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세대는 전형적으로 상명하복이라는 수직적 리더십에 아주 익숙하다.
시키는데 왜 말을 안 들어?”류의 말들에 익숙하고,
토론해서 소통하는 것은 거의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들이다.
지금이 열국지나 삼국지의 왕조 시대도 아닌데,
왕권주의 시절의 국론 분열이 나라 망친다는 신념을 가지고 산다.
토론하면 의견이 갈리게 되어 있고,
그 갈린 의견들을 서로 조정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

그러나 유신세대국가가 하는 일에 다른 의견을 낼 수 있고,
심지어 국가 자체를 거부하는 아나키즘적인 견해와 신념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민주주의는 일단 뽑았으면 그 사람에게 모든 것을 맡겨 버리는
대의제 민주주의만이 있다고 여기고,
일단 뽑아 놓은 사람의 말에는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우석훈,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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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지네요. 

이럴 땐 다시 간만에 차 생각이 물씬..

 

베트남 다녀오는 길에 데려온 차들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차들이 이렇게 소포장으로 넣어진 세트.

요새 베트남에서 밀고 있는 브랜드라고 하네요.

 

오늘 저녁 뜯은 건, summer peach라고 써 있는 녀석.

향긋한 복숭아 향이 감싸고 있는 차입니다.

 

매일 차 마시면서 좋아하는 책이나 실컷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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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지방의 한 자동차 판매원인 정수(하정우)는 딸의 생일을 맞아 케이크를 사가지고 집에 가는 길이었다. 완공된 지 몇 달밖에 지나지 않은 터널 속으로 들어간 순간, 악몽이 시작된다. 갑자기 붕괴된 터널 속에 고립된 그는 급히 구조요청을 하지만, 완전히 무너진 터널 속에서 그를 구해내는 일은 좀처럼 쉽지가 않았다.

 

겨우 작은 생수 두 병과 생일 케이크만 가진 상황에서 지나가는 날짜들. 휴대폰 전원마저 끊어지면서 외부와의 연락까지 차단되어 버린다. 설계도와 다른 부실공사 덕분에 구조작업은 지지부진해지고, 이 와중에 인근의 신도시 입주를 앞두고 서둘러 또 다른 터널공사를 위한 발파작업을 해야 한다는 압박까지..

 

 

 

 

2. 감상평 。。。。。。。

 

터널에 갇힌 남자와 그를 구하려는 사람들, 그리고 그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가족들, 정부, 언론, 그리고 소위 국민들을 다룬 이야기. 장르를 따지면 재난영화인데, 이런 영화에 흥미를 고조시키기 위해 흔히 등장하는 나쁜 놈들이 영화 정면에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구조 과정 중에 정수의 아내 세현(배두나)에게 와 인근의 제2터널 굴착공사를 시작하라는 동의서를 들이미는 공무원은 저절로 욕이 나오게 만드는 장면이긴 했지만, 영화 자체서 딱히 푸쉬를 받는 역할은 아니니까.)

 

덕분에 개인적으론 영화를 보는 동안 오직 핵심 소재, 즉 과연 정수가 살아서 구조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극한의 상황에 몰린 주인공의 심리를 얼마나 잘 연기해 내고 있는지, 그리고 주변 사람들, 특히 아내의 심리 묘사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같은 부분이 눈에 크게 들어왔는데, 하정우와 배두나의 조합(이라고 하기엔 영화 속 둘이 만나는 장면 자체가 거의 없긴 하다)은 역시 나쁘지 않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하정우의 연기가 인상적이었는데, 고립상황이라는 설정 상 매우 제한된 공간에서 연기를 해 내야 하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훌륭하게 맡은 상황에 몰입한다. 문득 전에 출연했던 더 테러 라이브에서도 비슷한 상황 속 연기를 했었지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혼자서도 극을 어느 정도 이끌어 갈 수 있는 좋은 배우. 다만 터널 속에 혼자 고립된 보통 사람이라기엔 너무 침착하고 단단해 보인다.

 

 

 

 

사실 보기에 따라선 영화는 소위 헬조선의 온갖 치부들을 날카롭게 지적하는 시사적 시각도 가득하다. 부실투성이 터널공사는 자재를 빼돌리고 실제 설계도와는 다른 시공을 한 덕분에 무너졌고, 기자들은 특종을 내려고 고립된 사람의 휴대폰 배터리를 낭비하게 만든다. 사람이 갇혀 죽어가고 있는데 공청회장의 어떤 인사는 양복을 말쑥하게 빼입고 인근의 터널공사가 지연되며 하루에 15억씩 손해 본다며 경제논리를 들먹인다. 여기에 구조작업 중 발생한 사고의 책임을 고스란히, 구조를 기다리는 가족들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공무원까지..

 

세월호 유가족 때문에 경제에 손실이 크다고, 나중엔 나라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모든 책임을 도리어 피해자에게 돌리는 미친놈들이 가득한 실제 현실은 영화 속 곳곳에 묻어 나온다. 물론 상업 영화다 보니 감독은 상당히 점잖게 그려나가고 있어서, 그냥 휴먼드라마로만 볼 수도 있을 정도.

 

 

얼마 전 대통령이 국민들을 향해 헬조선운운하며 우는 소리 하지 말라고 점잖게 타이르는 내용의 칙서를 낭독하는 시간이 있었다. 수백 명의 아이들이 바다 아래로 가라앉고, 수만 명의 사람들이 유독물질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로 고통 받고, 일본군에게 끌려가 몹쓸 짓을 당한 분들 대신 사과 한 마디 없는 위로금을 활짝 웃으며 받아오는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이제 또 무슨 짓을 권력을 가진 인간들로부터 당할까 두려워하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이 아닌가. 모든 사고가 대통령 때문은 아니겠지만, 적어도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울어주는 상식적인 공감능력을 바라는 게 그렇게 무리한 일인 건가.

 

어쩌면 지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재난을 겪고 나온 생존자들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엄청난 트라우마 때문에 다시 터널 앞을 지나기만 해도 손과 발이 떨리고, 심장이 뛰는 그런 사람들 말이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옆에서 사진 찍으려고 줄 서 있는 정치인들이 아니라, 같이 옆에 앉아서 안정이 될 때까지 기다려줄 수 있는 따뜻한 손을 가진 사람이다. 그런데 어쩌겠나. 갈수록 고착화 되고 있는 신분제 아래서, 저 위에 계긴 놈들은 처음부터 그런 경험 자체를 할 수 없었을 테니.. 우리끼리라도 서로를 위로하며, 격려하며 살아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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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3년 아일랜드 방문을 앞두고 루이스는
이탈리아의 돈 조반니 칼라브리아 신부에게,
자신이 태어난 조국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는 편지를 보냈다.
그러나 가톨릭이든 프로테스탄트이든 그의 동포 모두가
어떤 성령이 그들을 인도하는지 모르고 있으며
사랑의 결핍을 종교적 열정으로,
서로에 대한 무지함을 정당한 종교적 행위로 착각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심정도 덧붙였다.

요컨대 루이스의 주장에 따르면,
악마가 정치를 거점으로 삼을 때
사람들은 종교와 정치를 혼돈하는 커다란 실수를 범한다는 것이다.

- 데이비드 다우닝, 반항적인 회심자 C. S. 루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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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글쓰기는 사악함과 투쟁하는 일이 아니라
어리석음을 극복하려고 하는 일입니다.
사악함과 어리석음은 모두 인간의 본성이지만,
조금이라도 더 승산이 높은 것은 어리석음과 싸우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리석음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노력하면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덜 어리석어질 수는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 유시민, 『표현의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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