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주의가 자유주의에 답하다
존 스토트.데이비드 에드워즈 지음, 김일우 옮김 / 포이에마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1. 줄거리 。。。。。。。               

 

     영국의 저명한 자유주의 신학자인 데이비드 에드워즈가 복음주의권의 대표주자였던 존 스토트의 저술들을 연구해 한 권의 책을 썼다. 그는 자유주의의 입장에서 복음주의의 어떤 부분들이 불편하게 여겨지며 어떻게 하면 일치를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해 때로는 온건한 권유로, 또 때로는 날카로운 공격(종종 빈정대기도 하고)으로 대답을 요구한다. 이에 존 스토트는 그 책의 각각의 장에 대해서 복음주의자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또 자유주의자들이 가지고 있는 오해와 한계에 대해서 편지의 형식으로 대답하고 있다.

 

     총 여섯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복음과 성경, 구원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들과 고찰들을 담고 있다. 

 

 

 

2. 감상평 。。。。。。。               

 

     흥미로운 구성이다. 서로에 대해 기본적으로 존경심을 갖고 있는 저자들이 각각 상대와 다른 자신들의 입장에 대해 진술하고 상대의 의견을 묻는데, 그 깊이가 상당하니 지적인 즐거움은 확실히 느낄 수 있다. 상대적으로 신학 사조의 양 끝인 근본주의나 현대주의자들이 아니라 복음주의와 자유주의에 속한 저자들이기에 어느 정도 말이 통하는 면도 있고, 그래서 논의가 이루어지는 장면이 흥미진진하다.

 

     다만 데이비드 에드워즈의 경우 이미 책을 다 쓴 후 그 내용에 대해 존 스토트가 답변을 하는 식으로 이루어졌기에, 좀 더 생생한 논쟁이나 치고받는 모습을 기대했던 독자들에게는 좀 아쉬운 면도 있다. 물론 데이비드 에드워즈가 책을 쓰기 전에 존 스토트의 다양한 저작들을 깊게 섭렵한 후 그에 근거해 자신의 공격을 준비했긴 하지만, 그 공격에 대한 스토트의 답변을 들은 후 재반론이나 재 질문을 던지고, 다시 여기에 스토트가 재 답변을 했더라면 둘 사이의 논의 속에서 느껴지는 빈공간이 좀 더 좁혀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비슷한 수준의 상대 사이에서 벌어지는 논쟁에서는 공격하는 쪽이 유리하다. 왜냐하면 먼저 질문을 던지는 쪽이 논의의 방향을 설정할 수 있고, 여기에 기본적인 틀까지 한정지어버리기 때문에, 답변하는 쪽은 언제나 수세에 몰리기 마련이다. 때문에 전체적인 느낌은 존 스토트가 계속 자신과 복음주의 진영을 방어하는 느낌이 강하다. 심정적으로 복음주의에 동조하는 독자들에게는 불만족스러운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느 순간 스토트는 단지 방어하는 차원에 머물지 않고 좀 더 적극적으로 전장(戰場)을 옮기려는 시도를 한다.(탁월한 논객이다.) 데이비드가 설정한 질문에 머물지 않고, 상대의 질문의 배경 자체에 대한 논의로 문제를 옮겨가고 있다.(여기에 대해서 데이비드가 답변을 했다면 좀 더 흥미진진했을 것 같다) 사실 이 책을 보면서 반복적으로 떠올랐던 생각은 생각만큼 양쪽의 차이가 작다는 게 아니라 그 반대라는 사실이다. 스토트도 후기에서 언급했듯 자유주의자들의 논의의 근본은 이성에 있고, 복음주의자들의 경우는 성경에 있다. 각각의 다른 궁극적인 권위는 다른 세계관을 낳았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이 문제가 합치되지 않으면 좀처럼 결론이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종합적으로 보면 스토트는 선방을 하고 있다. 특히 위에서도 언급했듯, 논의의 장을 단지 데이비드 에드워즈가 설정한 부분에만 머무르지 않고 보다 근본적인 기원의 문제를 다루려고 했던 부분은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에드워즈의 질문은 복음주의자들이 모든 대답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겸손하게 인정해야 한다는 점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깨닫게 해 준다. 또, 자유주의자들 또한 인간과 영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임을 기억하도록 만든다.

 

     신학을 공부하고 있거나 좀 더 깊은 기독교의 진리에 대해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면 꼭 한 번은 읽어볼만한 책이다. 복음주의권에 속해있든, 자유주의자이든(현대주의에 좀 더 치우쳐 있는 사람들이라면 좀 마음에 안 들수도 있겠지만)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남쪽의 제왕 - Sultans of the South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치밀한 계획으로 은행털기에 성공한 4인조 강도단. 그들은 멕시코로 돌아와 훔쳐낸 돈을 페소로 바꿔 편하게 살 꿈을 꾸지만, 현장에 들이닥친 괴한들에게 돈을 빼앗기고 만다. 문제는 훔쳐낸 돈의 일부를 주기로 했던 갱단의 두목 텍스에게까지 위협을 당하게 된 것. 보스인 레오나르도는 텍스에게 죽임을 당하고, 또 다른 일원인 모니카는 인질로 사로잡힌다. 남은 카를로스와 레세리오는 하룻밤 동안 빼앗긴 돈을 찾으러 나서지만, 일은 쉽지만은 않았다. 

 

 

 

 

 

2. 감상평 。。。。。。。                  

 

     은행 강도에, 훔쳐낸 돈을 다시 빼앗긴다는 이야기, 남북을 가리지 않고 아메리카 대륙 전체를 뒤덮고 있는 거침없는 총질에 적당한 추격전까지 언뜻 기본은 갈 것 같다는 기대감을 주었던 영화지만, 결론은 썩 만족스럽지 못하다. 소재는 다양했지만 이미 어딘가에서 본 듯한 것들이었고, 인물들에 대한 소개가 충분치 않아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충분히 감정이 이입되기도 어려웠다. 인물과 사건에 몰입되지 못한 이상 남은 건 그냥 멍하니 따라가는 것 뿐. 결정적으로 주제가 뭔지 난감하다. 권선징악도 아니고, 부패 고발도 아니고, 그렇다고 통쾌한 복수도 아니다. 총체적인 부실이라고 해야 할 듯.

 

     2007년에 제작되어 한국에는 2011년에 극장개봉 했다던데, 아마 바로 DVD나 다운로드 시장으로 보내려고 요식행위로 개봉한 듯하다. 근데 딱히 시간 때우기 용으로도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영화 후반의 반전으로 승부를 걸기엔 이미 너무 답답한 영화. 도대체 이 영화에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통쾌한 액션 범죄 스릴러’라는 말도 안 되는 수식어를 가져다 붙인 STV의 임기자는 태어나서 영화를 처음 본거니?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기독교의 본질은
선을 넘지 않고 사는 방법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독교의 본질은
삶을 아름답게 색칠해가는 기쁨입니다.
- 마이크 야코넬리


Christianity is not about
learning how to live within the lines;
Christianity is about
the joy of coloring.
- Mike Yaconeli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천재는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까지

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뻔히 보면서도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할 때

그것을 깨닫는 사람이다.

 

- 시오노 나나미, 『로마인 이야기 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설화와 비밀의 부채 - Snow Flower and the Secret Fan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어린 시절 가깝게 지내며 의자매가 된 소피아와 니나. 둘은 서로를 너무나 아꼈지만, 성장해 가면서 그들을 둘러싼 환경은 크게 달라진다. 착실히 공부해서 성공을 향해 나가는 니나와는 달리 소피아는 좀 더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며 니나를 걱정시킨다. 그리고 사라진 지 몇 달만에 나타난 소피아는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그런 그들보다 200여년 앞선 19세기 초 중국 청나라 말기 설화와 백합이라는 두 여인이 마치 소피아와 니나처럼 의자매로 서로를 애틋하게 아끼며 살다 갔었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고가며 두 쌍의 의자매 이야기를 오버랩시키며 풀어나간다. 전지현은 설화와 소피아를, 이빙빙은 백합과 니나 역을 맡아 각각 1인 2역을 소화해나간다. 

 

 

 

 

 

2. 감상평 。。。。。。。                  

 

     제목만 보고는 그냥 환타지가 적당히 섞인 B급 무협영화로 생각했었는데(전지현이 지난번에 찍은 영화가 그랬다;;), 실제 영화는 전혀 다른 드라마였다. 동성애와는 좀 다른 애틋한 마음으로 서로를 염려하고 진심으로 걱정하는 두 쌍의 의자매의 이야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물론 과거와 현재가 별다른 진전 없이 그저 반복되기만 하는 연출 기법이나 너무 잔잔하기만 한 영상은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진짜 친구들의 이야기는 마치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난 뒤에 드는 것 같은 만족감을 준다.

 

     배우 쪽을 보자면 전지현은 이제 국내로 돌아오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나 역시 엽기적인 그녀를 보고 전지현이라는 배우에게 꽂힌 팬으로서, 국내 영화에서 좀 더 자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고질적인 연기력 문제는 어느 정도 남아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이제 나이도 먹어 가는데.. 흑흑. 전지현과 의자매로 등장하는 니나/백합 역의 이빙빙의 연기력은 훌륭했고, 휴 잭맨은 이름만 올렸지 딱히 역할이 없었다.

 

 

 

 

     친구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사람들만 있으란 법은 없다. 설화와 소피아는 겉으로 보이는 성공보다는 남자의 아내로, 배우자로 살아가는 행복에 대해 말하고, 백합과 니나는 좀 더 안정된 삶과 사회적 성공을 좀 더 중요시한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건 서로을 아끼고 염려하고 있다는 것. 이런 친구들이야말로 우리들의 삶을 좀 더 풍성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보물들이 아닐까 싶다.

 

     진짜 친구를 갖는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떨어져 있어도, 자주 보지는 못해도 생각이 날 때마다 안부가 궁금해지고,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는 소식을 들으면 당장에 달려가서 위로해주고 힘을 불어넣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든든한 일일까. 그것도 아무런 손익계산이나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말이다. 애인이나 배우자와는 또 다른 인생의 동력이 바로 친구일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 나에게 있는 그런 친구가 누굴까 생각해 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 편안한 마음으로 보면 잔잔하게 와 닿는 게 있을 영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