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의 가장자리 - 선생님도 학부모도 모르는
모토야마 리사 지음, 하성호 옮김 / 재미주의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1. 줄거리 。。。。。。。  

 

     이젠 우리나라에서도 익숙해진 이지메를 소재로 한 일종의 교육만화다. 이 작품이 다른 책들과 구별되는 독특한 부분은 실제로 이와 관련된 일을 겪거나 지켜봤던 학생들이 보낸 편지를 바탕으로 재구성된 이야기들이라는 것. 총 마흔네 개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작가는 집단따돌림이 일어나는 이유와 그것에 참여하는 이들의 심리, 그로 인한 피해의 심각성과 대처하는 방안 등을 풀어낸다.

 

 

2. 감상평 。。。。。。。  

 

     집단따돌림과 폭력 등 학교를 중심으로 한 십대들의 반사회적 행동들이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은 한국보다 일본이 먼저였다. 서로를 미워하면서도 묘하게 닮아 있는 이 두 나라는 서로의 문제까지도 비슷하게 공유하고 있다. (물론 대개는 우리가 일본을 따라가는 양상이지만, 이게 꼭 우리가 일본으로부터 배워왔다는 의미는 아니다) 학교폭력도 예외는 아니어서, 이젠 해외토픽에서나 볼 법한 일들이 우리 곁에서도 드물지 않게 발견되고 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먼저 그 문제 자체의 성격을 규정하는 일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학교폭력이란 게 그 원인을 규정하는 일이 쉽지가 않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기도 하고, 가해자가 다시 피해자로 돌아가기도 한다. 가해자라고 해서 무슨 엄청난 이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들 자신도 다른 곳에서는 부모나 교사 등에 의한 피해자이기도 하다. 책을 보면서 가장 혼란스러웠던 부분이 이 지점이었다.

 

     그저 나쁜 놈들 잡아다 혼내주면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데에 이 문제의 복잡함이 있다. 물론 가해자들의 행동은 그에 따른 처벌이 필요하다. 하지만 여기에서 그친다면, 그 아이들을 그런 상황으로 몰고 가는 사회구조에 면죄부를 주는 꼴이 될 뿐이다. 아이들은 결국 어른들을 보고,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사회를 보고 닮아가는 게 아닌가.

 

     영화들마다 폭력배들의 의리를 멋지게 묘사하기에 바쁘고, 사람을 찌르고 때리는 수위는 시간이 갈수록 원색적으로 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픽션 속에서만이 아니라 실제 생활 속에서도 우리는 줄서고, 불의에 눈감고, 뒷돈 받고, 목적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나쁜 어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아이들이 제대로 커가는 걸 바라는 것 자체가 좀 이상한 게 아닐까.

 

 

     책은 이 풀기 어려운 문제에 대한 획기적인 해결책을 제시해주지는 않지만, 그 자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당사자인 아이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느끼고 있는지 들어보는 것은, 어른들의 시각으로 문제를 또다시 제멋대로 정의하고 망가뜨리지 않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게 먼저다. 그리고 이런 부분에서 문제가 먼저 심각했던 일본은 우리보다 좀 더 많은 경험과 준비가 되어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만화로 되어 있는 데다가, 어쭙잖은 이론과 분석 대신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담아내려고 노력했기에 읽기에 그리 어렵지 않다. 다만 일본식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을 넘어가는 형태의 책은 보기에 불편했다. 일본만화를 자주 보는 아이들에겐 이쪽도 익숙한 걸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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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한 삶, 존엄한 죽음 - 기독교 생사학의 의미와 과제 기독교 인문 시리즈 6
곽혜원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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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책은 현대인들의 죽음의 질이 상당할 정도로 낮아졌다고 지적한다. 특히 질병사의 원인 중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암을 예로 들면, 다수의 사람들이 임종직전까지 공격적인 항암치료를 받느라 심신이 모두 탈진된 채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사람들이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 저자는 죽음에 대한 성숙한 성찰, 소위 죽음학에 대한 연구의 부족을 꼽는다.

 

     책은 죽음에 대한 오랜 고민을 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종교, 특히 그 중에서도 기독교적 배경을 언급하는 데 몇 장을 할애한 뒤, 뇌사, 안락사 혹은 존엄사, 완화치료, 고독사 문제, 자살 등 실천적인 문제들에 관해 논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죽음에 대한 좀 더 깊은 논의와 정리가 이뤄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2. 감상평 。。。。。。。  

 

     책을 열면서 몇 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떠올랐다. 돌아가시기 전까지 십수 차례 이상의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셨고, 그 과정에서 예전엔 중환자실이라고 불렀던 집중치료실과 일반병실을 몇 번이나 오고 가셨더랬. 책에도 잠시 언급된 것처럼 집중치료실의 일상은 그 자체가 힘겨운 나날이다. 24시간 꺼지지 않은 조명에, 환자들마다 무거운 벽처럼 투박한 의료기기들에 둘러싸인 채 주기적으로 체크를 하는 간호사와 의사들의 점검을 받는다. 한밤중에도 불이 환하게 켜진 상황에서 제대로 잠을 자는 게 어디 쉬울까? 덕분에 그곳에 누워있는 환자들은 하루하루가 쇠약해지는 게 다반사. 그리고 제법 여러 사람들이 운명을 하곤 한다.

 

     과연 그게 적절한 죽음의 과정일까. 이 책에서 저자가 묻는 질문은 곧 내가 품고 있는 질문이기도 했다. 책은 막연하게 품고 있던 문제의식을 좀 더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제기하고 있어서 나름의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죽음에 관한 주제로 박사 논문까지 썼던 저자답게,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단지 소개나 정리 개념을 넘어서 좀 더 실질적인 해결책에 관해 모색한다.

 

 

     사전의료의향서와 사전장례의향서의 작성부터, 호스피스와 완화의료의 필요성에 대한 강력한 제시는 흥미로웠고, 고독사와 자살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사회경제적 접근을 강력하게 반복하고 있는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저자는 기독교적인 대안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이런 식의 사유가 나머지 내용들과 밀접하게 연결되기 보다는 좀 느슨하게 덧붙여진 듯한 느낌이다. 기독교적 전제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들에게는 독단적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 기독교적 접근 자체도 생각만큼 깊은 데까지 짚어주는 게 아니라 아쉽다.

 

     책의 마지막에 덧붙여진 서평은 비판적 고찰이라는 제목을 붙이기엔 확실히 부족해 보인다. ‘죽음이란 무엇인가라는 책이 가지고 있는 전제가 무엇인지를 지적하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그 전제가 어떤 부분에서 모자라고 부당한지를 논리적으로 밝혀내기 보다는 시종일관 감정적인 부정을 하는 데 급급했다. 차라리 뺐더라면 더 낫지 않았을까 싶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내일이 없을 것처럼 살아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는 것도 바쁜데 죽는 일까지 생각할 필요가 있느냐는 반문은 강력하긴 하지만, 삶의 이유를 생각할 수 있는 건 인간다움의 한 특성이 아니겠는가. 삶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그 삶마저 추하게 만들곤 한다. 그래서 죽음을 잘 준비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삶을 제대로 준비하는 일이기도 하다. 회피나 외면이 아니라 제대로 된 수용과 대비를 위한 대화를 시작하기에 괜찮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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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의 자리가 성서적 증인들의 자리보다 높이 위치한다는 것은 더욱 있을 수 없다.

신학자는 성서적 증인들보다

천문학, 지리학, 동물학, 심리학, 생리학 등에 대해서는 더 많이 알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학자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

성서적 증인들보다 더 많이 알고 있는 것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

 

- 칼 바르트, 개신교신학 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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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작동하지 않는 전통과 정통을 붙잡고 '공동체' 말하면서,

사실상은 '집단주의'조장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된 공동체는 집단 의존적 개인들이 많이 모인 곳이 아니라,

자립적 개인들이 함께 모여서 상호의존을 경험할 때 가능할 것이다.

 

- 양희송, 가나안 성도, 교회 밖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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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뺑소니범을 잡고 보니 근래 연쇄살인으로 서울 시내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놈이라니, 이쯤 되면 대단히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하나. 그러나 놈에게 마지막으로 희생된 것이 자신의 하나 뿐인 여동생이라는 것을 알게 된 태수(김상경)는 큰 충격과 분노, 슬픔에 빠지고, 놈은 그런 태수의 모습을 비웃으며 감옥에 들어간다. 재판 결과는 사형. 하지만 우리나라는 17년 동안이나 형의 집행이 이뤄지고 있는 사실상의 사형폐지국가였다.

 

    3년 후, 한 조직폭력배의 두목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태수는 사건을 추적하던 중 죽은 여동생의 남편이자 자신의 매제였던 승현(김성균)이 관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얼마 후 수감되어 있던 살인마 강천(박성웅)이 살해당할 뻔 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태수는 두 사건이 서로 관련되어 있음을 직감하고 승현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아내를 잃은 한 남자는 복수만 생각하면 됐지만, 동생을 잃은 또 다른 남자는 경찰이라는 직무를 안고 그를 막아야 하는 상황.

 

 

 

 

2. 감상평 。。。。。。。  

 

     일반적인 스릴러는 범죄가 일어나고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린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범인의 정체는 가려져 있고, 그가 누구인지 정체가 밝혀지면서 클레이맥스에 이르는 식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범인은 처음부터 등장하고, 얼마가지 지나지 않아 잡히고 만다. 그렇다. 이 영화는 범인을 잡는 과정이 아니라 잡고 난 이후 그 주변 인물들의 심리에 좀 더 집중하고 있는 영화다.

 

     문제는 그 주변 인물들의 심리라는 게 충분히 예상되던 것 그 이상의 무엇이 없었다는 것이다. 놈에게 아내를 잃은 남편의 모든 것을 던져 복수하려는 심정이야 충분히 공감도, 예상도 되는 부분이니까. 감옥에 있어서 직접 처리할 수 없는 놈을 끌어내기 위해 그가 사용한 방식은 나름 신선했지만, 그리고 영화의 핵심적인 부분이기도 했지만, 여기서 질문. 그게 피해자들의 심정을 그려내는 것과 직접 연관이 있는가?

 

     처음부터 감상적인 부분에 집중을 하려 했던 것이라면, 굳이 이런 트릭에 힘을 줄 게 아니라, 조금씩 무너져 내려가는 승현과 태수의 모습을 그려가면서 동시에 반성하지 않는 강천의 모습을 대조시키는 것으로도 충분했을 것이다. 여기에 사실상 사형을 폐지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법률적 상황의 모순점을 강하게 드러내는 것으로도 어느 정도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을 텐데, 여기에 액션과 스릴러적 요소를 넣으려고 애씀으로써 서로 잘 어울리지 않는 두 개의 흐름을 억지로 엮어 놓은 모양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요컨대 뭘 말하려는 건지 알 수 없었다는 것.

 

 

 

 

     무게감 있는 배우들이 잔뜩 출연했지만, 연기력이 딱히 인상적이라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김상경은 너무 자주 경찰 이미지를 보이고 있고, 이번이 마지막 악역이라고 선언한 박성웅은 지독하게 선이 강한 악역으로 아무리 공격을 받아도 죽지 않는 터미네이터에 나오는 액체로봇이냐는 비아냥거림을 사고 있다. 나머지 한 명인 김성균도 예전 이웃사람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만 줄 뿐.

 

     여기에 요즘 나오는 영화들의 특징 중 하나인 폭력의 과잉이 더해지면서 영화는 점점 비호감으로 변해간다. 이 정도의 폭력은 뭔가를 강력하게 제시하기 위해 매우 절제된 상태로 사용되어야 할 텐데, 이 영화에선 그 목적도 불분명한 채로 그저 자극적인 영상만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빠진 유일한 대중적 상업코드는 작품을 위한 여배우의 노출정도?

 

 

     배우들의 몸매 관리가 가장 인상적이다. 김상경은 영화 초반 일부러 찌웠던 두둑한 뱃살을 완벽하게 지워버렸고, 박성웅의 잘 다져진 근육에 미칠 정도는 아니지만, 복수를 위해 단련한다는 설정을 가졌던 김성균도 나름 열심히 운동을 했구나 하는 인상을 준다. 하지만 이게 다이어트 비디오는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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