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실함이란


구석에 혼자 있을 때에도


마치 온 세상이 볼 때와 마찬가지로 똑같다는 것이다.


- 존 번연

 

 

Sincerity
is the same in a corner alone,
as it is before the face of the world.
- John Bun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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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사랑이었네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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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오지 여행가로, 또 재난현장마다 달려가 긴급 구조활동을 벌이는 구호활동가로 잘 알려진 한비야씨가 쓴 에세이집이다. 에세이답게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들을 바탕으로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신념, 신앙, 그리고 바람을 쉬운 어체로 풀어놓는다. 

 

 

 

2. 감상평 。。。。。。。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몇 차례 보았던 한비야씨와 그녀의 이야기였지만 책은 처음 읽어본다. 방송을 통해 보았던 것처럼 소탈하면서 꾸밈없는 성격과 그 성격을 잘 반영하고 있는 글은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글을 써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야 이렇게 쓰려면 결코 쉽지 않았겠지만, 아무튼 책을 어지간히 읽지 않는 사람에게 권해줘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세계시민’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의 삶은 참 매력적이다. ‘너의 일’과 ‘나의 일’을 엄격하게 구분하며 사는 것을 지혜로운 삶으로 여기는 세상에서는 그녀의 삶을 오지랖이 넓은 것으로 평가절하할지도 모르지만, 정말로 바보같이 사는 게 누구일까. 누가 더 사람답게 사는 걸까. 가정을 잘 꾸리고 가족의 삶을 현명하게 이끌어가는 것이 가치가 떨어진다는 말이 아니다. 문제는 딱 거기에서 그치고 말 때이다. 더 큰 세상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겸손하게 인정하고, 그 큰 세상 속에서 자기의 역할을 해낸다면 일평생을 산속 작은 마을에서 농사만 짓다가 세상을 떠난 사람이라도 충분히 세계시민으로 살았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수십, 수백 번을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다녔다고 하더라도, 세상에서 오직 자신만이 잘난 줄 알고 그 모든 것들로부터 뺏어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살아간 사람이라면 그는 좁디좁은 사람일 뿐이다. 작지만 큰 차이다.

 

     세계를 품고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든다. 꼭 한비야씨처럼 재난지역마다 찾아다니며 구호활동을 하지는 않더라도 1, 20대의 젊은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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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소녀 - Time Traveller: The Girl Who Leapt Through Tim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교통사고로 입원한 엄마(카즈코)를 대신해 첫사랑을 찾아 과거로 떠나게 된 아카리. 하지만 엄마 말씀을 제대로 듣지 못해 가야 할 과거보다 2년 후에 도착하게 된다. 장래의 영화 감독을 꿈꾸는 순박한 청년 료타의 도움으로 과거의 엄마를 만나게 되지만, 아무리 찾아도 엄마의 첫사랑은 기억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가진 돈을 다 털어서 신문광고를 하기로 한 아카리와 료타. 그 짤막한 한줄 광고를 보고 놀랍게도 엄마의 첫사랑이 찾아오지만, 여기서 또 한 번의 반전이.. 과거의 엄마와 아빠, 그리고 엄마의 첫사랑을 바라보는 아카리의 묘한 시점, 그리고 아카리와 료타와의 풋풋한 애정 등 튼튼한 다리로 정신없이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2. 감상평 。。。。。。。                 

 

     몇 년 전 재미있게 봤던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동명의 영화가 실사판으로 나왔다. 같은 이야기를 다시 제작했나 싶었는데 아니란다.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마코토의 이모였던 카즈코의 첫사랑을 찾기 위해 그의 딸이 나선다는 이야기. 이번 작품의 주인공인 아카리는 친구를 열차사고로부터 구하기 위해 언덕을 쉴 새 없이 굴러다녔던 마코토의 사촌 뻘이 되겠다.

 

     앞서의 애니메이션 작품도 그랬지만 이 영화도 딱히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는 않다. 엄마의 첫사랑에 대한 소녀적인 호기심과 알지 못하는 남자의 집에 신세를 지게 되면서 조금씩 싹트는 애틋한 감정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약물 등이 잘 버무려져서 시종일관 경쾌하고 명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에 명연기라고까지 할 수는 없으나 그래도 캐릭터를 잘 살려낸 아카리 역의 나카 리이사의 괜찮은 연기력도 좋은 쪽에 한 표를 주게 만든다. 공중목욕탕 씬(?)은 본인과 맡은 배역이 가진 귀여움을 제대로 발산한다.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뻔히 예상되는 결말부다. 약간은 과장된 감동모드로 접어드는데, 전체적으로 90년대나 2000년대 초반에 제작된, 결말부의 폭풍감동 장면을 밀어 넣는 일본 영화풍이다.(이제 약간은 촌스러운 느낌이 드는 마무리..) 결말의 어설픔은 약간 마이너스지만, 전체를 두고 보면 그럭저럭 뿌듯한 마음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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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베르크의 가면 반덴베르크 역사스페셜 1
필리프 반덴베르크 지음, 최상안 옮김 / 한길사 / 2001년 7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멜처라는 이름의 독일 마인츠 출신의 거울세공사를 중심으로 일어난 인쇄술을 이용한 음모가 이 이야기의 중심축이다. 제자인 겐스플라이슈의 함정에 빠져 많은 재산을 다 잃고 딸 에디타와 함께 콘스탄티노플로 이주한 그는, 그곳에서 중국인들의 점토활자기술을 접하고는 자신의 기술과 접목, 금속활자기술을 개발해낸다. 당시 극심한 정치싸움을 벌이면서도 사치스러운 생활을 했던 로마 교황청 내 인사들을 그에게 10만 장의 면죄부를 인쇄하도록 해 손쉽게 돈벌이를 하려고 한다.

 

    여기에 오해로 인해 헤어진 딸과 사랑하는 여인 시모네타, 베네치아, 로마 교황 자리를 둔 정쟁들, 나아가 비밀종교집단의 욕심까지 더해지면서 이야기는 점점 복잡하게 얽혀간다. 

 

 

 

2. 감상평 。。。。。。。                   

 

 

     문서 하나를 작성하려면 모두 일일이 손으로 쓸 수밖에 없었던 시대. 인쇄술이라는 기술은 ‘악마의 힘을 빌어 일으키는 요술’과도 같았다. 탐욕스러운 인간은 그 새로운 기술로 더 많은 돈을 손쉽게 버는 방법을 궁리해냈고, 그렇게 새로운 기술의 발전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 사용되기 보다는 그저 소수의 사람들의 주머니를 채워주는 데 더 먼저 사용된다. 결과적으로는 모든 사람들이 그 기술의 혜택을 입고 있는 게 아니냐는 반문이 나올 수도 있지만, 생각해 보면 일 년에 책 한두 권도 읽지 않는 게 이 나라에서, 오늘날 인쇄술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무슨 유익을 얻고 있는가? 그에 반해 정치인들과 법률가들, 소수의 부유한 이들이 자기들의 이익에 맞춰 멋대로 써내려간 법률 몇 줄에 국가의 부는 그들의 금고 속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으니 뭐 딱히 달라진 것도 없는 것 같다.

 

     과학과 기술개발을 통한 인류의 진보를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딱한 소리겠지만,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고 새로운 장치들이 고안된다고 하더라도 인간들만 살아가는 세상은 딱히 변하지 않을 것이다. 생활수준의 전반적인 향상 운운할 지도 모르지만, 해 뜨면 일어나서 밭에 나가 일하다가 해가 지면 들어와 자는 그 옛날의 생활방식과 해 뜨기 전부터 나가 일하기 시작해 해가 진 후에도 남아 일하는, 그것도 양부모 모두 그렇게 일을 하러 나가느라 부모와 자식 사이의 관계 자체도 점차 약화되고 있는 오늘날의 생활방식이 딱히 발전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2년 전쯤 이 책을 읽으려고 폈다가 중간쯤에서 덮고 다른 책들을 봤었는데, 이제 다시 집중해 읽고 보니 왜 그 때 중간에 책을 덮었었는지를 알 것 같다. 주인공의 성격은 너무나 우유부단해 딱히 매력을 찾기 어려우며, 그를 둘러싼 주변인물은 지나치게 평면적인 성격이라 자신의 판단에 일체의 고민조차 하지 않으니 쉽게 감정이입이 되기 어렵다. 중세 서양 역사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콘스탄티노플과 베네치아를 주요 무대로 한 이야기 전개 자체에 약간의 흥미를 느낄 수는 있을 것 같지만.

 

     책 제목인 ‘구텐베르크의 가면’은 딱히 내용과 연관이 없다. 물론 ‘구텐베르크’라는 인명을 ‘인쇄술’을 가리키는 수사적 표현으로 읽는다면, 인쇄술이 가지는 양면적 속성에 관한 부정적 의식(흔히 ‘가면’은 무엇인가 감추려는 것을 의미하니까)을 반영한 괜찮은 제목이라고도 할 수 있겠는데, 책에는 구텐베르크가 등장해버리지 않는가.(주인공 멜처를 곤경에 빠뜨리는 제자 겐스플라이슈가 후에 구텐베르크로 알려진다는 내용이 있다) 물론 그렇다고 ‘인쇄술의 두 얼굴’과 같은 제목을 붙였다면 좀 촌스러웠을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책이 구텐베르크라는 인물과 ‘그의 인쇄술’을 가리키는 것이 아닌데도 그런 뉘앙스를 준다는 점은 분명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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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믿는 것에 목숨을 걸고 뛰어들었다.

마틴에게 어떤 비난을 할지라도

그가 말을 행동에 옮기지 않았다든가

행동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비난은 가당치 않다.

 

- 『맬컴 엑스 VS. 마틴 루터 킹』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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