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공간에 대한 권리를 인정하지 않지만,

품격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서로 보완한다.

- 디트리히 본회퍼, 옥중서신 저항과 복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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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밤만 되면 교도소 밖으로 나와 돈이 될 만한 사건들을 저지르고 다니는 일당. 그들의 맨 위에는 교도소의 제왕 정익호(한석규)가 있었다. 막강한 카리스마로 교도소장까지도 마음대로 주무르는 그를 막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어느 날 깡으로 뭉친 전직 경찰 송유건(김래원)이 같은 교도소로 들어오고, 곧 그의 능력을 인정한 익호의 패거리에 들어가게 된다.

     자신의 앞을 가로 막는 모든 이들을 제거해 버리고 무섭게 앞으로 나가는 익호. 그런 그를 막아선 것은 (우리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듯이, 또 다른 주연인) 유건이었다. 모두가 모르는 그의 비밀스러운 정체..

 

 

 

2. 감상평 。。。。。。。

     ‘2017년 가장 짜릿한 범죄 액션이라는 카피를 내세워 홍보하고 있는 영화. 이 문구가 흥미롭다. 어떤 게 짜릿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만하다는 걸까? 극 중 정익호(한석규)가 저지르는 범죄가 짜릿하다는 말인 건지, 아니면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력이 짜릿하다는 건지. 그것도 아니라면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이 만든 이 영화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에 기뻐하라는 걸까.

     영화 전반에 걸쳐서 폭력의 과잉이 가장 눈에 띤다. 범죄자들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라고는 하지만, 쉴 새 없이 때리고, 죽이는 것 말고 다른 내용이 별로 없다. 이쯤 되면 폭력에서 무슨 미학 같은 것을 찾아내려고 하는 건가 싶은데, 그 딴 게 있기는 한 건가?

 

 

 

      이런 종류의 영화는 결국 어떻게 초반 등장한 범죄자가 응징을 당할 것인가이고, 이 과정이 얼마나 설득력있게, 그리고 실감나게 묘사되느냐가 중요하다. 사실 익호의 설계 못지않게, 바로 이 응징의 설계 또한 흥미의 포인트였다. 그런데 영화는 이 부분에서도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그리고 마지막엔 어디선가 봤던 것 같은 결말이..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가 마음대로 밖으로 나가 사건을 일으킨다는 설정 자체는 제이미 폭스 주연의 모범시민에서 사용했던 것이다. 다만 그쪽은 주인공이 겪은 사건으로 인해 그의 행동에 묘한 몰입/동조가 되는 면이 있어서 색다른 흥미를 주었다면, 이 영화 프리즌은 처음부터 선악 캐릭터가 너무 분명해 주인공에게 쉽사리 몰입이 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었다.

     소재를 선정적으로 묘사하는 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큰 그림을 놓쳐버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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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소련과 미국이 우주경쟁을 하던 196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전산원으로 일하던 세 명의 흑인 여성이 있었다. 캐서린 존슨(타라지 P. 헨슨), 도로시 본(옥타비아 스펜서), 메리 잭슨(자넬 모네)가 그들. 전산원이란, 아직 컴퓨터에 의한 계산이 일반화되기 이전 계산기를 들고 이를 수작업으로 하던 이들을 가리킨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천재적인 수학적 능력을 가지고 있었던 캐서린에게 곧 기회가 주어진다. 새로운 유인우주선을 쏘아 올리는 데 필요한 인원을 찾던 중 그녀가 합류하게 된 것. 유색인 전산실의 리더였던 도로시는 얼마 후 IBM의 컴퓨터가 들어와 전산원들의 자리를 대체하게 될 것을 일찌감치 깨닫고 새로운 도구를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익히기 시작했고, 메리는 최초의 흑인 여성 엔지니어가 되기 위해 유색인종의 입학을 거부하는 학교에 대항해 소송을 벌였다.

 

     ​여전히 인종차별이 극심했던 그 시대, 온갖 편견과 차별을 딛고 조금씩 사람들의 인정을 받게 되었던 그녀들의 이야기.

 

 

 

2. 감상평 。。。。。。。

 

     ​여전히 인종차별이라는 미개한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던 미국의 60년대. 공공도서관에서조차 흑인들은 백인들과 다른 문으로 들어가 다른 서가를 이용해야만 했고, 버스에 타서는 뒷자리로 가야했으며(앞 쪽에 자리가 남아도 앉을 수 없었다), 학교 입학에 제한을 받았고, 심지어 화장실도 구분되어 있었다.

 

     ​영화 속에서도 잠깐 나오지만, 당시 거리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를 비롯한 흑인인권운동가들이 활발하게 투쟁을 벌여야만 했던 (그리고 그런 흑인들에 대한 백인들의 테러와 공격이 심각했던) 시기였다. 이 영화에서 그리고 있는 세 명의 여성은, 그런 악조건 속에서 차별을 극복해 낸 영웅적 인물들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무슨 전사와 같은 모습은 아니었다. 대신 그들은 백인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던 나사 안에서, 순수하게 자신들의 능력만으로 인정받았다.

 

 

 

 

      감독은 자극적인 영상이나 전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그녀들이 겪었던 억압의 무거움을 잘 표현해 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주인공이 성취한 업적을 감동적으로 그려낸다. 오죽하면 미국이 로켓을 우주로 날려 보내는 모습을 긴장하며 지켜보았을까. 심지어 그건 인류애도, 순수한 과학적 발전도 아닌, 정치적이고 군사적인 프로젝트였는데도 말이다.

      당시 미국의 로켓 개발은 다분히 과장된 정치적 수사의 결과물이었다. 소련이 우주인을 배출했다는 소식은 바다 건너 미국에는 당장에 인공위성으로 미국을 샅샅이 감시하거나, 우주에서 핵을 쏠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을 조성시켰는데, 당시의 기술수준을 보면 이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서 어린 학생들에게 책상 아래로 대피하는 공습대비 훈련까지 시킬 정도로 당시는 일종의 광기에 사로잡혀 있었다. 여기서 오늘날 사드 배치 옹호론의 향기가 느껴지는 건...

 

 

 

 

     왜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만 (특별한 것도 아닌) 공평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은, 영화의 감동으로 그냥 넘어가기엔 무거운 주제다. 인종에 따라, 직업에 따라, 성별이나 신념, 종교에 따라서 차별받는 문화는 틀렸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구별을 인위적으로 없애야 한다는 식의 전체주의로 치닫자는 말은 아니다.)

 

     ​문제는 여전히 이런 차별이 좀처럼 없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흥미로운 건 그런 식으로 극렬한 반응을 보이는 이들은 대개 도덕적으로나 실력으로도 자신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건데.. 자기들은 극구 사실을 부인하니.. 언젠가 이런 영화가 정말 과거 한 때의 역사로만 남게 되는 날이 올까.

 

      올해 봤던 영화들 중에 가장 마음을 움직였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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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로셰비치의 독재는 결국 두려움을 먹고 자라는 것이었다.

이웃에 대한 두려움,

감시에 대한 두려움,

경찰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이 모든 것에 대한 두려움을.

그러나 공포의 시절, 우리 세르비아인들은

두려움의 가장 큰 적수가 웃음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 스르자 포포비치, 독재자를 무너뜨리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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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에 별이 뜨지 않은 날들이 참 오래 되었다
주용일 지음 / 오르페 / 2016년 1월
평점 :
품절


      시집은 정말 오랜만에 본다. 마지막으로 시집을 봤던 게 학교에 다닐 때였던가. 알라딘 북플에 올라온 글을 보다 보면 자주 시집에 관한 포스팅을 보게 되는데, 그게 머릿속에 남았는지, 도서관에 간 김에 모처럼 시집을 한 권 꺼내 들었다.

     여러 시집들 중에 굳이 이걸 꺼내든 이유는 책장을 넘기다가 본 한 구절 때문이었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내 마음에 별이 뜨지 않은 날들이 참 오래 되었다라는 시의 한 구절이었는데, 이런 내용이다.

 

오늘 저녁 아내는 내 등에 붙은 파리를 보며 파리는 업어주고 자기는 업어주지 않는다고 투정을 부린다. 연애시절엔 아내를 많이도 업어주었다. 그때는 아내도 지금처럼 무겁지 않았다. 삶이 힘겨운 만큼 아내도 조금씩 무거워지며 나는 등에서 자꾸 아내를 내려놓으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거의 수필처럼 보이는 산문시인데, 평범한 시골집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작은 사건 속에서 깊은 아쉬움, 아련함, 미안함을 끄집어내는 능숙한 솜씨가 마음에 와 닿았다.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귀농을 한 시인은 이 작은 시집에서 전원적인 풍경을 물씬 담아낸다. 일상적인 일들, 풍경들에서 작은 것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그런 소리들을 듣지 못하는 나 같은 도시인들에게 번역해 준다. 덕분에 시들을 읽으면 눈앞에 파란 풀들이 흔들거리는 모습이 떠오른다.

 

      모두 마흔다섯 편의 시들이 실려 있는데 물론 다 마음에 와 닿았던 건 아니고, 앞서 인용했던 것 외에 두세 편 정도가 더 있었다. 한 달에 한 권 쯤은 시집을 일부러라도 골라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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