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를  높여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것은

교회의 사명이 아니다.

본부나 훈련소를 방어하는 것이 유일한 전투라면

그것은 이미 진 전쟁이다. 

 

 

  - 신국원, 『니고데모의 안경』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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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이라는 작은 자동차 부품을 만들던 회사에서

파업이 일어났다.

 

파업 즉시 조중동 같은 쓰레기 언론들은

연봉이 7천 만원인 사람들이 파업을 한다고 비난하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의 헛소리를 받아 적으며

여론을 호도하기 시작했지만,

회사측에서 고용한 용역 깡패들이 파업 중이던 노동자들을

차로 치어 열 명이 넘게 부상을 입혔다는 사실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이어 너무나 당연하게도

대기업의 비위 맞추기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정부는

오늘 경찰을 동원해 파업을 무력으로 진압했다.

 

한 나라의 장관이라는 작가의 인식이

이 정도로 천박해 질 수 있는가에 놀랐고,

노동법에 보장되어 있는 '파업'을 다짜고자 불법으로 규정하는

초법적인 정부의 노골적인 재벌 편들기에 다시 한 번 놀란다.

 




불의한 법령을 만들며 불의한 말을 기록하며

 

가난한 자를 불공평하게 판결하여

가난한 내 백성의 권리를 박탈하며

과부에게 토색하고 고아의 것을 약탈하는 자는 화 있을진저

 

벌하시는 날과 멀리서 오는 환난 때에 너희가 어떻게 하려느냐

누구에게로 도망하여 도움을 구하겠으며

너희의 영화를 어느 곳에 두려느냐

 

포로 된 자 아래에 구푸리며

죽임을 당한 자 아래에 엎드러질 따름이니라

그럴지라도 여호와의 진노가 돌아서지 아니하며

그의 손이 여전히 펴져 있으리라


(이사야 10장 1-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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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녀유혼 - A Chinese Fairy Tal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천년 묵은 나무 요괴에게 잡혀 요괴가 된 섭소천. 그런 요괴들을 없애는 것이 일이었지만 섭소천과 사랑에 빠지게 된 도사(퇴마사) 연적하. 연적하는 섭소천과의 사랑이 이루어질 수 없는 것임을 알고 그녀의 기억을 지운 후 떠나 요괴들과의 싸움을 계속한다.

     몇 년의 시간이 지난 후, 나무 요괴가 사는 흑산 인근 마을에 물이 없어 고통을 당하게 되자, 관아에서 파견한 영채신이 물을 찾아 산으로 올라간다. 영채신은 그곳에서 만난 섭소천을 보고 사랑에 빠져버렸고, 기억을 잃어버린 섭소천도 순수한 영채신에게 마음을 주고 만다.

     섭소천과 다시 만나게 된 연적하, 그리고 영채신의 눈에 보이지 않는 삼각관계를 중심에 두고 이야기가 펼쳐진다.

 

 

2. 감상평 。。。。。。。                        

 

     60년대에 제작되었다는 ‘원작’은 딱히 본 사람이 별로 없어선지 다들 8, 90년대에 나왔던 몇 편의 ‘천녀유혼’과 이 영화를 비교하며 평가를 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어렸을 때 봤던 향수가 더해져서 그런지, 아니면 너무 커버린 때문인지 원작만큼의 감동은 주지 못했던 것 같다. 딱히 작품의 완성도도 더 높지 못해보인다.

 

     우선 인물들의 캐릭터나 비중이 충분히 완성되지 못했다. 포스터에서도 볼 수 있듯 감독은 여주인공인 섭소천(유역비)을 전면에 내세우려고 했던 것 같은데, 우리 나라 배우 신세경을 연상시키는 청순한 외모는 나무랄 수 없겠지만 그녀가 연기했던 섭소천은 딱히 매력적인 인물은 아니다. 적극적으로 뭔가를 해보려는 모습은 전혀 없고(사실 그 이전에 현실에 대해 불편해하는 것 같지도 않다), 그저 잘생긴 남자 만나서 이리저리 따라다닌 것 밖에 한 일이 없다. 여기에 이 영화에서 가장 욕을 먹는 캐릭터인 영채신은 정말 답이 안 나오는 어리바리한 인물인데, 요괴든 아니든 그저 얼굴만 예쁘면 그만이라는 건지 순진한 척은 다 하면서 한 번 만난 섭소천에 빠져 앞뒤를 못 가리고 사고만 친다. 민폐 캐릭터의 전형. 그나마 시종일관 정인(情人)에 대한 의리를 지키면서 묵묵히 욕을 먹으면서도 조용히 섭소천을 지켜주려는 연적하 정도가 공감이 가는 인물인데 이 정도라면 영화 자체가 잘 될 리 없지 않은가. 영채신 대신 연적하가 주인공이 되는 거야 뭐가 문제냐 싶은 마음이지만, 그걸 좀 멋지게 그려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와이어 액션이나 특수효과가 눈이 휘둥그레 질만한 정도는 아니다. 역시나 영화라면 스토리와 인물성격이 탄탄해야 충분히 몰입해서 특수효과도 보이고 액션도 보이고 하는 건데, 이건..

     곧 DVD 시장이나 케이블로 갈 것 같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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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받지 못하는 것은 슬프다.

그러나 사랑할 수 없는 것은 훨씬 더 슬프다.

 

- M.D. 라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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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 전4권 세트
크리스티앙 자크 지음, 성귀수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천재 음악가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전설적인 인물인 모차르트는 그 엄청난 영감어린 작품들과 함께 서른다섯 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을 함으로써 많은 작가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온 인물이다. 이 책은 그의 출생부터 죽음까지의 일들을 각 시기별로 작곡한(작가가 배열한 것으로 보이는) 음악들과 함께 입체적으로 재구성해보려고 시도한 팩션이다.

 

     작가인 크리스티앙 자크는 여기에 ‘프리메이슨’이라는 소재를 더한다. 모차르트가 프리메이슨의 열렬한 단원이었고, 사실 그가 작곡한 오페라는 이 프리메이슨적 가치를 고양시키고 널리 퍼뜨리기 위한 도구였다는 것이다. 그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서도 생각만큼 큰 사회적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이유는 단지 일반적인 것처럼 그의 괴팍한 성격 때문만이 아니라, 그의 작곡활동이 개인적 성공보다는 프리메이슨을 위한 헌신이었기 때문이라는 것. 전제왕정이 일반적인 시대 이런 자유주의적 가치들은 당연히 국가권력자들로부터 견제와 의심을 받았고, 결국 그가 일찍 죽게 되는 원인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 

 

 

 

2. 감상평 。。。。。。。               

 

     수년 간 책을 읽으면서 이 책만큼 결말이 기다려졌던 책도 드물었던 것 같다. 스토리가 너무나 흥미진진해서 결말이 참을 수 없을 만큼 궁금했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나 지루한 스토리라 뻔히 예상되는 그 결말에 언제쯤이면 이를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2천 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은 것은 거의 순전히 뭔가 하나를 끝내놓아야 한다는 의무감 때문이었다.

 

     작가가 일찍부터 이집트라는 주제에 천착하고 있다는 점은 『람세스』를 비롯한 몇몇 작품들을 통해서 충분히 알고 있었지만, 자신이 쓴 모든 작품에 그 소재를 중요한 열쇠로 등장시키려는 의도는 이번 작품에서는 지나친 고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모차르트를 도와주는 인물인 타모스는 전 유럽을 돌아다니며 소요되는 엄청난 비용을 끊임없이 연금술로 금을 만들어 충당하는 것으로 설정되고 있는데, 이는 처음부터 모차르트를 프리메이슨적 가치의 실현을 위해 살아가는 인물로 만들기 위해 나타난 어쩔 수 없는 무리수였다. 경제적, 사회적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쳐야 하니, 그런 현실감각이 부족한 주인공을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는데, 그 결과가 연금술이었다는 것.

 

     책 전체에 걸쳐서 지긋지긋하게 등장하는 ‘프리메이슨’이라는 단체의 성격 자체가 무엇보다 불분명하다. 여전히 과장된 기사도적 허장성세가 남아 있던 근대 초기 귀족과 부유한 중상층들에게 있어서 프리메이슨은 ‘고대의 비의’니, ‘신비한 입문의식’이니 하는 호기심을 충족시켜주는 사교클럽에 불과하지 않았겠는가. 사실 책 속에서도 그들이 정말로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것이지, 그렇다면 그 목표와 비전이 무엇인지 등장하지도 않은 채, 시종일관 애매모호한 가치들만 주워섬기는 모습으로 제시될 뿐이다. 이래서는 독자의 짜증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책 어디에도 프리메이슨적 가치의 매력에 대해서 작가는 설명해주지 않는다. 길을 잃어버린 걸까. 그 결과 거기에 모든 것을 걸고 있었던 것으로 설정되는 모차르트의 인생이나 그의 작업도 매력을 잃고 말았다.

 

     그나마 책 속에 등장하는 모차르트의 여러 음악들을 찾아서 듣게 된 건 이 책을 읽으며 얻은 가장 큰 소득이었다. 책 자체는 영 수준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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