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엄청난 혁명으로 시작된 기독교가

이제는 모든 시대에 대해 보수적이어야 할까요?

그리스도인은 논란이 될 만한 것도 말하는 위험을 감수할 수 있어야만 합니다.

더 중요한 삶의 문제들을 드러내기 위하여.

 

- 디트리히 본회퍼, 『정말 기독교는 비겁할까』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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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속임수인 이유는, 판결의 결과 때문이 아니라

그 결과에 도달하는 방법 때문이다.

……

법은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반드시 사야 한다.

그리고 사야 하는 것인 이상,

법은 그것을 비싸게 살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유리하게 기울어지기 마련이다.

 

 

- 『저주받으리라, 너희 법률가들이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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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8년째 연극판에 있지만 제대로 된 배역 한 번 맡지 못했던 성근(설경구).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모의 회담에 김일성 역할을 할 배우를 찾던 중정 오계장(윤제문)의 눈에 그가 띄었다. 그 날부터 김일성이 되기 위해 모든 걸 쏟아 붓던 성근. 하지만 정상회담은 영구집권을 꾀하던 정치군인들이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기획한 쇼였을 뿐이었고, 결국 유신헌법을 제정하면서 더 이상 필요 없게 된 연극은 취소가 되어버린다.

     그러나 모든 것을 쏟아 김일성이 되기로 했던 성근은 자신이 진짜 김일성이라고 믿어버리는 망상에 빠져버렸고, 아들인 태식(박해일)은 그런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해 두 사람 사이는 점점 멀어진다. 하지만 재개발지구로 지정된 아버지의 집을 팔아 빚을 갚으려 했던 태식은 인감도장을 찾기 위해 아버지의 기억을 되돌릴 필요가 있었고, 하는 수 없이 성근을 수령님이라고 부르며 집으로 모시고 온다. 이어 벌어지는 갈등과 회복의 이야기.

2. 감상평 。。。。。。。  

     한 때 설경구는 확실한 배우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슬럼프 끼가 보이더니 요즈음에는 딱히 인상적인 작품이 없었다. (사실인지는 알 수 없는) 개인적인 스캔들도 있었기에 연기에 제대로 집중하기 어려웠지 않았나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랬다. 하지만 그런 설경구라는 배우에게 이 영화는 다시 한 번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 하는 감이 팍 온다. 제대로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이랄까.. 본인이 연기파 배우이기도 한 그는 영화 속 연극배우 역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다. 한창 뜨고 있는 배우 박해일 역시 다시 한 번 약간 까칠하지만 속정 깊은 역할을 잘 연기해 내고.

     전체적으로 영화도 재미있었다. 중앙정보부, 남북정상회담, 김일성 대역 같은 약간은 무거울 법한 소재들이지만, 영화 자체는 가족의 회복이라는 중심 코드를 가지고서 진행되기에 어려운 걸 싫어하는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설정을 공들여서 세워가는 전반부에 비해 20년이 지난 이후를 그린 후반부가 좀 이야기의 힘이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영화 자체가 스스로를 김일성이라고 여기는 사내의 망상을 다루는 게 주가 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오히려 약한 느낌이라는 건 좀 아쉬운 부분.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보면서, 한 개인의 삶을 망가뜨리는 국가권력이라는 포인트가 눈에 들어온다. 영화 속에서는 성근의 망상, 완전한 연기를 할 기회를 놓쳐버린 명배우의 응어리 정도로, 그러니까 개인의 문제로 다루려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건 멀쩡하게 잘 살고 있는 한 국민을 헌법까지 무시하고 영구집권을 꿈꾸던 독재자와 그의 수하들이 망가뜨려놓은 이야기가 아닌가.

     시종일관 고압적이었던 중앙정보부 오계장(윤제문)은 나중에 (연대 상으로 보면 아마도 김영삼 대통령 때를 가리키는 듯) 장관의 자리에까지 오르는데, 여전히 성근을 함부로 대하고, 성근은 그런 오계장, 아니 오장관의 눈조차 제대로 맞추지 못한다. 사실 그는 성근에게 일종의 독재자였고, 그건 백주 대낮에 망상에 빠져 남조선 혁명을 해야 한다고 설쳐대는 노인보다 훨씬 더 위험한 존재다.

     간만에 볼만했던 영화. 박해일의 파트너 역으로 나온 류혜영이라는 이름의 신인급 여배우의 얼굴도 기억해 둘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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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친구들
진형태 감독, 연정훈 외 출연 / 주니파워 픽쳐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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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이런 저런 사연을 가지고 있는 사인방 케이(연정훈), 준오(이지훈), 유우지(김영훈), 그리고 타츠야(기타무라 카즈키). 비록 지금은 일본에서 살고 있지만, 저마다 이렇게 저렇게 한국계의 피가 흐르고 있는 그들이었다. 이들은 지역 내 한국인 상권을 지키고 있던 세 친구 성호, 영준, 현수 아래서 생활하고 있었는데, 이권이 있는 곳에 똥파리들도 꼬이는 법, 야쿠자와 충돌이 일어나면서 영준이 죽고, 현수는 배신을 한다. 죽은 영준의 복수를 위해 나서는 친구들, 하지만 상대 역시 녹록치 않았고, 네 친구의 삶 또한 조금씩 파괴되어 가고 있었다.

 

 

 

 

2. 감상평 。。。。。。。  

 

     실제로 미국에서 있었던 비슷한 지인의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졌다는 영화. 하지만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난 것은 난 것이고, 그래서 이 영화를 왜 만들었나 싶은 생각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 작품이었다. 쉽게 말해 어떤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해서 그게 영화로 그려질 만한 사건이라는 말은 아니지 않은가.

 

     이 영화 속 사건들이 무슨 예술적, 혹은 사회적 의미가 있는 걸까? 뭐 남자의 의리’? 의리를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총질하면서 학살을 해도 된다? 그것도 아니면 잘생긴 주인공이 나쁜 놈인 야쿠자들을 죽이는 데서 쾌감을 느끼라는 걸까? 주인공들의 사고는 거의 치기어린 사춘기 청소년들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고, 당연히 영화의 전개 역시 뻔해서 어떤 기대감도 갖지 못하도록 만든다.

 

 

 

 

     심지어 배우들의 연기력조차 인상을 주지 못한다. A급의 명연기를 보여주던 배우들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벌써 경력도 오래 쌓이고 그리 나쁘지 않은 연기력을 보여주던 최정원, 연정훈, 이지훈 등이 출연했지만, 처음부터 별 공감이 되지 않는 스토리와 구성에 그 존재감까지 흐려지는 듯한 느낌이다. 실제로 극 중 이지훈의 여자친구 역으로 나오는 최정원은 영화 소개에도, 포스터에도 제법 의미 있게 등장하는 듯하지만, 정작 영화 속에서는 왜 나왔는지를 알 수 없는, 그냥 여배우 한 명 정도는 끼워 넣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나보다 싶은 정도.

 

     분위기는 산만하고, 내용은 기억에 남는 게 없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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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콩깍지 - 내가 더 사랑하고 싶어서, 개정증보판
추둘란 지음 / 소나무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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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거리 。。。。。。。  

     갑작스럽게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이의 엄마가 되고, 예상치 못했던 시골 생활을 시작한 작가가 찬찬히 풀어내는 일상의 이야기. 장애아를 키우는 엄마로서 주변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을 극복해 내고 마침내는 아들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게 된 이야기가 1, 그리고 시골 생활을 하며 만난 사람들에 대한 만족을 표현하고 있는 2, 자신의 일상에 대한 따뜻한 관점을 담고 있는 3부로 구성되어 있다.

 

 

2. 감상평 。。。。。。。  

     결코 쉽지 않았던 일이었으리라.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을 이 정도로 멋지게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기까지는.(그리고 어쩌면 여전히 적지 않은 부분들이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느낌도 든다)

     세상엔 다양한 종류의 에세이들이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세상과 주변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을 담은 수필이 좋다. 사회의 문제점들을 드러내고 불의를 고발하는 글들도 필요하지만, 한참을 그런 부분에만 빠져 있다보면 자칫 세상을 지나치게 염세적으로 바라보게 되어버릴 수도 있으니까. 난 아무리 어두워도 새벽이 올 것을 믿으며 살고 싶다.

     결국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는 행복해질 수 없는 것 같다. 모든 것을 물질로 측정하고 경쟁을 유일한 절대원리로 삼는 기존의 세계관 안에서는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은 어차피 최상위의 소수일 뿐이다. 하지만 우리가 왜 구태여 우리를 위한 것도 아닌 그 관점을 받아들여야 할까.

     작가는 우리가 관점을 (바른 방향으로) 바꿨을 때 무엇을 얻을 수 얻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녀는 이를 콩깍지라고 부르지만, 어쩌면 그건 세상을 제대로 볼 수 있게 해 주는 안경이었을지도 모른다. 그 안경을 씀으로써 작가는 자신이 믿는 그 분의 시선으로 아들을, 이웃을,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평범한 소재를 특별하게 만들어 내는, 에세이의 장점을 잘 갖춘 책이다. 주변에 권해줄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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