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해석의 오류
D.A.카슨 지음, 박대영 옮김 / 성서유니온 / 2002년 2월
평점 :
절판


1. 요약 。。。。。。。                     

 

     전문가(신학자들)들과 비전문가들(대다수의 신학을 전공하지 않은 그리스도인, 혹은 비그리스도인들), 그리고 그 사이의 여러 사람들(목회자들이나 신학을 일정부분 공부한 이들)이 성경을 읽고 해석하면서 저지를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잘못들을 정리해 놓은 책이다. 저자는 단어와 문법, 논리적인 문제와 성경 외적인 전제들로 인해 발생되는 것 등의 항목을 나누어 여기에 해당하는 오류들을 설명하는데, 대부분의 설명들마다 실제로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들을 (그들의 실명과 함께, 종종 자기 자신의 글에서도 뽑아) 함께 제시하고 있다.

 

 

 

2. 감상평 。。。。。。。                   

 

     이 작고 얇아 금방 읽어버릴 것 같았던 책을 읽는 데 (틈틈이 읽었음을 감안하더라도) 나흘이나 걸렸다. 어지간히 전문적인 내용들이 많아서 흥미로운 제목과는 달리 신학을 전공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헬라어를 입문 수준 이상으로 공부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앞서 말한 대로 책은 성경의 독자들이 범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종류의 오류들을 항목에 따라 분류해 설명해 놓고 있다. 당연히 이 설명들을 읽으면서 두 가지 질문이 떠올랐는데, 하나는 우리가 너무 쉽게 성경을 알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는 반성이고, 다른 하나는 과연 누가 성경을 제대로 해석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물론 저자는 성경해석에 대한 시도를 막기 위해서가 아니라, 성경 해석에 있어서 오류의 가능성을 조금씩이라도 줄여나감으로써 미래의 해석학적 공동체가 보다 원 의미에 가까운 성경해석의 결과물을 갖게 되기를 소원하며 썼지만.

 

 

     이런 책은 그리스도인들을 조금쯤 겸손하게 만들지 않을까 싶다. 너도 나도 말하기를 좋아하는 교회 안에 있노라면, 가끔은 귀를 막아버리고 싶을 때도 있으니까. 그 안에 담긴 수많은 논리적인 오류들과 잘못된 성경해석들을 성공이라는 증거로 정당화하는 모습이 보기 싫은 것도 사실이고. 그런 사람들에게 이런 책을 들이밀면 또 무슨 궤변으로 넘기려 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 번은 읽어보라고 말했으면 하는 책이다.

 

     책에 나온 설명을 모두 이해하지 못했더라도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50%의 내용만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성경을 대함에 있어서 좀 더 조심스러워져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책을 읽은 충분한 이유는 될 테니까.

 

     성경을 해석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하지만 너무 섣불리 도전했다가는 앞서의 의욕이 금새 꺾여버릴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하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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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상대방에게 무엇이 좋고 나쁜지 안다고

생각할 만큼 교만해질 수 있을까?

여기엔 어떤 소유욕이 작용하는 걸까?

 

- 로랑스 타르디외, 『영원한 것은 없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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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가 ‘자유란 속박 없는 향락주의를 의미한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동안

월 스트리트도 이와 유사하게

제약 없는 사업과 교역이 부를 향한 최상의 길임을

주장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 정부도 같은 주제를 반영하여

제약 없는 자유무역과 공평한 경쟁의 장이

모든 이에게 이득이라는 주문을 외웠다.

알다시피 이 주문은 ‘자유화+세계화=민주주의’라는

마법의 공식으로 결합되었다.

 

- 앨빈 토플러, 『부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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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seldom do what they believe in.

They do what is convenient, then repent

 - Bob Dylan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이 믿는 것을 행하지 않는다.

그들은 편안한 것을 행한다.

그리고 나서 회개할 뿐이다.

 - 밥 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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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 A Reason to Liv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1. 줄거리 。。。。。。。                  

 

     1년 전 약혼자를 오토바이 사고로 잃은 다혜. 쓰러진 그를 다시 한 번 들이받아 죽게 만든 악질이었지만, 가해자가 아직 미성년이라는 말에 그의 미래를 생각해 탄원서까지 제출하며 선처를 바랬던 그녀였다. 이후 용서라는 주제로 다큐멘터리 영화까지 찍으러 나서지만, 그가 용서해주었던 그 소년이 또 다른 범죄를 저질렀음을 알고 큰 충격에 빠진다. 과연 용서해준 것이 잘한 일이었을까?

 

     그런 다혜를 친언니처럼 따르고, 때로는 그녀의 모호함을 예리하게 지적하기도 하는 지민. 밖에서는 점잖은 판사지만 집안에서는 폭력을 휘두르는 아빠로부터 도망쳐 나왔지만 딱히 갈 곳이 없었다. 무작정 신세를 지기 시작한 다혜의 집. 어떻게든 아버지를 이해해보려고, 또 용서하려고 애를 써보지만, 그런 힘든 내적 싸움의 모습은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반항아로 보일 뿐이었다. 꼭 용서를 해야 하는 걸까?

 

 

 

2. 감상평 。。。。。。。                    

 

     영화 속에는 용서에 관한 수많은 조언과 교훈들이 담겨 있다. 어떤 이는 왜 용서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강변하고, 또 다른 이는 용서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토로한다. 당위에 관한 선언부터, 실제적인 필요성, 심지어 이런 사람까지 용서해야 하는 반(反)용서에 대한 타당성까지. 주인공 다혜는 사랑하는 약혼자가 죽었지만, 그를 죽인 이를 용서했다. 아니 용서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의 용서는 주변의 강권, 혹은 당위에 의한 용서의 제스쳐였을 뿐임이 서서히 드러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감독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 가지 질문에 이르게 만든다. ‘과연 용서가 뭘까?’ 가장 어려운 것, 정의(定意)의 문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렵고 딱딱하게만 느끼는 정의지만, 그 중요성은 생각보다 작지 않다. 만일 용서가 이해당사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 극중 한 수녀가 딸을 잃은 어머니에게 사형수의 어머니를 (용서의 의미로) 안아달라고 하는 요청은 적절치 못 하다. 용서를 상대가 용서를 구했을 때 그에 대한 관대한 반응으로 정의한다면, 역시 극중 다혜의 용서는 용서가 아니다. 그리고 아빠로부터의 폭력의 피해자인 지민의 사정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끊임없이 그녀에게 용서를 요구하는 다혜의 행동은 대단히 무례한 것이 된다. 용서의 이유에 관해서도 비슷한 논의가 가능한데, 상대의 개과천선을 바라며 용서를 하는 것이라면 대부분의 용서는 실패일 것이다. 아무튼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꽤나 쉽지 않은 영화다.

 

     다만 감독이 너무 다양한 관점들을 담아내면서 자신이 의도하는 바대로 극을 이끌어가는 힘이 좀 약했기 때문이었는지, 영화 속 다혜는 좀처럼 길을 찾지 못하고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는 모습으로만 그려진다. 영화 중반에야 그럴 수 있다지만, 결론부에서는 좀 정리가 되어야 할 텐데, 단지 용서에 관한 고민을 그리려는 게 의도가 아니었지만 좀 더 분명한 맺음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영화 속 등장하는 너무 많은 설교와 권유들 중 몇 가지는 좀 잘라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주인공 다혜 역의 송혜교는 좋은 연기를 했다. 불안함과 머뭇거림, 그리고 가끔씩은 터져 나오는 내면연기는 훌륭했다. 그리고 이 영화를 통해 또 한 명의 배우를 다시 보게 되었는데, 지민 역의 남지현이다. 아역 배우로 몇몇 드라마에 얼굴을 비췄던 이 배우는 이제 이 영화에서 송혜교의 파트너로도 크게 뒤지지 않는 연기력을 보였다. 물론 아직 대사처리의 톤이나 연기의 완숙함까지 바란다면 좀 이르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말이다.

 

     보는 사람이 난무하는 영화 속 조언들로부터 길을 제대로만 찾을 수 있다면 좋은 영화다. 좀 설명이 필요한 영화라고 할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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