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우리로 하여금 아직 가지지 못한 것을 욕망하게 하고

이미 누리고 있는 것을 비하하도록 부추긴다.

광고는 좌절된 욕망의 긴장을 조장하고 또 조장한다.

광고계의 거물들은 자랑스럽게 스스로를 불만을 파는 상인이라고 부른다.

프레데리크 베그베데는 거리낌 없이 선언한다.

나는 광고인이다. 이 일을 하는 사람들 중에 당신의 행복을 바라는 사람은 없다.

 ​행복한 사람은 소비하지 않기 때문이다.”

- 세르주 라투슈, 낭비 사회를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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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법칙의 비밀
테리 길리엄 감독, 맷 데이먼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1. 줄거리 。。。。。。。

 

     시점은 아마도 가까운 미래.(현재에는 존재하지 않는 사업과 기술이 있지만 전체적인 풍경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봐서) 주인공 코언(크리스토프 왈츠)는 날마다 회사에 출근해 복잡한 수식을 게임식으로 풀어내는 일을 하고 퇴근한다. 화재로 싸게 나온 한 성당을 개조한 집에 사는 그의 현재 가장 큰 소원은, 재택근무를 하는 것.

 

     그가 그토록 재택근무를 하려는 이유는 전화를 받기 위해서다. 어느 날 밤 걸려온 한 전화 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중후한 목소리를 들었고, 그는 그 전화가 자기 인생의 의미를 설명해주려는 것이었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전화를 끊어버렸고, 이를 두고두고 후회하며 언제 그 전화가 다시 올 줄 몰라 누구도 만나지 않고 집에만 붙어있고 싶었던 것.

 

     ​늘 거절당하던 요청이었지만, 어느 날 회사의 최고경영자로부터 재택근무를 해도 좋다는 허락이 떨어진다. 대신 그는 제로법칙의 비밀을 푸는 프로젝트에 참여해야 했다. 좀처럼 답에 접근하지 못하는 작업의 연속으로 점점 지쳐가는 코언. 그런 그의 의욕을 북돋기 위해 나타난 미모의 콜걸 베인슬리(멜라니 티에리), 그리고 갑자기 들이닥쳐 이것저것 설명해주는 밥(루카스 헤지스). 영화 포스터의 설명처럼, 코언은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될 것인가.

 

 

 

2. 감상평 。。。。 。。。

 

     영화가 한참이 진행되어도 스토리를 파악하는 데 힘이 들 정도로 설명이 부족하고, 아니 영화를 다 본 후에도 코언이 컴퓨터 앞에서 하던 짓이 어떤 경제적 가치가 있는지 설명되지 않는다. 분명 사람은 등장하고 대화도 하고 있지만, 그 대화가 어떤 의미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허공을 가르고만 있다. 이래선 좋은 평점을 받기가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 영화에서 어떤 의미를 끌어내는 평들도 사실 대화와 스토리 전개에서 그렇게 하지 못하고, 그저 설정에서 뭔가를 발견하는 정도다. 예를 들면 종일토록 컴퓨터 화면만 쳐다보면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를 극히 경계하는 주인공의 모습이나, 자신을 늘 우리라고 부르는 주인공의 모습, 또 주인공이 베인슬리와 만남을 가질 때 사용하는 가상현실 프로그램 같은 것들이다.

 

     ​물론 영화 속 설정은 많은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영화는 종합예술 아닌가. 그 설정이 가진 의미가 확실해지려면 스토리와 대사 등과 결합해 일종의 개연성을 만들어 내고,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 원하는 메시지가 적절하게 전해질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하는데, 이 작품에선 그게 부족하다.

 

 

 

 

​     그놈의 제로 법칙이라는 게 정확히 뭔지, 그게 (영화 속 인물이나 관객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심지어 포스터 하단에 쓰여 있는 당신이 존재하는 이유가 밝혀진다는 도발적 문구는 거짓말 수준의 카피 문구다. 실제로는 어디에서도 그런 의미는 보이지 않으니까. 물론 이 영화가 아주 극단적인 허무주의에 기초해 있고, 그런 의미 따위는 고민해 봤자 어차피 다 쓸 데 없는 거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몇몇 철학적 질문이 아주 던져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감독은 자신이 던져 놓은 질문에 답할 능력도, 아니 어쩌면 그럴 의사도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 좀 노골적으로 이야기 한다면, 그냥 망상에 빠져서 고립된 채 죽어가는 어떤 중년 남성의 이야기

 

 

     ​포스터나 영화 소개글을 보고 뭔가 흥미진진한 일이 벌어질 걸 기대했다는 아주 실망할 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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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연이은 군사반란으로 독재자들이 이 나라를 옥죄고 있던 시절, 그런 체제를 든든히 떠받치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법조차 우습게 알며, 정권에 반대하는 인물들을 잡아 고문하면서도 자기들이 애국자라고 믿고 있던 권력의 주구들에 의해 대학생 한 명이 세상을 떠난다. 고문 흔적이 역력한 시신을 서둘러 화장으로 없애버리려 했던 그들은, 평소와 달리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끝내 부검을 지시하는 최검사(하정우)에 의해 방해를 받게 된다.

 

     조금씩 정보가 흘러나오기 시작하면서, 감추려는 자와 드러내고 고발하려는 자들 사이의 치열한 대결이 벌어지기 시작하고, 이 가운데 수많은 소시민들이 톱니바퀴처럼 자신의 역할을 감당한다. 결국 드러나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전말. 전국의 대학생들이 들고 일어났고, 시민들도 대대적으로 거리로 나서 이런 반인권적 범죄를 자행하는 독재정권의 타도를 외친다. 1987년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만든 작품.

 

 

 

 

2. 감상평 。。。。 。。。

 

     연초부터 대작을 봤다. 사실 이런 사건은 어디 한 곳에서 차근차근 일어난 게 아니라 다양한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작된 물줄기들이 모여 하나의 큰 강을 이룬 모양을 띤다. 때문에 이야기를 하나의 작품으로, 그것도 내러티브 형식으로 그려내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감독은 어려운 작업을 용케 잘 해냈다.

 

     ​그리고 여기에 감독의 노력을 충분히 반영해 줄 배우들이, 그것도 한두 명이 아니라 떼거리로 등장한다. 극 초반을 이끌어간 하정우나 중후반의 유해진은 이야기를 끌어나갈 힘을 가진 배우들이었고, 이희준이나 김태리는 적절하게 받쳐주는 조연을 잘 연기해냈다. 짧은 등장이지만 인상적이었던 김의성이나 설경구도 자신의 발자국을 분명히 남겼고, 무엇보다 박처장 역의 김윤석은 캐릭터에 맞춰 외모까지도 바꿔내는 진짜 배우였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했기에, 영화는 독재자의 몰락이라는 거악의 처단을 그려내지는 못했다. 여기에서 처벌되는 것은 박종철을 살해한 일선 경찰과 사건을 무마하려 했던 그 지휘관뿐. 하지만 역시 실제 역사를 아는 우리는, 이 사건이 단순히 하나의 에피소드로 그치지 않고, 결국 민주화라는 거대한 물결을 이끌어내는 시발점이었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영화 속 조무래기 경찰들의 구속만으로도 일종의 승리감을 느낄 수 있다. (물론 이후 김대중, 김영삼이라는 두 민주화 지도자의 합의 실패로 다시 군사정권이 연장된 것은 옥의 큰 티다.)

 

     ​이런 거대한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낸 것은, (적어도 영화 속에서는, 그리고 아마 실제로도) 유명한 몇몇 정치지도자들의 영향력이 아니라 평범한 소시민들의 작은 활약이었다. 한 검사는 직위를 잃을 각오를 하고 의문점 가득한 젊은이의 죽음을 밝히기로 결심했고, 권력의 위협에도 부검의는 자신이 본 그대로 발표를 한다. 한 말단의 교도관은 기꺼이 수감된 민주화운동가의 편지를 밖으로 옮기기로 결심했고, 끝끝내 거리를 두려던 그의 조카는 삼촌과 가족들이 겪는 불의한 일을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어 행동하기 시작한다.

 

     ​이들 중 누구도 사건 전체를 기획하거나 이끌지 않았지만, 그들 모두의 힘이 모여 사건은 일어나고 말았다. 세상을 바꾸는 데 필요한 것은 그런 작은 결단과, 자신이 서 있는 곳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기로 하는 용기, 그리고 나 혼자만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걸어가고 있다는 연대의 믿음인 듯하다. 30년 전과는 달리, 우리는 그리 비교적 최근에 그런 힘이 실제 변화를 완성해 낸 경험을 가지고도 있다.

 

 

 

 

     ​모두가 조금씩만 용기를 낸다면, 세상은 좀 더 나아진 곳이 될 수 있다. 귀찮다고, 해 봐야 소용없다고, 나보다 훨씬 더 잘 아는 사람들이 알아서 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으면 현상유지는커녕 현재보다 더 악화된 미래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그리고 우리의 후손들이 말이다.

 

     슬프고, 보고 있는 것이 괴롭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용기를 북돋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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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일이 끝났다고,

책 좀 실컷 보겠다고 마음 먹었던 게 언제인가 싶다.

일은 끝나지 않는 거였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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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화재 현장에서 한 소녀를 구하고 죽은 자홍(차태현). 곧 그의 앞에 그를 저승의 일곱 개의 심판대로 수행할 저승사자들이 나타난다. 뭐가 뭔지도 모르는 차홍을 보며 사자들은 오랜만에 나타난 귀인이라고 부르며 신나 한다. 각각 다른 죄목을 심판하는 저승의 대왕들은 차홍이 이제까지 살아온 과정을 하나씩 살피고, 그 과정에서 그의 진짜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순조롭게만 진행될 줄 알았던 귀인차홍의 재판에 하나둘 변수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심지어 그가 있는 저승의 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기까지 한다. 모든 문제는 그와 관련된 이승의 누군가에게 생긴 사건 때문이라고 하는데..

 

 

 

 

2. 감상평 。。。。 。。。

 

     차태현이라는 배우 자체에 대해서는 딱히 악감정이 없지만, 그가 연기해 온 캐릭터들에 대해서는 한 번도 호감을 가져 본 적이 없다. 이건 그가 악역을 맡아서 너무 실감나게 연기했기에 붙이는 반어적 찬사와는 상관이 없고, 말 그대로 그가 연기한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답답함, 개연성이 부족한 성격, 그리고 좀처럼 변하지 않는 평면성 등 때문이다.

 

     ​이번 영화에서 그가 연기하고 있는 차홍이라는 인물은 위의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바보스러울 정도로 착하다거나 순수하다는 점을 비판하는 건 아니다. 다만 그 생각의 방식이나 행동양식이 종종 짜증을 유발할 정도로 제멋대로라는 점을 지적하는 거다. 영화 속 상당수의 위기는 그런 자홍이 스스로 불러일으킨 것이고, 이는 본인만이 아니라 주변부 인물들에게도 위기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니 영화의 원작인 웹툰 속 자홍과 비교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웹툰 속 자홍은 평범한 회사원으로 딱히 좋은 일도, 그렇다고 큰 악행도 저지르지 않았다가 과로사로 세상을 떠난 인물이었다. 그런 평범한 인물을 도와 저승의 재판을 통과하게 만드는 진 변호사라는 캐릭터가 극을 이끄는 이야기의 한 축으로써 재미를 부여하는 중심인물이다. 그런데 영화에서는 그 변호사 캐릭터가 사라져버렸다.

 

     애초에 변호사는 차홍이 딱히 내세울 것이 없는 인물이었기에 그 재능을 뽐낼 수 있었는데, 영화에서는 차홍이 처음부터 귀인으로 소개되면서 딱히 누군가의 큰 도움이 필요가 없어져버렸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뭐 이야기를 만들고 그려가는 일이야 감독이 권한이니까, 얼마든지 각색이나 변형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게 나온 변용이 원래보다 재미가 떨어진다면 자연히 원작 생각이 날 수밖에..

 

     ​사실 영화는 어떻게 원작 웹툰과 다르게 만들까에만 집중했나 싶을 정도로 재미가 없어졌다. 물론 한국영화의 CG 수준이 상당히 올라왔다는 건 영화 곳곳에 등장하는 장면들을 통해 실감할 수 있었다. 각 지옥들이 가지고 있는 성격을 잘 보여주는 배경이나 장치들도 잘 만들었다. 하지만 그것 뿐, 세트가 아무리 좋아도 그 안에서 노는 배우들이 개연성 없이 난리만 피운다면 좋은 점수를 받기는 어렵다.

 

     ​변화에 대한 지나친 욕심 때문에 작품 자체의 세계관이 곳곳에서 흔들리는 게 제일 안타까운 부분이다. 뜬금없는 원귀 타령에 저승의 환경이 변화된다는 설정은 누구 머리에서 나온 건지.(뭐 제작과 각본과 감독을 모두 한 어떤 사람이겠지) 원작 속 두 인물(영화 속 차홍과 수홍)을 억지로 얽으려고 하면서 재판의 과정에도 임의로 조정되면서 논리가 사라져버렸다. 어떻게든 시끌벅적하다가 마지막에 억지 감동코드만 넣으면 작품이 되는 게 아니다.

 

 

     이 영화의 흥행은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가벼운 오락영화로서의 속성과 연말연시라는 개봉타이밍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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