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신앙과 의심의 어둠 속에서 씨름하는 일,

창조적인 의문을 던지는 일이 제자도의 핵심이다.

이런 의문 제기는 신앙의 적이 아니라

살아있고 성장하는 신앙에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 케네스 리치, 『하나님 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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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허블 망원경을 수리하기 위해 6개월간의 훈련을 받고 우주 정거장으로 날아간 라이언 스톤(산드라 블록). 그러나 인근의 폐기된 러시아 위성을 파괴하기 위해 발사한 미사일로 인해 엄청나게 많은 파편들이 발생하게 되었고, 곧 그것들은 라이언의 정거장을 박살내 버린다.

아무 것도 없는 우주 공간에서 홀로 살아남아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애쓰는 라이언에겐, 아무도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위협이요 공포였다.

 

 

 

 

 

2. 감상평    


     등장인물 보다는 카메라 워크가 좀 더 돋보였던 영화. 영화 속에서 우주라는 공간이 자주 다뤄지다 보니 꽤나 친숙한 곳처럼 느껴지지만, 사실 그곳은 아직 인간에게 적대적인 공간이었다. 이 영화는 아직 인간에게 쉽게 문을 열어주지 않는 그 공간이 주는 위협을 극적으로 살리는 방향으로 제작되었다.

 

 

     보통은 ‘남자는~’ 혹은 ‘여자라~’ 어쩌구 하는 식의 어법을 좋아하진 않는데, 이 영화의 경우는 여주인공이 흔히 여자의 약점이라고 지적되는 온갖 종류의 속성들 - 예를 들면 판단력이 떨어진다거나, 쉽게 놀라고, 감정적으로 충동적인 반응을 보이며, 운동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하는 식의 -을 전부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물론 영화의 후반부에는 스스로 지구로 복귀까지 해 내지만, 그건 또 다른 남자의 희생을 딛고 올라선, 조금은 부족한 성공이었으니까.

 

     이런 주인공의 특성은 개인적으론 극의 초중반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주원인이었고, 이건 좀 더 시원한 그림을 보기 원했던 내겐 아쉬운 부분이었다. 물론 반대로 이해하면 그만큼 연출이나 연기가 훌륭했다는 말이 될 수도 있고.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빙글빙글 도는 주인공을 보고 있으니 내가 다 속이 뒤집히는 듯 했다. 독특한 장르를 제대로 표현해 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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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한 살 때 엄마는 떠났다. 아빠와 재혼한 새엄마는 자영이라는 동생을 데리고 왔다. 뭐든지 잘하는 자영과는 달리, 공부도 그럭저럭, 남자들에게 인기도 없는 진영(김규리)은 말 그대로 천덕꾸러기처럼 자랐다. 그런 진영의 유일한 친구는 좀비. 어렸을 때부터 좀비에 빠져버린 그녀는 좀비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 시나리오를 쓰겠다고 몇 년째 노력중이지만 좀처럼 그녀의 작품을 인정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어느 날 그녀의 앞에 대학시절 꾀죄죄했던 복학생 선배가 잘나가는 영화감독이 되어 돌아왔고, 그는 진영의 작품을 영화로 만들겠다고 한다. 인생역전의 찬스(!!)가 찾아 온 것. 여기에 친구를 통해 어린 시절 자신을 떠난 엄마를 찾게 된 진영은 친엄마를 만나러 간 자리에서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자신이 이제까지 새엄마로 알고 있던 ‘박 여사’가 바로 진짜 친엄마였던 것.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또 사랑이란 걸 알게 되면서, 그렇게 나이 서른에 진영은 비로소 어른이 되어 간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인정은 사람을 성숙시킨다.

 

 

 

2. 감상평    


     언뜻 서른 살 난 ‘소녀’가 ‘어른’이 되는 성장이야기처럼 보인다. 감독은 시종일관 밝은 분위기로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애쓰고 있고. 실제로야 미녀 배우인 김규리이지만, 아무튼 영화 속에서는 그닥 잘난 것 없는 우리와 비슷한 캐릭터가 좌충우돌하며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건 흐뭇하기도 하고, 꽤나 만족감을 준다.

 

     하지만 감독이 영화 속에서 사용하는 소재들은 그리 간단하지 않아 보인다. 진영의 동생 자영은 동성연인과 동성결혼을 하려는 듯한 설정이고, 진영은 무당집 딸 자매들에게 학습지를 가르치면서 교제를 나누는데, 여기엔 부족이니 신점(神占)이니 하는 것들이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영화 종반부에 갑자기 선회하는 가족의 화해라는 주제는 앞서의 내용들을 가벼운 에피소드 정도로, 그래서 그냥 충분히 받아들여야 하는 무엇으로 여기도록 만들지만, 정말 그래도 되는 걸까?

 

 

     전반적으로 산만하다는 느낌이 든다. 조금씩 여기저기를 톡톡 쳐보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큰 틀에서 보자면 충분히 작품이 될 만한 영화다. 여기엔 김규리나 박원상 같은 베타랑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도 한 몫을 했고. 기대 반 염려 반이란 느낌의 감독, 그리고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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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색털 고양이 홈즈의 공포관 삼색털 고양이 홈즈 시리즈
아카가와 지로 지음, 정태원 옮김 / 씨엘북스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이야기의 주인공은 가타야마라는 이름의 형사와 그의 파트너인 이즈미, 그리고 가타야마의 여동생이자 이즈미의 애인인 듯한 하루미, 여기에 가타야마네 집에서 기르고 있는 삼색(검은색, 갈색, 흰색) 고양이 홈즈다.

 

     어느 날 한 아파트의 가스폭발 현장에서 목이 졸려 살해된 여학생을 발견한 가타야마와 하루미. 사건의 단서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 가운데, 어느 날 가타야마에게 칼에 찔린 한 여학생이 찾아온다.(근데 이 사건은 앞서의 중심 사건과 직접 연관이 없는 거라 독자를 혼란에 빠뜨리게 한다)

 

     어찌어찌 해서 가타야마와 하루미, 그리고 홈즈는 사건이 여학생의 학교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학교의 ‘괴기 동아리’에 속한 남학생들도 연루되어 있는 것 같다는 추측에 도달한다.(하지만 아직까지 변변한 증거는 없다) 학교를 집중적으로 파기 시작하는 가타야마.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숙모가 맞선 상대로 소개한 것이 공교롭게도 그 학교 여학생이라든지 하는 예상 못한 전개 속에서 좀처럼 실마리를 찾아내지 못하지만, 천부적인 감각을 지닌 ‘홈즈’가 결정적인 상황마다 ‘야옹’ 하는 울음소리와 눈빛으로 단서를 찾아내면서 조금씩 진실에 다가가기 시작한다.

 

 

2. 감상평    


     고양이의 이름이 전설적인 추리소설의 주인공인 홈즈다. 그에 걸맞게 이 작품에서 사건 해결을 위한 결정적인 단서들은 모두 이 고양이가 발견하고 알려준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 고양이에게 무슨 초능력이 있다던가, 인격이 부여되는 설정이라든가 하는 건 아니다. 어떻게 보면 그저 평범한 고양이의 행동처럼 보이는 일에 가타야마의 여동생인 하루미의 ‘통역’이 더해지면서 실제보다 뭔가 대단한 무엇이 벌어지고 있는 것처럼 과장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걸 통해서 사건의 단서들이 또 발견되고 있으니, 확실히 작가의 능력이 가장 공들여 발휘되는 포인트다.

 

     살인사건이라는 주제를 다루면서도 워낙에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가 어리숙해 보여서 그런지 생각만큼 무거운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가타야마와 여동생, 홈즈의 일화가 등장하는 부분이면 분위기는 확실히 개그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긴다. 코미디가 약간 가미된 텔레비전 수사물을 보는 느낌이랄까. 실제로도 이들은 사건을 해결해 간다기보다는, 그저 사건이 해결되어 가는 모습을 따라간다는 느낌이 좀 더 강하다. 이렇게 수사해도 경찰노릇을 할 수 있을까도 싶지만, 확실히 ‘홈즈의 수사’를 부각시키는 덴 이만한 설정도 없다.

 

 

     일본 소설들을 읽을 때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이름이다. 일단 길기도 길뿐더러, 다 비슷비슷하게 느껴지기 때문. 여기에 이 작품의 경우는 등장인물도 적지 않아서 더욱 힘들었다. 책의 중간을 읽을 때까지도 형사 이름과 괴기 동아리의 회장 이름이 헛갈릴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다른 일본 작품들처럼 지나치게 과장된 세계관이나, 뜬금없이 형이상학적 주제를 논하는 식으로 흘러가지 않고, 현실세계 안에서 문제를 만들어나가고 풀어나가는 점은 마음에 든다. 그리고 전개 자체가 빨라서 몰입해서 금방 읽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묘한 분위기가 있는, 썩 괜찮은 연작물. 나머지 책들도 기회가 된다면 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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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나이테가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나무는 겨울에도 자란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겨울에 자란 부분일수록

여름에 자란 부분보다 더 단단하다는 사실입니다.

 

- 신영복,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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