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건 탐정사무소
오영두 감독, 배용근 외 출연 / 이오스엔터 / 2013년 9월
평점 :
일시품절


1. 줄거리   

 

     한 박물관에서 고 유물을 연구하던 박사가 살해된다. 박사 아래서 함께 연구하고 있던 송현(최송현)은 그의 죽음에 미심쩍인 부분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를 조사해 줄 것을 사설탐정인 영건(홍영근)에게 의뢰하지만, 영건은 대뜸 사진 속 시계의 주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자신이 죽게 될 것이라는 송현의 말을 이해할 수도, 그녀의 요청을 들어줄 수도 없었다. 하지만 정말로 곧 그녀가 고통사고로 죽는 모습을 보고 놀란 영건은 자체적인 조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그녀가 일하던 곳을 찾아가 본 결과 놀랍게도 살아있는 송현을 만나게 된 영건.

 

     사건의 중심에는 오래전부터 전해져 왔다는 ‘타임머신’이 있었다.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해 벌어지는 사건들을 추적하며, 송현의 죽음을 막기 위해 뛰어다니는 영건의 머리싸움이 벌어진다.

 

 

 

2. 감상평     

 

     아무리 독립영화라지만 적어도 스토리에 개연성이라든지 논리적 연결은 충분히 확보해 낼 수 있었을 텐데, 이 영화는 그런 가장 기초적인 부분에서 너무 많은 허점을 보인다. 인물들의 캐릭터 설정이야 임의적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뭔가 사연이 있는 듯하면서도 딱히 말해주지 않는 주인공 캐릭터 형성의 비밀은 좀 불친절하달까), 사건의 중심에 있는 킬러의 행동 원인 자체가 지나치게 임의적이라는 것 - 그냥 화가 나서라니.. -은 전체적인 완성도에 영향을 주는 문제다.

 

     배우들의 연기는 딱히 인상적이지 못하고 - 특히 주인공 영건 역의 배우는.. - 그렇다고 액션 부분에서 볼만한 것도 아니다(지팡이를 휘두르는 액션은 너무 느리고 그냥 흐느적거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 사건들이 벌어지는 공간들이 서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는 모르지만, 시종일관 뛰어다니는 주인공이 어디나 결정적인 순간에 나타나는 것도 이야기를 가볍게 만드는 요인.

 

 

 

 

     어디에 힘을 줬는지 알 수 없는, 갈팡질팡하다 끝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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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능 검사는 그 검사를 만든 사람들의 정신과

 

동일한 정신을 가진 사람들이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입증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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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포르노 배우로 일하고 있는 제인은 애완견 스타렛과 함께 친구인 멜리사 커플의 집에 세를 들어 살고 있다. 어느 날 방을 꾸미기 위한 물건을 사러 나갔다가 우연히 한 노부인 세이디의 정원에서 하고 있는 야드 세일(Yard Sale)에서 보온병을 사게 되는데, 돌아와서 보니 그 병 안에 옛날 지폐가 가득했던 것.

 

     돈을 다시 보온병에 넣어 세이디의 집으로 찾아간 제인. 하지만 세이디는 환불은 안 된다면 문전박대를 한다. 하는 수 없이 그녀의 집을 맴돌며 기회를 찾던 제인은, 조금씩 그녀에게 다가가게 된다. 자신의 직업 때문에 사람을 사귀기 쉽지 않다고 생각하던 제인은 조금씩 세이디와의 만남을 즐기기 시작하고, 처음엔 왠 이상한 여자인가 싶었던 세이디도 제인에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나이를 초월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귐을 그린 영화.

 

 

 

 

2. 감상평    

 

     솔직히 영화가 빠르고 즐겁지는 않다. 보통의 기준으로 보면 왜 저러고 사나 싶을 정도로 하루 종일 게임만 하다가 지치면 대마초나 피우는 멜리사 커플이나, 괜찮은 외모를 가지고도 포르노 배우로 일하며 딱히 계획하는 것 없이 그냥 날들을 보내는 제인도 그리 부러워 보이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굳이 자신을 좋아하지도 않는 것 같은 세이디를 계속 찾아가며 친해지려고 애쓰는 제인의 모습은 단순히 죄책감 때문은 아닌 것 같았다. 어쩌면 ‘외로움’이라는 게 더 큰 동인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늘 함께 하는 강아지 스타렛은, 오히려 바로 그 때문에 제인의 외로움을 더욱 강하게 보여주는 존재였다. 사람이 아닌 동물을 늘 옆에 끼고 있다는 건 그만큼 누군가 함께 있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의 또 다른 표현일지도 모르니까. (사랑 없는 성관계를 하는 그녀의 직업도 그런 외로움을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인지도..)

 

 

 

 

     어쨌든 그렇게 영화 속 제인은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살고 있는 세이디와 묘하게 닮아 있었고,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건 당연했다. 물론 이 과정이 썩 매끄럽게 그려지는 건 아니었고, 또 그 관계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도 불안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건 늘 그렇게 완벽한 것만은 아니니까. 그렇게 시작되고, 또 할 수 있는 한 그런 사귐을 유지해 나가는 것 정도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일지도..

 

     감독의 연출에선 아직 능숙함은 부족해 보인다. 영화 속 제인처럼 불안해 보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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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도원 세트 - 전2권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1. 줄거리   

 

     일본의 한 시골 마을에서 한 노인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우연찮게 사건수사에 참여하게 된 한국의 유학생 상훈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건이 일본 역사학계에 관한 충격적인 진실과 관련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광개토대왕비와 칠지도의 문구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한반도에 대한 일본의 지배를 정당화시키려는 극우세력들의 음모와 관련된 살인사건들을 축으로, 일제강점기 시베리아로 강제 이주 당했던 조선인들의 비극적인 삶과 그들의 후손들과 관련된 이야기, 북한의 정세까지 다양한 내용들을 담고 있다.

 

 

2. 감상평   

 

     10여 년 전에 쓰인 소설이지만, 딱히 상황은 많이 달라진 것 같지 않다. 작품 속 안기부가 국정원으로 바뀌고, 북쪽에서 쿠데타가 일어나지는 않은 채 국방위원장의 젊은 아들이 권력을 이어받았다는 것만 빼면 말이다. 여전히 일본의 어용사학자들과 극우 정치인은 엉터리 이론으로 교과서까지 조작하며 망언을 밥 먹듯 내뱉고 있고, 우리나라 정부는 그들이 우리의 영토마저 실질적으로 위협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대책 한 번 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현실에 답답함을 가지고 있는 독자라면,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 소설을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강한 역사의식 고취를 목표로 하고 있다. 뭐 이 점이 꼭 나쁜 건 아니지만 종종 주제의식을 분명하게 드러내야겠다는 과도한 욕심이 작품을 소설이 아니라 딱딱한 강의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 형식은 소설 속 인물의 생각이나 말을 통하고 있지만 어느 순간에 이르면, 아 여기선 지금 작가 자신이 하고 싶어 준비해 놓은 걸 넣었구나 싶은 데가 눈에 띈다.

 

     이번 책의 경우 지나치게 판이 크게 벌여진 건 아닌가 싶은 느낌도 준다. 일단 무대부터가 동경 유학생인 주인공이 시베리아 벌판까지 헤매더니, 약간은 뜬금없이 북한의 국방위원장이 등장해서 일본의 역사의식을 꾸짖는다. 판이 커지다 보니 사건의 전개에도 지나치게 우연적인 요소들이 자주 보이기도 하는 부작용도 낳는다. 그 넓은 시베리아 벌판에서 원하는 것을 바로바로 얻어내는 건 개연성이 좀 부족하지 않을까. 차라리 좀 더 밀집도 있는 이야기로 만들었더라면 어땠을까 싶은..

 

 

     하지만 작가가 이 작품을 통해 하려고 했던 메시지의 타당성만큼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는 역사를 너무 모르고 있고, 문화재에 대한 관심 역시 낮은 수준이다. 당장 잘 먹고 잘 사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군인정권의 낮은 문화, 역사의식을 반영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건 어쩌면 당장의 따뜻함을 위해 1등 당첨 로또 복권을 불쏘시개로 사용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모든 면에서 차곡차곡 자신들의 논리를 준비하며, 필요하다면 왜곡과 은폐, 억지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일본과 중국의 모습을 보면서도 우리는 정말로 배우는 게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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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레이디
뤽 베송 감독, 양자경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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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버마 독립의 아버지라고 불리던 아웅 산 장군의 딸인 아웅 산 수 치 여사의 민주화운동 과정을 그린 영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암살당한 후 영국으로 건너가 결혼까지 하고 두 아들을 낳아 기르고 있던 수 치. 어머니의 입원 소식을 듣고 고국으로 돌아간 그녀는 오랜 군부독재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된다.

 

     아웅 산 장군의 딸이 돌아왔다는 소식들 듣고 찾아 온 반정부 운동 인사들은 그녀에게 민주화운동의 구심점이 되어줄 것을 요청한다. 고민 끝에 그녀는 이를 수락하고 민족민주동맹(NLD)을 조직해 전국적인 운동을 벌이기 시작한다. 새로운 민주화운동의 순교자를 만들기 원하지 않았던 군부는 그녀를 가택연금 시키며 말려 죽이기를 시도하지만, 그 동안 수 치는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가택 연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그녀의 남편인 마이클이 암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지만, 군부는 그의 버마 방문을 허락하지 않음으로써 수 치를 괴롭힌다. 2010년, 마침내 오랜 가택연금 상태에서 해방된 그녀는 지지자들과 함께 다시 한 번 민주화를 위한 길에 나선다.

 

 

 

 

2. 감상평    

 

 

     실제 수 치 여사와도 참 비슷한 느낌을 줄 정도로 양자경은 배역 연구에 신경을 쓴 게 보인다. 단지 외모만이 아니라 조용하지만 굳은 의지를 가진 주인공 역을 잘 연기해 낸다. 또, 감독은 단지 사건 중심으로만 영화를 진행시키는 것이 아니라 종종 아름다운 영상과 잘 계산된 화면 구도를 담고자 노력하고 있고.

 

     영화를 보면서 독립운동가의 딸을 민주화 운동의 지도자로 가지고 있는 버마와 군부 쿠데타를 일으켜 영구집권을 꾀했던 인물의 딸을 대통령으로 갖고 있는 우리나라 중 어떤 나라가 장기적으로 더 행복할지 문득 궁금해졌다. 당장은 그들보다 우리가 경제적인 상황은 더 나을지 몰라도, 정의, 정직, 책임과 같은 중요한 덕목들이 완전히 무시되고 있는 나라에 장기적으로 어떤 희망이 있을지..

 

 

 

 

     영화 속 수 치 여사의 아버지인 아웅 산 장군이 했다는 말이 인상적이다. “당신이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아도, 정치는 당신에게 관심을 갖는다.” 정치적인 수단(투표권)은 가지고 있지만 정치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는 사람들의 무자비한 투표가 오늘의 한심한 정치행태를 낳은 것이다. 그리고 그건 단지 저기 멀리 여의도에서 투덕거리는 일을 넘어서 교육, 일자리, 주거문제와 같은 우리 삶과 관련된 모든 일들에 영향을 끼친다. 아웅 산 장군의 말은 이런 것을 가리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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