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시장과 공공부문의 변화 없이

시민사회의 의식 개선만으론 임박한 지구의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

시민사회의 역할은 텀블러 사용보다 시장과 공공부문에

변화를 요구하고 받아들이도록 힘을 행사하는 것이 되어야 하며,

텀블러 사용은 그런 역할과 병행할 때만 의의가 있다.

텀블러가 환경보호의 상징처럼 되면서 너무 많은 텀블러가 만들어져

제대로 사용되지 않고 사장되는 것 또한 문제다.

마찬가지로 에코백이 텀블러와 비슷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양심의 가책을 덜어주는 에코백과 텀블러는

다른 중요한 행동과 결부되지 않을 때 본래 의도와 달리

또 다른 환경 훼손과 사소한 가식으로 귀결하고 만다.


- 안치용, 『코로나 인문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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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 루이스 길라잡이 - 순전한 그리스도인의 초상을 찾아서 에드워즈 루이스 컬렉션 2
알리스터 E. 맥그래스 외 지음 / 세움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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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C. S. 루이스 컨퍼런스”라는 학술대회가 있다고 한다. 이름처럼 루이스에 관한 다양한 연구결과물을 발표하는 자리인데, 이 책은 그 컨퍼런스에서 발표되었던 내용들 중 일부를 모아서 엮은 것이다.


물론 책은 루이스의 다양한 작품들을 분석하고 있다. 그런데 이 기획의 특징은 그의 다양한 작품을 열거하는 것만이 아니라, C. S. 루이스라는 인물을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해보자는 데 있다.


첫 번째 글을 쓴 맥그래스는 루이스의 일생을 간략하게 요약하면서 그가 얼마나 중요한 인물인지에 관해 말하고 있고, 이후 저자(발표자)들은 신학자, 실천적 윤리학자, 철학자, 문학가, 문학비평가로서의 루이스의 면모를 그의 작품을 통해서 비춰본다.



확실히 루이스는 복합적인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그를 “나니아 연대기” 시리즈를 낸 동화작가로만 알고 있을지 모르고, 또 다른 사람은 “순전한 기독교” 같은 책을 낸 기독교 변증가로서의 루이스만 기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루이스는 이외에도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었고, 그 여러 면모들을 차분히 살펴봐야 비로소 그의 모습을 제대로 그릴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기획 의도다.


각각의 저자들은 자신의 전공 영역과 관련해서 루이스를 설명하고 있기에, 읽어볼 만한 결과물을 내어놓았다. 루이스의 매력에 어느 정도 빠져 본 사람이라면 이 책이 그의 애호의 대상을 더 흥미로운 인물로 여기게 도와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여러 저자들이 다양한 영역에서 쓴 글을 모았기에, 읽는 사람의 관심사나 선 이해 정도에 따라 흥미도가 다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루이스와 밀턴을 비교하는 다섯 번째 글과, 문학비평가로서의 루이스를 조명하는 여섯 번째 글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루이스에게 그런 면모가 없었다는 말이 아니라, 그걸 보여주는 구성이 좀 두서없게 느껴졌고, 저자들의 언급과 달리 관련분야에 어느 정도 이상의 공부가 없다면 이해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물론 여기에 언급된 루이스의 책들이 그냥 읽기에도 살짝 어려운 것들이긴 했다)


또 하나, 사실 이미 이 책에 참여한 저자들 중 몇몇의 글은 다른 데서도 이미 본 적이 있다. 몇몇 문장들은 꽤 익숙하기도 하고. 국내에 번역된 루이스와 그의 작품에 대한 연구서들을 거의 다 보았으니 그 가운데 어딘가 섞여 있었으리라. 저자 대부분이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건 분명 의미가 있지만, 조금 더 신선한 연구나 접근들이 더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 오타가 눈에 띤다. 일단 표지에서부터..ㅋ 본문 중 모나리자를 미켈란젤로가 그렸다는 부분은 명백한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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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어리의 웅변
빌 프랑수아 지음, 이재형 옮김 / 레모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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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재미있다. ‘정어리의 웅변’이라.. 정어리를 먹어본 적이 있던가. 집에서 먹어본 기억은 없고, 아마 어떤 횟집에서 구워준 것을 먹어보지 않았나 하는 기억 아닌 기억이 난다. 손바닥보다 작은 크기에, 적당히 기름져서 맛있었던. 물론 그런 정어리가 마이크 앞에 서서 뭐라고 말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 책의 장르는 동화가 아니니까.


저자는 해양생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이 책은 그렇게 바다에 사는 다양한 동물들의 생활양식과 그에 관한 인간들의 기억들을 재미있게 엮어내는 내용이다. 책 제목의 정어리 이야기는 저자가 학창시절 따분한 수업에서 도망쳐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게 해 준 어느 정어리 한 마리에서 따온 것이고, 책에는 이외에도 수많은 물고기들이 등장한다.


전반적인 느낌은 에세이 같기도 하면서, 또 과학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도 살짝 든다. 또 일부 내용에서는 오래된 전설과 옛날이야기도 담겨 있고. 전반적인 터치는 가벼우면서 생각해 볼만한 꺼리를 던져준다. 대체로 거의 항상 자연을 파괴하는 인간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생각보다 복잡하면서 때로 인간과 특별한 교감을 하기도 하는 물고기들에 관한 찬사가 그 주요 내용.


자신이 관심을 갖고 있는 대상에 관해 이런 책까지 써 낼 수 있는 건 멋진 일이다. 개인적으로는 물 공포증을 가지고 있어서 물에 들어가는 것 자체를 꺼리긴 하지만, 이 책을 읽다보면 한 번쯤 바닷물에 발을 담가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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