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 - 마침내 드러나는 위험한 진실
다니엘 돔샤이트-베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지식갤러리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1. 요약 。。。。。。。

 

     2010년 한 해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종을 쏟아낸 것은 기존의 유명한 언론사가 아니라 위키리크스라는 이름의 웹사이트였다. 이 사이트가 활동을 시작한 것은 이전부터였지만, 작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전 세계적인 이슈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감추려고 했던 민감한 자료들이 공개되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정부 당국자들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어야만 했다.

 

     이 책은 그런 위키리크스에 초기부터 참여하여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저자가, 외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이트의 내부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냈다. 정보공개에 대한 신념으로 설립자인 어산지와 함께 유럽 전역을 누비며 활약했던 이야기뿐만 아니라, 점차 사이트의 위상이 높아지고 많은 기부금들이 들어오면서 내부적으로 어떤 갈등이 있었는지, 그리고 왜 자신이 위키리크스로부터 나올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담담한 어조로 풀어나간다.

 

2. 감상평 。。。。。。。

 

     수백 명에 달하는 의원들로 구성된 원로원 주도의 로마 공화정을 한 명의 황제가 다스리는 제정으로 바꾸고자 했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로마의 최고 관직인 집정관(consul)에 취임하면서 '악타 디우르나‘라는 제도를 시행한다. 일부 학자들이 신문의 시초라고 부르기도 하는 이 제도는 원로원 안에서 이루어진 토의와 의결의 내용을 시장의 한쪽 벽에 공개적으로 게시하는 것이었다. 이 제도를 통해 이제껏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발언을 윤색하고 편집했던 의원들은 더 이상 그런 일을 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개인적으로는 어떠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공식적으로는 함부로 말할 수 없었고,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시민을 무시하는 정책을 무분별하게 제정하기 어려워지는 법. 민중파로 알려진 카이사르의 주도면밀한 입법이었다.  

 

 

       정보는 힘을 내장하고 있다. 정보는 그 자체로 힘을 발휘하기도 하고, 또한 다른 힘의 위력을 더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오늘날 그렇게 보안 산업이 발달하는 것일 게다. 정보의 이런 놀라운 위력을 아는 사람들은 거짓 정보를 만들거나 특정한 정보를 감춤으로써 자신의 힘을 늘리거나 힘의 감소를 막으려 한다. 그렇게 만들고 유지해낸 힘은 다시 정보를 모으고, 모인 정보는 다시 힘이 된다. 대단한 정보의 불균형이자 권력의 불평등이고, 이는 결코 정의롭지 못한 현실을 만들어낸다. 

 

     이런 상황에서 위키리크스와 같은 정보공개 사이트들과 활동가들의 활약은 대단히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다. 미국과 같은 나라들이 이라크에서 어떤 범죄를 저지르고 있는지 공식적으로 작성된 문서가 공개됨으로써 그들 국가들은 이전처럼 쉽게 일을 저지르지 못하게 될 것이다.(어쩌면 더 은밀하고 비열한 방식으로 일을 추진할지도 모르지만) 또, 기업들이 법률을 어기면서 자사의 이익을 위해, 혹은 소수의 관리자들의 막대한 수익을 챙겨주기 위해 어떤 일들을 벌였는지가 공개됨으로써 좀 더 깨끗한 기업문화가 (타의에 의해서라도) 형성되어 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임을 보여준다. 정보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신원이 노출되어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 막상 공개해 놓은 정보가 거짓일 수도 있기에 그 정보가 사실과 부합하는 지 확인을 해야 할 필요도 있었다. 수많은 정보들이 모이면서 그것들을 선별하고 정리하고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제작하는 과정도 쉽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문제는 그렇게 공개할 수 있는 정보를 손에 쥔 공개자가 그 정보의 힘에 취해버릴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결국 저자가 위키리크스에서 나와 오픈리크스라는 새로운 정보공개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는 이 문제를 시스템적으로 풀어보고자 시도하지만, 글쎄 힘이란 건 그런 시스템도 무시할 수 있으니까 힘이라고 부르는 게 아니겠는가. 그의 좋은 의도가 성공하기를 바랄 수밖에.   

 

      문득 우리나라의 현실을 생각해 보게 된다. 내부 고발자(이젠 공익제보자라고 부르던가)들이 조직의 배신자로 불리며 겪어야 했던 부당한 대우들, 툭하면 국가안보를 위한 기밀이라며 정보를 공개하기 거부하는 정부(문제는 어떤 것이 국가 안보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기준은 철저히 담당자의 주관적 판단인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뿌리 깊은 정경유착의 문화는 대기업을 감히 건드리면 안 되는 성역으로 만들어버렸고, 만약 그런 ‘훌륭한 기업들’을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국가경제를 망치려는 불순분자로 몰리는 상황. 아니, 공개적으로 텔레비전 방송이 정부와 당국자들을 비판하면 쫓겨나기까지 하니 참 갈 길이 멀다. 정보가 가진 힘을 독차지하려 하지 않고, 모두와 함께 나누려는 사람들은 언제쯤 나타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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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른바 ‘나의 삶’이 즐겁게 느껴질 동안에는

그 삶을 하나님께 양도하려 들지 않습니다.

그러니 ‘나의 삶’을 덜 즐겁게 만들고 그럴듯해 보이는

거짓된 행복의 원천을 빼앗는 것 외에

우리의 유익을 위해 하실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 C. S. 루이스, 『고통의 문제』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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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페인 유골 분실 사건 - 상식의 탄생과 수난사
폴 콜린스 지음, 홍한별 옮김 / 양철북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1. 요약 。。。。。。。                      

   

     미국 독립전쟁과 프랑스 시민혁명기 활동했던 자유주의 사상가인 토머스 페인. 특별한 혈통에서 태어난 사람들만이 대중을 다스릴 수 있다는 생각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던 시기, 왕을 몰아내고 시민들에 의한 새로운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그의 사상은 매우 선구적인 생각이었다. 꼭 그의 사상으로 혁명이 촉발되었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분명 큰 영향을 끼친 것만은 사실. 그러나 혁명이 성공하고 난 뒤, 그를 둘러싼 분위기는 전혀 달라졌다. 놀라운 전환이었다.

 

     이 와중에 미국에서 죽은 그의 유골을 영국으로 가지고 돌아온 코빗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유골이 페인의 사상을 퍼뜨리기 위한 구심점이 되기를 원했으나, 상황은 생각보다 쉽게 풀리지 않았다. 코빗이 죽으면서 페인의 유골도 어디론가 흘러들어갔고, 이후 여기저기서 그의 유골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들렸으나 진짜 어디로 갔는지는 알 수 없게 되어버렸다.

 

     이 책의 저자는 그런 페인의 생애와 그 유골이 이동했다고 알려진 경로를 따라가며 폐인이 선창한 사상이 그 뒤를 따르는 인물들을 통해 어떻게 발전되었는가를 알아보고 있다. 

 

 

2. 감상평 。。。。。。。                    

 

     한 때 페인의 사상에 공감을 표하며 전쟁과 혁명까지도 마다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일단 성공하고 나자 그를 버린 것은 왜일까? 그저 사람들의 변덕으로만 모든 것을 돌리는 것은 좀 부족한 것 같다. 사실 이는 페인을 비롯한 자유주의 사상가들이 가지고 있는 사상 자체의 한계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페인 정도의 극단적인 자유주의 사상가들은 모든 종류의 권위와 권력을 억압으로 치부하고 무너뜨리고자 하는 다분히 반골(反骨)기질이 넘치니 일단 혁명이 성공한 뒤 다시 안정적인 체제를 건설해야 하는 사람들로서는 함께 가기가 쉽지 않은 것은 당연하다. 너무 강력한 산(酸)은 담아둘 수 있는 병이 없는 법이다.

 

     페인처럼 ‘사상으로 사는 사람들’은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인간이란 억압을 싫어하긴 하지만, 무질서에는 공포를 느끼는 존재다. 그렇다면 조금씩 진보로 나아가는 길을 찾아도 될 법한데, 이게 또 사상으로 사는 사람들에게는 못 견딜 정도의 타협으로 느껴지곤 하니 뭐 어쩌겠는가. 합리성과 희망과 이해를 추구했다는 그들이 정작 자신들은 희망을 위한 기다림과 자신의 생각을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들의 주저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건 아이러니한 부분이기도 하다.

 

     한편으로 자유주의 사상가들에게서 발견되는 모든 것의 판단 기준을 인간의 이성으로만 국한시키려는, 절대적인 이성에 대한 숭배는 여러 가지로 우려스러운 면이 많다. 결국 세상을 크게 망치는 것도 ‘미신에 빠진 우매한 촌사람들’이 아니라 ‘제 잘난 맛에 사는 합리적인 인간들’이 아니었던가. 저들의 희망에는 분명한 목표가 잘 보이지 않고, 진보의 과정 또한 독선적인 면이 많기도 하다.

 

 

     책 자체는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가 뒤섞여 있어서 대단히 눈에 들어오지 않으며(저자는 의도적으로 그렇게 배열했겠지만),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지명들과 책들, 인물들은 지극히 미국과 영국 등에 국한된 이야기들이라, 이에 대한 나의 교양 부족에 비례해 뜬구름 잡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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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란
큰 일을 준비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기도가 바로 큰 일이다.
- 오스왈드 챔버스

Prayer does not equip us
for greater works;
prayer is the greater work.
- Oswald Chamb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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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대통령 선거는

시민의식이나 도덕성이 실종된 퇴행적인 면을 보여주었습니다.

유력한 후보에 대해 중대한 의혹이 보도되어도

지지율에 변화가 없었습니다.

 

일각에서는 답답해하고 분노하기도 했지만,

몰가치성이 전제된 성장제일주의는

쇠심줄처럼 질겼고 장벽처럼 두터웠습니다.

 

그런 점에서 2007년 대선은 1967년 6․8선거처럼 병든 선거였습니다.

TV토론에서 누가 잘했는가도 문제되지 않았습니다.

무조건 바꿔야 한다는 소리만이 1년 이상 울려 퍼졌습니다.

 

- 서중석, 『대한민국 선거 이야기』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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