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탄 - Clash of the Titan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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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1. 줄거리 。。。。。。。

 

     인간을 창조하고, 그 인간들의 기도를 통해 영원한 생명을 누리던 신들. 하지만 어느 순간 신들의 변덕스러움과 폭력에 환멸을 느낀 인간들은 마침내 신들과의 전쟁을 선포하게 된다. 어떻게든 인간을 회유하려는 형 제우스를 설득해 인간들을 공포로 다스려야 함을 주장하던 지옥의 신 하데스는 아르고스를 그 타깃으로 삼아 보복을 하려고 한다.

     기한 내에 하데스가 보내는 크라켄을 막으려면 반드시 메두사의 머리가 필요했고, 페르세우스는 동료들과 함께 메두사를 사냥하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거대한 전갈들과 음산한 무녀(巫女)들, 그리고 보기만 해도 돌로 변하고 마는 메두사와의 결투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2. 감상평 。。。。。。。

 

     발전된 기술은 웅장한 영상을 만들어 냈고, 볼거리 하나는 확실히 만들어 냈다. 영화의 상영 시간이 짧게 느껴질 정도로(106분 남짓이라니 일반적인 120분짜리 영화보다 짧긴 하다) 화려한 영상의 진행은 지루하지는 않았다. 다만 볼거리가 있다는 것과 내용이 좋다는 것은 정확히 같지 않다는 데 주의해야 할 듯.

     감독은 페르세우스에 얽힌 복잡한 이야기를 매우 간단히 각색했고,(물론 영화화를 위해서 지나치게 복잡한 구조는 썩 적당하지 않다는 데는 동의한다) 그 결과로 영화에는 딱 하나의 주제만 남았다. 용감한 페르세우스와 이를 막는 나쁜 하데스. 그야말로 찬란한 신화를 유치한 동화로 바꾸어 놓은 격. 덕분에 머리를 쓰지 않고 ‘보기’에는 적합하나 ‘읽기’에는 어려운 단순 오락 영화가 되어버렸다.

     감동도, 스릴도 생각할 꺼리도 없지만, 그저 뛰고, 구르고, 소리 지르고, 죽이는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테니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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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미궁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4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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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은 원래 출신성분이 형편없는 존재인데도 지금은 귀부인처럼 행세하고 있어.

웃기지도 않지. 자신의 모태를 경시하는 현대 의료는 언제 어디서든 파탄에 이를 걸세.

 

1. 줄거리 。。。。。。。

 

     일본의 한 소도시에 위치한 사쿠라노미야 병원을 조사해 줄 것을 요청받은 덴마(天馬)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원봉사자 명목으로 병원에 들어가게 된다. 지역의 유명한 병원인 도조대학병원의 위성병원인 사쿠라노미야 병원은 도조 대학에서 더 이상 손댈 수 없는 환자들이 넘어와 마지막 나날들을 보내는 식이었다. 소위 ‘종말기 의료’를 담당하고 있는 것.

     본의 아니게 작은 사고로 인해 며칠 간 입원을 하게 된 덴마는 병원에 입원한 모든 환자가 그 병원의 직원으로 고용되고, 병원과 함께 헤키스이인이라는 종교법인(절)이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등, 이와오 원장과 그의 두 딸로 이루어진 가족 병원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점들에 주목을 하게 된다. 곧 얼마 되지 않는 기간에 입원 중이던 환자의 상당수가 차례로 죽음을 맞고, 덴마는 점점 병원의 비밀을 담고 있는 핵심부로 진입해 들어가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등장인물과 지명, 기관의 이름이 일본어가 아니라 한국어로 되어 있다고 해도 대번에 ‘일본 이야기구나’ 하고 알아챌 수 있을 것 같은, 전형적인 일본 분위기의 작품이다. 바닷가에 세워진 요새 같은 구조의 병원이나, 가족 중심의 운영, 해부한 시체들의 장기를 담아 놓는 드럼통 같은 소재는 좀처럼 우리나라 작품들에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부분들이니까. 자칫 음산한 느낌만을 줄 수도 있는 소재들이지만, 작가는 서유기 삼총사 할머니들이나 히메이야와 같은 인물을 통해 지나치게 작품이 무거워지는 것을 막아 내는 솜씨를 보여준다. 


     작가의 능력은 작품의 분위기만을 수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부분에서도 훌륭한 재능을 보여준다. 사전에 어떤 정보도 가지지 못하고 그냥 첫 장을 넘기기 시작했으나, 서너 장(章)을 넘기면서부터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된다. 추리소설 기법을 사용해 조금씩, 하지만 모든 정보를 독자에게 전해주면서도 다음 이야기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킨다. 오랜만에 느끼는 기분 좋은 흥분감.

     작품은 충분히 재미있다. 다만 강한 일본색이 느껴지고, 시신의 해부와 장기 적출, 죽음에 관한 이와오 원장 가족들의 독특한 관점은(개인적으로도 완전히 동의하지는 않는다) 약간의 저항감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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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존 - Green Zon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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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1. 줄거리 。。。。。。。

 

     미군의 일원으로 이라크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밀러(맷 데이먼)는 대량살상무기가 숨겨져 있다는 위치를 전담해 수색하는 MET-D팀의 팀장이다. 하지만 몇 번에 걸친 수색에도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고, 밀러는 제보의 신빙성에 대해 의심을 품기 시작한다. 하지만 상부에서 내려오는 말은 그냥 잔말 말고 가라면 가라는 식일 뿐.

     우연히 이라크 고위인물들의 회담이 벌어지고 있음을 제보한 프레디(칼리드 압달라)의 말에 따라 독자적으로 진행한 작전을 통해 비밀의 실마리를 잡은 밀러는, 평화와 정의를 위한 전쟁이라는 표면적 이유 이면에 숨겨진 거짓을 마주하게 된다.  





2. 감상평 。。。。。。。

 

     안전지대를 뜻하는 ‘그린존’. 영화 속에서는 미군에 의한 이라크 침략전쟁이 한창이던 2003년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 설치된 미군 사령부를 가리키는 말이다. 바깥은 당장 마실 물이 없어 폭동 일부 직전이고, 전쟁 이전부터 미국이 주도해 시행 해 온 경제봉쇄로 인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앉아 있지만, 그린존 안 만큼은 수영장과 클럽, 호화로운 식당이 운영되는, 말 그대로 별천지 같은 곳이다. 전쟁터 한 복판의 평화라는 모순된 단어.

     하지만 이런 모순 속에서도 어떤 갈등도 느끼지 못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영화 속에서는 음모의 주도자처럼 묘사되지만, 사실은 보다 큰 모순의 구조의 한 부품일 뿐인 파운드스톤과 같은 인물이 그들. 그렇다고 여기서 문제는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고, 그 밑에 있는 사람들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는 식으로 넘어가는 것도 옳지 않다. 영화 속 밀러의 팀의 부팀장 역을 맡고 있었던 중사처럼, 분명 모순의 그림자를 보았음에도 명령대로 해야 한다는 형식논리에만 얽매여 진실을 보려 하지 않는 사람도 결국 이런 모순을 강화시키는 동조자요, 공모자다.


 

     지난 2009년 1,500명이라는 엄청난 수의 자체조사단을 동원해 2년간이나 조사를 했음에도 이라크 전역에서 대량살상무기는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미국 정부에서는 이를 알면서도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상황이 이쯤 되면 부시도 어지간하면 최소한 실수였다는 식의 사과를 하는 척이라도 해야 할 텐데, 여전히 ‘그래도 후세인은 충분히 그럴 계획을 세울 수 있는 위험인물’ 운운하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걸 보면, ‘사이코패스’라는 단어는 이럴 때 사용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의 거짓으로 천 명이 넘는 미군이 죽었고, 만 명이 넘는 부상자가 생겼으며, 그 백배에 달하는 이라크 국민들이 비참한 지경에 이르렀는데도 말이다.

 


     영화는 매우 사실적으로(스토리나, 영상, 고증, 심지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결말까지도) 만들어졌으며, 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전개를 보여준다. 각본이나 등장인물들의 성격,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도 훌륭하다. 다만 전투장면의 화면이 지나치게 빠르게 흔들리는 것이 눈에 좀 거슬리기는 했다. 이번 봄 꼭 봐야 할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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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먹으라 - 영적 독서 유진 피터슨의 영성 2
유진 피터슨 지음, 양혜원 옮김 / IVP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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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을 성경에서 읽는 내용에 굴복시키면, 

우리 이야기에서 하나님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야기에서 우리 이야기를 보게 될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이야기가 진정한 이야기가 되는 더 큰 배경이며 플롯이다.

 

1. 요약 。。。。。。。

 

     성경을 어떻게 읽어나갈 것인가에 관한 저자의 깊은 통찰이 담겨 있는 책이다. 먼저 1부에서는 ‘책을 먹는다’는 은유를 사용해, 성경을 단순히 눈으로 읽고 그와 관련된 정보를 머릿속에 넣는 식의 읽기가 아니라, 그 내용을 ‘살아내는’ 방식의 독서가 필요함을 주장한 저자는, 이어서 2부에서는 실제적으로 이 ‘거룩한 읽기’ 방식을 ‘렉치오’, ‘메디타티오’, ‘오라티오’, ‘콘템플라티오’의 네 가지로 설명한다. 3부는 성경의 번역과 관련한 두 가지 논점 - 일상언어로의 번역(코이네 헬라어)과 당대의 문화를 반영하면서도 독특함을 유지 -을 언급하며, 저자 자신이 직접 현대적 문화의 용어로 번역한 신약 성경인 ‘메시지’를 출간하게 된 소감을 피력하고 있다.

 

2. 감상평 。。。。。。。

 

     기독교적 영성의 대가답게, 저자는 성경을 읽는 행위가 얼마나 즐거울 수 있는지를 잘 묘사하고 있다. 특히나 ‘먹는 책으로서의 성경’에 대한 발견은,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소득이다. 요새 유행하는 표현대로 설명하자면, 저자는 평면위에 기록된 문자를 읽는 2D 방식의 독서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내용들을 실제로 맛보고, 느끼고, 경험하며 읽어나가는 3D 방식의 독서를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책을 읽어가면서, 특히 3부의 개인적 일화를 보며 저자와 함께 성경공부를 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다만 책에 등장하는 용어들 중 신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아쉽다. ‘모든 말은 탈 육화될 수 있다’(193)와 같은 문장을 과연 평신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사실 책의 내용 자체가 어느 수준 이상의 고등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춰져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게 되는데, 이 점은 책의 내용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는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성경에 대한 진지한 관심을 가진 사람에게 틀림없이 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성경을 처음으로 읽어보려고 하는 이보다는, 한 두 차례 읽으며 여러 가지 한계와 부족함을 느껴봤던 독자에게라면 더욱 와 닿는 면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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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인형 - Air Doll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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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궁상맞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히데오의 집에는 일명 섹스돌(sex doll)이라고 불리는 실물 크기의 성욕대체인형이 있다. 히데오는 그 인형에게 자신의 옛 애인의 이름은 ‘노조미’라는 이름을 붙여 놓고 진짜 애인이라도 되는 양 밤마다 탐닉한다.

     그러던 어느 날 노조미에게 ‘마음’이 생기면서 이야기는 더 앞으로 나아간다. 히데오가 출근을 한 낮에는 바깥세상을 구경하며 보냈던 노조미는, 우연히 들어가게 된 한 DVD대여점에서 준이치를 본 순 간 눈을 뗄 수 없었다. 대여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그에 대한 마음을 키워가지만, 선반을 정리하다가 일어난 우연한 사고로 팔이 찢어져 순식간에 바람이 빠져나가는 모습을 준이치에게 들키고 만다. 놀랐느냐는 질문에 자신도 속이 비어 있다는 알 듯 말 듯 한 대답을 하는 준이치. 영화는 그렇게 속이 빈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금씩 풀어내고 있다.

  



 

2. 감상평 。。。。。。。 

 

     개봉되었다는 소식을 듣기 전부터 한 번 쯤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좀처럼 개봉하는 곳을 찾기 어려웠다. 사람들이 많이 보지 않아서 그런가보다 할 수도 있겠지만, 개봉한지 고작 5일 만에 본 영화니 꼭 그런 것 같지도 않다. 대형 배급사를 끼고 만들지 않으면 쉽게 흥행할 수 없는 이유를 이 영화가 그대로 보여준다. 가까운 영화관 4개를 지나 40분이나 걸려 찾아가야 했던 영화관에서 어렵게 보게 된 영화. 평일 아침 조조 시간이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극장 안을 채웠다.

     영화는 온전히 배두나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황량한 도시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영화 속 그림은, 영화의 주제를 드러내는 데는 잘 맞아떨어졌지만 딱히 영상미를 보여 줄만한 장면들은 아니었다. 자연히 배경보다는 등장인물들이 엮어내는 관계에 좀 더 주목할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그렇다고 영화 속의 등장인물들의 관계가 세심하게 묘사되고 있지도 않다는 점이다. 그저 카메라가 훑어가는 동안 용케 앵글 안으로 들어온 사람들을 잠시 응시하고는 그것으로 끝이다. 물론 이런 연출 방식이 보여주는 사람들의 시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카메라를 채우고 있는 배두나에게 쏠릴 수밖에. 게다가 몇 번이나 과감한 노출로 등장하니..

 



     영화의 주제는 진부하지만 한 번쯤 더 생각해봐도 좋을 그런 내용이다. 그 안에 공기만 가득 찬 인형처럼,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공허함으로 가득 찬 것이 도시 속에서 파편화, 부품화 된 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아닌가. 인형과의 동거를 진심으로 만족하고 있는 히데오나 이별한 애인에 대한 그리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준이치나, 그 외 배경인물로 등장하는 여러 사람들 모두가 그렇게 무엇인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다. 어쩌면 ‘속이 비어 있는 도시인’이란 물질중심의 발전을 거듭해 온 현대의 인류가 자초한 일종의 집단자살의 한 형태일지도 모른다. 아쉬운 건 감독이 이 주제를 ‘보여주지’ 못하고, 그냥 ‘말하고’ 있다는 부분.(사실 인물들이 내뱉고 있는 대사도 지나치게 의미가 부여되어 있거나, 전혀 생뚱맞거나 둘 중 하나이다.)

     영화에는 기승전결이 없다. 영화 종반부의 충격적인 사건에서 고조가 되었어야 했으나, 스토리를 따라가며 이미 충분히 짐작할 만한 내용이라 충분히 올라가지 못한 채 떨어지는 롤러코스터처럼 뭔가 밋밋한 맛이 느껴진다. 마음을 갖게 된 공기인형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마저 이 블랙홀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려 남은 것이 없다.

 

     배두나라는 배우를 좋아한다면 한 번쯤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단,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이란 건 확인하고 들어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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