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1983년과 2015, 정확히 32년의 차이를 두고 같은 날 비슷한 부위에 상처를 입고 입원하게 된 지환(조정석)과 건우(이진욱). 그 날부터 둘은 꿈속에서 서로의 삶을 보게 된다. 고등학교 교사인 지환과 형사인 건우 사이의 공통점은, 똑같은 얼굴을 하고 있는 윤정/소은(임수정의 12).

 

     서로 직접 의사소통은 할 수 없지만, 곧 시간을 넘어 서로의 상황을 볼 수 있게 되었음을 깨달은 두 사람은, 현재와 과거의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저마다 나서기 시작한다. 그리고 조금씩 바뀌는 역사.

 

 

 

 

2. 감상평 。。。。。。。

 

     정통적인 의미의 타임슬립, 시간이동에 관한 영화는 아니지만, 이런 식으로 살짝 현재와 과거를 연결시켜주는 통로라는 소재는 영화에서 그리 드문 장르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흥미로운 소재인데다, 이 영화처럼 적절하게 스릴러가 가미되면 일단 지루하지는 않은 아이템이니까. 여기에 조정석, 이진욱이라는 핸섬한 배우들에, 요새 다양한 연기를 보이는 임수정이 더해지니 배우 쪽 라인업으로도 나쁘지 않다. (다만 이진욱 연기력은 왜 이렇게 늘지 않는 걸까 싶은 생각이 문득..)

 

     하지만 이런 영화가 겨우 관람객 120만 명밖에 들지 못한 데는 당연히 이유가 있을 터. 우서 가장 두드러지는 건 디테일의 부족이다. 타임슬립 영화의 포인트는 현재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과거에 대한 묘사다. 단순한 역사물이 아니라 현재와 과거가 동시에 만나면서 이뤄내는 부조화, 어색함이 이런 종류의 영화가 보여줄 수 있는 매력 가운데 하나. 그런데 그러려면 확실히 과거에 대한 이야기에 디테일이 살아있어야 하는데, 이 영화의 경우 그저 배경이 과거일 뿐, 과거의 느낌이 강하게 들지는 않는다.

 

 

 

     당연히 여기엔 각본의 문제가 크다. 현재와 과거를 오고가며 서로 얽혀 있는 문제를 풀어나가는 진행이라면, 그만큼 탄탄하게 이야기가 짜여 있어야 했다. 하지만 영화 중반을 넘어가면서, 새로움 보다는 이전에 어디선가 봤던 설정과 장면들만이 잔뜩 등장한다. 특히나 모든 걸 되돌리기 위해 목숨을 끊는 인물은 이제 좀 식상하지 않나..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소재만 믿고 디테일에 충분히 고민을 하지 못한 영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정치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에 기여하는 종교적 관심사는 지지하는 반면,

체제를 위협하는 종교적 확신을 억압하는 것은 오늘만의 비극이 아니다

체제 순응적 종교는 혜택을 받고, 그 종교의 지도자는 등용되어 활동을 보장받는 반면

체제 비판적 종교는 정치에 간섭한다는 비난을 받는다

 

복음에서 정치적 의미를 아무렇지도 않게 제거하고

불법과 억압에 아무런 비판도 하지 않으며

예언자적 선포와는 거리가 먼 개인주의적 메시지를 전하는

교회 지도자들과 복음전도자들에게

국가는 종종 종교의 자유라는 선물을 선사한다.

 

- 짐 월리스, 부러진 십자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백프로
김명균 감독, 여진구 외 출연 / 이오스엔터 / 2014년 7월
평점 :
일시품절


1. 줄거리 。。。。。。。

 

     한 때 잘 나가던 천재 골퍼(일명 백프로)였던 백세진(윤시윤, 거꾸로 해도 윤시윤). 하지만 자만이 하늘을 찌르면서 점차 슬럼프에 빠지기 시작했고,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로 매니저이자 친한 형이 세상을 떠나면서 골프계를 은퇴하게 된다.

 

    1년 후 세진은 외딴 섬에 있는 분교 교장을 맡고 있던 옛 선생님(이경영)으로부터 폐교 위기를 맞은 분교의 임시 선생님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처음에는 닫힌 마음으로 거절하던 세진이었지만,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으로 결국 남기로 결심. 당면 과제는 몇 달 앞으로 다가온 주니어 골프대회에 최소 입상하는 아이를 키워 폐교를 막는 것이었다.

 

     과연 백프로는 이 과제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2. 감상평 。。。。。。。

 

     골프라는 소재를 중심에 둔 영화를 본 적이 있었던가? 수백 편의 영화를 봤지만, 딱히 기억에 남는 게 없다. 시도 자체로만 보면 신선하다고 말할 수 있었던 작품. 하지만 스포츠 영화는 흥행하기 어렵다는 속설을 그대로 증명해 낸, 아니 너무 잘 증명한 영화. 흔히 스포츠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하는데, 영화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이 진짜 드라마보다 더 극적으로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리라.

 

     그래도 스포츠만이 갖는 역동성과 극적 분위기를 잘 살려낼 수 있었다면, 어느 정도 볼만한 영화가 되었을 거다. 하지만 골프라는 운동이 워낙에 조용한 스포츠다보니 경기 자체에 긴장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게 그닥 없다는 게 문제. 결국 남은 건 운동보다는 드라마’, 즉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그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 이야기였는데, 아쉽게도 이 부분에서도 딱히 두드러진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뻔히 예측되는 위기와 극복이 의미없이 나열되는데, 그나마 별로 설득력조차 느껴지지 않는 게 대부분..

 

 

 

     얼마 전 전역한 윤시윤이 입대 전 마지막으로 찍었던 작품이고, 지금은 확실히 대세 중 하나로 뜬 여진구의 조금은 앳된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이경영, 천호진, 박상면 같은 연기파 중견배우들에, 이원종, 이병준 같은 베테랑 조연들까지 가세했지만, 스토리의 부실함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회계와 금융의 실질적인 투명성

그리고 정보의 공유 없이는 경제민주주의는 불가능하다.

반대로 기업의 의사결정에 개입할 실질적인 권리

(이사회에 노동자에게 자리를 내어주는 것을 포함하여)가 없는 한

투명성은 아무 소용이 없다.

정보는 민주적 제도를 뒷받침해주는 것으로서, 그 자체가 목적인 아니다.

언젠가 민주주의가 자본주의에 대한 통제권을 다시 획득하려면,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구현한 구체적인 제도들이

끊임없이 재구성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 토마 피케티, 21세기 자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육은 사회를 바꿀 수 있을까? - 또 다른 교육 더 나은 세상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번역 총서 2
마이클 애플 지음, 강희룡 외 옮김 / 살림터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요약 。。。。。。。

     책은 교육의 성격을 묻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교육이란 단지 지배계층의 이데올로기를 반복, 확산, 공고화 하는 도구로서 기능만 하는가, 아니면 실제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될 수 있는가? 물론 이 책의 대답은 후자 쪽이다.

     저자는 세 개의 장(2~4)에 걸쳐서 앞선 시대(이지만 일부는 저자와 동시대 인물이다. 지금 기준으로 앞선 시대라는 것)의 교육이론가들의 사상을 돌이켜 보며, 교육이 가지는 사회 변혁적 기능의 가능성과 그 실재를 살핀다. 5장에서는 브라질의 포르투알레그리라는 도시에서 실제로 추진되었던 시민 참여적 교육행정이 어떻게 그 도시의 문화를 바꾸었는지에 관한 사례 연구가 실려 있다.

     6장에서 저자는 교육을 통한 사회변혁이 반드시 진보적 진영에서만 연구, 실천되고 있는 것이 아님을 지적한다. 여기에 실려 있는 것은 월마트를 중심으로 한 보수 우파의 교육적 시도인데, 이 책의 내용에서 특히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

     7장에서 저자는 한국을 방문했던 자신의 경험(전두환이 쿠데타를 일으키고, 광주에서 시민들을 학살했던 사건 얼마 후였다)을 통해, 이 책에서 다루었던 주제들의 실제 적용에 관해 잠시 언급한다. 마지막 장은 이제까지 다루었던 내용의 총 정리 쯤.



2. 감상평 。。。。。。。

     역자 해제를 보면, 이 책은 저자인 마이클 애플이 자신의 학문적/활동가적 여정을 결산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한다. 평생을 활발하게 활동했던 학자의 여정을 정리하는 것이 어디 간단한 일이겠는가. 덕분에 이 책에는 상당히 다양한 종류의 학문적 연구와 경험과 사례에 대한 연구가 복잡하게 실려 있고, 이런 점은 나 같은 문외한들이 책을 읽는데 꽤나 애를 먹게 만드는 부분이다. 간단하게 읽을 수 있는 교양서적 정도로 생각하다가는 큰 코 다치기 십상.

     여기에 책을 읽기 어렵게 만드는 또 한 가지의 장애물은 번역이다. 총 네 명이 나눠서 한 번역인데, 번역자들 사이의 수준차가 심하다. 이건 도무지 알아먹기 힘들 정도로 긴 복문들이 수도 없이 등장하는 챕터가 있는가 하면, 단문 위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장들도 있다. 예를 들어 37페이지에 나온 다음 문장을 보자.


     “이 논점은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서로 지지하기 위해 다양한 진보적인 집단들의 변혁적인 목적을 연결시키는 것에 대해서 우리가 어떻게 더 잘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인가로 표현된다.”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일까? 이쯤 되면 내용의 문제 이전에 번역의 문제가 심각하다. 전형적인 번역투의 문장이라, 분명 한글문장을 읽고 있는데 영어 단어들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초벌 번역이라면 모를까, 이쯤 되면 좀 너무하지 않나?

     또 여정의 정리라는 이 책의 콘셉트는, 저자의 개인적 경험 같은 다양한 내용들을 다 함께 담으려는 시도로 나타나는데, (전부가 그런 것은 아지만) 가끔은 그저 책의 진행 속도를 늦추기만 하는 효과를 내는 것 같다. (예를 들어 저자가 프레이리를 직접 만나 대화했던 부분을 소개하는 2장 같은 경우가 특히 그렇다)


     사실 교육이 가지고 있는 사회 변혁적 기능에 관한 강조는 이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지당하게 여겨지는 부분이다. 책 속에도 실려 있듯, 전두환의 반란정부가 대학생들을 탄압했던 역사나,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권력기관들을 동원해 전교조를 불법화하고 막으려고 하는 이유도, 소위 좌편향 교육운운하며 역사교과서를 국정화하고, 특정한 경제 사조를 절대적인 교리로 가르치려고 하는 이유도 다 같은 데 있다.

     저자의 주장을 교육의 정치화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본 것처럼 교육은 더 이상 안전한 영역도 아니고, 무엇보다 가치중립적인 성소는 더더욱 아니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어떤 세력의 가치를 체계화해 가르치는 영역이고, 그렇다면 이왕이면 좋은 가치를 가르치는 영역으로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서는 것을 성공이라고 가르치는 세력, 탐욕에 근거해 돌아가는 경제를 우수한 것으로 떠받드는 세력, 강자의 이익을 위한 사회구조를 공고히 하려는 세력 대신, 사회의 공동체 구성원 전체가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 함께 살아가는 모두를 위한 가치를 중시하는 그런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교육이라면 우리에게 분명 더 유익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현재 시도되고 있는 모든 종류의 진보적 교육 운동에 무비판적으로 동의하는 건 아니다.)

     그런 차원에서 지금의 한국 교육상황은 암담하다. 전두환 정권 당시 한국을 방문한 저자가 했던 다음의 연설이, 지난주에 했던 것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니까.


     “이 정부는 또한 한국 교육 시스템이 모든 수준에서 이데올로기적으로 견고하게 통제되어서 여러분의 아이들이 지배자들이 원하는 관점에서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기를 원합니다.”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 볼 만. 하지만 나처럼 교양수준의 지식을 위해서라면 다른 좀 더 분명한 내용의 책이 더 좋을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