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한 개인과 민족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역사 교육이 그렇게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고,

지난 정권에서 그렇게 역사교과서를 바꾸려고 했던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것.


(호불호는 있겠지만)

천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세계에 흩어져 있던 유대인들이

다시 한 나라를 건설할 수 있었던 것도 다 이 기억 때문이었다.


제대로 기억하는 나라는 소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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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는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데, 영화 속 세상이 뭔가 익숙해 보이면서도 이질적이다. 화폐 가치는 폭락했고, 사람들은 실업으로 내몰려 시위에 나서고 있고, 사방에 빈 건물들 천지인데다, 치안도 제대로 유지되지 않는 모습이다. 상상할 수 있는 안 좋은 모습들은 다 모아놓은 것 같은데, 뭐 감독도 제대로 설명하지는 않고 있으니까.

 

 

     아무튼 이런 절망적인 상황은 이제 막 교도소에서 나온 준석(이제훈)에게서 희망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결국 그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계속 되뇌던 하와이에 가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사설도박장을 강도질하기로 결심하고 마침내 성공한다. 그러나 친구들은 곧 조직에 속한 킬러 한(박해수)에게 쫓기게 되고, 그는 마치 사냥을 하듯 친구들을 조여가기 시작한다.

 

 

 

 

     넷플릭스로 개봉한 영화인데, 평이 상당히 안 좋다. 가장 큰 이유는 이야기 구조가 허술하다는 것. 사실 그런 평가는 전혀 모른 채 보기 시작했는데, 영화가 끝날 때 즈음에 느낀 건 역시나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 영화는 좀처럼 몰입이 되지 못하고, 수없이 떠오르는 의문들에 별다른 대답도 해 주지 않은 채 얼버무리듯 끝나고 만다.

 

     ​영화에 몰입이 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주인공 일행이 딱히 호감이 가지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출소하자마자 또 다른 범죄를, 그것도 총기까지 동원하는 강도질을 계획하는 것도 황당하고, 여기에 얼토당토않은 이유를 갖다 붙이는데, 거기에 또 친구들이 설득이 된다. 허술한 계획이 또 성공하는 것도 우스운데, 그 뒤의 엉성한 대처도 한숨이 나오고... 도대체 조직에서 운영하는 도박장을 터는 데 성공했다고 해서,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하는 게 말이 되는가.

 

 

 

 

​     캐릭터들 하나하나의 매력을 살리는 데도 영화는 실패한 것 같다. 각자의 인물과 관련된 내러티브는 빈약하기 그지없고, 그들이 저지른 일에 비하면 이 정도의 설명으로 어떤 정당성같은 걸 부여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심이어 영화의 반대쪽 주요 축인 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이 없어서 생뚱맞은 느낌도 든다. 무슨 생각으로 스크린을 보고 있어야 하는 건데?

 

      여기에 어지간히 겉멋 잔뜩 뜬 추격/대결 장면도 웃음이 나올 정도로 어이가 없는데, 소총을 들고 아무데나 쏴대는 건 람보에서 배운 건가 싶고, /엄폐는 전혀 할 생각도 하지 않는 한심한 개인전술 움직임과 다음 수를 전혀 보지 못하는 듯한 판단의 연속들까지...

 

 

     이 영화의 제작에 90억이라는 거금이 들어갔다고 한다. .. 촬영 기간 일자리는 창출됐으니 좋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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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불평등 자체는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만한 것이 아니다.

경제적 불평등이 바람직하지 않은 이유는

용납하기 힘든 다른 불평등을 유발하는 불가피한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평등은 경우에 따라서는

민주주의에 대한 우리의 충실한 의지를 거의 뿌리까지 침식할 수도 있으며,

그러므로 적절한 입법적·사법적·행정적 감시를 통해

통제하거나 예방해야 한다.

 

- 해리 G. 프랭크퍼트, 『평등은 없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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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오브 로마 가이드북 - 증보판 마스터스 오브 로마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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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종류의 책을 보면서 킥킥대고 웃는다면당신은 분명 덕후.(반갑다나도 그렇다.) 이 책은 21권짜리 대작, “마스터즈 오브 로마” 시리즈의 별책부록이다공화정 말기의 로마 역사를 다룬 소설을 읽다 보면 수많은 개념과 인물들명칭들이 등장하는데어느 정도 이런 분위기가 익숙한 사람이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새로 이 장르에 들어선 사람에게는 꽤나 높은 문턱으로 작용할 수 있다그래서 작가는 아예 작은 사전을 만들어버렸다!


     인명과 지명제도생활로 구분된 항목엔 오랫동안 작가가 조사하고 정리한 내용들이 차곡차곡 담겨 있다글로만 읽었을 때는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 카이사르나 폼페이우스 등 유명인들의 복잡한 가계도와 군데군데 직접 그린 삽화들까지정성을 다해 만들었다는 걸 금세 알 수 있는 책이다구글창에 검색어 몇 개만 넣으면 어지간한 건 다 나오는 시대지만몇몇 항목에서는 다른 책들(예컨대 로마인 이야기』 같은)이나 심지어 위키백과의 설명과도 다른 독특한 설명을 담고 있기도 하다.



     예를 들어 기사에 관한 설명을 보면로마인 이야기나 위키백과에서는 이것이 원로원 계급 아래의 두 번째 계급 정도라는 인식을 담고 있다그런데 생각해 보면 애초에 원로원 의원은 300(이후 일시적으로 600명으로 늘어나기도 했지만)에 불과했고들고나는 것도 일상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심지어 정원이 빌 때까지 대기하는 경우도 있었다그렇다면 이들을 계급이라고 볼 수 있는 걸까?


     콜린 매컬로는 기본적으로 원로원 의원이라는 계급은 행정적인 것에 불과했고그들도 기사계급에 속해 있었다고 말한다예컨대 의원의 가족들은 실제로 기사 계급을 유지했다는 것일종의 금권정치제도였던 로마 공화정에서 기사계급이야말로 평민들과 구분되는 진정한 클래스였다는 것원로원 의원들은 일종의 명예를 더하는 직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을 처음 하게 됐다.


     로마의 트리부스 단위의 투표 방식에 관한 구체적 설명도 눈에 들어온다트리부스 투표가 미국 대선처럼 각 주의 의사를 결정한 후 그 표수를 계산하는 일종의 간선제로 진행되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오늘날처럼 각 지역들이 하나의 선거구가 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로마의 서른다섯 개 트리부스 중 하나로 배정되었고수도의 빈민들은 단 네 개의 트리부스에 속해서 그 정치적 결정권이 제한되었다는 점 등은 새롭게 이해할 수 있었던 부분.



     이제 본편을 세 권 읽었지만늘 읽는 시간이 즐거워지는 시리즈다잠깐 가이드북으로 한숨을 돌리고이제 두 번째 풀잎관” 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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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 여행이 진실한 것인지 아닌지를 알아보는 시험은

하나님이 당신을 다시 조성하시는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느냐 아니냐의 문제다.

하나님은, 당신이 그토록 조심스레 만들어온

부족한 당신을 사랑으로 부수고,

당신이 준비가 될 때까지

그 진흙을 그분의 손으로 부드럽게 만지신다.

그리고 나서야 그분이 마음에 품고 계셨던 모습으로 당신을 만드신다.

그것은 아마도 당신이 원하거나 기대했던 모습과는 전혀 다를 것이다.

 

- 톰 라이트, 내 주님 걸으신 그 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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