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딕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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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1. 줄거리 。。。。。。。                

 

     1994년 서울 근교에서 발생한 다리 폭발 사건. 검찰에서는 이를 북한 간첩의 소행으로 몰고 가지만 사건의 전개에는 뭔가 미심쩍은 부분이 있었다. 어느 날 명인일보 이방우 기자를 찾아온 고향 후배 윤혁은 의문의 디스켓과 자료들이 들어 있는 가방을 두고 가고, 이를 바탕으로 뭔가 음모가 꾸며지고 있는 것을 느끼게 된 이방우는 동료기자인 성효관, 손진기 등과 함께 특별취재팀을 꾸려 감추어진 진실을 추적해 나간다. 

 

 


 

 

 

2. 감상평 。。。。。。。               

 

     ‘당신이 믿는 모든 것은 조작되었다’는 의미심장한 글귀로 영화를 소개하는 포스터. 한국형 음모론을 다룬 영화이니 만큼 그 소재는 충분히 흥미를 끌만하다.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한 다리 폭발 사건이 사실은 국민의 관심을 돌리려는 모종의 음모로부터 비롯된 것이었고, 짜맞추기 수사를 통해 적당히 조작된 결과를 발표하는 동시에 자기들의 이익을 챙기는 권력집단이 따로 있다는 기본 컨셉은 어딘가 익숙한 듯하지만, 자막이나 더빙이 아니라 우리말을 사용하는 주인공들이 활약한다는 점에 있어서는 일단 기본점수는 줄만하다고 본다. 아무튼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지 않고 충분히 즐길만한 영화다.

 

 

     감독은 이 음모를 파헤쳐 나가는 주인공으로 ‘기자’를 선택한다. 초반에는 그저 특종을 잡기 위해 달리던 이방우는 곧 이 거대한 조작을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을 걸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내달린다. 하루에도 개념상실 기사들을 수십, 수백 개씩 쏟아내고 있는, 제1야당 대표실을 도청해서 그걸 여당 국회의원들에게 보내주고도 조용히 노트북, 휴대폰 폐기하고 숨어 지내고 있는, 연예인 신변잡기를 다룬 쓰레기 기사들이나 남발하면서도 자기들이 ‘신성한 국민의 알권리’를 지키는 투사나 되는 양 착각하고 있는 이 나라의 기자들의 수준을 보면서, 이 영화와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나리라는 기대는 쉽게 들지 않는다. 물론 애써가며 제대로 된 탐사보도를 생산해 내는 기자들도 있겠지만, 언제나 악화는 양화를 구축하는 법이니...

 

    몇 년 전 읽었던 『쇼크 독트린』이라는 책의 내용이 오버랩된다. 극심한 지진해일(쓰나미)이나 화산폭발, 경제적 위기와 같은 큰 충격적인 사건들이 벌어지면 국민들이 일종의 정신적 마비상태에 이르게 되는데, 이 때를 노려 국민들에게 불리한 여러 정책들이나 사업들을 밀어붙이기 식으로 추진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놈들이 있다는 내용이다. 인도네시아 해안을 덮친 사상초유의 지진해일은 결국 그 해안에 살던 사람들을 도시의 빈민굴로 쫓아내버렸고, 대신 그 자리에는 수십 층 이상 되는 높은 리조트들이 건설된다는 식이다. 우리나라도 재경부 관료들과 거대기업들이 손을 잡고 대통령이 누가되든 나라경제를 멋대로 주무르고 있는 형편이니, 영화 속처럼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면 얼마든지 조작도 해 낼수 있지 않을까. 요컨대 조작은 가능하나 기자들이 정의를 위해 이를 밝혀내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 풋.

 

 


 

    국가적 음모라는 거대한 소재를 다루지만, 그에 비해 영상적인 부분은 좀 약한 감이 있다. 감독은 특수효과가 아닌 이야기로 내용을 풀어나가고 있다. 딱히 그럴 것이 영화 속 배경은 90년대 중반이니까 요즘 영화들처럼 눈이 휘둥그레질 만한 특수장비와 기술과 같은 것이 등장한다는 게 더 안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스케일이 좀 작게 느껴지는 것은 아쉬운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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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한 바위들을 이제 막 피했다면


모래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라.


 

- 나지안쥬스의 그레고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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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6.25 당시 미군의 노근리 학살을 다룬 영화 '작은 연못'의 한 장면

 

 

전쟁은 죽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하는 것이다.

전쟁이 죽기 위해 하는 것으로 바뀌기 시작하면,

아무리 냉정하고 침착한 사람도 이성을 잃고 미치기 시작한다.

살기 위해 전쟁을 한다고 생각하는 동안은

조직의 건전성도 유지된다.

 

-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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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베러월드 - In a Better World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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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주인공인 안톤은 덴마크 출신의 의사로 아프리카를 오고가며 의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끊임없는 내전과 학살로 수많은 사람들이 병들고 상처를 입는 그곳에서, 악당까지도 치료해 주어야 하는가 하는 실존적인 문제로 괴로워하지만, 문제는 그곳에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별거 상태인 아내와의 사이에 두 명의 아들을 두고 있는데, 큰 아들인 엘리아스는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면서도 좀처럼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으려 하지 않는다. 새로 전학 온 크리스티앙은 그런 엘리아스에게 자신만의 ‘복수법’을 가르쳐주었고, 결국 둘은 안톤을 향해 폭력을 휘두른 사내의 차를 폭파시키기 위해 사제 폭탄을 만들기에 이른다.

 

     크고 작은 싸움과 분쟁, 다툼 속에서 ‘비폭력’과 ‘평화’라는 자신의 소신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안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2. 감상평 。。。。。。。               

 

     그저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자신의 뺨을 때리는 상대를 향해 계속해서 두려워하지 않고 뺨을 가져다 댈 수 있는 안톤의 모습은 자연스럽게 성경 속 한 구절을 떠올리게 만든다. 그가 다시 상대를 찾아간 것은 고소하거나 배상을 받아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의 잘못을 인정하도록 만들기 위해서였고, 이를 위해 그가 동원한 것은 (공적이든 사적이든) 힘이나 두려움이 아니라 옳고 그름에 대한 바른 분별과 복수는 옳지 않다는 확신이었다.

 

     받은 대로 갚아주는 것이 지혜로운 것으로 여겨지는 오늘날, 더없이 이기적으로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유전자 속에 담긴 유일한 진리라는 과학을 가장한 철학적 명제가 유일한 진리로 여겨지는 이즈음에 분명 안톤의 모습은 어리석은 일로 보인다. 하지만 끝없는 복수의 복수로 이어지는 내전의 현장에서 일하는 그라면 충분히 복수의 비참함을 알았으리라. 대개의 경우 복수란 그것의 파괴적 결과를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이나 하는 것이다.

 

 

 

     감독은 아마도 이 분쟁과 다툼의 해답으로 ‘복수가 아닌 용서’라는 것을 제시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영화를 진지하게 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내 생각엔 영화 속의 이야기만 놓고 본다면 용서의 유익보다는 복수의 무익함이 좀 더 두드러져 보인다. 요컨대 주제의식이 좀 덜 드러난다는 말.

 

     영화를 보는 우리 대부분이 크리스티앙과 비슷한 삶의 방식을 택하고 있을 것이다. 어디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지 모르면서 그저 빨리 달려가는 것만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우리들이기에, 영화를 보면서 한 번쯤 잠시 숨을 돌리는 것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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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은 내일의 슬픔을 없애주지 못한다.


그냥 오늘의 기운을 빠지게 할 뿐이다.


 - C.H. 스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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