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holy life will
produce the deepest impression.
 
Lighthouses blow no horns;
they only shine.
 
- D. L. Moody

 
거룩한 삶은
가장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등대들은 경적을 울리지 않고
다만 빛을 비출 뿐 입니다.


- 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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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한다는 것 - 제대로 믿기 위해 다시 붙잡는 믿음 이야기
박광석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1. 요약 。。。。。。。

 

     교회와 믿음의 본질에 관해 고민하는 한 목회자가, 교회 공동체에 처음으로 들어온 신자들을 위해 믿음이란 무엇인지 목회적 관점으로 풀어낸다. 원래는 새로 들어온 신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라고는 하지만, 수 년 간 신앙생활을 했더라도 아직 참 맛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책의 내용 대부분은 그대로 도움이 될 것이다.



2. 감상평 。。。。。。。

 

     책에 담긴 전체 내용이 새롭거나 특별하지는 않다. 하지만 책에 담긴 내용은 충분히 진중하고 담백한 맛을 준다.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애초의 집필 목적인 독자들에게 신앙이란 무엇인지를 차분히 가르치고자 하는 부분에는 거의 제대로 도착했다. 아마도 책의 이런 성격은 저자의 ‘목회적 의도’ 때문일 것이다.

     전국에 수만 개의 교회가 있고, 그 몇 배에 달하는 목회자들이 있지만 여전히 이 나라가 충분히 기독교적(여기서 이 단어는 ‘국교화’나 ‘지배적 위치’와는 다른 의미다)이지 못한 것은, 우선은 신자들이 그들이 믿는 대로 살지 못하기 때문이고, 그 이유는 어쩌면 그들이 무엇을 믿는 지 제대로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다. 교회에 나오면 복 받는 것이고, 그 복의 내용은 경제적이며 세속적인 성공과 동일시되는 것이라면, 그건 교회에 나오나 서낭당에 나가나 별반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아마도 이런 상황이 벌어진 데에는 당장의 수적 증가를 위해 정말로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이 무엇인가보다는 쉽고 대중적이며, 많은 사람을 불러 모을 수 있는 내용들을 가르친 목회자의 책임도 무겁다고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런 책의 출판은 나름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물론 이 책에 담긴 것과 같은 생각을 하는 목회자들이 적지는 않겠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글로 표현하고, 다시 책으로 엮어내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일이니까.

     그렇다고 책의 내용이 단순한 것은 아니다. 과연 처음으로 교회에 나온 사람이 이 부분을 이해할 수 있을까 싶은 부분도 보인다. 하지만 관심을 갖고 읽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한 권쯤 사서 권해줘도 괜찮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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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죽은 세계 안에서도 사실 무언가 위안되는 것이 있었다.
살아 있는 것이 없는 데서는 위험도 없다.
모든 악은 살아 있는 것들에게서 나왔다.
여기 죽어 있는 것들은 평화로웠다.
 
- 『꿈꾸는 책들의 도시』 中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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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드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정확하게 알 수 없는 전 지구적 재앙.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살아남은 사람들 중의 일부는 다시 희망을 잃고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아내를 잃고 하나밖에 없는 아들과 함께 남쪽의 바다를 향해 걸어가는 남자. 그곳에 무엇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들은 그렇게 끝없이 걸어간다.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자 식인까지도 서슴지 않는 약탈자들과 끊임없는 배고픔과 피곤함은 그들의 발걸음을 점점 늦추지만, 아들을 살리겠다는 일념은 남자의 무거운 걸음을 계속 내딛게 하는 힘이었다.

 


 

2. 감상평 。。。。。。。

 

     모두가 사라지고 혼자 남게 되는 경험은 그야말로 끔찍함 그 자체다. 비단 물리적으로는 함께 있더라도 마음을 터놓고, 혹은 서로를 챙기고 염려해 줄 누군가가 전혀 없다면 그 역시 마찬가지다. 비록 보통 때는 아무런 의미가 없이 지나치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막상 그들이 사라지면 세상이 얼마나 황량한 모습으로 변해버릴 지 영화는 잘 보여준다. 결국 세상은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고 자기만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극도의 이기주의를 보이고 있는 오늘날의 어떤 이들은 도대체 뭘 원하는 걸까? 그들은 정말 그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고 있는 걸까?

     한편으로 정확히 무엇이 있는지도 모른 채 그저 무엇인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한 없이 걷는 주인공의 모습 또한, 방향감각을 상실해 길을 잃고 방황하고 있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반영하는 것만 같다. 단지 어디론가 걷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디로 걷느냐도 그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할 텐데, 오늘날 사람들은 그저 관성에 젖어 달리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성공을 향해, 더 강한 권력과 더 많은 돈을 향해.
 

 

     감독은 모든 것이 남아 있지만 동시에 모든 것이 사라진 새로운 세계를 잘 창조해 냈다. 최첨단의 기술력이 동원된 높은 다리와 깊고 검은 숲은 놀라운 대조와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짙은 잿빛 구름으로 덮인 하늘은 인물들의 깊은 고민과 혼란한 감정을 적절히 보여준다. 틈틈이 환하게 빛나는 과거의 모습을 그리는 회상 장면은 현재의 고통을 더욱 짙게 드러낸다. 배우들도 노골적이지 않지만 깊은 슬픔을 꽤 잘 표현해 내고 있다.

     생각할 거리가 많은 영화. 꼭 한 번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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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화의 진실 - 조선 경제를 뒤흔든 화폐의 타락사
박준수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1. 요약 。。。。。。。

 

     조선 말, 오랜 세도 정치로 인해 왕권은 약화되고 나라의 곳간은 비게 된데다, 잇따라 외국의 배들이 해안에 나타나 통상을 요구하며 무력시위를 벌이던 혼란의 시기. 대원군은 아들인 고종을 대신에 전권을 휘두르며 나라를 개혁하려고 하지만 상황은 좀처럼 쉽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그가 선택한 것은 대규모의 토목공사(경복궁 중건)를 통해 왕실의 위엄을 세우고 왕권을 강화한다는 것이었고, 대규모 토목공사라는 게 다 그렇듯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많은 돈이 필요하게 되었다. 하지만 나라의 재정은 말이 아니었고, 그렇다고 백성들에게 더 많은 돈을 걷을 수도 없는 법. 고심 끝에 좌의정 김병학의 건의에 따라 당백전이라는 새로운 화폐를 발행하기로 한다.

     당백전. 말 그대로 이 하나의 동전에 기존의 동전이 가지고 있던 액면가의 백 배를 부여한다는 무시무시한 고액전. 당시 정부에는 화폐 발행에 있어서 통화량과 인플레이션과 같은 경제 요소들을 고려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고, 그런 이들이 찍어낸 당백전은 조선의 경제를 단번에 혼란으로 몰아넣는다.

     작가는 현금의 비중이 높았던 시전상인들과 현물의 비중이 높았던 송파장 상인들 사이의 미묘한 관계와 당백전의 발행으로 인한 경제적 문제발생에 관한 매커니즘, 그리고 악화(惡貨)에 관한 경제학적 논의들을 이 역사 소설 안에 녹여내고 있다.



2. 감상평 。。。。。。。

 

     대규모의 토목사업은 그 자체로 충분히 위험하다. 엄청난 재원이 필요한 사업은 국가의 재정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 재정이라는 게 무한한 것이 아니니 필연적으로 다른 부분에 있어서 사업 축소나 중단이 이루어진다. 특히나 대규모이기에 그 영향력도 커서 잘 되더라도 곧바로 수익을 얻을 수 없고, 실패하기라도 하면 이만저만한 손해가 아니다. 때문에 신중에 또 신중을 더해야 한다. 널리 의견을 수렴하고, 충분히 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조선 말 경복궁 중건은 매우 즉흥적으로 시작된 면이 있었고, 그 목적이나 효과에 대한 계산도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결국 엄청난 재정 적자는 당백전의 발행을 초래했고, 이는 수많은 백성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역사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우는 것은 아닌가 보다.

     대한민국의 학생들은 이 나라의 근현대사에 관해 매우 적은 지식의 양밖에 가지고 있지 않다. 편년체로 기록된 역사 교과서의 가장 뒷부분에 위치해 있기에 시험범위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시험을 위해 공부하는 그들이 뭘 제대로 알까. 더구나 이 나라를 그렇게 자랑스러워 한다는 사람들은 국사를 선택과목으로 전락시켜버리기나 하니(개인적으로는 근현대사에 뭔가 감추고 싶은 게 기록되어 있다고밖에 볼 수 없지 않을까 싶다) 말이다. 이 책은 그런 부족한 부분을 적당히 보충해 줄 수 있는 좋은 보조교과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책에 등장하는 조선 말의 경제 상황은 생각보다 발전된 모습으로,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경제와 역사를 접목시켜 보겠다는 취지는 매우 좋다. 두 가지 주제가 썩 괜찮게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조선 후기의 정치와 경제 상황에 대한 묘사도 꽤나 흥미롭다. 소설이라는 문학작품으로 봐도 당백전 발행으로 인한 경제적 위기와 시전 상인과 송파 상인들 사이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로 인한 대립, 나아가 위조화폐 사건 등이 동시에 흥미롭게 진행된다. 다만 전업 작가가 아니었기 때문인지, 시작된 이야기들이 충분히 등장인물들에 의해 해소되지 못하고 좀 급하게 마무리된 느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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