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잇 라이프 (보급판 문고본)
앨리스 카이퍼즈 지음, 신현림 옮김 / 까멜레옹(비룡소)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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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 줄거리 。​。。。。。。    

 

    부모의 이혼 후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열네 살의 클레어.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엄마는 늘 바빠서 얼굴을 보는 것조차 쉽지 않았고, 두 사람은 거실의 냉장고 앞에 쪽지를 붙여놓는 방식으로 서로 대화를 한다.

 

    클레어는 새로 사귀게 된 남자친구 문제로 고민을 하고, 아르바이트로 나름 바쁘기도 한 사춘기 소녀다. 부모의 이혼이란 작지 않은 문제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려고 하지만 또 뜻대로 잘 되지 않는 일을 만날 때마다 신경질도 부린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에게 암이 생기면서 두 사람의 대화는 점점 더 애틋해져간다.

 

 

2. 감상평 。​。。。。。。  

 

    책 전체 페이지가 노란 색 포스트잇 한두 장이 붙어 있는 배경 위에 짤막한 메모가 적혀 있는 식이다. 말 그대로 엄마와 클레어가 주고받는 쪽지를 엿보는 느낌이랄까. 물론 두 사람은 단지 쪽지만 주고받는 사이는 아니었고, 독자는 그 쪽지 행간에서 두 사람이 함께 저녁을 먹고, 쇼핑을 하고, 병원에 가고 하는 부분들을 추측할 수 있다. 재미있는 구성.

 

    사춘기 소녀의 눈을 통해 가족의 가치와 엄마와 딸 사이에 통하는 특별한 교감 등을 아주 실감나지는 않지만 적당히 녹여내고 있다. 데뷔작 치고는 나쁘지는 않은, 편안하게 읽어갈 수 있는 작품. 그리 길지 않은 분량이라 평소에 책을 잘 안 읽던 사람들이라도 쉽게 권해줄 수 있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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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남들과 비슷비슷한 제품을 만드느니

 

비전을 가지고 도전하겠어."

 

 

- 스티브 잡스, 영화 '잡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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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주받으리라, 너희 법률가들이여!
프레드 로델 지음, 이승훈 옮김 / 후마니타스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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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1933년 스물여섯 살의 나이로 예일대 로스쿨 교수가 되어 40년 동안 같은 학교에서 일해 온 저자가 현대의 엉터리 법조체계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낸다. 저자에 따르면 오늘날 문명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건 법률가들이다. 그들은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거의 모든 문제를 어려운 법률적 용어로 바꾸어 규제하고 허가를 받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그들이 그토록 떠받들고 있는 법이란 생각만큼 명료하지도 정확하지도 않아서, 그것을 가지고 법률가들이 자기들만의 장난을 할 여지가 넘쳐난다는 것. 결국 법률가들은 그렇게 만들어낸 새로운 작업장에서 그들의 생계를 유지하고도 인생을 즐길만큼의 충분한 돈을 벌어들인다.

 

   궁극적으로 저자는 법률가들이 없는 세상, 돈을 받고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불법이 되는 세상을 바라본다.(저자의 직업이 로스쿨 교수라는 걸 생각해 볼 때 흥미로운 내용) 이를 위해서 먼저 각종 법령들과 헌법이 일반인들 누구나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말로 기록되어야 하며, 특별히 복잡한 사안을 가려야 할 경우 책상에 앉아 서류만 만지는 법률가 대신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재판과정에 주요한 임무를 맡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2. 감상평 。。。。。。。  

 

    법치주의라는 말이 만들어진 이래로, 법이라는 도구는 사람들을 지배하는 가장 고상하면서도 강력한 힘을 가지게 되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그들은 잘 빼입은 양복을 입고 다니거나 모든 걸 덮어버리겠다는 위압적인 느낌을 주는 검은 법복(과 종종 가발까지 더하기도 한다)을 입고, 모두의 위에서(실제로도 판사들은 법정 내 나머지 구성원들보다 높은 위치에 앉아 있다), 모두의 경외를 받으며(판사가 법정 내 출입할 때 나머지 구성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야 한다), 점잖게 훈계한다.

 

    이 책은 그런 법조계의 잘 차려진 겉모습이 마치 공갈빵처럼 그 속은 비어 있는 상태임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법률가들만 아는 어렵고 복잡한 용어를 사용해 뭔가 대단한 게 있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별 거 없는, 말 그대로 법률가들 마음대로 하는 적용일 뿐이라는 것이다.

 

 

    저자가 책에서 인용하고 있는 미국의 연방대법원(우리나라의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를 합쳐놓은 기능을 한다고 보면 될 듯)의 판례들, 판결주문들을 보면 한심하기 그지없다. 물론 행정수도 건설이 위헌이라는 이유를 조선시대 경국대전 운운하며 ‘관습헌법’이라는 사상초유의 개념을 제시하며 말장난을 하던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도 크게 뒤쳐지진 않을 듯하지만.

 

    저자는 이를 법조문의 추상성과 법률가들 끼리 통하는 ‘리걸 마인드’라고 지적하는데 옳은 지적이다. 특히나 일반 시민들의 법적 감수성과 전혀 동떨어진 판결을 남발하는 법원과 어이없는 실수(인지 고의인지)와 권력자들과 재벌들에 대한 봐주기 수사로 일관하는 비겁한 검찰들, 돈이면 뭐든지 한다는 투철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한 변호사들에 대해서라면 우리도 한 마디 할 충분한 경험이 있으니까.

 

 

    하지만 궁극적으로 법률가라는 존재 자체를 없애버린다고 해서 책에서 지적한 것과 같은 문제들이 모두 사라질지는 미지수다. 저자가 언급했던, 판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들이 모두 올곧은 성품을 가지고 사건을 대할 거라는 보장도 없고, 일반 시민들이라고 해서 편견에 치우치지 않은 판결을 확실하게 내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사실 망언 남발하고 늘 자기 이익이나 챙기는 수백 명의 국회의원들을 계속 뽑아주는 걸 보면, 국민들의 수준도 그리 높지 않은 게 분명하다)

 

    책은 법률가들이 스스로 둘러쓴 권위라는 요술망토를 벗겨내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고, 법률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표현해 그것을 매개하는 이들이 농간을 부릴 여지를 줄여야 한다는 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굳이 저자처럼 법률가들을 저주까지 할 필요는 없겠지만, 이 부분은 분명 주목해야 할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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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자기 얼굴을 보려면 반드시 맑은 거울이 있어야 하고,

군주가 자기의 허물을 알려고 하면

반드시 충직한 신하에 의지해야 하오.

군주가 만일 스스로 현인이나 성인이라 여기고

신하도 정확한 의견을 제시해 바로잡지 않는다면,

이런 상황에서 위험과 실패를 면하는 것이 어찌 가능하겠소?”

 

당 태종

 

 

- 오긍, 『정관정요』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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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미군이 시작한 베트남 침략전쟁에서 큰 공적을 올리고 돌아온 김진평 대령(송승헌)은 모 군교육기관의 교육대장을 맡고 있었다. 어느 날 새로 전입 온 경우진 대위(온주완)의 아내 종가흔(임지연)을 우연히 만나고 사랑에 빠져버린다. 둘 다 유부남 유부녀였으니 말하자면 불륜이었지만, 이미 상대만 보면 떨리는 가슴을 어쩔 수 없었던 두 사람은 곧 서로에게 빠져들었고, 여러 장소를 오가며 섹스를 하기 바쁘다.

 

     그래도 여자 쪽에서 먼저 정신을 차리고 만남을 끝내기를 요구했지만, 이미 남자는 말 그대로 중독된 상태였고 결국 사고를 치고 만다. 급격히 파국으로 치닫는 두 사람.

 

 

 

 

2. 감상평 。。。。。。。   

 

     여배우를 선택할 때 연기력보다는 몸매를 먼저 볼 것 같은 김대우 감독의 작품이다.(비난하는 건 아니다. 감독 나름의 기준이니까) 간단히 말하면 이번 작품에서 그는 너무나 깊게 빠져서 정상적인 사고나 행동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깊은 감정적 충동에 관해 그리고 있다.

 

     사실 이 소재가 다루기가 쉽지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자칫 지나치면 결국 불륜미화로 전락해버릴 수 있으니까. 자신의 배우자의 믿음을 배신하고, 상대의 가정까지 파탄내면서 내 감정은 만족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극도의 이기적인 행동이 불륜 아니던가. 그런데 감독은 두 명의 주인공이 (특히 남자 쪽을) 끊임없이 자신의 감정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이런 부분을 잘 처리해내고 있다.

 

     마치 알콜 중독자가 술을 마시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술잔을 입으로 옮기고 있는 것처럼, 진평은 가흔을 찾아가지만 두 사람은 모두를 괴롭히면서까지 둘 만의 행복을 만들어내지는 못한다. 파울로 코엘료라면 내면의 목소리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옳다며 두 사람의 야반도주를 그렸을 테고,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면 아예 중혼(重婚)제도가 통하는 약간은 비현실적인 세계를 만들었을지 모르나, 우리의 김대우 감독은 아직 현실감각은 잊지 않았다.

 

 

 

 

     두 커플을 연기하는 네 명의 배우 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주인공인 송승헌이나 임지연 보다는 극중 가흔의 남편 역으로 나온 온주완이었다. 성공을 위해 상관의 비위를 맞추려고 무슨 짓이든 할 것 같은 경우진 대위의 약간은 섬뜩하기까지 한 모습을 아주 생생하게 살려낸다. 오랜만에 영화로 본 송승헌도 썩 나쁘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었고, 남편을 성공시키기 위해 자신만의 계획을 가지고 있는 억척스러운 아내 역의 조여정은 인상적인 조연으로서 약간의 연기변신을 꾀했다.

 

     문제는 계속해서 거슬리는 억양의 대사처리가 끝내 고쳐지지 않았던 임지연. 뭐 점점 나아질지 아니면 한 번에 노출로 확 주목 받고는 곧 사그라졌던 여배우들의 길을 따라 갈지는 두고 보면 알 거고..(근데 연기력이 부족하면 확실히 오래 가기는 힘든 게 사실)

 

 

     70년대 모습을 스크린으로 옮기는 데 큰 공을 한 분장팀, 세트효과팀은 확실히 제몫을 했다. 솔직히 말하면 완전히 그 시대의 모습을 옮겨 놓았다기보다는, 그 때의 분위기는 이어가면서 좀 더 현대적인 감각을 넣으려고 했던 것 같은데 크게 거슬리지는 않았다.(아니 괜찮았다)

 

     다만 영화가 지나치게 늘어진다. 심지어 가흔의 친모나 진평의 아내 쪽은 뭔가 더 이야기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편집된 듯한 느낌도 준다. 처음부터 여배우의 노출로 홍보를 하기로 작정한 영화이니만큼 정사신을 뺄 수는 없었던 것 같은데, 그렇다고 나머지 시간들도 그리 알차게 배분되거나 구성되지는 않았다. 극 후반엔 좀 지루해지기까지 하는 느낌. 메시지를 담기 보다는 그냥 이야기를 보여주기만 하는 영화의 한계도 살짝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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