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메커니즘에 대한 우리의 태도가

신앙과 같은 것이어서는 안 됩니다.

시장은 종교가 아니라 도구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어떤 도구도 모든 기능을 수행할 수는 없죠.

 

- 앨빈 토플러, 『누구를 위한 미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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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가 거의 끝난 이 시점에서, 5년 전 그가 선거운동을 하며 어떤 말들을 했는지, 그리고 그의 임기 내내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를 요약적으로 보여주는 일종의 정산(定算) 영화. 서민들을 잘 살게 만들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외치며 시장 바닥을 돌아다녔던 그의 정치 쇼가 한 바탕 펼쳐진다.

 

 

 

 

 

2. 감상평 。。。。。。。   

 

     의지가 없었던 것인지는 모르겠다. 그거야 자기 자신 말고는 누가 알겠는가. 다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은 확실히 없었고, 기억력은 형편없었으며, 다른 사람의 의견과 생각에 공감할 수 있는 자세나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 부끄러움을 느낄 수 있는 수치심은 심각하게 부족했다. 요새 들어 특히 뒤에 나오는 두 가지를 결여하는 사람을 부르는 특별한 이름이 있는데, 소시오패스와 사이코패스다.

 

 

     무엇이 이런 인물을 대통령으로까지 당선시켜낸 걸까? 영화에는 직접 등장하지 않지만 일단은 집고 넘어가야 할 것 중에선 노무현 정부의 실정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권력기관들을 사유화하지 않고, 권위주의를 타파하려고 노력했던 것은 인정해야 하겠지만, 대통령의 직무는 단지 그런 데만 국한 된 것은 아니니까.

 

     영화를 보면서 가장 강하게 느껴졌던 MB 당선의 내적 요인은 일단 그의 탁월한 정치적 수사가 아니었나 싶다. 마치 자신이 서민의 삶을 가장 잘 공감하는 양, 정말로 경제라는 게 죽어 있는 양, 그리고 자신은 진정 좋은 대통령이 되고 싶었던 양 말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는 데는 능숙했던 인물이었던 것 같다. 물론 진짜로 자기가 했던 말을 지키고자 했었는지는 모르겠다.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외적 요인은 역시나 그런 그의 말을 덥석 믿어버리고 표를 준 국민들이다. 그것도 집단적으로. 어떻게 보면 그의 말과 정책에 담긴 진의를 파악하지 못한 무능함을 보여준 것이고, 또 다르게 보면 대중의 정치적 식견이라는 게 생각만큼 높지 않다는 증거일지도 모르겠다. 한심한 건, 5년 전 그런 선택을 한 사람들이 여전히 부끄러움을 모르고, 도리어 자신의 판단을 애써 변호하면서 또다시 같은 일을 반복하려 하고 있다는 것. 뭐 여태 쌓아온 자신의 인생을 망가뜨린다고 생각해서일까.

 

 

 

 

     주제 자체가 워낙에 관심을 끄는 작품이었지만, 다큐멘터리 영화로서의 구성이나 전개 쪽이 인상적이진 못했다. 마이클 무어 감독 같은 위트를 살려내기엔 아직 내공이 부족해 보이기도 하고. 이런 부분이 좀 더 보완된다면 좋을 것 같은데, 뭐 두고 볼 일이다.

 

     참, 영화 말미에 MB가 선거 기간에 했던 말 한 마디가 인상적이다.

 

     “정치를 잘못해서 국민들의 신뢰를 잃으면 물러나야 합니다.”

 

     역시 그는 그냥 말만 잘하는 사람이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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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근혜 - 1차전 보다는 기술적 차원에서 토론에 임하는 방식은 향상. 시종 무기력해 보이던 지난 번과는 달리 좀 더 적극적으로 반박이나 역공도 시도함. 문제는 내용 부분인데, 경제, 복지분야에 관해 이미 형성딘 틀은 절대로 깨지 않고 지엽적인 부분만 약간 고치는 걸 개혁이라고 생각하는 듯. 비유하자면 이미 조폭들이 탄탄하게 상권을 틀어 쥐고 있어 당장 그들을 제거하면 혼란이 일어날테니 일단 잘 하라고 얘기만 할거고, 혹시 삥 뜯는 게 보이면 엄격히 단속하겠다는 정도?

 

 

2. 이정희 - 역시 1차전 보단 기술적으로는 나아진 듯. 말 잘하는 거야 다 아는 거고, 시간 준수나 공격의 수위도 약간 조정됨. 경제와 복지 분야라는 게 워낙에 진보 정치세력이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내고 늘 시대에 앞서서 주제를 제시해온 것이기도 하다. 특히나 노동자 일반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해 가장 피부에 와 닿게 알고 있는 듯. 다만 역시나 좀 급진적으로 느껴지는 이미지와 대안을 어떻게 일반 국민들에게 와닿도록 제대로 설명해 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느낌.

 

 

3. 문재인 - 앞서 두 후보와 비교할 때 토론의 기술 차원에서는 1차전과 비슷한 정도. 적극적으로 상대의 정책과 자질의 약점을 드러내면서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게 기본일텐데,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일단 지지율을 추격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확실히 보완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새누리당이 제시하고 있는 경제민주화에 구멍이 훤히 보이는 데 그걸 제대로 이용을 못하나.

 

 

 

※ 토론을 최대한 줄여 다른 후보들과의 만남을 피하겠다는 박근혜와 새누리당의 전략이 잘 맞아떨어져 가고 있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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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담 수집가
오타 다다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7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직접 겪은 신기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에게, 심사를 통과하기만 하면 상당액의 보수를 주겠다는 신문광고가 실렸다. 배경도 나이도 성별도 다른 일곱 명의 사람들이 기담 수집가 에비스 앞에 앉아 자신들이 겪은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일본 드라마 중에 매년 봄, 가을을 통해 특집편이 제작되는 ‘기묘한 이야기’라는 시리즈가 있다. 시리즈가 처음 나온지 20년이 훨씬 넘었고, 몇 년 전에는 영화로도 제작돼 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되기도 했을 정도로 나름 팬 층을 가지고 있는 시리즈다. 그만큼 사람들은 여전히 이야기들, 그 중에서도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들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기담 수집가’라는 흥미로운 제목이 붙어 있어서 집어 들었다. 신문광고를 보고 주변과는 다른 분위기의 술집을 찾아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았더니 이야기를 평가하는 일당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기담의 진위여부를 문제 삼고 돌려보냈다는 반복적인 프레임이 좀 지루하게 느껴졌고, 막상 그 이야기도 흥미진진보다는 그냥 옛날이야기, 아님 도시 괴담 정도? 차라리 영화 같은 영상매체로 만들었다면 배경음악도 좀 넣고 특수효과도 삽입하면서 좀 분위기가 났을 것 같기도 하다. 거기다 요새 워낙에 말도 안 되는 일들, 충격적인 사건들이 실제 뉴스에도 나오는 마당이니..

 

    남이 정성들여 만들어 놓은 이야기에 함부로 혹평을 하기까지는 싫지만, 뭐 딱히 감동도, 교훈도 느껴지지 않았다는 건 사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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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평생을 프로야구 스카우터로 살아온 거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스카우터에게는 최고의 재산인 시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다. 컴퓨터를 이용한 통계적 접근법으로 치고 올라오는 후배는 호시탐탐 그를 밀어내려고 노리고 있고, 여기에 그의 딸인 미키와는 언젠가부터 회복될 수 없는 거리가 생겨버렸다.

 

    아버지의 몸상태를 알게 된 미키는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를 얼마 앞두고 나선 거스의 스카우팅에 따라나서게 된다. 이 가까운 것 같으면서도 먼 부녀 사이에는 뭔가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는 걸까.

 

 

 

2. 감상평 。。。。。。。   

 

     영화의 원제는 Trouble with the Curve, 직역하면 커브에 관한 고전(苦戰)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이건 영화 속 고교 최강 타자인 보 젠트리에 관한 거스의 스카우팅 보고에 실린 표현이면서, 동시에 거스의 인생에 대한 태도를 가리키는 중의적 표현이라고 하겠다. 자신이 가진 최고의 속도로 공을 던지는 패스트볼과는 달리, 커브란 공에 회전을 많이 줘서 속도를 줄이는 대신 크게 꺾이며 들어오는 공이다. 거스의 인생은 늘 패스트볼처럼 돌아갈 줄도 모르고, 그저 자신의 방식만을 고수해왔는데, 이건 스카우터로서의 그의 업적에는 도움이 되었는지 모르지만 딸인 미키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그다지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던 그가 인생의 노년에 이르러 마침내 인생의 변화구를 던져보면서 딸과의 화해를 이뤄낸다는 것.

 

     나름 괜찮은 공식이었는데, 영화 후반으로 갈수록 작위적인 설정들이 점점 늘어나버려서 아쉬운 느낌이다. 자칫 밋밋하게 흘러갈 것을 대비해 등장한 전직 투수이자 스카우터인 플래너건과 미키 사이의 급격한 로맨스 진전도 그렇고, 보 젠트리와 관련된 스카우팅 결과도 너무 싱겁고. 물론 타자의 선구완이 어느 정도 타고난 재능이라지만, 고작 공 십 여개를 쳐보게 해 놓고 스카우팅의 성공과 실패를 평가하는 구단이 어디 있단 말인가. 사실 거스와 미키 사이의 화해도 약간은..

 

 

     그래도 가족의 화해라는 주제와 배우들의 연기력만큼은 좋았던 영화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전면에 내세웠는데, 그의 명성은 역시 허명(虛名)이 아니었다. 무뚝뚝하고 고집 세지만 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버릴 수 없었던 거스 역을 디테일까지 살리며 여전히 연기자로서도 건재함을 보여준다. 그 파트너 역으로는 나선 에이미 아담스도 수십 년의 나이차가 남에도 불구하고 제몫을 하고 있다.

 

     겨울에 볼 만한 괜찮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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