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곳에서 일할 때의 어려움은

무엇보다도 글씨가 바른지 비뚤어졌는지

알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부지런히 물어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 신영복,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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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Lambert Wilson - Of Gods and Men (신과 인간) (한글무자막)(2Blu-ray/DVD Combo) (2011)
Various Artists / Sony Pictures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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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알제리의 한 시골마을에 있는 수도원에서 살고 있는 한 무리의 수도사들. 병원이 따로 없는 마을사람들은 수도원에 와서 진료를 받고, 수도사들은 글씨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편지를 직접 써 주거나 마을 사람들이 대소사를 가지고 와 의논을 하는 상대도 바로 수도사들이었다.

 

     어느 날 이슬람 과격분자들에 의해 마을 주변이 시끄러워지고, 근처에 와 있던 외국인 노동자들마저 잔혹하게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한다. 그리고 마침내 수도원에까지 쳐들어와 부상자들을 위한 약을 달라고 요구하는 괴한들. 수도사들은 계속해서 마을에 남아 있을 것인지 아니면 몸을 피할 것인지를 두고 갈등하기 시작한다. 결국 그들은 자신들을 그곳으로 이끄신 분의 부르심에 순종하기로 결정하고, 끝까지 마을 사람들과 함께 하기로 한다.

 

     운명의 날. 한 밤 중 괴한들은 수도원에 침입해 수도사들을 납치했고, 그들을 인질삼아 잡혀있는 자신들의 동료와의 교환을 시도한다. 그러나 협상은 실패로 돌아갔고, 수도사들은 차례로 살해된다.

 

 

 

 

2. 감상평  

 

 

    1996년 알제리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수도사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제작된 영화. 감독은 반정부 이슬람 과격단체에 의해 생명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가난한 마을을 떠나지 않았던 프랑스인 수도사들의 심리를 리얼하게 묘사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보기에 그들의 삶은 그다지 재미있어 보이지 않는다. 매일 같은 채소를 가꾸거나 식사를 준비하는 노동을 하고, 모여서는 성경을 읽거나 찬양을 부르고, 다시 흩어져서는 기도를 한다. 노동과 예배가 그들의 생활의 전부다. 하지만 그런 삶을 통해 그들은 신을 찾고 만나고, 그렇게 만난 신을 마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을 뿐이다.

 

     한편 그들의 반대쪽에도 신의 이름으로 움직이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외국인을 몰아내기 원하고, 자신들의 요구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면 얼마든지 신의 이름으로 사람까지 죽일 수 있는 이들이다. 하지만 영화 속 한 마을 주민의 말처럼, ‘그들은 종교적이라고 하지만 코란을 읽은 적이 없’는, 그들 자신의 생각을 신성화 시키고 있을 뿐인 신성모독자들에 불과하다. 코란 역시 네 이웃을, 형제를 사랑하라고 하지 않던가.

 

 

 

 

     영화는 가톨릭교가 이슬람교보다 우월하다거나 더 낫다는 주장을 하는 게 아니다. 다시 영화 속 인용된 파스칼의 말처럼 “사람은 결코 종교적 신념으로 악을 행할 때만큼 그토록 완벽하고 기분 좋게 악을 행할 수는 없”음을 말하려고 하는 것 같다. 종교라는 것 자체가 사람을 선하게 만들어주지는 않으며, 많은 경우 종교를 이용해서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려는 사람들이 나타나서 물을 흐리는 건 비단 이슬람교만이 아니라 기독교도, 세계의 모든 종교들에게서도 나타나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종교 자체를 부정할 필요까지는 없다. 그건 마치 한국사람 중 누군가가 범죄자라고 해서 한국인 모두를 감옥에 가둬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 같은 바보스러운 주장이 아닌가. 해결책은 참된 종교다움을 회복시키는 데에 있다. 주방과 정원에서, 기도와 찬양 속에서 신을 찾고 만나는 수도사들은 종교의 참 모습이 어때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삶과 예배는 분리될 수 없으며, 예배에서의 모습이 삶에서도 그대로 나타나야 한다는 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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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비 납치사건 - 개정판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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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일본의 한 극장에서 공연을 보던 도중 고등학교 동창생들을 만나러 잠시 나갔던 황태자비가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시청에서는 최고의 수사전문가인 다나카를 수사책임자로 임명하고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하지만 좀처럼 사건의 실마리는 잡히지 않는다. 하지만 특유의 노련함으로 조금씩 범인의 행방에 다가가기 시작한다.

 

     사건이 일어난 지 며칠이 지난 후 납치범들은 전화를 통해 일간지에 요구조건을 내건다. 일제강점기 명성황후 시해 후 한성공사관에서 일본 본국으로 보낸 435호 문서의 내용을 공개하라는 것. 하지만 일제의 만행과 식민통치의 부당함을 증명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그 문서에 관해 일본 외무성은 그 존재를 부정하고 나선다.

 

     차츰 경찰의 수사망은 좁혀오고, 황태자비는 자신을 납치한 범인들의 의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다.

 

 

 

2. 감상평     

 

 

     수사물의 기본 얼개를 가지고 다나카 형사의 수사를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독자의 몰입을 이끌어 내는 모습이 과연 유명한 작가는 뭔가 달라도 다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의도대로 책장은 쉴 새 없이 넘겨져 갔고, 결국 예정과는 다르게 한 밤중까지 단숨에 읽어버리고 말았다. 사건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진행되는 스토리는 박력이 넘쳤고, 지나친 감상에 빠져서 스토리 진행의 발목을 잡고 질질 끄는 인물들이 없는 것도 좋았다.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진지한 반성은커녕 역사교과서를 통해 이를 왜곡하고 집단 기억삭제를 시도하고 있는 일본 우익은 물론, 이에 대해 제대로 된 대응도 못한 채 허둥대기만 하는 정부, 그리고 아예 역사 문제에 관심이 없는 국민들까지.. 작가가 책을 통해 비판하고 있는 것은 어느 한쪽만이 아니다.

 

     ‘부당하다고 생각한 순간 실행하라. 용기는 자유를 주지만 비겁은 굴종을 줄 뿐이다’라는 책 속의 문구는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핵심이다. 다들 이리저리 재기만 할 뿐 정작 행동은 할 줄 모르는 현실. 누군가 나서서 뭐라도 할라치면, 선동가요 현실을 모르는 공상가로 치부하며 도리어 자제를 촉구하는 우익들(그러나 실은 일본과 관련된 이권에 지배당하는 게 보통이다). 어쩌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크든 작든 실제로 행동하는 것일지도 모르는 데 말이다.

 

 

    최근에 개정판이 나온 이 책은 두 명의 납치범 가운데 한 명의 국적을 한국인에서 중국인으로 바꾸는 재미있는 가필이 들어갔다고 한다. 일본의 우경화에 따른 한국과 중국의 국민정서를 타깃으로 한 개작. 이 작품의 내용에 비추어 볼 때, 괜찮은 시도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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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미녀삼총사

감독/박제현 | 출연/하지원, 강예원, 손가인, 고창석, 송새벽, 주상욱

 

 

1. 줄거리 。 

 

     현상금이 걸린 사건을 해결하는 전문사냥꾼 그룹의 멤버 진옥(하지원), 홍단(강예원), 가비(가인). 어느 날 청나라의 군사기밀이 담긴 비밀문서를 찾아달라는 의뢰가 받고, 문서를 찾아 조선 최대의 국제무역항이었던 벽란도에 잠입한다. 미모와 무공을 겸비한 미녀삼총사가 기발한 방식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는 이야기.

 

 

 

 

2. 감상평

 

 

      조선시대답지 않은 복장과 캐릭터들, 특수효과들이 뒤죽박죽 섞여 나오더니, 심지어 스토리마저 금방 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만화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로 단순한 인물들은(특히 악역은...) 처음부터 이 영화가 탄탄한 스토리에 무게를 둔 게 아니라 볼 꺼리에 좀 더 치중한 작품이란 걸 보여준다.

 

     문제는 그 볼 꺼리 부분도 그리 대단하지 못했다는 점. 영화의 개그 캐릭터였던 강예빈, 송새벽, 고창석의 오버 연기는 새로울 게 없었고(안쓰럽게 보일 정도), 영화 속 등장하는 신기술은 시대착오적이었으며, 무엇보다 여배우 세 명이 보여줄 수 있는 액션이란 것도 그 한계가 분명해 보였다.

 

 

 

 

     하지만 영화가 처음 알려졌을 때 나왔던 ‘왜색 논란’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복장에서 약간 일본풍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영화 속에서 늘 그것만 입고 다녔던 것도 아니었으니까. 오히려 그보단 대놓고 헐리웃의 그것을 모방했지만, 지긋지긋한 과거의 복수 같은 소재가 개입되면서 전체 스토리 라인이 망가져버렸다고나 할까. 차라리 깔끔하게 사건 하나를 해결해 나가는 이야기로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대단한 작품은 분명 아닌데, 아주 형편없느냐 하면 또 그것도 아닌 듯. 차태현 주연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정도는 되는 것 같은데, 개봉 당시 변호인과 수상한 그녀 같은 대작들 사이에 끼어서 더 초라하게 보였던 면도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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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종류의 육체노동에서도 마찬가지다.

 

그 노동 덕분에 우리가 계속 살아가지만

 

우리는 그 존재를 망각한다.

 

- 조지 오웰, 『위건 부두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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