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거스틴은

“만일 당신이 복음서들에서 좋아하는 것을 믿고

좋아하지 않는 것을 거부한다면,

당신이 믿는 것은 복음이 아니라 당신 자신이다.”라고 말했다.

얼마나 날카로운 지적인가!

 - 어윈 루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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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너무 많이 받으면 싫증을 내는 법이다.

 

 -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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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얼간이 - 3 Idiot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매년 수십 만 명이 지원하지만 고작 200명만이 합격한다는 인도 최고의 명문 공과대학 ICE에서 만난 세 명의 친구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집안을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라주와 사진작가가 되고 싶지만 아버지의 강요로 공학자가 되기 위해 대학에 온 파르한, 그리고 공학 자체를 즐기며 모든 일을 그렇게 즐겁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란초가 그 주인공들이다. 좋은 성적으로 더 좋은 직장을 얻고 사회적 명성과 부를 쌓는 것만이 성공의 척도라고 생각하는 학장 바이러스에 맞서(?) 이들이 벌이는 즐거운 소동이 시작된다.  

 

 
 

 

2. 감상평 。。。。。。。                  

 

     시종일관 춤과 노래가 어우러진 한 편의 잘 만든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 그리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발리우드 영화들의 공통적인 특징인 것 같다. 이 영화도 마찬가지였고, 시종일관 즐거운 분위기이기에 신나게 볼 수 있었다. 좋은 영화는 좋은 세계관을 좋은 방식으로 담아내고 있는 영화인데, 그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 영화는 좋은 영화 쪽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알 이즈 웰(All is well)’을 외치며 신나게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성적비관으로 인해 한 해에도 수십 명의 학생들이 자살을 하는 우리나라의 현실과 너무나 극단적으로 비교가 된다.

 

 


 

     어떤 사람들은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면서 이 영화가 주는 교훈을 부정한다. 어디 세상이 그렇게 쉽냐고, 하고 싶은 일, 즐거운 일 하면서 먹고 살 수 있는 사람은 소수일 뿐이라고 말이다. 꿈만 쫓으며 살기에는 현실은 너무나 냉혹하다는 지극히 현실주의적인 목소리는 쉽게 부정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결국 그 ‘현실’도 인간이 만드는 게 아닌가. 결국 무엇인가를 못하게 만드는 건 내부의 벽이지 외부의 벽은 아닐지도 모른다. 자기가 만들어 놓은 덫에 빠져서 허우적거리기 싫다면, 처음부터 그런 덫을 만들지 않으면 되는 일이다. 덫을 만드는 것만이 유일한 삶의 방식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리도 ‘알 이즈 웰’을 외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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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이야말로 구세주다.

적의 존재만으로도 인간은 충분히 역동적으로 살 수 있다.

적이 있음으로써 삶이라는 이 음울한 사건은

웅장한 서사시가 되는 것이다.

 

- 아멜리 노통브, 『사랑의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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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일리아스
호메로스 외 지음, 마이클 J. 앤더슨 엮음, 김성은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1. 요약 。。。。。。。                 

 

     서양 문학의 기원이라고 말하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현대적 감각으로 번역하고, 늘어지는 부분들을 줄여 주요 흐름을 따라갈 수 있도록 편집해 놓은 책이다. 그리스 제일의 미녀인 헬레나를 유혹해 트로이로 데려간 파리스에게 분노한 메넬라오스는, 형인 아가멤논을 총사령관으로 해 그리스 전역의 귀족들과 함께 공동전선을 꾸려 트로이를 공격한다. 이에 파리스의 형이자 트로이의 총사령관인 헥토르를 위시한 연합군이 맞서 싸운다는 이야기가 핵심적 뼈대. 수많은 이름 있는 귀족들이 싸움터에서 쓰러져 가는 가운데, 그리스의 신들이 각기 한 쪽 진영을 편들며 개입하면서 이야기는 복잡하게 진행된다. 

 

 

 

2. 감상평 。。。。。。。               

 

     고전을 읽는 가장 좋은 방법이야 원전을 그대로,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원어로 된 텍스트를 읽어나가는 것이겠지만, 워낙에 대작인 작품들의 경우 그렇게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서양문학의 근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일리아스도 마찬가지. 그리스어 원전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은 애초부터 얼마 되지 않을 것이고, 번역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 거대한 장편 서사시를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는 사람들은 또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 한 두 단락으로 구성된 요약 정도만 보고 그 내용을 접하고 말 것인데, 그럴 바에야 이 책처럼 줄거리를 그대로 살리면서 좀 더 현대적인 번역과 구성으로 된 책을 보는 것도 차선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본문 사이사이에 삽입된 원전의 시를 직접 번역한 구절들을 읽으면서 원전을 직접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 찾아 읽게 되었다면, 그거야 말로 이 책을 제대로 읽은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삼국지의 초기 전투의 양상에서도 언뜻 볼 수 있지만, 그보다 족히 1,000년 이전에 쓰인 일리아스에 등장하는 전투의 방식도 오늘날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귀족, 혹은 장수 중심의 싸움이었다. 흔히 트로이 전쟁의 ‘영웅’들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영웅이란 건 다수의 대중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위치에 서 있는 존재를 가리키는 표현이기도 하다. 사실 이 시기 그리스는 대부분 귀족중심의 정치체제를 유지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일단 전쟁이 터지면 가장 앞서서 싸웠기 때문에 귀족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평소에는 온갖 미사여구로 자기들만이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처럼 외쳐대면서도 정작 위기에는 보신책만을 고민하는 오늘날 정치인들과 비교한다면, 과연 민주주의라는 게 더 ‘발전된’ 것인지 헛갈리기도 한다.

 

     아무튼 그렇게 영웅들(귀족과 특별한 능력을 가진 개인)의 이야기를 강조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개인의 가치에 대한 고양이 이루어지고 있다. 신성불가침의 국가와 같은 가치가 강조되기 시작한 건 근대에 들어서니까, 개인적인 원한을 이유로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 아킬레우스에 관해 누구도 명예를 들먹이며 비난하지 않는 것도 딱히 이상한 모습은 아니다. 오히려 그의 행동은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일이라고 인정되는 상황일 정도다. 국익을 위해, 또는 국격이라는 생뚱맞은 추상적 개념을 위해 국민의 희생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오늘날의 국가주의자들(의 탈을 쓰고 그저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는 사람들)은 그 시대로 돌아갔다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을지도 모르겠다.

 

 

     앞서 언급한대로 읽어볼만 하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추천해도 괜찮을 것 같고, 서양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필독서다. 물론 꼭 이 책이 아니어도 되긴 하겠지만, 이 책도 꽤 괜찮게 만들어졌다. 특히 고대 유물들에서 발견된 미술양식을 본딴 일러스트가 참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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