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기본 진리 - 50주년 기념판
존 R. 스토트 지음, 황을호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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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대표적인 기독교 지성인이자 신학자, 목회자였던 존 스토트가 기독교를 믿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해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하기 위해 쓴 책이다. 스토트는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지(기독론), 그리고 인간의 절망적인 상태에 관해(인죄론), 그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스도께서 해 주신 일(구원론) 등을 설명하면서 선택을 촉구한다.

 

 

2. 감상평    

 

     글을 좀 써 본 사람이라면, 잘 알고 있는 내용을 쉽게 쓰는 게 가장 어렵다는 걸 느끼게 된다. 딱 이 책 같은 것을 말하는 거다. 책의 제목처럼 기독교인이 알아야 할, 아니 알고 있어야 할, 그리고 기독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소개해 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내용들을 이렇게 잘 정리하는 건 역시 존 스토트라는 인물이 보통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스토트의 어조는 단호하지만, 그렇다고 꽉 막혀있다는 느낌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기독교의 대사회적 역할에 관한 고전적인 문서인 로잔 언약의 입안자이기도 했고, 평생을 목회자로, 또 설교자로 살아왔던 그였던 만큼(더구나 그의 사역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했다), 사람들의 동의를 이끌어내고 마음을 움직이는 데 그만한 전문가가 또 어디 있었겠는가. 꼭 필요한 내용을 빠짐없이 언급하면서도 적절한 때가 되었다 싶으면 독자의 결단을 촉구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주장을 따라가도록 이끈다.

 

 

     책은 신학자들을 위한 것은 아니다. 신학적 논쟁이나 해석의 방법론에 관한 문제들은 다루지 않고, 복음주의적 성경관과 해석방법론을 전제하고 내용을 진행하고 있다. 자신이 믿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차분하게 정리하고 싶은 기독교인이나 기독교에서 뭘 자꾸 믿으라고 말하고 있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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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진정한 사랑은

사랑에 빠진 감정을 벗어나야 비로소 시작된다.

 

- 게리 채프먼, 『5가지 사랑의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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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일본 경시청 공안부 외사과. 일본 내 테러리스트들과 외국 스파이들의 활동에 대항한 대첩보활동을 전담하는 부서이다. 어느 날 북한의 테러리스트가 핵물질을 입수하고, 일본제 기폭장치까지 얻으려 한다는 첩보가 입수되었고, ‘마물’이라고 불리는 전설적인 외사과 형사 스미모토 겐지의 팀이 사건을 맡아 수사를 진행한다.

 

     용의자의 주변 인물들을 포섭하고, 신분을 위장한 채 조직에 침투하는 등, 한국과 일본을 오고가며 핵 테러를 막기 위한 양국의 수사기관들이 벌이는 치열한 머리싸움이 펼쳐진다.

 

 

 

2. 감상평 。。。。。。。   

 

     나름 괜찮은 액션 스릴러 물이었다. 일본에선 꽤 유명한 텔레비전 드라마 시리즈라고 하던데, 그 인기를 바탕으로 이렇게 영화로까지 제작되었다고 한다. 제법 많은 한국 배우들이 참여하긴 했지만, 일본 제작진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준다. 요샌 아이리스 같은 드라마를 통해서 총격전이 좀 나오는 편이지만, 여전히 총기규제가 강한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총질을 해 대는 것도 그렇고, 스케일이 제법 커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드라마적 요소가 강하다.

 

     빠르게 화면이 전환되고, 여러 인물들이 등장하며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은 높게 산다. 특히 연기파 배우들이 등장해서 극에 몰입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 다만 주연인 스미모토 겐지 역의 와타베 아츠로의 한국어 대사처리는 많이 노력을 했다지만 여전히 자막 없이는 발음을 정확하게 이해하기가 좀 어려웠다. 또, 드라마를 배경으로 제작된 극장판 영화이기 때문인지, 각 배우들의 독특한 캐릭터에 대한 설명도 부족하다.(예컨대 앞서 언급한 스미모토 겐지는 왜 ‘마물’이라고 불리는가) 그 정도는 이미 알고 있는 관객들을 위한 것이었을까.

 

 

 

     다만 판을 크게 벌였음에도 왜 판이 그렇게 커졌는지, 혹은 왜 그런 식으로 수사를 진행하는지 딱히 납득이 되지 않게 하는 설명 부족이 아쉽다. 예를 들면 영화 초반부터 핵무기를 부단히 만들려고 했던 북한 테러리스트는 왜 그런 일을 시도하고 있는 건지 영화가 끝날 때까지 설명되지 않고 있고, 굳이 일본 내 북한공작원의 집에 들어가는 데 그의 아내를 이용해야만 하는지(그냥 자기들이 들어가면 되는 거 아냐?), 또 리모컨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오리를 그녀의 두 딸과만 아무런 보호 없이 내버려둔 이유 같은 것들은 치밀한 수사관들의 방식이라고는 잘 납득이 안 된다. 사건을 키우고 꼬는데 집중한 나머지 너무 쉬운 데서 허점을 보인다.

 

 

     심심하지 않게 볼 만한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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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년’과 ‘블루 드레스’ - 사면, 역사 바로 세우기와 국민 통합

 

 

영화 ‘26년’이 한동안 흥행을 일으켰습니다.

1980년 광주에서 희생된 이들의 아이들이,

‘그 사람’을 처단하기 위해 나선다는 이야기입니다.

강풀이라는, 노력하는 웹툰 작가의 탄탄한 원작과 캐릭터 위에

두 주연 배우인 진구와 한혜진의 연기력이 적절하게 녹아들면서

꽤나 괜찮은 작품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좀 더 주목을 받는 이유는

역시나 실제 인물과 사건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권력을 손에 넣기 위해 군대를 동원해 민간인을 학살하고,

수 천 억의 비자금을 챙기고도 자신은 29만원 밖에 없다면서,

종종 적반하장식의 어이없는 발언을 쏟아내는 그 사람 말입니다.

일각에는 그 사람을 영웅시 하는 이들도 있지만,

뭐 이 글은 정상인을 위한 거니까 특별히 언급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 사람’과 같은 뻔뻔한 사람들이 자꾸 나오는 이유는

역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법체계 탓이 큽니다.

당초 내란죄로 1심에서 사형, 2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전씨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퇴임을 얼마 앞두지 않은

1997년 12월 22일 지역감정 해소 및 국민 대화합이라는 명분아래

전격적으로 사면됩니다.

군부독재 세력인 노태우와 손을 잡고 3당 합당을 추진해

결국 대통령까지 되었던 김 전 대통령으로서는

마음이 빚을 그런 식으로 해소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자칭 문민정부를 표방했던 민주정권에서 수여된 이런 식의 사면은

당초의 명분은 전혀 달성하지 못한 채

범죄자들에게 면죄부만 주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외부의 적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는 것이 임무인 군대를

도리어 국민들을 죽이고 억압하는 도구로 전락시킨

극악한 범죄자를 풀어주고 벌을 면제해 주는 것이

어떤 식으로 지역감정을 해소하고 국민화합에 도움이 되는지

누구도 설명하지 않았고,

결과는 오늘날 보는 바와 같습니다.

 

역사는 그렇게 잘못 쓰였고,

범죄자들 뻣뻣하게 목에 힘을 주고 다니며,

재임 시 빼돌린 돈으로 사치스럽게 사는 꼴을 보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최근에는 그런 인물을 추종하는

비정상적인 이들까지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구요.

 

사면은 근본적으로 삼권 분립을 규정한

헌법을 무력화시키는 초헌법적 개념입니다.

사법부의 결정을 무효화 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대략적인 관례라는 것이 있긴 하지만,

이건희 단독 특사에서 볼 수 있듯이 얼마든지 무시되기도 합니다.

야당이나 시민사회의 반대와 비난은 잠시 귀를 막으면 되고,

잠시 얼굴에 철판만 깔면 비리로 구속 중인 측근들을

빼내오는 것은 일도 아닙니다.

물론 사면을 통해서 행정적이고 사법적으로 엉킨 문제들을

단 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없진 않지만,

지금처럼 어떤 원칙도 없이

대통령이 독단적으로 결정하는 식이 되어서는 곤란합니다.

 

 

 

 

이와 관련해 알비 삭스의 ‘블루 드레스’라는 책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초대 헌법 재판관 중 한 명이었던 그는

악명높은 인종차별정책에 맞서 변호사로서 싸워왔습니다.

그 와중에 정부에서 보낸 공작원들이 설치한 폭탄으로

한쪽 팔과 눈을 잃어버리는 사건까지 겪습니다.

넬슨 만델라가 남아공의 대통령이 되고

‘아파르트헤이트’가 끝났을 때,

그는 헌재 재판관으로 지명됩니다.

 

헌재 재판관으로써 그는 차별정책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고

분열된 국민들의 마음을 통합시키는 큰 책임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가 당면한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이전 정부가 저지른 각종 불법적인 사건들을

어떤 식으로 정리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전 국가적으로 자행되었던 범죄와 공작들을

모두 밝혀내 처벌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우선 관련자들이 너무나 많았고, 증거는 상대적으로 적었습니다.

 

 

 

 

알비 삭스를 비롯한 재판관들과 정치인들은

과감히 ‘사면’이라는 카드를 꺼내듭니다.

국민통합과 미래지향적 가치의 정립이 그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의 경우와는 좀 다른 과정이 보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지난 과오를 공적으로 시인하고,

자발적으로 그 불법적 사건들을 입증하는 이들에게만

사면이라는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던 것입니다.

 

이것은 두 가지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하나는 앞서 언급한 국민통합이었습니다.

이전에 과오를 저질렀던 사람들도 사면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한편 이 제도는 당사자들의 직접적인 증거 없이는

그 전모를 밝히기 어려웠던 과거의 어두운 사건들을

역사의 빛 아래 밝히 드러내는 결과도 가져왔습니다.

말 그대로 과거사를 바르게 세우게 된 것이죠.

 

이에 반해 우리나라의 굵직굵직한 사면들은 어떻습니까?

대통령 자신의 정치적 빚을 청산하기 위한 도구나

과거를 덮어버리고 털어내는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았습니까?

역사가 바로 서지 못하니

과거 총과 폭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던 독재자와

그에 빌붙어 살던 것을 충성으로 포장하는 기회주의자들이

자신들의 전성기를 아름다운 추억으로 회상하는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게 아니겠습니까?

 

 

 

 

대통령의 모든 통치 행위는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가 가진 모든 권력이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이해한다면 말입니다.

사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지금처럼 그저 대통령 개인의 기분에 좌우돼서는 안 됩니다.

보다 투명하고 합리적인 절차와 규정이 필요합니다.

적어도 국가반역죄를 저지르고 수감된 폭력배나

엄청난 금액의 경제범죄를 저지른 마피아 두목 같은 이들을

국민 중 하나인 대통령이 제멋대로 풀어주는 일은

용납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면이 이루어질 때마다

통치자들은 국민통합과 같은 좋은 가치들로 이를 포장합니다.

실제로 발표되기 전까지 꽁꽁 숨겨두다가

어떤 공론이나 여론을 모으는 작업도 없이

당일이 되어서야 전격적으로 발표하고 숨어버리는 건

마치 무엇이 국민을 통합시킬 수 있는지,

무엇이 나라의 미래를 위한 것인지는

오직 자기 자신만이 알 수 있다는 오만한 태도일 뿐입니다.

 

대통령의 통치행위는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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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감 레슨 - 불안에서 평안으로 이끄는 수업
카론 필립스 굿먼 지음, 유진숙 옮김 / 예수전도단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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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영접하고 난 이후에도 그리스도인의 삶에는 여전히 근심과 걱정, 불안이 찾아온다. 무엇이 문제일까? 저자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에 근본적인 안정감을 부여해줄 수 있는 ‘하나님과의 동행’이라는 주제에 관해 말하고 있다.

 

    매 챕터의 시작은 저자와 하나님과의 대화(?)를 통해 그리스도인들이 자주 부딪히는 문제들을 제시하고, 이어지는 내용들에서는 그 문제들을 위한 조언들을 덧붙이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2. 감상평 。    

 

     책 내용이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그런데 좀처럼 책의 내용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하나님과의 대화를 묘사해 둔 부분은 종종 오글거리기까지 하고, 내용을 체계적으로 설명하기보다는 끊임없이 이것을 해라, 저것을 해라 하는 식의 명령문들만 반복되다보니 금방 지치고, 페이지가 진행되어도 딱히 내용상 발전이 느껴지지 않고 나왔던 이야기들의 반복처럼 보인다. 저자가 ‘규칙’이라고 말하는 것들에서 딱히 어떤 원칙성이나 규칙성이 보이지도 않으니..

 

     다시 말하지만, 책의 내용에 심각한 오류가 있다거나, 혹은 너무 어렵다거나 뭐 그런 건 아니다. 다만 책이 주관적으로 쓰였다는 느낌이 드는 게, 사람들이 직면하는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하게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딱히 내 상황을 날카롭게 분석해내고 있구나 하는 공감대가 잘 형성되지 않는다. 출퇴근 시간 지하철 안에서 읽은 탓도 있었겠지만, 저자의 글쓰기 방식이 나와는 잘 맞지 않는 게 아닌가 싶다. 아마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계나 문제에 대한 원리적 차원에서의 분석 없이, 바로 처방들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이 주요 원인일지도 모르겠다.

 

      간만에 묘하게 안 읽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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