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만으로 충분함을 알려면

선 예수님밖에 남은 게 없어야 한다.


- 팀 켈러, 팀 켈러의 내가 만든 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줄거리 。。。。。。。

     시인인 주인공 진아(강진아)는 시집 출간을 앞두고 좀처럼 쓰이지 않는 시 때문에 깊은 고민에 빠진다. 시간강사로 학생들에게 시를 가르치고, 출판사 관계자와 자주 진척상황에 관해 의논하고, 지인들과 만나 시간을 보내고 하는 일상적인 일들 사이에, 그녀의 마음을 무겁게 가라앉히는 과거의 일이 교차적으로 삽입된다. 오랫동안 함께했지만 불의의 사고로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 남자친구 길우(강길우)와의 추억들.

      시간이 지나면 점점 잊힐 것이라고들 하지만, 말처럼 쉽지 않았던 그 일은 진아의 삶을 무겁게 누른다

 

 

 

 

 

2. 감상평 。。。。 。。。

     영화는 주인공에게 카메라를 집중시키면서 진행된다. 그런데 애초에 저예산영화라는 한계도 있어서 잡음이 생각보다 크게 들린다. 현장감을 살리는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라고 하더라도 대사가 잘 들리지 않거나 인물의 감정에 몰입하는데 지장을 줄 정도라면 좀 더 작업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영화는 시종일관 잔잔하게 흘러간다. 주인공 진아의 주된 직업이 시인이라는 점도 이런 성격을 강화시키는 듯하다. 왠지 시끄러운 시인같은 건 잘 떠오르지 않으니까. 하지만 크게 떠들지 않는다고 해서 그 안에 담긴 슬픔의 크기도 작은 건 아니다. 오히려 진아는 시인답게, 자신 안에서 그 상처를 차곡차곡 담고 정리하고 있었다.(어쩜 이 과정은 자기 자신도 모르는 새 진행되고 있었다) 그녀는 쉼 없이 길우와 함께 했던 날들에 대한 꿈을 꾼다.

      길우와 진아의 추억은 상당부분 한강을 끼고 만들어진다. 서울 한복판을 유유히 흘러가는 한강이니 사람들이 쉽게 마주하게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일 테지만, 바로 그 때문에 아픈 기억을 잊는 게 좀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 (눈만 뜨면 보이는 게 한강이니...) 사실 문제는 회피를 통해서가 아니라 직면을 통해서 해결되기 시작하곤 하니까. (다툴 때 자리를 뜨는 건 그래서 그리 좋은 해결책이 아니다)

 

 

 

 

 

      사람들을 만나기 어려운 이유가, 쉼 없이 괜찮냐고 묻는 이들에게 괜찮지 않으면서도 괜찮다고 대답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대사가 인상적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 사회는 슬픔과 괴로움에 빠져 있는 것은 비정상이고 서둘러 유쾌하고 괜찮은 상태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하는 태도가 널리 퍼져있는 것 같다. 세월호 5주기인 오늘도 왜 아직까지 잊지 않느냐며 아침부터 유족들을 비난하던 정신 나간 정치인들이 여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어쩌면 그들이 특별히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일상 속에서 우리도 사람들에게 서둘러 정상으로 돌아오라고 재촉하곤 하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 SNS부터 에세이까지 재미있고 공감 가는 글쓰기
이다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요약 。。。。。。。

     20여 년 동안 이런 저런 글쓰기로 밥벌이를 해온 저자가 알려주는 글쓰기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글쓰기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될만한 습관들, 더 나은 글을 쓰기 위해 필요한 것들, 그 외에 글쓰기에 관한 일반적인 질문에 대한 답변 등이 실려 있다.

 

 

2. 감상평 。。。。。。。

     글을 쓰는 사람에게 가장 두려운 일 중 하나는 자신이 쓴 글을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하는 일이다. 약간은 모순적인 감정일 수도 있지만, 글을 보여준다는 건 나를 보여준다는 일과 비슷하기에 어지간히 담대함을 갖고 있지 않으면 자신있게 내보이기 어렵다.(물론 이 부분은 성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잇찌만)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이라면, 역시 다양한 매체에 글을 써온 작가의 글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작가는 글쓰기에 관한 다양한 조언을 하면서 거기에 맞는 자신의 글을 직접 보여주는 식으로 항목들을 구성해 나간다.

     덕분에 책은 두 가지로 즐길 수 있다. 하나는 글쓰기 강습 차원에서 일종의 지분을 읽듯 작가의 실제 글들을 참고하며 배워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그런 것을 다 한 쪽으로 미뤄놓고, 다양한 주제와 양식으로 쓴 작가의 글 자체를 즐겁게 읽는 식이다. 개인적인 경험들, 일상, 책이나 영화에 관한 글 등 다양한 주제의 글로 채워져 있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즐겁게 독서할 수 있는 재미있는 작품이다. 확실히 잡지사 기자로 오랜 시간을 보낸 내공이 물씬 느껴진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고 싶어 하고, 책까지 내려고 하는 시대다. 여기에 도움을 받으려고 이런 책들을 골라보곤 할 텐데, 이렇게 잘 쓴 글들을 보고 있노라면 오히려 용기가 꺾이지나 않을까 싶다. 뭐 그렇게라도 좀 걸러진다면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요새 읽을 책들이 너무 많이 쌓이는 중인지라...)

     책의 소제목들만 몇 개 이어 읽어도 글쓰기의 기초를 잡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될 듯하다. ‘왜 쓰고 싶은지 부터 물어야 한다’(글쓰기 준비), ‘비판은 누구에게나 힘겹다’(글쓴이의 자세), ‘내 삶에 거리 두지 않기’(일상에 관한 깊은 글을 쓰는 방법), ‘남의 시선으로 내 글 읽기’(퇴고) 등등.

     제목처럼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다. 정도는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잘 준비해서 계속해서 써 보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단지 열심히쓴다고 해서 좋은 글이 되는 건 아니니까. 어느 정도 노력을 하고 있다면, 이제는 좀 더 나은 글이 될 수 있도록 조언해 주는 이런 책들이 도움이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구나 프로 컨설턴트가 될 수 있다 - 기업의 성과를 10배 높이는 경영 컨설팅의 모든 것
황창환 지음 / 라온북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요약 。。。。。。。

     컨설턴트는 대상이 되는 기업의 상황을 파악하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하는 사람이다. 이 책은 프로 컨설턴트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컨설팅이 이루어지는 과정이 어떤지, 그리고 컨설팅에 임할 때 기억해둘 만한 팁 등이 담겨 있는 실용서다.

 

      컨설턴트 경력이 적지 않은 저자가 주는 체계적이고 실제적인 조언인지라, 필요한 사람들에겐 도움이 될 듯하다.

 

 

2. 감상평 。。。。。。。

     누구처럼 엄청난 다독가는 아니지만, 최근에 내가 가진 책에 관한 경험을 자산으로 삼아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독서모임도 하나의 프로그램이지만, 좀 더 신경을 쓰고 있는 건 독서 컨설팅이라는 부분. 모든 장르의 책에 익숙한 건 아니지만, 내가 오랫동안 읽어온 분야(기독교 관련)에서만큼은 어느 정도 개인적, 집단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내용이 있어도, 그걸 적절하게 얹을 수단이 없다면 말짱 도루묵.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거라도, 현직에서 일하는 사람이 해 주는 조언이라면 들을 게 있겠다 싶어 집어 들었는데, 차근차근 설명하는 게 교과서 같다는 느낌을 준다.

     일단 저자의 사례가 어느 정도 실려 있긴 한데, 고객사의 내부정보를 지나치게 드러내기 어려웠기 때문인지 대체적으로 이게 부족한 회사는 그 부분에 맞춰 컨설팅을 했더니 좋아졌다는 식의 간략한 공식의 반복이다. 덕분에 내용은 설명 위주로 조금 건조하게 진행되지만, 알아야 할 것을 잘 정리해 주는 것만으로도 어떤 사람에게는 충분히 도움이 되는 법이니까.

     대부분의 교과서가 그렇듯, 이 책 또한 읽으면서 눈에 들어오는 부분만 몇 개 건져내고 말 내용이 아니다. 일부 알고 있는 게 있더라도 내용 전체를 차근차근 정리해 볼 필요가 있겠다 싶다. 다만 책 제목처럼 누구나프로 컨설턴트가 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고,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도전해 볼 수 있겠다 싶은 정도.(뭐 원래 의도도 그런 내용이겠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폐기된 이미지 - 중세 세계관과 문학에 관하여
C. S. 루이스 지음, 홍종락 옮김 / 비아토르 / 201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요약 。。。。。。。

     중세 영문학의 전문적인 연구자였던 C. S. 루이스가 그 시대 사람들이 가지고 있었던 우주모형(일종의 세계관)이 어떤 구조로 세워졌으며, 그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풀어간 책이다

 

      루이스에 따르면 중세는 여러 권위들이 공존하는 시대였다(30). 그들은 그 권위를 지닌 존재들을 그에 걸맞은 위치에 배치시키려고 노력했던 조직가들이었다(36). 이 작업의 근거는 앞선 세대가 낳은 책들이었다. 그들은 책의 권위를 무엇보다 강하게 인정했던 사람들이었고, 책이라면 그것이 시든, 역시책이든, 논문이든 가리지 않았고, 저자가 기독교인이 아니라고 해도 이런 태도는 달라지지 않았다(37-38). 이런 특징은 중세 문학 특유의 혼합적 성격을 만들어 낸다. 중세의 우주 모형은 단지 기독교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이교적이기도 하다

 

      중세인들은 그렇게 만들어진 총체적 관점에서 안도와 만족감을 느꼈다. 사람들은 쉴 새 없이 여러 작품들에서 그런 우주모형을 인용하고 변주를 주며 즐겼다. 그들은 (현대인들처럼) 엄청난 암흑 속 진주처럼 박혀 있는 지구와 인류를 떠올리는 대신, 반대로 찬란한 빛으로 가득한 세계를 떠올렸기 때문이다(166). 우리가 그런 상황에 있다면 그들과 꼭 같은 작품들을 남기지 않았겠는가?(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현대의 책들을 보면 이미 그러고 있는지도)

 

      루이스는 중세인들의 작품은 그들의 관점으로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렇게 할 때, 그것을 통해 중세를 읽어낼 수 있을 것이다(295). 비록 그들의 주장이 상상과 (잘못된) 추론에 기인한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들의 우주 모형이 오늘날 우리의 것과 같지 않다고 해서 오류가 진리로 발전해 나가는 과정으로만 보며 과거의 모델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사실 모든 우주 모형은 그 시대에 알려진 현상들을 하나의 모델로 설명하려는 노력이니까.(오늘날의 모델도 우리의 시대적 한계를 갖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2. 감상평 。。。。。。。

     고전 문학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자랑하는 루이스인 만큼, 이 책에서 인용하는 출처는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 단테와 초서 같은 잘 알려진 저자들뿐만 아니라 (나를 포함한) 비전공자라면 처음 들어봤을 만한 저자들을 망라한다. 어쩌면 이 책을 읽는 데 가장 큰 어려움은 그런 모르는 저자들의 이름과 그들의 글들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행의 즐거움은 늘 가던 익숙한 곳을 넘어, 아주 새로운 광경을 보는 것에 있지 않던가. 책을 여행지로 본다면 이 또한 흥미를 자아내는 부분일 거다. 이런 점에서, 폐기된 이미지는 우리가 오래되어서 더 이상 실제로 사용하지 않는 고대 유적지를 탐방할 때 느끼는 즐거움을 우리에게 제공해 줄 것이다.

 

     앞서 정리해 둔, 이 책의 전반적인 전개와 주제뿐만 아니라, 책을 읽으면서 중세 사람들에 관한 다양한 이미지를 얻게 된다. 예컨대 흔히 생각하는 것과 달리 중세인들은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비록 그들이 그린 지도와 작품에 쓰인 표현이 그런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건 당대의 지도제작기기술과 표현양식의 부족 탓이지 실제로 그런 지도처럼 세상이 생겼다고 여겼던 건 아니라는 것이다(“중세의 지리는 많은 부분이 로망스적인 것에 그칩니다“, 211).

     중세 텍스트의 장르를 구분하는 방식이 오늘날의 것과는 사뭇 다르며, 달 너머 세계니, 원동천이니 하는 중세 특유의 우주론도 흥미롭다. 여기에 중세 예술의 겸손한 특성까지 이르면 루이스가 중세의 다양한 문헌들을 가지고 하나의, 공연을 보여주는 듯한 느낌까지 든다. 짝짝짝

 

     예전에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들을 읽으며 그 방대한 배경지식에 감탄했었는데, 루이스의 이 작품 역시 그 못지않은 지식의 향연을 맛볼 수 있다. 홍성사에서 펴낸 기독교를 주제로 한 책들과 성격은 좀 다르지만, 내 루이스 컬렉션의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할 만한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