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리스: 나쁜 영웅들
존 힐코트 감독, 가이 피어스 외 출연 / 부메랑모션픽쳐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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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1920년 대 미국에는 일체의 술을 제조하거나 유통하는 것을 금주하는 금주법이 시행되고 있었다. 그러나 법은 유명무실해진 지 오래고, 수많은 사람들이 밀주 제조와 유통에 뛰어들어 법 제정으로 인한 프리미엄(금지된 걸 거래하면 가격이 올라가기 마련)까지 누리며 성업을 하고 있었다. 포레스트(톰 하디) 하워드(제이슨 클락)도 그런 밀주업자 중 하나였고, 포레스트에게는 잭이라는 이름의 동생이 있었다.

 

    잭은 형들의 모습을 보며 닮고 싶어 안달하는 애송이다. 자기도 기회만 있으면 언제든 형들처럼 될 수 있다고 생각하던 잭이었지만, 어디 이 세계가 객기를 부려 나선다고 척척 해결되던가. 잭이 나설 때마다 위기요, 실수지만, 정작 자신은 꽤나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문제.

 

     어느 날 시카고로부터 새로 내려온 검사와 그가 고용한 찰리가 밀주업자들로부터 상납금을 받겠다고 나서면서 포레스트 등과 긴장감이 발생한다. 굽히기를 거부하는 포레스트와 자기도 그 가운데서 한 몫을 하고 싶어 설쳐대는 잭 등이 일으키는 작은 마을의 큰 소동.

 

 

 

 

2. 감상평   

 

    냉정하게 말하면 어떻게 소년이 불량한 동네 형들과 어울리다가 총질까지 하게 되었는지를 그려내는 영화. 물론 금주법이라는 법 자체가 처음부터 현실을 무시한 입법이었지만, 하여튼 밀주 제조와 유통은 불법이고, 또, 비록 뇌물을 받고 뒤를 봐주려는 행동이야 문제지만 밀주 유통을 막으려는 단속단의 활동을 주먹 쥐고 총 들고 막아서는 것도 딱히 ‘영웅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실제로 밀주제조와 유통은 알 카포네와 같은 전국적 갱단들의 수익사업이었고.

 

     그나마 영화를 살리는 건 매력적인 배우들과 캐릭터다. 누구에게도 굽히려 하지 않고, 당한 건 그대로 갚아주는 포레스트도 그렇고, 하는 일마다 실수와 어설픔의 연발이지만 그래도 어떻게 보면 순수한 맛이 있는 잭, 매력적인 매기 역의 제시카 차스테인까지.. 사건의 구조가 오늘날의 그것처럼 세련된 맛은 없지만, 나름 올드한 스타일로 이야기는 그럭저럭 꾸며가고 있다.

 

 

 

 

     로우리스(Lawless), 즉 무법자들의 이야기를 이렇게 영웅적으로 떠들어 댈 수 있는 것도 역사 짧은 나라 미국의 특성이 아닌가 싶다. 부패한 관리에 대항하는 작은 영웅의 구도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은데, 글쎄 이게 그렇게 이해가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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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상 평화과정은 미국이 하는 일 전부를 가리키는 것이므로

 

미국은 평화과정에 반대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미국에 반대하면 그는 평화과정을 반대하는 자가 됩니다.

 

이 용어에 관해서, 일은 늘 이런 식으로 돌아갔어요.

 

아주 간편하지요. 결론을 내기도 좋고요.

 

 

- 노암 촘스키,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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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검은 돈은 스위스로 몰리는가 - 조세피난처의 원조, 스위스 은행의 비밀
장 지글러 지음, 양영란 옮김, 홍기빈 해제 / 갈라파고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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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세계적인 조세피난처이자 돈 세탁의 중심지인 스위스의 금융시스템을 고발하는 책. 기업이나 개인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불법적으로 반출한 자금은 물론, 국제적인 마약상들이 사람들의 몸과 영혼을 파괴하며 긁어모은 돈이나 부패한 독재자들이 국민들로부터 훔쳐낸 돈까지도 가리지 않고 받아 관리해 주는 상황. 이를 제재하려는 일체의 시도는 협박과 린치, 그리고 무엇보다 합법적인 반대를 통해 저지시켜버리는 스위스의 암담한 상황에 관한 묘사가 실감나게 그려진다.

 

     우선적으로 저자가 지적하고 있는 부분은 스위스 특유의 느슨한 연방제다. 범죄 수사마저 각 주 정부에 속한 수사판사들에게 전적으로 맡겨져 있어서 중앙의 통제력이 미치지 않고, 그 수사판사들은 주 의회의 추천으로 임명되니 필연적으로 정치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그나마 정당별로 할당된 각료들로 구성되는 연방정부는 제대로 된 통제를 할 수 있는 능력도, 의지도 없으니 법무장관이나 검찰의 수장마저 은행가들과 커넥션을 갖고 (돈 많은) 범죄자들이 자국을 활보하게 놔둬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애초부터 견제할 야당 따위가 존재하지 않는 지극히 ‘평온한’ 정치, 모두가 끼리끼리 현재만을 보전하려는 최악의 상황.

 

    저자는 결국 이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건 의식이 깨어 있는 시민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부패의 고리를 완전히 척결하는 혁명 수준의 새로운 변화를 촉구해 내는 것뿐이라고 말한다.

 

 

2. 감상평   

 

     스위스는 중세 말 종교개혁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였다. 제네바는 유명한 종교개혁자 중 하나였던 장 칼뱅이 프랑스로부터 박해를 피해 온 이민자들과 더불어 그의 신정(神政)국가적 이념을 한동안 실제로 적용하기도 했던 유서 깊은 도시다. 또 한 명의 종교개혁자인 츠빙글리 역시 스위스의 취리히에서 활동하기도 했을 만큼, 스위스는 종교개혁적 정신의 세례를 일찍부터 받은 나라 중 하나였다. 그랬던 스위스가 오늘날 어째서 세계의 더러운 돈을 세탁해주는 돈세탁소로 전락해 버렸을까?

 

 

     책을 읽으면서 우선적으로 드는 생각은 당연히 분개다. 정의롭지 못한 일들이 백주 대낮에 비일비재하게 벌어지는 데도 누구도 나서서 상황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소수의 저항자들은 이내 살해되거나 협박과 각종 압력에 의해 - 실제로 이 책을 쓴 저자는 국회의원이자 교수임에도 이 책을 쓴 뒤 각종 협박과 살해 위협, 고소 고발로 오랫동안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고 한다 - 결국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하고 사그라지고 만다. 돈을 쥔 사람들은 권력까지 손에 넣은 지 오래라, 정부와 의회 안에 그들의 뜻을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일찌감치 사라져버렸으니, 종교개혁과 시민혁명의 빛나는 전통은 사라져버리고 천박하고 오직 힘의 원리만 지배하는 정글로 다시 돌아가버리고 말았다.

 

     또 한 편으로 정치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도 생각해 보게 된다. 스위스의 의원들은 봉급을 받지 않는 대신, 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적은 회의비, 그리고 각종 문서 검토비 정도만을 받는다. 어찌보면 대단히 부러운 일일지도 모르지만, 봉급을 받지 않는 정치인들은 대신 수십 개의 기업과 은행 관련 직함을 갖고 회의 때마다 그들의 이익을 위해 성실하게 봉사하는 거수기 노릇을 한다.

 

     과도한 지방분권적 구조도 문제다. 상대적으로 이슈화가 덜 될 수밖에 없는 지방정치는 얼마든지 조작과 협잡이 가능한데다, 갈수록 저조해지는 투표율에서도 알 수 있듯, 시민들은 나서서 뭔가를 감시하려 하지 않으니 끼리끼리 판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다. 정치의 문제는 단지 정치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 나라의 수준을 이렇게 개판으로 만들 수 있는 법이다.

 

 

     스위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기득권층도 부러워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완전한 민주주의는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는 언제나 거슬리고 귀찮은 제도이고, 종종 위협이 되지 않던가. 우리나라에서도 고위 공직자들의 회전문 인사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닌 게 되고 있고, 대기업 회장들이 하사하는 떡값 한 번 안 받은 입법, 사법, 행정부 인사들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뭐 대통령이 나서서 대기업 회장 하나만을 위한 특별사면을 하고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 지경이니 말 다했다.

 

     저자의 말처럼 문제 해결은 시민 하나하나의 깨어있는 의식과 행동이겠지만, 사람들이 모이면 경찰은 물론 국정원, 기무사까지 동원해 미행하고 도청하고 감시하는 걸 우습게 아는 정권 아래서 과연 그게 쉬울까. 정말로 나쁜 놈들은 복면 대신 양복에 넥타이를 매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는 걸 잊어버리지 않는 것, 여기에서 시작한다면 크게 나쁘지 않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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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이라는 불길하고 사악한 구름이 당신을 짓누르는 상황에서는

 

어떤 것에도 집중할 수 없고

 

어떤 것을 창조해 내는데 필요한 희망 정신을 구사할 수 없다.

 

- 조지 오웰, 『위건 부두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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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빈손으로 시작해 지금은 제법 규모가 있는 세탁소 체인업과 (위조, 절도) 미술품 거래업을 하고 있는 어빙(크리스찬 베일). 어느 날 매력적인 시드니(에이미 아담스)를 만나면서 좀 더 큰 사업(투자사기)을 벌여보기로 한다. 둘은 썩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지만, 웬걸 어빙에게는 아내와 입양한 아들까지 있었는데, 시드니는 또 그걸 알면서 계속해서 어빙과 함께 가기로 한다.

 

     둘이 함께 적지 않은 돈을 벌고 있던 어느 날, 시드니가 물어온 호구인 줄로만 알았던 리치(브래들리 쿠퍼)는 사실 FBI요원이었고, 그는 어빙과 시드니를 잡아넣는 대신 그들의 기술로 네 명의 더 큰 범죄자들을 잡게 해 주면 풀어주겠다고 제안한다.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함께 작전에 나가게 된 세 사람. 처음에는 단순히 큰 사기꾼들을 잡는 것으로 알았던 작전은, 시간이 지나면서 쇠락해 가는 도시를 카지노로 살리려는 시장과 마피아, 나아가 상하원 의원들까지 개입되는 거대한 사건으로 커져만 간다.

 

 

 

 

2. 감상평  

 

     독특한 분위기의 영화다. 영화 속 사건과 이를 파헤치려는 함정수사의 기법 자체가 특별히 정교하거나 그렇지는 않다. 대신 이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것은 정말로 통통 튀다 못해 하늘로 날아갈 듯한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이다.

 

     우선 주인공 어빙은 아내가 있으면서도 시드니와의 관계를 놓을 생각이 전혀 없는, 그러면서도 입양한 아들에 대한 애정은 극진하고, 아내 로잘린까지도 선뜻 놓아버리지 못하는, 어떻게 보면 뻔뻔스럽게 보일 수도 있지만 또 매력적이기도 한 인물이고, 로잘린은 금발의 백치미를 발산하는 미국의 한 여성 캐릭터의 전형이랄까,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리지만 또 아예 미워할 수만은 없는 (사실 어빙이 왜 그녀와 결혼했는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캐릭터다. 여기에 공명심에 취해 판을 자꾸만 크게 벌여가는 연방 수사관 리치도 양가감정이 들게 만드는 인물.

 

 

 

 

     영화의 재미있는 부분은 이렇게 좀처럼 마음이 모아지지 않는 제멋대로의 캐릭터들을 모아 놓았는데도, 또 꾸역꾸역 작전은 진행되고 사건이 발전해 나간다는 점. 1970년대 미국의 (지금은 약간 촌스럽게 느껴지는) 분위기가 더해지면, 인물들의 좀 과장스러운 말과 행동도 또 아예 이해하지 못할 게 되지는 않는 느낌이다.

 

 

     어빙 역의 크리스찬 베일은 배트맨에서 봤던 그 배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엄청난 체중을 증량해 전혀 다른 인물을 연기해 낸다. 우리나라로 치면 김명민 정도 될까 싶은 캐릭터 몰입!! 다른 배우들 역시 때론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맡은 배역들을 잘 연기한다.

 

     다만 좀 더 세련된 느낌을 원한다면 좀 덜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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