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여 (2disc)
이윤기 감독, 전도연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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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들을 둔 상민(전도연)과 우울증을 앓고 있는 딸을 둔 기홍(공유)은 핀란드의 한 국제학교의 캠프에서 만난다. 우연한 만남이었지만, 먼 이국땅에서 들려오는 우리말 소리에 두 사람은 곧 친밀감을 느꼈고, 한 오두막에서 충동적으로 첫 관계를 갖는다.

 

     얼마 후 한국으로 돌아와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온 상민. 그런데 어느 날 그의 앞에 기홍이 다시 나타난다. 일상과 떨림 속에서 갈등하는 상민에게 쉴 새 없이 밀고 들어오는 기홍. 그리고 전과는 다른 장소에서 다시 시작된 불륜행각. 그러나 처음부터 두 사람의 관계가 아름답게 끝나지 못할 거라는 복선은 이미 강하게 깔려 있었다.

 

 

 

 

2. 감상평 。。。。。。。

     감독은 무엇하러 이 불륜을 아름답게 묘사하려고 애를 썼던 걸까? 둘 사이에 주고받는 밀어들로부터 우리가 뭔가 교훈을 얻어야 하는 건가? 아니면 그저 정서, 그놈의 정서와 감정, 감각을 짙게 건드리기만 하면 예술이 된다는 식인 걸까.

 

    물론 공유와 전도연의 연기력을 두고서 평가한다면, 나무랄 데가 없다. 복잡한 감정선을 남김없이 표현해 내는 두 배우를 재료로 삼아, 감독은 괜찮은 분위기의 영화를 만들어 내긴 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무엇을 목적한 것인가. 사회적 금기를 깨뜨릴 정도로 강렬한 사랑을 표현하기 위해? 아니면 비슷한 처지에 있었지만 서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된 남자와 여자의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

 

      사랑이라는 주제에 대한 지극히 통속적인 관점을 물씬 담고 있는 영화. 사랑은 감정이고, 의지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강력한 느낌이야말로 중요한 것이고, 뭔가 멋있는 곳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다 괜찮아진다는..

 

     ​애써서 예쁘고 아름답게 포장하려 했지만, 이 둘의 행동이 용납되는 것처럼 여겨지는 이유는 공유와 전도연이었기 때문인 아니었을까? 아름다운 배경에, 아름다운 배우, 그리고 적당한 무드를 조성하는 배경음악까지 더해지면 우리는 뭔가 대단한 것을 보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는 그 안에서 전달하려는 메시지마저 괜찮은 것으로, 나아가 아름다운 것으로 여기도록 유도한다. 뭔가 비싼 것(예를 들면 아파트나 자동차 같은)을 팔아먹으려고 하는 광고에는 늘 당대의 가장 아름다운 남녀 배우들을 등장시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영화의 경우 팔려고 하는 상품이 도덕체계라는 점만 다를 뿐, 근본적으로는 거의 같은 매커니즘이다.

 

     ​이런 식으로라면 나중에는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장면도 아름답게 그리기만 하면 예술이 된다고 우길지도 모르겠다. , 말을 잘못했다. 이미 예술계에는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군. 소변기를 가져다 놓고 작품이라고 내놓는 현대미술가들이 있다는 걸 깜빡했다. 이미 우리는 그런 시대에 살고 있나보다. 이건 진화인가 퇴보인가.

 

     요새 자칭 예술계에 종사하는 이들의 성적추문에 관한 뉴스가 끊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놀라는 듯 반응하지만, 이런 영화에 찬사를 바치는 사람들이 넘치는 나라에서 그런 행태가 싹을 틔우고 자라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 아닐까. 감정과 충동을 구분하지 못하고, 나아가 미()와 추()의 경계를 흐트러뜨리려는 이들에게 동조한.. 결국 자업자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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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일 때 늘 고민했어요.

사법부가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 구성되는 이유는 뭘까?

견제와 균형 원칙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원리 중 하나라 한다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선출된 권력을 견제하라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

선출된 권력은 다수에 의해 뽑힌 거잖아요.

그렇다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은 소외된 소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저는 그렇게 정리했어요.

 

선출되지 않은 권력이 선출된 권력 위에서 군림하려 들면 반드시 문제가 복잡해져요.

그러나 선출되지 않은 권력의 역할은 필요하다고 봐요.

모든 것을 다 다수결로 해버리고 나면

까딱하다가는 우중정치로 가도 통제할 수 없거든요.

 

- 김영란(前 대법관)

이제는 누군가 해야 할 이야기』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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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어렸을 때부터 탈 것만 타면, 그게 자동차든, 자전거든, 심지어 소달구지를 타도 멀미를 하는 만복(심은경). 병원에 가도 별다른 이상 원인을 찾을 수 없자, 아빠는 만복에게 의지 부족이라는 진단명을 붙인다.

 

     그렇게 걸어서 두 시간 거리의 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된 만복. 아이들에게 꿈을 찾아주어야 한다는 사명으로 충만한 열성 담임선생님(김새벽)의 추천으로 육상부에 들어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경보라는, 자신에게 최적화 된 운동을 만난다.

 

     ​그러나 단순히 걷기와 빠르게 걷기 사이에는 엄청난 격차가 있었고, 운동부 선배 수지(박주희)의 눈에 만복은 그저 할 게 없어서 뭐라도 해 볼까 하는 걸로밖에 보이지 않았으니.. 게다가 대회는 차를 타고 나가야 했다!

 

 

  

 

2. 감상평 。。。。。。。

     소소한 소재에 소소한 이야기. 평범한 고등학생이 주인공인데, 무슨 특별한 능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도리어 일종의 핸디캡만을 지니고 있다. 특별히 밝아서 함께 있는 사람들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것도 아니고, 반대로 매사에 별 의욕이 없어 보이는, 말 그대로 평범한 고등학생.

 

     ​주인공이 이렇다보니 영화의 전반적인 템포가 느슨해져버린다. 만복이 유일하게 적극성을 보이는 건 동네 중국집 배달을 하고 있는 효길을 만날 때인데, 그나마 딱히 진지하게 발전되는 것도 아니고(물론 만약 그랬다면 영화가 또 산으로 갔을 거다). 일본 영화에서 종종 보던 느릿한 속도로 진행되는 소소한 이야기.

 

     다만 느릿함이 지루함으로 바뀌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뭔가 짚어주는 지점이 아쉬웠다. 보통 이런 이야기는 주인공의 성장기로 마무리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도 그런 공식에서 딱히 벗어나지 않는다. 관건은 그 과정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가 인데, 감독의 작업에서 특별함이 잘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약간은 억지로 짜맞춰가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장편영화 경험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아쉬운 부분. 작사, 연출, 각본, 디자인 어시스턴트, 스토리보드까지 혼자 거의 다 만든 영화라는데, 의욕만큼 수준이 나온 것 같지는 않다. 좀 많이 밋밋한 영화.

 

 

 

    영화의 메시지는 빨리 가는 것이 꼭 좋은 것인가?’라는 질문이다. 주인공 만복은 차를 타지 못하고 두 시간씩 학교에 걸어 다니지만 딱히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주변에서는 자꾸만 뭔가 되어야 한다고 재촉하지만, 만복은 그저 무사태평해 보일 뿐. 심지어 남들보다 빨리 걸어야 하는 경보에서까지 만복은 빨리 걸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 이쯤이면 영화는 말 그대로 온 몸을 던져 이 질문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사람들의 삶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다른 회사보다 더 빨리 신제품을 내놓아야 하는 무한 경쟁에 돌입한 기업들의 일정에 맞춰, 사람들은 점점 더 빠르게 멀쩡한 휴대전화를 새로운 제품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거리에는 패스트 패션을 표방하는 매장들이 늘어가고, 마트에는 당장 껍질만 벗기면 먹을 수 있도록 반쯤 조리된 즉석식품들이 냉장고를 점령하고 있다.

 

    우리는 뭐 때문에 이렇게 빨리 가려는 걸까. 빨리 가서 사람들은 점점 더 행복해지고 있는가? (물론 소수의 사람들은 행복해졌을지도 모르겠다. 열심히 물건을 팔아서 많은 돈을 번 사람들 말이다.) 그 어느 때보다 스스로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진 오늘날의 세계를 보면, 딱히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이 길이 맞긴 한 걸까?

     다만 영화는 질문을 던지긴 했는데, 대답은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그저 막연히 멈추고, 느려지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추측성 해법을 제시하고 있을 뿐. 어쩌면 이게 길을 잃은 오늘날 우리들이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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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인간의 어떤 상태들이 다른 어떤 것들에 대한 상태이며,

그러한 상태들이 참 혹은 거짓일 수 있으며,

그러한 상태들이 그 상태들의 내용에 의해 다른 상태들을 유발할 수 있으며,

논리적 법칙이 존재하며,

이러한 논리적 법칙들은 심리적 사건인 믿음의 실제적 발생과 연관되어 있고,

합리적 추론에 기초가 되는 형이상학적 의식의 단위가 존재하며,

우리의 추론 능력이 확실하다면,

 

인간은 합리적인 능력을 소유하고 있으며,

물리적 법칙에 의해 전적으로 행동을 지배받는 존재에게

이러한 능력은 불가능한 것이다.

 

- 빅터 레퍼트, C. S. 루이스의 위험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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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나라를 찾아서 C.S. 루이스 연구서
홍종락.정영훈 지음 / 홍성사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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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C. S. 루이스의 작품을 몇 편 번역해서 루이스 번역가로 잘 알려진 홍종락(사실 이 분은 다른 좋은 책들도 제법 번역했다)과 평론가 정영훈이 힘을 합쳐 나니아 연대기를 분석하는 책을 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전반부는 홍종락이 뽑은 주요 주제들을 중심으로 총 일곱 권으로 구성된 나니아 연대기를 전체적으로 훑어간다면, 후반부는 정영훈이 연대기의 각 권을 차례로 살피면서 그 안에서 생각할 꺼리를 이끌어낸다. 크게 보면 가로세로 격자식으로 나니나 연대기를살피는 책.

 

 

2. 감상평 。。。。。。。

     비슷한 내용의 책을 전에 읽은 적이 있다. 데이비드 다우닝이 쓴 C. S. 루이스와 나니아 나라 이야기였는데, 공교롭게도 이 책과 같은 해에 출판되었다.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올라 알라딘에서 나니아 연대기와 관련된 다른 안내서, 연구서들을 몇 권 찾아봤는데 한결같이 2005년인데다, 죄다 그 해 12월을 출판일로 삼고 있었다. 이게 무슨 일일까.

 

     알고 보니 그 해 나니아 연대기를 영화로 만든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이 우리나라에 개봉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비슷한 유형의 책들이 여러 출판사에서 잇따라 출판된 것이다. 물론 책이라는 게 앉은 자리에서 바로 뚝딱 나오는 것도 아니고(가끔은 그렇게 쓰인 것 같은 책들도 있긴 하지만, 이 책들은 그렇지 않다) 적어도 수개월, 혹은 수 년 동안 쓰인 것일 테니까, 이 경우엔 영화 출시에 맞춰 책을 좀 더 팔아보려고 했던 출판사들의 마케팅 전략 덕분이었을 것이다.

 

 

     뭐 어찌 됐든, 나 같은 루이스 애호가에게 나니아 연대기를 다양하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건 그 자체로 기쁜 일이다. 그리고 다행히 이 책은 지난번에 읽은 책과는 내용면에서 차별점이 있으니까. 다우닝의 책은 좀 더 학술적, 신학적인 느낌인데, 이 책은 더 편안하게 쓰였다. 머리말에서 저자가 밝힌 것처럼 나니아 연대기를 읽는 사람들이 함께 생각하고 토의할 수 있는 가이드, ’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애초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듯싶다.

 

    살짝 아쉬운 부분은, 책 자체가 1, 2부로 나뉘어 두 명의 저자가 쓰면서, 어쩔 수 없이 원전의 내용이 반복된다는 점과 같은 서술을 두고서 살짝 다른 견해를 담은 서술들도 엿보인다는 점. 가벼운 논의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책의 완성도라는 면에서는 확실히 마이너스다. 두 사람이 좀 더 긴밀하게 힘을 합쳐 이야기를 썼다면 훨씬 낫지 않았을까? 물론 위에서 설명한 것처럼 가로, 세로 격자형으로 접근한다는 기획도 아주 나쁜 건 아니었지만.

 

     굳이 두 부분 중 더 마음에 드는 부분을 찾으라면, 홍종락이 쓴 1부를 고르겠다. 책 전반을 오고가면서 자유롭게 중요한 부분을 골라내고 설명하는 능력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연구자가 있다는 게 감사하다. 2부도 나쁜 건 아닌데, 상대적으로 내공이 적다는 느낌?

 

     ​교회나 작은 모임들에서 나니아 연대기를 읽고 나누는 데 참고할 만한 괜찮은 가이드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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