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읽는 것을 깨닫느뇨? - 선입견과 이데올로기를 넘어, 다시 듣는 하나님의 음성
권연경 지음 / 야다북스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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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부터 “문해력”이라는 단어가 회자되기 시작했다. 풀어보면 “글을 이해하는 능력” 정도일 텐데, 세계적으로 문맹률이 낮은 나라인 대한민국에서, 최근 이 문해력이 떨어지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어 문제라고 한다. 글자를 읽을 수는 있지만 그 내용을 이해하지는 못하는 상태. 마치 한글을 처음 배운 외국인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이 책의 뒷표지에 실려 있는 소개 키워드에도 이 문해력이라는 단어가 들어간다. 그런데 그 앞에 한 단어가 더 붙는다. “성경 문해력”이다. 책은 성경을 읽기는 하지만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한다. 퍽 괜찮은 세일즈 포인트다.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용을 보면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성경읽기에 있어서 해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1부와, 실제로 사례 본문들을 언급하면서 잘못된 이해와 바른 이해를 대조하는 2~4부다. 2부에서 4부는 약간의 집중 타겟의 차이가 있지만 크게 보면 비슷한 형식이다. 책 자체가 한 잡지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았는지라, 각각의 글만 따로 떼어 봐도 충분히 읽을 만하다.


개인적으로는 그 중에서 1부의 내용이 특별히 눈에 들어온다. 한국교회의 보수적인 교인들은 이른바 성경의 “영감”을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쉽게 말하면 그것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뜻이다. 그러면 성경은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인걸까? 보수적인 학자들조차도 거기에 쓰인 한 글자 한 글자를 하나님께서 불러주셔서 그대로 받아 적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자적 영감”, 그 한 글자 한 글자부터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믿기 위해서는 일종의 신학적 상상력을 통한 설명이 필요하다.


그리고 축자적, 전체적, 유기적 영감이라는 세 가지 기준을 모두 받아들인다고 해도 결정적인 문제가 남는다. 그 세 원칙이 적용되는 “성경”은 각 책의 저자들이 쓴, 하지만 오늘날에는 단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원본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오랜 사본학 연구의 결과로 우리는 (지금 시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식으로 밝혀낸) 비교적 원본에 가까운 사본을 갖고 있다. 그러나 사본이 쓰이고 전수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오류들, 그리고 한국 독자들이 보고 있는 “번역된 성경”은 또 다시 원문과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들을 인식하지 않으면, 우리는 이른바 “성경 숭배”에 빠질 수 있다.





중학생 때 성경을 펴서 읽기 시작한 이래로, 벌써 3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성경을 읽어 왔다. 성경읽기는 어렵지 않지만, 성경을 제대로 읽는 건 참 어려운 일이이라는 생각이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강해진다. 물론 성경이라는 책이 말이 아주 어렵게 쓰였다거나, 읽어도 이해가 안 되는 주문 같은 글로 잔뜩 채워진 것은 아니다. 흔히 말하는, “구원에 이르기에 충분한 내용”은 무슨 신학적 지식을 잔뜩 쌓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구원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 아니던가.


구원을 받은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도 성경은 참 중요하다. 그리고 이 때, 우리가 온갖 오해와 억측을 가지고 성경을 읽어낸다면 당연히 우리의 삶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 성경 문해력이 필요한 이유다. 책을 읽으며 단지 몇몇 구절의 원문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을 발견하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더 중요한 건 성경을 대하는 우리의 기본적인 태도다. 이 책은 성경을 좀 더 조심스럽게, 자세히 살피는 데 좋은 도전을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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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이야기
최무영 지음 / 북멘토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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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은 어렵게 느껴진다. 복잡한 수식과 개념들, 그리고 가끔은 상식에 어긋나는 것 같은 이론들이 펼쳐지기도 하고, 아득히 멀리 있는 것들에 관해서 마치 실험실 탁자 위에 있는 무엇을 설명하는 것처럼 풀어내는 것 또한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크고 먼 이야기를 잠시 제쳐두면, 결국 물리학은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여기를 설명하기 위한 학문이다. 무작정 무시하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말이다. 물리학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 우리는 굉장히 엉뚱한, 세상에 관한 일그러진 관점을 가질 수도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물리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 다만 어느 정도 교양으로 알아둘 필요는 있다고 보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비전공자들을 위한 교양물리학책이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뉘는데, 1부에서는 물리학에 관한 일반적인 설명들(물리학이란 무엇인지, 물리학과 다른 학문들 사이의 차이점은 무엇이고 하는 것들)이 담겨 있고, 2부에서는 물리학에서 연구하는 대상들에 관한 논의를 담고 있다. 그리고 3부에선 21세기 물리학이라는 이름으로 비교적 근래의 물리학 연구 주제들을 몇 가지 소개한다.


전반적으로 전문적인 용어 사용을 최대한 줄이고, 어렵게 느껴지는 수식들도 일부러 뺀 느낌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여느 물리학 책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언급되는 용어들을 순우리말 용어로 바꿔서 설명한다는 점이다. 예컨대 블랙홀은 “검정구멍”, 화이트홀은 “하양구멍”. 흔히 통일장이론이라고 부르는 개념은 “통일마당이론”으로 표기한다. 이전의 용어에 익숙하다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나름 의미 있는 시도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대학 비전공자들을 위한 교양서로 사용되었다는 것 같기도 한데, 딱 그 정도 수준에 추천해 줄만해 보인다. 나름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고등학생들에게도 권해 줄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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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사랑도 한쪽이 쓰기 시작하면 그쪽만 쓴다.

마음도 그쪽만 쓴다.

사랑은 돌아오지 않는다.

준만큼 돌아오지 않는다.

이소호, 『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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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을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일과 직업에 관해

서로 다른 소명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죽음의 소명은 모두가 공유하고 있다.

우리 모두는 죽음으로 부름받았다.

그 소명은 그리스도의 사역에 대한 ‘소명’처럼

하나님으로부터 임하는 소명이다.

때로 그 소명은 아무런 경고 없이 갑자기 임한다.

때로는 사전 통지와 더불어 임하기도 한다.

어떤 경우든 그 소명은 우리 모두에게 임하며

하나님께로부터 임한다.


R. C. 스프로울, 『R. C. 스프로울, 고난과 죽음을 말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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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감사하고 그래도 감사한다
남기철 지음 / 아가페출판사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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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자폐를 안고 있는 주인공 우영우가 변호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일명 서번트 증후군 때문이었다. 한 번 읽은 내용은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정확하게 마치 사진을 찍어둔 것처럼 기억해 낼 수 있는 능력이었다.(물론 모든 자폐성 장애가 서번트 증후군으로 발현되는 건 아니고, 또 모든 서번트 증후군이 기억 쪽의 고, 악기 연주라든지, 회화 같은 쪽으로 발현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비장애인들 사이에서 차별을 받기 일쑤였다. 시험 성적은 언제나 최상위권이지만, 자폐라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그녀를 데려가려는 로펌은 없었다(작중에서는 아버지와 관련된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회사에 취업을 하게 된다). 드라마 자체는 경쾌한 느낌으로 유쾌한 사건해결들로 채워져 있었지만, 조금만 들춰보면 영우의 인생에 드리워진 그늘도 꽤나 자주 보였던 그런 드라마였다.





이 책의 저자에게도 자폐증을 가진 아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아들을 위해 산행을 하기로 결심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부모와 자녀, 그리고 그들을 도우며 함께 산행을 하는 도우미들이 늘어났다. 이른바 “밀알산행”의 시작이었다.


한 번은 폭우가 퍼붓는데도 신행에 동참하기로 한 부자가 있었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도 왔느냐는 저자의 물음에, 아들과 함께 온 아버지가 했던 대답이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집사람을 좀 쉬게 해 주고 싶어서요.”


자녀를 둔 부모라면 자연스럽게 자녀의 장래에 대한 걱정과 고민도 생길 수밖에 없다. 더구나 장애를 자니 자녀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고. 하지만 잘 알려진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는 직장의 틈은 너무나 좁다. 결국 저자는 직접 장애인 작업장을 만든다. 이 과정에서 자폐뿐만 아니라 다른 유형의 장애인들에게로도 관심이 확장된다.


하지만 보통의 사업도 3년을 버티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인 상황에서, 아무래도 작업의 효율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장애인 작업장이라는 것의 운영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 뻔히 예상이 된다. 실제로도 그런 우려는 어느 정도 현실화 된다. 책에는 그런 어려움 가운데 하나로 상황에 맞지 않는 규제를 꼽는다. 이 부분은 정책담당자나 행정 책임자들이 좀 귀를 기울였으면 하는 부분.





전에 장애와 관련된 책 읽기 영상을 만들면서 나왔던 이야기 중에, 우리 주변에서 장애인들을 만나는 일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는 내용이 있었다. 그만큼 장애인들이 집 밖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는, 그리고 나오기가 참 어렵다는 의미였다. 장애인들에게 우호적인 도시는 비장애인들에게도 편리한 도시인 법이다. 이런 차원에서 우리보다 관련 정책이 발전해 있는 일본의 예는 꽤나 부럽기도 하다.


잔잔하게 읽어나갈 수 있는 에세이다. 감정적으로 너무 격정적이지도 않고, 너무 심각하고 전문적인 비판적 관점을 보이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함께 살기 위해 필요한 고민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만든다. 내용이 어렵지는 않지만, 읽어나가는 마음이 또 쉽지는 않았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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