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세상을 바꿔야 한다는 바람이 

우리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고집으로 

변하는 건 어렵지 않다.


하승우신분피라미드사회』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주의 구조 - 시간과 공간, 그 근원을 찾아서
브라이언 그린 지음, 박병철 옮김 / 승산 / 200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리뷰를 어떤 식으로 써야 할지 모르겠다벌써 몇 년 전에 갑자기 어디신가 듣고 끈 이론에 관해 궁금해졌고이웃 블로거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그러자 이 책을 추천을 받았고그렇게 구입한 뒤 한참이 지나서야 첫 페이지를 열었다.(가끔은 이런 식으로 우연히 읽게 되는 책들이 있다.)


     후주를 빼고도 700여 페이지에 달하는 이 두꺼운 책은일반인들이 읽을 만한 교양서적이라고는 하지만 자세히 읽다보면 꽤나 어려운 내용들이 잔뜩 등장한다물론 애초부터 어려운 내용은 도무지 쉽게 설명할 수 없는 거니까그래도 저자는 최대한 수식을 잔뜩 늘어놓는 식의 설명을 지양하고 다양한 비유와 예화들을 사용하면서 이해를 돕고자 하고 있으니 감사해야 할까.

 


     책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뉴턴의 고전물리학으로 시작한다세상의 모든 것에는 고정된 이 있고그 값들은 질서에 따라 작동한다는 고전물리학에는 안정성이 있었다그런데 이런 질서가 작동하는 장흔히 공간과 시간이라고 불리는 것의 본질에 관한 의문이 생겼다시간과 공간은 절대적으로 주어지는 무대이고 그 위에 물리학의 법칙이 춤을 추는 것인가아니면 그 자체도 춤을 추는 댄서인가.


     아인슈타인이 상대성원리를 발표하면서 고전물리학의 관점에는 큰 변화가 생긴다이제까지 고정되어 있는 것으로 여겨지던 요소들이 상대적이라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예컨대 속도만 하더라도 관측자의 상태(어디에 서 있는지얼마나 빨리어느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지)에 따라 다르게 측정된다아인슈타인은 심지어 시간마저도 관측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흐른다는 것을 밝혀낸다예컨대 더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의 시간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늦게 흐른다.


     그런데 이런 물리학계에 또 다른 큰 돌이 하나 던져지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다바로 양자역학이다우리 눈으로 직접 볼 수 없는엄청나게 작은 세계인 양자들의 세계에서는 앞서 발견한 일체의 물리학의 법칙들이 적용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심지어 어떤 것이 입자인지 파동인지 조차 결정할 수 없다니 말이다하지만 이 이론은 상당히 많은 문제들을 설명하는 데 성공을 했고오늘날은 정설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면 이제 양자역학으로 모든 것이 끝났나 싶지만 아니었다양자역학은 미시세계를 설명하는 데 아주 효과적이었지만항성과 별의 세계인 거시세계를 설명해주는 상대성이론과 썩 맞아떨어지지 않았다그리고 여기에서 끈 이론이 등장한다기본적으로 상대성이론에서는 모든 것의 기본단위를 일종의 입자로 취급한다반면 양자역학에서는 입자의 특성도파동의 특성도 함께 가지고 있다고 본다끈 이론은 이것을 아주 작은 끈이라고 본다직관적으로 보면 충분히 작은 끈은 입자이기도 하고그것이 떨리면서 파동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니 재미있는 발상이다.


     하지만 이 이론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한 가지 변수가 발생한다우주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3차원의 공간이 아니라 여분의 차원들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처음에는 한두 개의 차원을 추가하던 이론들은 최종적으로 10차원(+시간=11차원까지 언급하기에 이른다사실 여기까지 오면 이제 우리의 직관에서 너무나 멀어져서 당장에 받아들이기가 어렵지만일단 빠져버린 물리학자들의 계산은 신나게 진행된다.


     여기까지 단숨에 설명을 마친 저자는 책 말미에는 조금 가벼운 이야기들을 던진다순간이동과 과거로 가는 타임머신이 가능할 것인가그리고 이 우주는 홀로그램인가 하는 주제들사실 나 같은 보통 사람의 경우 이쪽이 좀 더 솔깃한 이야기겠지만앞서 우리의 우주가 진동하는 끈들로 구성되어 있고우리 세계가 수많은 차원들로 이루어져있다는(심지어 여분의 차원들은 말려들어가 있다는’) 말이 훨씬 더 기발하게 느껴지지 않는가?

 


     책의 후반에 소개되는 여러 이론들은 아직 실험이나 관찰로 검증되지 않은 가설들이다.(물론 저자는 그 신빙성을 상당히 높게 보고 있다그리고 어떤 것들은 기술이 발달하더라도 이론적으로 관찰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한다.(이렇게 솔직하게?)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있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것이 절대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을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최첨단의 물리학으로도 여전히 우주의 기원에 관해서는 가설적 단계에 머물고 있다앞서 설명한 이론들이 언제가 좀 더 정교하게 완성될 수도 있겠지만여전히 우주의 구조에 관해서 어떤 전제를 두고 연구를 해간다는 느낌이다언젠가 그 전제에 관해서도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저자에 따르면 우주는 매우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처럼 보인다그런 우발적인 우주가, (이 책에 수도 없이 등장하는정교한 수학적 구조로 짜여있는 것처럼 보이는 건 무엇보다 신기한 일이다.(시공간의 절대성도 부정되는 상황에서 이런 수학적 구조가 그냥 그런 것이라는 설명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그리고 이 우발적인 우주에서 나타난 인간의 지성이 보여주는 정교한 능력은 또 약간 어울리지 않는 타일조각 같기도 하고.(이쪽은 C. S. 루이스의 질문이다)



     쉽지는 않았지만꽤 재미있게 읽었다물론 전형적인 문과인 나로서는책의 상당부분을 그저 읽었을’ 뿐이지만주제의 전개 자체는 상당히 흥미로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시빌
저스틴 트리엣 감독, 비르지니 에피라 외 출연 / 미디어포유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 이렇게 주인공의 심리가 불안한 영화는 보기에도 쉽지 않다심리상담가인 주인공 시빌(버지니아 에피라)은 소설을 쓰기 위해 하던 일을 정리하기로 한다어느 날 밤에 걸려온 절박한 전화를 거절하지 못하고 결국 전화의 상대인 마고(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를 만나게 되는데 이게 그녀의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도화선이 된다.


     마고의 문제는 동료 남자 배우와의 사이에서 임신을 했으나그녀와 만나던 상대가 마침 영화의 여감독과 연애 중이라는.... 콩가루 관계 때문이다남자는 아이를 낳기 원하지만아이를 낳게 되면 자신이 맡은 배역과 경력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


     그런데 사실 시빌 역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싱글맘이었다아이가 태어나기 전 상대는 떠나버렸고한 동안 알콜 중독이 될 정도로 술에 빠져 살았던 것 같다지금은 그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난 것 같았지만여전히 그 안에 남아있던 상처가 마고의 사례를 통해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된 것.


     마고를 위해 영화 촬영지까지 따라가게 된 시빌.(물론 이건 마고를 위해서만이 아니라마고의 이야기를 자신의 소설에 넣으려고 했던 것그러나 그곳에서 마고가 말한 상대 배우를 보며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게 되고결국 그와 잠자리를 같이 하기에 이른다간신히 덮어두었던 트라우마는 현실의 그녀를 망가뜨리고 있었다.

 





     영화는 이런 마고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그려내는 데 집중한다그녀의 심리에 공감하며 따라간다면 이야기에 몰입이 될 수도 있겠지만애초부터 인물들 사이의 헝클어진 관계가 거슬린다면 좀처럼 와 닿지 않는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내 경우는 이 쪽에 가까웠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중간 중간 보이는 나름의 유머코드도 피식 하는 웃음 이외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사실 모든 사람이 어느 정도의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시빌이 경험한 일도 수많은 사람들이 겪었던 일이고시빌은 나름 AA모임(알콜중독자들의 회복을 위한 모임같은 데도 참여하는 등 노력을 다했던 것 같지만한계에 부닥쳤던 것 같다이유가 뭐였을까?


     어쩌면 영화 속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완전히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하나뿐인 동생은 자신의 문제로 인해 허덕이고 있었고어린 자녀들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그렇다고 동료에게도 완전히 마음을 보일 수 없었고결국 충동적인 사건들이 연속되면서 그녀는 조금씩 가라앉는다외로움은 생각보다 위험한 요소다.(나 위험한가?)

 





     맨 처음에 썼듯이 이렇게 주인공의 심리가 불안한 영화는 보는 것도 쉽지 않다공감을 위해서 애써야 하는데 굳이 영화를 보며 그렇게 내 기분을 다운시킬 필요까지는 느껴지지 않으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사본학 이야기 - 웨스트민스턴목회와 신학 1
신현우 지음 / 웨스트민스터출판부 / 2003년 11월
평점 :
품절


     우리가 지금 보고 있는 성경은 어떻게 나온 것일까? 우리가 보는 한글 성경은 무엇을 보고 번역한 것인지, 그리고 그 번역의 대상은 어떻게 찾아낸 것인지, 그것은 과연 하나님의 영감을 받아 기록한 최초의 성경본문과 정확히 같은 것인지 하는 의문은, 성경을 진지하게 여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해 봤을 만한 질문이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은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신학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다루는 사본학과 원문비평학이라는 분야가 있다. 두 분야 모두 오늘날 남아있는 여러 성경의 사본들(손으로 옮겨 적은 복사본)을 통해 최초로 기록되었을 성경원본의 모습을 추정해가는 학문 분과인데, 전자는 사본들의 특징을 찾아 해석하는데 주로 관심을 두고 있다면, 후자는 그 사본들을 비교하며 원문을 추정해가는 것에 좀 더 중점을 두고 있는 학문이다.

 

     요컨대 사본학이란, 오늘날 더 이상 성경의 원저자들이 직접 기록한 성경본문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나타난 학문이다. 오늘날 원본은 없다. 아마도 그것이 처음 기록되었을 재질인 파피루스의 연약성 때문에, 이는 거의 확실하다.

 

     남아 있는 것은 모두 사본들뿐이다. 그리고 이 사본들은 옮겨 적는 과정에서 자주 서로 차이를 보여준다. 이 차이는 옮겨 적는 사람들에게서 비롯된 것도 있고, 헬라어 문법이나 알파벳, 발음상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도 있다. 처음 복사한 사람들에 기인하는 것도 있으며, 두 번째, 혹은 세 번째, 열 번째, 스무 번째 필사자들에게서 기인하는 문제일수도 있다. 역시 쉽지 않은 내용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사본학 상의 여러 문제들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책이다. 어떻게 하면 서로 차이를 보이고 있는 사본들을 통해, 사본학의 궁극적인 목적인 원문을 추정해 나갈 수 있는지 그 기준을 설명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예컨대 짧은 독법이 선호되고, 부드럽게 읽히는 문장보다 거칠게 읽히는 문장이 원문에 가까운 것으로 추정된다. 서로 다른 두 출처의 내용을 '조화시키는' 본문 후대의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학자들은 저마다의 논리적인 근거를 제안하고 있고, 흔히 네슬-알란트 판이라고 불리는 헬라어성경의 편집기준은 오늘날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그러한 기준들이 가진 문제점과 모순들까지도 숨김없이 함께 제시한다. 과연 짧은 독법이 꼭 원문에 가까운 것일까? 필사자들이 내용을 더하는 일 못지 않게, 다양한 이유로 빼먹기도 하지는 않을까? 저자는 무조건 주류학설을 따라가기 보다 그 기준들이 확실한지 검증을 시도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주류학설의 주장이 생각만큼 확실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다.


     저자는 이를 ‘학자들 간의 상호 주관성에 근거한 객관성 추구’라는 방식으로 극복해 나갈 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 역시 완전한 객관성을 얻기에는 무리한 면이 있다. 사실 인문학이 가지는 궁극적인 딜레마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즉, 완벽하게 원문을 찾아낼 수 있는 기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본학의 모든 기준은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할 뿐이다. 우리는 좀 더 겸손해져야 한다.


     꽤 흥미 있는 내용의 책이다. 성경 자체에 대해 한 번쯤 깊게 생각해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되도록 여러 가지 비유들을 사용해 독자들에게 가능한 한 쉽게 다가가려고 하는 점은 이 책이 가지는 장점이다.(지금 보면 좀 과하다 싶기도 하지만). 이미 절판된 책이지만, 중고로 구할 수 있다면 구입해 둘 것을 추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죄의 결과는 흔히 많은 양의 방사선에 노출되었을 때 

신체에 나타나는 반응과 더 비슷하다

노출되는 순간에는 바로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총알이나 칼에 맞는 것과 다르다

당장에는 몸의 이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서서히 시간이 흐르고 난 뒤 증상이 나타나는데

그때쯤이면 이미 돌이킬 수 없다.


- 팀 켈러팀 켈러의 방탕한 선지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