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퍼 - 렌티큘러 없음
라이언 존슨 감독, 브루스 윌리스 외 출연 / UEK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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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그리 멀지 않은 미래. 주인공 조는 청부살인업자다. 그가 살던 시대보다 30년 후에는 타임머신이 개발되는데, 이를 독점한 범죄조직은 자신들이 죽이려고 하는 사람들을 캡슐에 넣어 과거로 보내고, 조 같은 업자들이 그렇게 보내져 온 사람들을 죽이고 처리하는 것. 말 그대로 완전범죄다. 하지만 어느 날 그의 친구가 전해온 놀라운 소식. 친구의 미래 존재가 살인대상이 되어 나타났단 것. 그리고 얼마 후, 조에게도 그런 일이 발생한다.

 

     미래의 조는 자신의 아내를 죽인 조직의 두목 레인메이커를 처리하고 아내를 살려내기 위해 직접 과거로 왔던 것이다. 시간으로 연결된 미래의 조와 현재의 조. 하지만 두 사람은 좀처럼 마음이 맞지 않는다. 마침내 어린 레인메이커를 발견한 두 사람. 미래의 조는 소년을 죽여 틀어진 미래를 바꾸려 하지만, 현재의 조는 그런 그를 보며 갈등을 하기 시작한다.

 

 

 

2. 감상평 。。。。。。。   

 

     영화는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중심에 두고 현재와 미래의 ‘나’가 조우하는 설정으로 정면돌파를 시도한다. 시간 여행이라는 소재를 사용한 이상 현재의 변화가 미래의 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을 십분 이용해야 하는데, 감독이 처음부터 이 점를 더욱 극적으로 만들기 위한 마지막 장면을 생각하고 들어갔기 때문인지, 시간 여행 중 두 명의 ‘자신’이 직접 만나는 경우는 피하는 일반적인 경우와는 좀 다른 시도를 했던 것 같다.

 

     그 결과는 어땠을까? 영화의 마지막까지 주의 깊게 지켜보고 생각한 사람이라면 충분히 전체적인 스토리를 이해할 수는 있을 것 같은데, 아쉬운 건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흥미를 자아낼 만한 부분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선 굉장히 자주 등장하는 시골의 농장 근처는 딱히 긴박감을 주기엔 적절하지 않고(우선 보이는 게 별로 없으니까), 두 명의 조가 생각의 차이를 보이고 싸우는 부분이나, 레인메이커가 될 소년을 죽이려는 미래의 조의 집착도 딱히 공감이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 무엇보다 그 자신이 수십 명의 사람들을 돈을 받고 죽여 왔던 청부업자였으면서 말이다.

 

 

 

     처음부터 주인공을 살인청부업자로, 그것도 딱히 고민 없는 인물로 설정해 둔 것 자체가 패착 가운데 하나가 아니었나 싶다. 소재의 독특성, 그리고 결말의 반전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역시 영화의 기본은 탄탄한 인물설정과 그들 사이의 관계에서 나오는 재미라는 걸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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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바보가 되었나?
마르탱 파주 지음, 용경식 옮김 / 열림원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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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아람어 석사학위, 생물학 학사학위, 영화학 석사학위를 비롯한 잡다한 면허증들을 가지고 있는 앙투안. 가끔씩 대학에서 교수들이 펑크 낸 강의들을 대타로 채우는 강사 일을 하며 먹고 살고 있지만, 정교수 같은 게 되기에는 뭔가 부족하다. 그런 앙투완의 고민은 남들처럼 세상에 쉽게 적응을 할 수가 없다는 것.

 

    결국 자신의 지나치게 많은 지식이 사회부적응의 원인이라고 생각한 그는 스스로 바보가 되기로 결정한다. 패스트푸드점에 가서 남드링 먹는 고열량 정크푸드를 시켜 먹고, 하루 종일 텔레비전을 보며 시간을 때우고, 가끔 출강하던 학교마저 때려치운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가지고 있는 돈을 다 쓰게 된 앙투완은 학창시절 친구의 도움으로 증권중개인이 된다. 일은 성공적이었고, 그는 다른 사람들처럼 스포츠카를 타고 명품 옷을 걸치고 헬스클럽 회원에 등록하며 ‘행복한 인생’을 살게 되지만, 그의 마음 속 한 구석은 여전히 편치만은 않다.

 

 

2. 감상평 。。。。。。。    

 

     너무 많은 지식은 사람을 괴롭게 만든다. 똑같은 것을 봐도 그 이면에 감춰진 한심하고 절망적인 현실까지 봐야 하는 ‘지성인(이 말은 한 줌이나 될까 싶은 자신의 지식을 팔아 개인적 이익이나 추구하는 싸구려 지식인들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의 삶이란 얼마나 피곤하고 고단할까. 작가는 ‘정상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 ‘바보’가 되어버리겠다는 소설 속 앙투완의 결심을 통해, 오늘날 대다수의 사람들은 바보 같은 삶을 살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화려하고 성공적인 삶을 보이는 것들이 실은 생각 없이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일 뿐이라는 주장이니, 좀 엉뚱해 보이지만 단순하지만은 않은 내용이다.

 

    결국 작가는 한없이 발전하고 진보하고 있다는 현대의 문명과 인간들의 자만이 뭘 얼마나 나아지게 해왔느냐고 묻는 것 같았다. 인간의 유전자를 모두 분석해 내고, 허락만 된다면 언제든 복제인간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그들, 최첨단의 투자 기법으로 실제 하는 돈의 몇 십, 몇 백 배나 되는 엄청난 금액의 가상 거래들을 성사시키고 그 ‘컴퓨터 게임’의 대가로 엄청난 돈을 챙겨가는 그들, 초호화 요트에 개인용 비행기에 축구장처럼 넓은 집에서 흥청망청 살아가는 그들은 과연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결국 인간의 가치를 물건으로 격하시키고, 누구에게도 물어보지 않고 모두가 함께 살아야 할 세상을 그들 자신의 만족을 위해 조작하고 망치고 있는 건 그런 ‘잘 살고 있는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소설가의 문제의식에는 공감하지만, 복잡한 문제가 너무 어이없게 풀려버리는 결론부는 하나의 작품으로서의 완성도를 놓고 보기엔 좀 아쉽다는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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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예배가 그렇게 평범해진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우리는 기대감을 잃어버렸고

하나님이 정말 거기에 계시는 것같이 행동하지 않는다.

하나님이 우리 어깨를 두드리시더라도

아마 눈치 채지 못할 것이다.

 

-『예배자가 알아야 할 60가지 메시지』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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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유포죄 - 법학자 박경신, 대한민국 표현의 자유 현주소를 말하다
박경신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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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최근 몇 년에 걸쳐 대한민국의 자유는 크게 퇴보해왔다. 정부는 자기들에게 불리한 내용을 보도하는 언론 매체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 고발하기를 밥 먹듯 하고, 개인의 사생활을 불법적으로 파헤치는 것을 넘어, 이젠 법을 고쳐서 합법적으로 검열과 규제를 하겠다고 나선다. 이런 일련의 문제들에 대항해 리버럴의 입장에서 법치주의와 자유라는 가치를 옹호하는 다양한 칼럼들을 써 온 저자는 그 칼럼들을 책으로 엮었다.

 

 

2. 감상평 。。。。。。。   

 

     역사를 읽다 보면, 그것이 늘 직선적으로 발전해 온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작은 싹은 곧 그보다 훨씬 강한 반동세력에 의해 짓밟혀 사라져버리기도 하고, 그렇게 잊혀져버리는 건가 하면 또 누군가 그것을 다시 되살리기도 한다. 그 구간을 어디쯤에, 어느 정도의 범위로 잡을 것인가에 따라 ‘크게 보면 역사는 발전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뭐 우리 모두는 아직 끝을 보고 있는 건 아니니까..

 

     암튼 이렇게 저자처럼 어이없는 일들을 향해 꼬장꼬장 따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개별적으로 작성된 칼럼들이기에, 각 칼럼들의 논조나 사례들이 완전히 정합성을 띄고 있다고 말하기엔 어려운 부분도 있고, 몇몇 칼럼들은 확실히 논리보다는 분노나 어이없음 같은 느낌들이 좀 더 두드러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보아 적어도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보수나 진보를 가릴 것 없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아니 동의해야만 하는 내용들이 아닌가 싶다.

 

 

     민주주의 역사가 오래 진행되어 오면서, 국민에 의해 선출된 정부가 도리어 국민을 통제하고 억압하려는 경향을 띄어가고 있다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시민혁명의 전통을 가진 유럽이나 남미 쪽 몇몇 국가들은 조금 덜한 모양이지만, 미국이나 우리나라처럼 그런 역사가 없으면서 자본주의의 천박한 면이 특히나 두드러지는 나라들에선 거의 제동 장치가 없는 상황인 듯하다. 민주주의가 자라던 시기를, 자신들의 과거를 세탁하고 힘을 키우는 기간으로 선용(?)했던 사람들은 이제 민주화 된 권력으로는 쉽게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에까지 이르러버렸다.

 

     그 결과가 바로 정상적인 생각으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어이없는 내용들을 담고 있는 법률들의 제정, 그리고 법리의 왜곡 등이다. 이 책은 바로 그런 부분들을 합리적인 논조로 비판하고 함께 문제의식을 가질 것을 요청한다. 확신을 갖고 적어 내려간 문장은 힘이 있지만, 그렇다고 실컷 욕을 퍼붓고 조롱하는 식의 천박함과는 거리가 있다. 괜찮은 책.

 

     물론 문제는 이런 책을 봐야 할 사람들은 보지 않을 것이라는, 슬프지만 거의 확실한 예측, 아니 사실인데... 뭐 어쩌겠나, 그 사람들은 어차피 책 같은 건 아예 안 보는 것 같으니.. 당하는 우리들이라도 열심히 공부해서 최소한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분명한 어투로 반론이라도 제시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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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미국의 언론은

효과적이고 강력한 이데올로기 기관으로서

시장의 힘에 대한 의존, 전제조건의 내면화, 자기검열,

그리고 탄압의 은폐를 통해

시스템이 지원하는 선전기능을 수행한다.

 

- 노암 촘스키, 에드워드 S. 허먼, 『여론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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