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   

 

     오직 수학의 완전함에서만 아름다움을 느끼며 살아온 석고. 어느 날 옆집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소리를 듣게 되고, 평소 몰래 마음에 두고 있었던 화선이 그 범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사건을 은폐하기로 한 석고. 경찰은 그가 만들어 놓은 트릭에 걸려 좀처럼 사건을 해결하지 못하지만, 석고의 친구이자 끈질긴 형사인 민범은 조금씩 진실에 접근해나가기 시작한다. 곧 사랑하는 여자를 위한 석고의 마지막 계획이 시작된다.

 

 

 

 

2. 감상평 。。。。。。。   

 

     일본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보니 수학에 빠져 외톨이처럼 살아가는 주인공이니, 점심마다 먹을 도시락을 사는 가게니 하는 왜색이 좀 느껴지는 부분도 없지 않지만, 그래도 나름 감독의 연출력이 동원돼 크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한국식으로 연착륙하지 않았나 싶다. 감독은 일본 특유의 자극적인 연출이나 감정과잉을 적절하게 조절해낸다.

 

 

     영화는 두 개의 축 - 화선과 석고의 미묘한 감정, 그리고 석고와 민범 사이의 트릭 풀이 -을 가지고 진행되는데, 당연하게도 이 둘 모두에 관여하는 석고 역의 류승범의 역할이 핵심적이었다. 이 영화에선 기존의 깐족거리는 면이 전혀 없이, 약간은 음울하면서도 혼자 모든 것을 계산하고 묵묵히 자신의 계획을 실천해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잘 표현해 낸다. 일부 사람들은 그의 답답한 모습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하지만, 뭐 그렇게 연출된 거니까 그만큼 연기를 잘 했다는 뜻도 되겠다. 다만 극의 후반으로 가면서 트릭풀이보다는 종속적인 사랑이야기로 급 마무리되는 듯한 느낌도 준다.

 

 

 

 

     상대의 범죄까지도 덮어주는 게 사랑이라는 메시지가 전해져오지만, ‘사랑은 모든 허물을 용서해 줄 수 있고 모든 허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랑할 수 있지만, 그 허물을 없애 주겠다는 결심을 접지는 않는다’는 C. S. 루이스의 말이 내겐 좀 더 타당하게 느껴진다. 어찌됐건 사랑하기 때문에 한 일이니 괜찮다는 식은 곤란하니까.

 

     배우들의 군더더기 없는 연기력만큼은 볼만했던 영화. 근데 개인적으론 일본식 영화는 아주 예쁜 장면들이 아니라면 잘 공감이 되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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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0-22 1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0-22 18: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계속해서 복음을 전파하라.

그리고 필요하다면 말을 사용하라.”

 

- 아시시의 프란체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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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벽
진가상 감독, 손려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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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 줄거리 。。。。。。。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시종 한 명을 데리고 상경하던 주효렴. 우연히 들어간 오래된 절 안에서 선녀들이 그려진 벽화를 발견하게 되고, 어느 순간 그는 벽화 속 여인(무단)을 직접 만나게 된다. 그렇게 여자들만이 살아가는 신비한 세계 안으로 발을 들여놓지만, 그 세계를 다스리고 있는 여왕의 눈을 피해 곧 다시 현실세계로 나오게 된다. 못내 무단을 잊지 못하고 다시 돌아간 효렴은 그녀가 자신 때문에 곤경에 처했음을 알게 되고, 그녀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 여왕의 2인자이자 그 역시 효렴을 연모하게 된 작약은 무단을 구하기 위한 모험에 함께 하기로 하는데.. 과연 이 삼각관계는 어떻게 풀릴 것인가.

 

 

 

 

 

2. 감상평 。。。。。。。   

 

     중국 고대 기서들에 나오는 듯한 인간과 선녀의 사랑 이야기라는 콘셉트에, 하늘거리는 옷을 입고 훨훨 날아다니는 처자들, 약간은 맹하지만 의협심만은 강한 남자 주인공까지.. 전형적인 중국 환타지의 공식을 따라간다. ‘화피’나 ‘천녀유혼’ 시리즈가 약간 생각나기도 하고. 이 영화만의 독특한 캐릭터나 특징을 드러내기에는 다른 작품들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들이 너무 많다.

 

     문득 영화를 보다가 딴생각이 들었는데, 여학생들만 사는 기숙사에, 깐깐한 사감, 그런 사감을 돕긴 하지만 착한 학생대표, 그리고 이 기숙사에 몰래 침입해 민폐를 끼치는 남학생이라는 구도가 그것. 여자 기숙사에 대한 감독의 동경이 만들어낸 영화인건가.;; 재미있는 건 그렇게 며칠 만났다고 사랑에 빠져서 목숨까지 아끼지 않겠다고 뛰어, 아니 날아다니는 아가씨들과 남학생들인데, 진정한 사랑 운운하기엔 좀 짧지 않나.

 

 

     실제로는 열 살 가까이 어린 무단 역의 배우 정상과 미묘한 삼각관계 연기를 펼치는데도 전혀 뒤리지 않는 손려의 미모가 가장 인상적이랄까. 시종일관 딱히 외모 말고는 하는 일 없이 돌아다니기만 해도 여자들이 저절로 따르는 남자 주인공은 참 세상 불공평하다는 생각을 저절로 떠오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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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동안 내가 해야 할 일
발타자르 그라시안 지음, 김석종 옮김 / 정음 / 2005년 5월
평점 :
품절


1. 요약 。。。。。。。     

 

     17세기에 살았던 예수회 출신의 스페인 학자이자 작가인 발타자르 그라시안이 남겼다는 인생에 관한 일종의 지침서. 책은 저자의 다양한 어록들을 몇 개의 항목으로 분류해서 정리해 실고 있다. 전반적으로 종교적인 색채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 세속철학에 바탕을 둔 처세술에 관한 조언들이 담겨 있다.

 

 

2. 감상평 。。。。。。。   

 

     ‘360여 년 동안 전 세계인들의 정신적 지침이 된 최고의 지혜서’라는 과장된 홍보 문구를 책 표지에 떡하니 싣겠다는 결심은 편집부의 누가 했던 걸까. 아마도 이 책을 출판하려고 시도하기 전까진 발타자르 그라시안이라는 이름을 한 번도 못 들어봤을 것 같은데 말이다. 딱히 특별한 내용도 없고, 심지어 일관되지도 않는 다양한 조언들은, 마음에 드는 한 두 구절을 기억해뒀다가 어디 가서 폼 좀 잡는 데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마키아벨리나 귀치아르디니의 처세술 같이 성공에 대한 노골적인 찬사(그래서 결국 그것에 매몰되어 버리는 듯한) 보다야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 있는 것 같은 좀 더 바르고 멋지고, 행복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좀 더 나아 보이긴 하지만, 각 항목들에 붙어 있는 짧은 설명들은 책 표지의 또 다른 홍보문구(‘고민하는 당신에게 명쾌한 해답을 주는 책’)와는 다르게 전혀 명쾌하지도, 해답 같지도 않다. 사실 그냥 내버려뒀으면 중간은 갔을 텐데, 출판사의 과한 찬사가 오히려 책의 가치를 떨어뜨린 듯한 느낌. 과유불급이라 했던가.

 

     몇 개의 마음에 드는 구절들을 찾을 수는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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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가 인간들을 찾아다니기에 바쁠 때는

 

술을 대신 보낸다.

 

- 탈무드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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