 다루는지라 그럭저럭 넘어갔다.

 

      하지만 이제 딱 그런 국가관 부분만을 떼어서, 그것도 현대의 현실정치와 연결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그 체감이 훨씬 강해져버린다. 그래도 일본인답게, 일본의 정치현실에 대해서는 나름 옳은 인식을 보여줄 때도 있다. 예를 들면 일본의 엘리트들은 예측 가능한 일에는 잘 대처하지만, 돌발 사태에 임기응변을 하는 데에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진단 같은 것들(83) 말이다

 

     그러나 물론 일본중심으로 사고할 수밖에 없다는 점은 감안하더라도, “아베는 너무 성실해서 문제라는 어이없는 안목이라든지(21), 정국 안정을 위해 아베 정권이 연임을 계속하는 것이 옳다는 태도라든지(25), 지도자는 인격에 문제가 있어도 일만 잘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나이브한 입장은 전형적인 수구파의 인식과 궤를 같이 하는 모습이다.(평화헌법개정과 군대보유 찬동은 덤이다)

 

     일견 마키아벨리즘에 입각한 현실주의적 정치관, 국가관처럼 보이지만, 실은 그냥 지식 좀 쌓은 고집쟁이의 생각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아우구스투스의 예를 들며, ‘도덕과 인품보다 사람들을 속이더라도 자신의 의도를 관철시키는 것이 정치가의 가장 중요한 덕목인 것처럼 운운하지만, 사람들의 과연 도덕적 파산에 이른 지도자가 유능하다는 이유로 지지할 수 있을까? , 물론 아베의 장기집권이 이루어지고 있는 일본을 보면 그게 가능한 듯 싶기도 하지만, 그건 특별히 정치적 후진성을 벗지 못한 나라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특히 지난 세기 일제가 대동아공영권을 이룩했고, 그대로 유지되었다면 그건 침략이라고 불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데까지 넘어가면(131), 이 사람이 익힌 역사는 철저하게 힘의 원리만을 숭배하는 우상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게다가 2천 년 전의 상황과 오늘의 상황을 그대로 빗대 연결 짓는 것은 시대착오적 관점에 다름 아니다.

 

 

     그냥 로마인 이야기를 읽어라. 거기도 부족한 이해가 적지 않지만, 적어도 다른 괜찮은 이야기들이랑 섞여 좀 희석되긴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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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19-12-24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마인 이야기 이후로 우경화되는
모습에 그의 책을 끊게 되었습니다.

노란가방 2019-12-24 22:10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이제 끊어야 할듯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