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것은 아프다
토니 버너드 지음, 이현 옮김 / 문학의숲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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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20년 동안 법대 교수로 재직하던 저자가 어느 날 남편과 함께 여행을 갔던 파리에서 원인 불명의 질병에 걸리고 만다. 만성피로증후군이라는 임시적인 질병명은 그녀가 겪는 고통을 충분히 설명해내지 못하는 것이었다. 조금만 활동을 하더라도 심한 독감이 온 것처럼 급격한 컨디션 저하로 이어지는 그녀의 병은 대부분의 외부활동으로부터 그녀를 고립시키고 극심한 우울증으로 이어지지만, 저자는 일찍이 수행해오던 불교의 마음수행법으로 서서히 극복해낸다. 이 책에서 저자는 고통에서 이겨내는데 도움을 주었던 불교적 교훈들을 설명한다.

 

 

2. 감상평 。。。。。。。       

 

     제목이 와 닿았다. 정확한 원인도, 당연히 치료법도 없는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서 뭔가 위로나 격려가 얻고 싶었나보다. 저자가 설명하는 불교의 마음 수행법이 모두 공감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또 (당연한 일일 수밖에 없겠지만) 책이 온통 그녀의 질병이 가져다주는 괴로움에만 집중되어 있는 것 같아 좀 아쉽긴 했지만, 한 인간이 자신을 제한하는 어려움을 극복해나가기 위해 애쓰는 과정은 그 자체로 뭔가 감동을 준달까.(기대했던 위로나 격려가 아닌 것도 아쉬운 면이 되겠다.)

 

     돌아가시기 전 2년 여 동안 병원과 집을 오고가며 누워계셨던 아버지를 옆에서 지켜봤던 덕분에, 개인적으로 병이 얼마나 사람을 약하게 만들어 가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병도 병이지만, 병으로 인한 거동의 불편함은 점차 사회적 관계로부터 환자를 고립시키고, 나중에는 자기 자신으로부터도 스스로를 소외시키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되곤 한다.

 

     그런 상황의 저자가 종교적인 가르침에서 삶이 위로와 희망을 찾게 되었다는 말은 고개가 끄덕여진다. 뭐든지 다 설명해줄 것만 같은 의사들과 연구자들도 결국 삶의 이유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없을뿐더러, 사실 제대로 된 병의 원인과 치료법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니까. 자신과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유효한 틀로서 종교의 의의는 쉽게 부정되지 않을 것이다.

 

     꼭 불교신자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마음을 깨끗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실제적인 조언들이 많이 담겨 있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저자의 수행법이 모든 사람에게 유의미한 효과가 있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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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통념과는 반대로 기독교인의 전형은

 

미국이나 서유럽의 부유한 백인 뚱보가 아니라

 

서구의 기준으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가난한 사람이다.

 

- 필립 젠킨스, 『신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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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폭력적인 남편과의 이혼소송. 그리고 급히 구한 허름한 아파트. 메리는 이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걸려오기 시작한 이상한 전화 한 통은 며칠간 계속되었고, 전화 저편에서 말을 하고 있는 로즈는 자신이 메리보다 과거에 살고 있다고 말한다. 통화를 하면서 로즈 역시 남편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다는 걸 알게 된 메리는, 동병상련의 감정이 느껴졌던지 어느새 위로를 건네게 되고, 다음 날 전화기 속 로즈는 메리의 ‘조언’대로 남편을 처리했다고 말한다. 아마도 그 일은 원래대로라면 자살로 생을 마쳤어야 할 로즈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놓은 듯하고, 이제 그녀는 메리를 자신의 친구로 놓고 집착하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전화와 같은 도구를 통해 평범한 사람이 과거와 접속하게 된다는 소재는 보통 살랑살랑한 로맨스로 발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 영화에서는 정반대로 그 전화가 공포로 변해간다. 영화는 전화 속의 상대방이 했던 일들이 하나씩 현재의 주인공에게 일어나면서 점점 고조되는 심리적 공포를 잘 그려내고 있다. 여기에 과거의 로즈와 함께 메리를 괴롭히는 또 하나의 적, 즉 전 남편 스티븐의 위협까지도 더하면서 구성상의 단조로움에서도 벗어난다.

 

     영화 속 공포의 근원은 귀신도, 거대한 음모도 아닌 스토킹이다. 로즈와 스티븐 모두 메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그녀를 자신의 의지대로 조종하려는 탐욕스러움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스토킹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메리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 하지만, 결국은 상대방이 자신의 욕구에 부응해야만 한다는 극단적인 이기심일 뿐. 사실 사생팬이니, 스토킹이니 하는 것들의 본질이 여기에 있다.

 

 

 

     다만 이 심리적인 공포감을 좀 더 실감나게 드러낼 수 있는 카메라 기법이나 연출이 아쉽다. 여기에 감독은 전화가 어떻게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키게 되었는지와 같은 복잡한 문제는 그냥 건너뛰고 있으며, 이런 설명 부족은 결론부에서도 좀 아쉬운 점으로 작용한다. 결정적으로,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딱히 뭔지 모르겠다는 점은 큰 감점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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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네, 파리 코뮌의 바리케이트, 1871

 

 

 

"시민 여러분.

 여러분에게 가장 많은 도움이 되는 사람은,

 여러분 속에서 여러분이 뽑고,

 여러분과 같은 생활을 하고,

 같은 어려움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 가쓰라 아키오, 『파리코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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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 장영희 에세이
장영희 지음, 정일 그림 / 샘터사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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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소아마비에 세 차례에 걸친 암 투병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자신의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했던 장영희 교수가 한 잡지에 정기적으로 기고했던 에세이들을 엮어 책으로 만들었다. 다양한 일상적인 경험들 속에서 뭔가 특별함을 찾아내고, 굳이 자신을 애써 드러내거나 자랑하지 않으면서도 넌지시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조언들을 담아낸 글들이 많다.

 

 

2. 감상평 。。。。。。。        

 

     이렇게 날이 더울 땐 어려운 책이 눈에 잘 안 들어온다. 그래서 좀 편한 마음으로 읽어볼까 하고 동생이 사다가 책장에 꽂아 놓은 이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역시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짤막한 글들이 가득해 읽기에 편했다.

 

     각각의 글들의 내용도 나쁘지 않았지만, 장애와 질병이라는 이중의 괴로움을 안고서도 끊임없이 글을 써 냈던 저자의 수고에 더욱 감동을 느꼈다. 물론 글 속에는 자주 자신을 착실함과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묘사하지만, 글을 좀 써 본 사람이라면 정기적으로 뭔가를 계속 써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것이다.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그러한 수고를 계속하도록 만들었을까.

 

 

     글이 독하지 않아서 좋았다. 당장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자극적인 내용이 도움이 되겠지만, 역시나 오래 가는 건 내용 자체가 주는 유익이니까. 톡 쏘는 맛보다는 은은한 향이 느껴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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