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면에서 볼 때
이 세대가 반드시 회개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습니다.
악인들의 신랄한 말과 폭력적인 행동만이 아니라
주위에 앉아 때를 기다리라고 말하는
선인들의 무시무시한 침묵과 무관심을 회개해야 합니다.
- 마틴 루터 킹, 『한 밤의 노크소리』中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땅 위의 길과 같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 루쉰, 『희망은 길이다』中
신이 맺어준 커플
감독 아딧야 쇼프라
출연 샤루 칸, 비네이 파탁
내별점 (8점/10점)
한줄평 인도식 순정남의 사랑표현법
1. 줄거리 。。。。。。。
존경하는 교수의 딸인 타니의 결혼을 축하하러 간 수린더. 하지만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타니의 약혼자가 죽게 되고, 이에 충격을 받은 교수 역시 위태로운 지경에 이른다. 죽기 전에 아버지의 뜻에 따라 수린더와 혼인하기로 승낙하지만 타니의 마음 속에는 그의 자리가 없었다. 그녀와는 달리 첫눈에 반해버린 수린더는 타니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애를 쓰지만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았다. 타니가 댄스 강습소에 나가고 싶어 한다는 걸 알게 된 수린더는 라지로 변장해 그녀와 함께 춤을 배우기 시작한다. 수린더는 과연 타니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
2. 감상평 。。。。。。。
일반적인 인도 영화들처럼 중간에 잠시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는 휴지기까지 있는, 무려 160분이 넘는 긴 상영시간. 하지만 영화는 그다지 지루하지 않았다. 역시나 인도 영화 특유의 강렬한 색채들과 춤, 음악이 한데 어우러지는 공연이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런 점을 인도영화의 단점으로 꼽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우리가 너무나 헐리우드 식의 영화들에만 익숙해져서가 아닐까. 영화란 이래야만 한다는 식의 고정관념을 잠시 내려놓고 즐긴다면 꽤나 재미있는 영화다.
전에 봤던 인도 영화보다 확실히 내용이 밝고 가벼운 로맨스물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다. 내용이 비현실적이고 어설프게 착한 캐릭터들만 나온다는 평도 있지만, 사랑까지 꼭 그렇게 냉철하게 계산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우리의 심보 또한 뭔가 뒤틀려있기 때문일지도. 조금은 어리숙해 보이고, 비현실적일 정도로 착한 인물들이 좀 더 많아지면 세상이 좀 더 밝아지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그런 순진한 사랑 이야기라 더 마음에 든다. 당신 안에서 신을 보았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대사는 압권.
필리핀에 몇 달 살아보니 같은 아시아권이라도 삶을 대하는 기본 태도가 참 다르구나 하는 걸 알게 되었다. 개인적인 성취와 관계적인 안정감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하는 것이 옳다, 그르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좀 더 인간적인 면에 무게를 더 주는 게 내겐 맞는 것 같다. 그래서 이 영화가 이렇게 마음에 드는 것 같고..
카이퍼가 칼뱅을 뛰어넘는 부분은,
당시의 사회적 불행의 근원을 분석한 점과
자선 사업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 점이다.
그는 자신이 목격하는 사회적 불행
- 그 가운데 빈곤은 가장 비극적인 증상에 속한다 -은
계몽주의에서 나온 자유방임적 정치 체제와
이윤 추구에 의해 생긴 경제 체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 니콜라스 월터스토프, 『정의와 평화가 입맞출 때까지』
뱅뱅클럽
감독 스티븐 실버
출연 라이언 필립, 테일러 키쉬
내별점 (6점/10점)
한줄평 분쟁 현장에는 늘 그들이 있었다
흑백 인종 갈등으로 오랜 시간 동안 준 내전상태에 있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이곳에도 현장의 사진을 찍어 신문사에 넘기는 보도사진작가들이 있었다. 그렉과 케빈, 주앙과 켄은 자연스럽게 함께 어울려 다니며 우정을 나누게 된다. 딱히 무슨 그룹을 만든 것은 아니지만, 점점 명성이 쌓이면서 뱅뱅클럽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된다. 하지만 그들이 찍은 사진에 대한 윤리적인 논쟁이 더해지면서 심적인 부담은 늘어나기 시작했고, 매일 같이 살인과 폭행, 증오와 분노가 가득한 현장을 다니는 그들의 영혼도 건강하기만 할 수는 없었다.
현장 보도 사진을 찍는 작가들의 존재는 이중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한편으로는 그들의 사진 때문에 자칫 잊히거나 감춰질 수도 있었던 사건들이 공개됨으로써 역사의 기록을 남긴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또 그렇게 찍은 사진을 팔아 경제적인 이익을 취한다는 측면만 보면 일종의 장사꾼으로 치부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디 단지 그들만 이런 양면성을 지니고 있던가. 생각해 보면 모든 직업에는 그렇게 공공의 이익과 개인적인 이익 사이의 타협점에 서 있지 않은가.
영화는 증오와 복수, 폭력이 갖고 있는 파괴적인 면에 대해 집중한다. 언뜻 퓰리쳐 상을 수상하며 승승장구하는 그들인 것 같지만, 실제 삶은 칼과 총을 들고 상대를 죽이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사람들 사이를 누벼야 하는 위기의 연속이다. 더구나 그들이 직접 살육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지속적인 폭력에의 노출은 그들의 정신을 황폐하게 만들었으니 참 못할 짓이다. 폭력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다. 노출되면 노출될수록 그에 무뎌지게 만드는.
내가 사는 이 나라 역시 그런 직접적인 살육까지는 아니라도 점점 더 상시적인 폭력과 적의에 노출되어가고 있으니 위기다. 급증하는 자살률과 극심한 사회갈등은 그 징조라고 해야 할 텐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갈등의 선을 분명하게 긋는 게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하는지 좀처럼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으니.
다만 영화 자체는 그리 인상적이지 못하다. 철저한 기자정신을 그려내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기자들이 느끼는 직업적인 고뇌를 파고들지도 않는다. 그러가하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갈등을 조명하고 있는 것도 아니니 두루뭉술했다고 밖에 할 수 없는 느낌. 차라리 하나에 좀 더 집중을 했다면 멋진 작품이 나올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