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로메 유모 이야기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12
시오노 나나미 지음, 백은실 옮김 / 한길사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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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세상을 개선하려고 할 때 저 같은 지식인 계급에 속하는 사람들이 한 일은

나중에 진정한 힘을 지니고 나타날 하층민들을 위해

길을 만들어 놓는 것밖에 없을 겁니다.

그게 바로 우리들의 숙명일지도 모르지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거꾸로 보기’의 역사해석을 시도한 책이다. 역사서술의 주체였던 남성적, 권력자적인 입장이 아닌, 상대적 약자인 여성적, 비 권력자의 시선으로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

     저자는 오디세우스의 아내 페넬로페의 시각으로, 그가 얼마나 방탕하고, 자기중심적이었는지를 비꼬고, 시성이라고 불리는 단테가 얼마나 그의 아내와 자식들에게 무관심한 채, 오로지 자신의 이상만을 쫓다가 죽었는지를 꼬집는다. 칼리쿨라의 말(馬)의 시각으로 로마의 황제를 그리는 부분은 재미있는 시도였다.

     심기를 껄끄럽게 한 부분은, 여전히 이번에도 드러나는 저자의 기독교에 대한 태도이다. 이 책에서는 성경, 특히 복음서와 관련해 여러 인물들을 등장시키고 있는데, 하나같이 자기 멋대로의 해석이다. 대부분 자유주의적인 성경해석이며, 굳이 자신의 전공분야도 아닌 것을 쓰려는 이유가 미심쩍은 부분이다.

     이번에도 저자의 영웅숭배는 여전하다. 알렉산더 대왕의 이야기에서 이것은 특히 더 잘 나타나는데, 저자의 눈에 든 인물은 모든 행동이 극도로 치켜세워지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은 한없이 깎아내려지는 것이 시오노 나나미의 글의 특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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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내친김에 부식꺼리를 좀 더 구입했다.
 
고추참치 두 개와 목우천 햄 하나,

달걀 열 개랑 포도씨유,

마지막으로 동그랑땡까지.

이정도면 앞으로 한 달은 버틸 수 있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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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에 들어와서 처음으로 밥을 해 먹다.

맨날 라면만 끓여먹는다고 뭐라고 해서리...;;

 

쌀 씻을 필요도 없고, 그냥 물이랑 전기밥솥에 넣어서 버튼 누르고

고추장에 비벼서 김과 함께 간단히 저녁 식사.

내일은 참치캔이라도 한 놈 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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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추석 저녁...

 특별히 '쌀 사리곰탕면'을 끓여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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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김훈 지음 / 학고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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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전하, 지금 성 안에는 말(言)먼지가 자욱하고 성 밖 또한 말(馬)먼지가 자욱하니

삶의 길은 어디로 뻗어 있는 것이며,

이 성이 대체 돌로 쌓은 성이옵니까, 말로 쌓은 성이옵니까.

 

  


1. 줄거리 。。。。。。。

 

     요동과 중원의 주인이 명에서 여진족이 세운 후금, 곧 청으로 넘어가고 있을 무렵, 한반도의 조정에서는 여전히 ‘대의(大義)’를 앞세운 신료들에 의해 끝까지 명의 황제 쪽에 붙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었다. 결국 청은 용골대를 대장으로 한 정벌군을 조선으로 보냈고, 말만 할 줄 알았지 칼 한 자루 들고 나가 싸울 기개는 없었던 신하들은 왕을 모시고 남한산성으로 도망을 간다.

     딱히 무슨 계획이 있는 것도, 그렇다고 새로 현실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는 능력도 없는 이들, 하지만 곧 죽어도 절개는 지켜야 한다는 꼿꼿함만큼은 지키려는 사람들로 가득 찬 남한산성. 포위를 당해 날이 갈수록 배는 고파오지만, 어울리지 않게 날마다 호사스러운 말잔치가 벌어진다.

     그리고 이윽고 다가온 마지막 날.



 

2. 감상평 。。。。。。。

 

     국사과목에서 일반적으로 ‘삼전도의 굴욕’이라고 불리는 역사적 사건을 소설로 써 낸 작품이다. 선 굵은 작품들을 써 내는 작가가 쓰기에는 그다지 좋지 않은 주제. 성공하는 이야기도 없고, 찬란하게 타오르는 영웅도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비좁은 성 안에 틀어박힌 채 우왕좌왕하는 군상(群像)들만 보인다.

     하지만 역시 김훈이라는 이름은 가볍게 볼 이름이 아니었다. 작가는 그 답답하고 불쌍하기까지 한 상황을 그려내면서 ‘말(言)’이라는 열쇠를 건져낸다. 작품 전체에서 ‘말’이 지나치게 과장된 채 터져 나오고 있으며 - 이를테면 성 안에서 발견한 밴댕이 젓 한 단지를 어떻게 분배해야 하는 지에 대해서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의 말이 얽혀야만 하는 - 이는 상황에 대한 직접묘사가 전해줄 수 없는 분위기를 잘 전달해 준다.

 

    작품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말이란 무엇인가’하는 질문을 떠올리게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름대로 옳다고 생각하며 지껄여대는 말들을 모아 놓고 보면, 결국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에 번번이 빠지는 상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말이라기보다는 그저 말을 하기 위해 뱉어내는 말의 홍수는 현대사회에도 그리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텔레비전만 켜면 온통 정치인들의 말잔치로 가득하고, 인터넷 마당에도 날마다 설전들이 이어진다.

     그리고 여와 야, 진보와 보수, 젊은이와 늙은이 사이의 말의 충돌이 그렇게 길어질수록, 가장 큰 괴로움을 당하는 것은 힘없고 약한 이들이다. 정말로 도움이 필요하고 괴로움을 당하는 사람들은 그런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인데 말이다. 어느 사회나 말 잘하는 사람은 자기 몫을 챙겨먹을 수 있으니까. 정말로 민(民)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말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개발하고 추진해 나가야 할 텐데, 예나 지금이나 정책 담당자들의 생각은 그들에게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

     언제쯤이면 나보다 약한 이들을 위한 실제적인 논의들이 신문과 방송을 가득 채우는 멋진, 아니 제대로 된 세상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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