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음 속을 걷는 자음처럼 - 길 위의 기도
한희철 지음 / 너머서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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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다. 한 교회의 담임을 맡고 있는 저자가 한 주간 동해안길을 따라 걸으며 했던 생각과 기도를 정리해 엮었다. 무슨 유려한 문장과 신학적으로 잘 짜인 기도문은 아니지만, 그 때문인지 더욱 편안하게 와 닿는다.


다른 모든 직업과 마찬가지로, 목회자들 역시 일을 하며 소진되곤 한다. 여유가 있는 상황에서는 안식년(때로는 안식월)을 보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도 하지만, 적지 않은 목회자은 그럴 기회를 갖지 못한다. 이 책에 실려 있는 (기도하며) 홀로 걷기가 좋은 한 가지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물론 몸은 고되겠지만, 본회퍼의 말처럼, 홀로 있을 수 없는 사람은 함께 할 수도 없는 법이니 말이다.


책 전반에 깔려 있는 저자의 겸손한 태도가 인상적이다. 서문에 실려 있는, 책 한 권을 낼 때마다 나무에게 미안한 일이라는 구절은 이를 잘 보여준다. 다른 본문들에서도 저자가 걸으며 만났던 광경과 사람들 속에서 따뜻한 정서를 읽어내는 내용이 많고, 가끔은 번뜩이는 영적 통찰도 보인다.






모든 게 빨리빨리 변하고 진행되는 세상에서, 조금은 느리게 걸어간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지나치게 빠른 속도는 많은 것을 놓치게 만든다. 그리고 이 때 놓치는 것들 중에는 생각보다 중요한 것들이 많다. 이를 테면 사람이라든지, 인간다움 같은 것들.


가끔은 우리도 조금 느긋하게 걸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꼭 일주일씩 시간을 내지는 못하더라도, 한 달에 하루쯤은 조금 여유를 내보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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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가 이렇게 개척하겠다는 건 아닙니다. 
그냥 이런저런 아이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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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시간이 영원할 거라고 믿었다.

나는 왜 진작 몰랐을까?


윤지회, 『사기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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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사셨네 - 폴 트립 부활 복음 묵상
폴 트립 지음, 전의우 옮김 / 아바서원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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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읽었던 책(톰 라이트의 사순절과 부활절)과 비슷한 구성의 책이다. 때가 때인 만큼 이런 종류의 책이 많이 나오는 모양이다. 이 저자인 폴 트립이 쓴 책을 읽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것이 다른 점. (다만 읽어봐야겠다고 킵 해둔 책들 가운데 하나가 이 저자였다)


책은 저자가 앞서 썼던 다른 책(『일상복음』이라는 책이라는데, 국내에 번역된 책은 현재 찾을 수 없는 것 같다)에서 부활과 관련된 30개의 항목을 뽑아서 엮었다. 총 30일 동안 매일 읽을 성경과 그에 대한 저자의 해설이 함께 붙어 있는데, 흥미로운 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부활과 관련된 복음서의 내용만이 아니라, 창세기를 비롯한 오경과 역사서 일부, 선지서 등 구약 본문이 전체 내용 중에 2/3 정도를 차지한다는 것.





이런 구성은 저자의 성경관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저자는 성경을 개별적인 이야기를 담은 모음집이 아닌 “하나의 웅장한 구속 계획 이야기”(90)이자, 그 이야기의 주인공은 예수님(62)이라고 고백하는 보수적인(그리고 나와도 일치하는) 관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보면 성경 전체에서 부활의 전조와 예표가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도 자연스러운 결과다.


성경관뿐 아니라 저자의 글에서도 보수적 신학에서 나오는 안정감과 경건함이 묻어나온다. 작은 책인데다가 각 항목마다 세 페이지 남짓의 짧은 묵상이지만, 하루 동안 마음에 담아두고 반복해서 되새기기에 충분한 무게감을 지니고 있다. 원제인 “일상복음(Everyday Gospel)”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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